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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71화 (172/319)

171화 맨시티전 이후[2]

안수 파티의 말에 박지석과 안정한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안수 파티가 자신을 교체 출전에 보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임대 해지를 요청하거나 원 소속 구단인 바르셀로나에 보고해 꾸준히 경기를 뛰게 해달라고 박지석을 압박한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안수 파티가 지난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에 윙어의 자리에서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기에 그를 놓친다면 여러모로 선더랜드에는 타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안수 파티가 말을 이어가길 기다리는 동안 박지석의 머리는 복잡해졌다.

"후우~ 사실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요."

그 말에 안정한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말을 포장하려고 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걸 말하면 되는 거야. 그럼 우리가 도와줄 테니까."

"그렇군요. 그럼.."

약간의 뜸을 들이던 안수 파티의 입을 보며 박지석과 안정한의 심정은 쫄깃해졌고, 안수 파티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축구를 잘하고 싶습니다."

"으응?"

"아.. 이게 아닌가? 사실 어제 가람이하고 약간 다툰 후에 집에 가서 그리고 훈련장에 가서 생각해 봤어요. 과연 내가 요한 필립보다 못한 게 뭐가 있나? 솔직히 처음에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정해야 할 건 요한 필립 녀석은 개인기도, 속도도, 몸싸움도 엉망이지만 신기하게 골을 넣는 자리는 기가 막히게 찾아가잖아요. 그게 신기했어요. 그리고 생각해보면 가람이 말대로 골이 필요한 시점에는 저보다 요한 필립이 더 나은 선택이 맞아요. 그렇다고 그걸 인정하고 넘어가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저도 골을 더 잘 넣고 싶어요. 요한 필립처럼 말이죠. 제가 듣기로는 정한 코치님도 옛날에 뛰어난 스트라이커였는데 지도 부탁드릴게요."

처음에는 머뭇거리더니 안수 파티는 마치 래퍼처럼 말을 쏟아냈고, 박지석과 안정한은 순간 놀라 말을 하지 못했고, 그렇게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한 박지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 그래. 네 말은 이해했다. 우선 지난 맨시티 경기에서 내 선택에 대해 이해를 해준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고, 선수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있는 거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저는 더 잘해서 많은 경기를 나가고 싶어요."

"그건.."

"감독님 잠시만요."

박지석이 왠지 부정적으로 말할 것 같다고 느낀 순간 안정한이 미안하다는 표정과 함께 박지석의 말을 가로막고 입을 열었다.

"그래. 축구 선수가 잘하고 싶은 건 이해해. 하지만 감독님은 네가 잘하는 분야에 더 갈고 닦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거야. 네 생각은 어때?"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골을 잘 넣고 싶어요."

"그래. 그럼 내가 도와주지. 그런데 그걸 알아야 해. 가람이나 요한 필립 같은 녀석들은 기본 훈련 전에 아침 훈련을 따로 하는 거 알고 있어?"

이미 선더랜드의 선수들이라면 그들이 유명한 훈련 벌레라는 걸 알고 있었고, 안수 파티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는 상황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구나. 그럼 조금 더 생각해볼까? 교체 카드가 있을 때 네가 감독이라면 매일 같이 열심히 연습하는 녀석들에게 기회를 주겠어? 안 주겠어?"

그 말에 안수 파티는 안정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말은 제가 더 많은 경기를 뛰기 위해서는 훈련 시간도 늘려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뭐 그런 셈이지. 그렇게 되면 감독님은 더 고민하게 될 거고 말이야. 선수는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훈련 태도와 경기장에서의 결과로 말하는 게 더 효과적이거든."

"아! 그렇군요."

"그래. 그리고 네가 슈팅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포지션 훈련에서 그 부분을 강화하도록 할게. 어때?"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지석이 말을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안정한이 바로 옆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걸 보며 박지석은 안정한을 코치로 데리고 온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안수 파티가 떠나자, 안정한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휴우~ 나는 맨시티전 출전 못 했다고 출전 시켜달라고 땡깡 부릴 줄 알았는데 저 녀석 은근히 심지가 괜찮네."

"그러니 바르셀로나에서도 육성시켜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인재겠죠."

"탐나는 녀석인데.. 이적은 안 되겠지?"

"하하하.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요?"

"이야. 이거 괜히 잘 가르쳤다가 나중에 뒤통수 맞는 거 아니야? 그건 두려운 걸."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선더랜드의 선수잖아요. 그리고 선배가 있어서 든든하네요. 지금 같은 일도 부드럽게 처리해주시고요. 저라면 좀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야. 나 괜히 비행기 태워줘봤자 좋은 거 안 나온다. 그것보다 신기하다. 정말 네 말대로 되는 것 같아."

"제 말이요?"

"그래. 아까 스스로 발전하려고 느끼는 선수가 있다면 좋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타났네. 정말로 안수 파티 녀석 말이야."

"하하하. 그렇네요."

"야. 그래도 조금 아깝지 않냐? 임대생 녀석이 느낀 거니 말이야. 나는 우리 애들이.."

안정한이 말을 마치려는 순간 또다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들어오세요."

그 말에 이번에는 조지 허니먼이 들어왔고, 안정한과 박지석은 이번에는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 거의 주전급으로 활약을 펼치다가 이번 시즌에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는 조지 허니먼이었기에 이번에는 분명 자신의 처우에 대한 불만을 말하려는 것 같았다.

