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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49화 (150/319)

149화 원치 않은 배려[1]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에서 MOM을 기록하셨습니다.]

[10 포인트를 부여합니다.]

[현재 슬럼프 상태로 포인트 분배는 제한됩니다.]

MOM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가람의 표정은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를 받았는데 쓸 수 없는 상황도 있겠지만, 문제는 몸의 상태 때문이었다.

오늘 두 차례의 골찬스에서 가람이 원래 몸이었다면 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 상태에서 골을 기록하는 건 무리라는 건가?'

전반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떨어졌지만, 그래도 나름 준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름 오늘 경기에 투입되면서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지만, 프리미어 리그 게다가 첼시라는 강팀의 선수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살짝 침울해져서 라커룸에 들어가는 순간

-이야!! 히어로 등장이다. 아니 용사의 등장이다!!

-나이스 김가람!

-에이스의 활약 덕분에 이겼다.

라커룸의 선수들은 가람의 속마음을 모르고 오늘 경기에 첼시라는 강팀을 꺾으며 활약하고 MOM에 뽑힌 가람을 축하해주었다.

가람도 자신을 축하해주는 선수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비춰 기분 나쁨을 나타낼 필요는 없는 것을 잘 알기에 그 분위기에 맞춰 주었다.

그렇게 라커룸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때 박지석 감독이 박수를 치며 선수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짜악!

"오늘 경기 잘해주었다. 오늘 강팀인 첼시를 맞아, 그것도 첼시의 홈에서 이긴 건 상당히 좋은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을 들어오면서 말 했듯이 우리의 목표는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따는 것이다. 다른 이들이 이런 소리를 들으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오늘 경기에서 너희들의 실력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오늘의 승리를 축하하고, 김가람!"

박지석의 지목에 모든 선수들은 가람을 보았고, 가람은 대답했다.

"네!"

"오늘 경기에 미드필더 자리에서 내가 요청한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었다. 오늘 경기의 MOM,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라커룸에 강이찬 수석 팀닥터가 있으니 오늘 출전한 선수들은 몸 점검을 받고 버스에 오르도록 해라. 그럼 이만 하자."

그렇게 박지석은 말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선수들은 하나 둘씩 이야기를 하면서 샤워실로 들어가 몸을 씻기 시작했다.

가람도 라커에서 타월을 꺼내 씻을 준비를 하려고 했다. 그때 강이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씻기 전에 몸상태부터 확인해볼까요?"

아까보다 혈색이 좋은 강이찬을 보며 가람은 짖궂은 표정으로 답했다.

"저보다는 수석 팀닥터님의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아까보다는 혈색이 좋아지신 것 같네요."

"제 걱정은 할 필요 없습니다. 우선 몸부터 확인해보죠."

그렇게 강이찬은 가람의 몸을 마사지하면서 몸상태를 확인해보고 이내 입을 열었다.

"역시 박지석 감독님이 미드필더쪽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건 신의 한 수라고 봐야겠네요. 무리한 흔적이 없네요."

오늘 경기에 박지석은 가람을 스트라이커에 비해 몸싸움이 심하지 않는 미드필더 그것도 후방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도록 지시했다.

가람이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뛰게 된다면 몸싸움에 능한 상대팀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의 견제와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가람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공격적인 돌파력보다 간결한 터치와 능숙한 방향 전환, 경기장을 넓게 보는 시야 그리고 뛰어난 중거리 슈팅 능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렇게 몸 점검을 마친 가람은 씻고, 구단 버스에 올라 홈 구장인 선더랜드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가람은 평소처럼 일어나 오전 팀 회복 훈련 전에 개인 훈련을 하기 위해 1군 훈련장으로 가려고 몸을 풀고 있었다.

그때 해리 네쳐가 하품을 하면서 문을 열고 나왔다.

"하아.. 정말 칼같은 기상시간이네. 정말 매일 같이 하는 거야? 이 훈련을?"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강요하지 않으니까!"

