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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181화 (182/319)

181화 게이?[2]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스미스 패밀리 가든

가람은 어제 저녁에 리사 뮐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 대화를 하고 캐서린이 미리 준비해둔 음식을 먹었다.

캐서린이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겠지만, 가람과 리사 뮐러의 관계는 단순히 페이크 연인이었기에 어색함은 없었다. 그렇게 잠도 충분히 자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했다.

물론 이건 가람의 입장이었다.

리사 뮐러는 어제 오후부터 가람과 한 집에 단둘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긴장의 연속이었고, 망상의 나래를 펼쳤다.

저녁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몰랐고, 가람이 편히 자고 있는 시간에도 가람이 혹시나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감에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하지만 리사 뮐러의 기대와 다르게 아무런 일도 없던 저녁이 지나가고, 결국 리사 뮐러는 아침이 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덕분에 리사 뮐러 스스로 계획했던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람의 아침 차리기는 당연히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서로가 다른 온도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전날의 아침이 되었고, 가람은 평소처럼 일어나 자신의 뒷마당에서 몸을 가볍게 풀면서 아침 훈련을 시작했다.

‘망할 상태창은 휴일도 없네.’

휴일도 없이 매일같이 나타나는 상태창의 아침 훈련은 가람은 귀찮았지만, 만약 이 훈련을 하지 않았을 때 패널티로 따라오는 컨디션 저하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약간의 귀찮음을 이겨내고 훈련을 하는 게 좋았다.

처음에는 지난번 게르트 뮐러와 함께 훈련을 하던 공원으로 갈까 생각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라 지금 수많은 이들이 밖에 나올 것이기에 뒷마당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뒷마당은 이전에 아무런 축구 장비나 용품들은 없었지만, 이런 날을 대비해여 가람이 알렉스에게 부탁해서 비어있던 뒷마당에 공을 찰 수 있는 공간과 훈련 용품들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만들었다.

물론 장소의 제약으로 선더랜드 1군 훈련장에서처럼 다양한 훈련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런 상황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상태창은 뒷마당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훈련으로 아침 훈련 코스를 준비했다.

가람은 훈련을 시작했고, 훈련 시간에 집중해 자신만의 세계에 빠질 수 있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훈련에 빠져들었다.

토오옹! 토오옹!

마지막으로 남은 트래핑 훈련을 하며 잉글랜드 북동부 특유의 싸늘한 날씨와 함께 차가운 바람에 약간의 바닷가 냄새가 가람의 콧등을 스쳤다.

모든 게 생각대로 잘 풀렸고, 지금 이대로만 잘 유지한다면 선더랜드는 챔피언스 리그의 티켓을 무리 없이 따낼 것이었다.

물론 이제 앞으로 이어지는 박싱데이에서 어떤 결과를 얻는지에 따라 변화가 생기겠지만, 지금처럼만 한다면 지금의 순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가람은 공을 트래핑 하다가 갑자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잠깐! 지금 이대로 가람의 삶으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린 후 축생이 아니라 인간으로 환생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거 아닐 것은 분명했다.

여태까지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만 올려 인간으로 환생한다는 생각에 경주마처럼 달려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순간 가람은 공을 트래핑 하는 것을 멈추고 잠시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그때 순간 몸에 찌릿한 자극과 함께 상태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가람의 삶에서 살 수 있는 시간]

[7년 12개월]

꼭 가람의 생각에 대답을 하겠다는 듯 나온 상태창을 보며 가람은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나 이런 거에 꼼꼼하군.’

예전에 월드컵에 우승을 시켜야 무한 회귀를 멈출 수 있는 삶에서는 월드컵을 2번 참가할 수 있는 시간 제한이 있었고, 그 사이에 월드컵 우승을 하지 못하면 다시 회귀를 해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렇다면 이번 삶에서 시간 제한이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8년, 즉 27살까지 축구 선수로서 최전성기의 몸을 유지하는 기간 동안 목표를 이루라는 것이었다.

만약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회귀의 기회가 더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기는 했다.

그렇게 가람은 오랜만에 강승연으로 목표를 다시 한번 상기하면 다시 훈련을 하려고 했다. 그때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좀 쉬면서 해도 되지 않아?”

“스승님. 언제 오셨어요?”

갑작스러운 게르트 뮐러의 등장에 가람은 화들짝 놀랐고, 게르트 뮐러는 가람에게 다가가 손을 벌렸고, 가람도 게르트 뮐러에게 가서 가볍게 포옹을 했다.

“아까 공 트래핑 할 때 왔다. 그런데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아니요. 걱정은요. 그런 거 없어요.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어요?”

“무슨 일로 오기는 하나 밖에 없는 혈육인 손녀딸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일 때문에 집에 못 온다고 해서 아내가 직접 가자고 해서 그 등살에 못이기고 온 거지. 그런데 키가 더 큰 것 같다.”

“뭐 아직은 한창 클 때죠.”

“하하하. 그런가? 스트라이커가 크고 튼튼하면 더 좋지. 특히 너는 이미 내가 알려주는 위치선정이나 슈팅 능력도 있으니 키까지 크면 확실히 더 좋을 거다. 키가 몇정도 되는 거지?”

“185cm정도 되는데요. 수석 팀닥터님께서는 더 자랄 수 있다고 하네요.”

“크크크. 지금 수비 선수들도 상당히 큰 상황이라. 이왕 크고 있는 거라면 한 190cm 정도 되면 좋겠네. 뭐냐 그 네덜란드의 루드 굴리트 녀석처럼 말이야. 네가 내 제자라고 해서 스트라이커 포지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하하하. 키가 제 마음대로 크는 건 아닌데요.”