이에 안정한은 불편한 자리가 될 거라고 생각해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때

"안정한 코치님도 같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조지 허니먼의 요청에 안정한은 다시 자리에 앉게 되었고, 대화가 시작되었다.

"감독님.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음?"

"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벤치에서 주급이나 까먹기 위해서 이곳에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족한 점을 알려주시면 그 점을 보완해서 경기에 나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고맙네. 그렇다면..."

그렇게 이번에는 박지석이 조지 허니먼의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누가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조지 허니먼 스스로 좀 더 훈련 시간을 늘려 감독님의 눈에 들겠다고 의욕을 불태우며 감독실을 빠져나갔다.

"이번에는 저희 팀 선수가 왔네요. 선배님."

"그래. 저렇게 후보 선수들도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깐 정말 보기 좋네. 이번 패배로 많은 걸 얻은 것..."

안정한이 말을 하는 순간 이번에도 또다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설마.."

안정한은 벌컥 문을 열었고, 문 앞에는 닐 이안이 쑥쓰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너 설마? 감독님 면담하려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뛸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온 건 아니지?"

"어.. 어떻..게.. 아..셨어요?"

안정한은 웃으며 닐 이안을 들어오게 했고, 그 날 박지석과 안정한은 감독실에서 나오지 못했고, 가람을 뺀 선더랜드의 1군 선수들은 전부 감독실을 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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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가람은 여느 때처럼 일어나 아침 훈련을 하기 위해 문 앞을 나섰고, 해리 네쳐도 기지개를 펴며 가람과 함께 아침 조깅을 시작했다.

둘은 가볍게 달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특히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뛰지 못한 해리 네쳐가 아쉽다는 듯 입을 열었다.

"감독님하고 면담했는데 나는 수비 위치 능력이 좀 떨어진다고 하셨어. 브라더~"

"네가 파울을 얻어낼 생각만 하니깐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 거지. 앞으로 하프 라인 뒤쪽에서는 파울 유도로 파울을 받을 필요는 없어. 여기는 모어컴이랑 다르게 선더랜드의 수비는 믿을 만하니깐 말이야."

"하긴 모어컴 시절에는 그런 파울로 한 템포 늦추지 않으면 역습에 쉽게 당했으니깐 그런 건데 앞으로는 그럴 시간에 좀 더 집중해서 수비하라 이거지."

"그래. 너 피지컬도 괜찮으니 말이야. 오히려 적의 역습 상황일 때 카드가 나오지 않을 정도의 파울로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는 걸 연습하면 더 좋아질 거야."

"오케이~ 그럼 오늘부터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훈련을 하겠다는 이거야. 역시 브라더~ 좋은 조언이라고~ 이제 나는 붙박이 주전이라고!"

"하아. 그래라~"

해리 네쳐는 스스로의 훈련 계획에 흥분해서 평소보다 속도를 올려 1군 훈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평소처럼 훈련장에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서버렸다.

그 모습을 보며 가람이 뒤에서 소리쳤다.

"뭐야? 훈련장에 문제라도 있는 거야?"

가람의 말에도 해리 네쳐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훈련장 입구에 도착한 가람도 눈 앞에 보이는 풍경에 순간 말을 잊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몇 시지?"

"오전 7시야. 오전 10시가 아니라고."

"그렇지. 우리가 늦은 거 아니지?"

"맞아. 브라더."

"그런데 왜 지금 내 눈에는 1군 선수단 전원이 보이는 거냐?"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떻게 해."

그렇게 당황하며 가람과 해리 네쳐가 훈련장에 들어가려는 순간 차 한 대가 가람 옆에 서더니 창문이 내려갔다.

"놀랐지? 가람아."

"아! 정한 코치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거 미안하게 되었다. 어제 면담하면서 아침 훈련하는 너희들을 본받으라고 말을 했더니 이렇게 되었네. 괜히 입방정을 떨어서 말이야."

"그럼 어제 감독실에 1군 선수들 다 간 거예요?"

"그래. 너만 빼고 다 왔어. 덕분에 잠도 얼마 못 잤는데.. 내가 해놓은 말이 있어서 나도 아침 출근이다. 너희는 원래대로 각자 루틴에 맞춰서 운동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 조금 있으면 수석 코치님도 오셔서 저 녀석들의 훈련을 봐주실 거야."

"네."

그렇게 가람은 훈련장으로 들어갔고, 선수들은 가람을 보며 한마디씩 건네더니 각자 훈련하기 시작했다.

물론 원래 가람과 훈련을 같이 하던 일행들은 평소처럼 운동을 시작했고, 다른 선수들은 안정한과 잠시 뒤 나타난 수석 코치인 제임스 플라워와 함께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해리 네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브라더! 이게 전부 브라더 때문이야."

"그게 무슨 소리냐?"

"솔직히 팀의 에이스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니까 다른 선수들도 아침부터 고생이잖아."

"고생? 고생이라고 생각하면 훈련하지 말고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고, 대신 지금 분위기 보니까 너 자리는 이제 필드가 아니라 벤치가 되겠지만 말이야."

"뭐어?!"

둘은 티격태격하면서 훈련을 이어갔고, 가람은 생각지 않은 팀원들의 자발적인 아침훈련을 보면서 앞으로 이 팀이라면 더 높은 곳도 노려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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