"에이. 말을 또 그렇게 해. 브라더"

"너는 독일 사람인데 왜 브라더~ 브라더~ 하는 거냐?"

가람이 알고 있는 독일 사람들은 감정 표현이나 속어를 잘 쓰지 않기에 툭 쏘듯 말을 했지만, 해리 네쳐는 과연 17살의 얼굴이라고 믿기 힘든 넉살 좋은 표정으로 답했다.

"왜? 싫은 거야? 브라더~ 좋잖아."

"난 너 같은 동생 없다. 나보다 나이 많아 보이는 동생은 특히!"

"하하하. 에이 부끄러워 하기는~"

해리 네쳐의 말에 가람은 1군 훈련장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고, 해리 네쳐도 가람을 쫓아 뛰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경호원이 연예인을 보호하는 듯 달리는 모습으로 보였지만 실상은 2살 차이가 나는 형과 동생의 조깅이었다.

이번 시즌이 시작하면서 스미스 패밀리 가든에 있던 김만재와 권윤성은 1군 훈련장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해리 네쳐가 장기 투숙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가람은 처음에 해리 네쳐가 장기 투숙을 한다고 했을 때 별로 달가운 마음은 아니었지만, 스승인 게르트 뮐러가 친구의 손자가 타국에서 혼자 있는 것보다는 아는 사람의 집에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부탁해서 받아드리게 되었다.

그렇게 같이 살게 된 이후 해리 네쳐는 가람의 아침 훈련에 동참했다.

가람은 해리 네쳐와 함께 1군 훈련장에 도착했고, 둘 다 살짝 숨을 헐떡거리는 상태였다.

이전의 몸이었다면 숨 하나도 헐떡거리지 않아 해리 네쳐를 놀릴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해리 네쳐와 비슷한 체력이었다.

"여어 이제 온 거야? 늦었다고!"

미리 도착해 몸을 풀고 있는 권윤성이 가람을 보고 손을 흔들자, 가람은 권윤성을 보며 입을 열었다.

"선배는 저희보다 집이 가깝잖아요. 어서 뛰기나 하세요."

"나 미리 도착해서 뛰었.."

'다고' 라고 말 하려는 순간 김만재가 권윤성의 귀를 잡았다.

"거짓말은 나쁜 거다."

"아아. 알겠어요. 선배! 뛰면 되잖아요."

그렇게 권윤성과 김만재가 뛰기 시작했다. 이미 몸을 풀었는지 땀을 흘리며 가람과 해리 네쳐쪽으로 다가오는 닐 이안이 보였다.

"왔..어? 나는.. 이미 뛰었어.."

역시나 말을 하면 살짝 떠는 닐 이안이었다.

저렇게 말만 하면 살짝 떨어 제대로 말을 못하고 팀에 겉도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런데 가람이 아침 훈련을 한다는 걸 알고 같이 하겠다고 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왔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게 닐 이안까지 아침 훈련에 동참했다.

"그럼 우리는 먼저 훈련을 시작해볼까요?"

가람의 말에 선수들은 훈련 장비를 꺼냈고, 가볍게 공을 가지고 트래핑하는 훈련을 시작으로 콘을 세워두고 공을 드리블하는 기초 훈련을 했다. 가람이 먼저 하면 다른 선수들이 따라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뒤늦게 합류한 김만재와 권윤성은 이미 가람과 오랫동안 훈련을 해왔기에 이미 훈련 루틴을 알고 있었고, 거기에 자신에 맞는 훈련을 추가해서 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을 다하자, 가람은 1군 훈련장 시설로 들어갔다.

슬럼프 모드에 들어가면서 개인 훈련 프로그램도 바뀌었는데 이전에는 포지션 훈련과 공격 훈련을 중심으로 컨디션을 유지하는 훈련이었다면 지금의 훈련은 기본기 위주와 재활에 가까운 맨몸 훈련이었다.

그 중에는 제일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건 요가였다.

선수들이 모두 들어오자, 가람은 꼭 개인 코치처럼 먼저 요가 동작을 보여주고 선수들은 그 훈련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럼 다음 동작은 이렇게 하는 거예요."