“뭐 그렇기는 하지만 너는 골도 잘 넣지만 찬스 메이킹이나 수비까지 전술 이해도도 높고 말이야. 어쩌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올라운 더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루드 굴리트 녀석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될 수도 있을 거다.”

“과찬이세요.”

“그렇지 않아. 솔직히 내가 가르친..”

그렇게 게르트 뮐러가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하는 순간 등 뒤에서 나이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게르트~ 아침 식사도 아직 하지 않은 사람 붙잡아두고 이야기 길게 하는 거 아니에요?”

그 말에 가람은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고, 푸근한 인상의 나이든 여인이 자신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우리 손녀가 신세를 지고 있네요. 리사 뮐러의 할머니인 루웬 뮐러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김가람이라고 합니다.”

“늦잠 자고 있는 손녀딸이 아직 식사 전이라고 하던데 와서 같이 먹어요. 집에서 싸온 음식이 있거든요.”

“알겠습니다. 저 훈련만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그래요~ 게르트~ 당신은 훈련 방해하지 말고 들어와서 식사 차리는 거 도와줘요.”

가람은 저런 말이 들려오면 제자가 공차는 모습을 더 봐야 한다는 핑계로 안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게르트 뮐러는 루웬 밀러의 말에 토를 달기는커녕 자리에서 바로 떠났다.

“나는 아내 도와줘야겠다. 너도 언제가는 결혼하겠지만 말이지. 남편들은 아내의 말을 듣는 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좋아. 특히 축구 선수들의 아내들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기가 세지거든. 너도 마무리하고 얼렁 들어와~ 스승 또 여기 오게 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가람은 얼마 남지 않은 아침 훈련을 마무리한 후 집안으로 들어갔고 코끝을 스치는 고소한 냄새에 끌려 중앙의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게르트 뮐러와 리사 뮐러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가람은 그걸 보며 자신도 돕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루웬 뮐러가 입을 열었다.

“손님은 자리에 앉아 계세요.”

“여긴 저희 집인데요?”

“오호호. 그렇군요. 그럼 이렇게 말을 바꾸도록 하죠. 주방을 쓰게 해주신 보답으로 대접을 할 테니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그래도 가만히 있는 건 죄송하니 식기 세팅을 하도록 할게요.”

가람이 재차 돋겠다고 말하자, 루웬 뮐러도 더이상 제지를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서 아침 식사가 차려졌다.

따뜻한 토마토 스프와 빵 그리고 독일 가정에서 만든 소세지와 슈니첼이 메인으로 나왔고 산뜻한 샐러드와 과일까지 풍성한 아침 식사가 차려진 상이었다.

그렇게 식사가 차려진 뒤에 모두가 식탁에 앉자, 루웬 뮐러가 입을 열었다.

“그동안 손녀딸이 신세를 진다고 해서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식사 한 끼를 대접하니 마음이 편하네요. 많이 드세요. 남편도 훈련이 끝나면 엄청 먹었거든요.”

“네. 그럼 사양하지 않고 잘 먹겠습니다.”

평소에는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먹는 가람이었지만, 자신을 대접하기 위해 준비한 음식을 두고 투정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고, 분위기에 맞춰 골고루 식사했다.

게다가 괜히 먹는 척하기보다는 오늘을 치팅데이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먹었고, 생각보다 맛있는 루웬 밀러의 음식에 생각했던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 가람의 식사량과 식사 메뉴를 알고 있는 리사 뮐러가 오히려 걱정되어 입을 열었다.

“가람아, 괜찮겠어? 평소 먹는 거랑 다르고 양도 많이 먹는 거 같은데...”

“괜찮아요. 오늘 치팅데이로 할 테니깐요.”

“그래도..”

“그리고 맛있어서 계속 들어가는 걸요. 괜찮아요.”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게르트 뮐러가 웃으며 답했다.

“하하하. 우리 아내의 슈니체과 소세지는 으뜸이지. 많이 먹어두라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넷은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마친 후 가람은 식사 대접에 고마움으로 차를 대접하며 넷은 식탁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가람에게 관심을 보였던 루웬 뮐러는 넌지시 입을 열었다.

“가람 선수는 언제쯤 가정을 가질 생각이에요?”

푸웃!

생각지 않은 루웬 뮐러의 말에 당사자인 가람은 담담했지만,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는 리사 뮐러가 마시던 홍차를 뿜어냈다.

“리사야. 이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란다.”

“할머니! 초면에 결혼에 대해 물어보는 게 더 예의에 어긋난 것 같은데요.”

“어머~ 그러니? 이건 그냥 나이를 먹은 사람이 좋은 남편감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야기 주제란다.”

루웬 뮐러는 능청스럽게 리사 뮐러의 말을 받아친 후 가람을 보며 답을 강요하는 듯 쳐다봤고, 가람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은 20살도 되지 않았고요. 지금은 축구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어머~ 아직 20살도 되지 않았어요?”

“네. 다가오는 1월 1일에 이제 20살이 됩니다.”

“이런~ 말하는 거나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봐서 나이가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례했네요. 그래도 축구 선수들은 젊을 때 결혼이나 약혼을 하지 않나요? 혹시 가람 선수는 약혼자가 없나요?”

“약혼자는 없습니다. 그리고...”

가람은 대답을 하려는 순간 권윤성이 어제 말했던 게이 발언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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