-으아아앗

-이게 되는 거냐?

선수들은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고, 가람은 그런 선수들을 향해 말했다.

"고통스러워도 끝까지 동작을 하세요. 가동할 수 있는 범위까지 가동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처음에 가람이 요가를 한다고 할 때 권윤성과 김만재는 의아했지만, 가람의 훈련은 여태까지 효과가 있었기에 말없이 따라했다.

가람은 다른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이제 마무리는 각자 부족한 부분을 웨이트 훈련을 하도록 하세요."

"휴우. 요가 지옥에서 빠져나왔네. 나한테는 쇠질이 적성이라니까"

권윤성의 말에 주변에 있는 선수들은 웃었고, 다들 짝을 이뤄서 웨이트를 하고 서로의 자세를 보며 도와주기 시작했다.

혼자 남은 가람은 요가에 집중했고, 그렇게 한동안 요가 동작을 마치자 개인 훈련이 끝났다는 상태창의 알림이 들려왔다.

"휴우우~~"

가람이 깊게 호흡을 하며 요가 동작을 마치자, 어느새 나타난 강이찬이 말을 걸었다.

"명상 훈련을 하실 건가요?"

"아니요. 오늘은 굳이 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가람은 종종 훈련을 끝내고 나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상태창을 보며 슬럼프 상태에서 빠져나왔나 보기 위해서 눈을 감고 상태창을 확인했는데 그걸 보고 명상 훈련이라고 오해한 강이찬이었다.

그러자

"그럼 회복실로 가시죠."

가람은 회복실로 향했고, 그 곳에서 역시나 올리비에 지루와 마리오 만주키치를 만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훈련은 오전 회복 훈련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가볍게 영상으로 전술 훈련을 진행했고, 경기가 끝난 다음날이라 가볍게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가려는 순간 기성룡이 다가왔다.

"가람아~ 너 오늘도 바로 집으로 갈 거냐?"

"네. 들어가서 쉬려고요."

"그래?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랑 같이 스미스 패밀리 식당에 갈래?"

"스미스 패밀리 식당이요?"

"그래. 너랑 좀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하고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도 있어서 말이야."

"소개요?"

그 말에 옆에 있는 해리 네쳐와 권윤성이 고개를 쓰윽 내밀며 입을 열었다.

"저희도 같이 가도 돼요?"

"낄낄빠빠도 요녀석들아! 너희들은 아직이야."

뭐가 아직이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기성룡은 해리 네쳐와 권윤성을 내치더니 가람의 대답도 듣지 않고 가람의 손을 잡아 자신의 차로 끌고 갔다.

꼭 좀비물의 추격전처럼 해리 네쳐와 권윤성은 집요하게 가람과 기성룡을 쫓아 왔지만, 기성룡의 화려한 드라이빙 실력으로 그 둘을 쫓아낼 수 있었다.

"아이 녀석들.. 집요하기는.."

"주장.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저를 소개해 주고 싶은 사람은 누구고요?"

"만나서 절대 너한테 해가 될 사람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지금 네 상태라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어."

"지금 제 상태에 도움이 된다고요?"

"그래. 이 주장만 믿어봐라."

그렇게 기성룡이 확신을 가지고 말하자, 가람은 도대체 누구를 만나보라고 하는지 궁금하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스미스 패밀리 식당에서 가람은 어머니인 캐서린을 만났고, 캐서린은 가람을 보더니 못 미더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 너는 그냥 트레이닝 복을 입고 오면 어떻게 하니! 이럴 줄 알고 네 사복을 준비했으니 갈아입고 들어가라."

캐서린은 가람이 누구를 만날지 아는 눈치였고, 가람은 캐서린까지 저렇게 말하고 준비한 걸 보면 만나야 할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기성룡과 함께 2층으로 향했다. 그러자 2층 문지기인 한스가 슬며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좋은 만남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기 보안은 저희에게 맡기세요."

수상한 한스의 말에 가람은 기성룡과 함께 2층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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