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화 리그컵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1]
2021년 2월 28일 웸블리 스타디움(중립 경기장)
리그컵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후반전 35분
"아! 오늘 선더랜드는 공격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드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죠. 오늘 경기에 김가람 선수가 분전하며 몰아치고 있지만, 전후반 내내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를 뚫어내는 건 힘들어 보입니다."
오늘 경기의 해설에 나선 개리 리네커도 아쉬운 듯 말을 이어가자, 마틴 테일러가 말을 받아 되물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 10여분인데요. 경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대로 연장전에 돌입해서 승부차기를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선더랜드는 이제 아꼈던 교체 카드를 써서 경기의 흐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그 말과 함께 선더랜드의 벤치에서는 교체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하비 반츠, 마리오 만주키치, 올리비에 지루까지 투입되려는 모습이 보였다.
"말씀드리는 순간 선더랜드 벤치에서 교체 움직임이 보입니다. 그런데 공격수를 두 명이나 투입하게 되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아무래도 선더랜드의 박지석 감독은 남은 시간에 세트피스나 높이를 이용한 공격을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잠시 후 공이 사이드 라인 밖으로 나가자, 선더랜드가 교체가 진행되었다.
"하비 반츠 선수와 오비 에자리아 선수가 교체, 마커스 애드워즈 선수와 올리비에 지루 선수가 교체, 기성룡 선수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교체됩니다. 이렇게 되면 선더랜드의 전술이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생각에는 하비 반츠 선수는 오비 에자리아 선수가 뛰고 있는 왼쪽 윙어 자리에, 올리비에 지루 선수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는 투톱을 자리에, 마커스 애드워즈 자리에는 김가람 선수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성룡 선수의 자리에는 오늘 경기 공격형 미드필더를 본 해리 네쳐 선수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개리 리네커는 자신의 의견을 말했고, 그의 말처럼 선더랜드는 4-2-3-1 전술에서 4-4-2로 전술을 변경했다.
"개리 리네커 해설위원님의 말대로 선더랜드가 진술을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김가람 선수가 원톱에 있을 때 가장 파괴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지금은 김가람 선수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했거든요. 이런 전술의 변화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공격력 면에서 봤을 때는 김가람 선수를 최전방에 세워 공격하는 게 좋아 보이지만,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작정하고 수비에 나섰거든요. 그 수비를 뚫기 어렵다는 건 이미 전후반 경기에서도 봤고요.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그 변화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 해주시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선더랜드는 남은 시간에 올리비에 지루 선수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높은 키를 이용한 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에 교체를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거든요."
"그럼 어떤 부분에서 교체를 진행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도 박지석 감독은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교체된 선수들을 보면 슈팅이 좋고, 경험이 뛰어난 선수들입니다. 특히 마리오 만주키치나 올리비에 지루 선수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는 승부차기나 연장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베테랑이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박지석 감독의 교체는 시기가 적절해 보입니다."
그렇게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격을 나서지 않고 뒤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끌기 시작하자, 후반전에 교체로 투입된 마리오 만주키치와 올리비에 지루가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앙 미드필더까지 밑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며 수적 우위를 살리며 공을 돌리기 시작했고, 결국 공은 쉽게 빼앗기지 않았다.
"이거 남은 시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신의 진영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이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러다가 공을 빼앗기면 치명적이거든요. 선더랜드는 이렇게 되면 더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습니다."
개리 리네커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박지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가서 무언가 지시를 내렸고, 그러자 선더랜드 선수들이 미드필더뿐 아니라 양쪽 윙백들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후방에는 권윤성과 김만재만이 남게 되었다.
"선더랜드 선수들 라인을 올립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수비만 한다면 선더랜드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선더랜드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게 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전처럼 자신의 진영에서 쉽게 공을 돌리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리고
토오옹~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까지 앞으로 나오며 공을 돌리는 것에 가담했고, 그 순간 가람은 기다렸다는 듯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를 향해 달려들었다.
가람의 빠른 속도에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는 당황했고, 서둘러 앞에 있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패스했다.
다행히 오늘 경기를 준비하며 다비드 데헤아도 패스 연습을 했던 것이 나름 성과를 거둬서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공이 가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하프 라인 인근에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를 보고는 공을 찼다.
뻐어엉!!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찬 공은 순식간에 하프 라인을 넘어갔고, 상당히 라인을 올라온 김만재의 뒤쪽으로 날아가려고 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마커스 래쉬포드가 달려가기 시작했고, 생각지 않은 역습에 김만재는 당황하며 공의 낙하지점을 찾으려다가 스탭이 꼬였고, 그틈에 마커스 래쉬포드는 속도를 올려서 공을 잡아냈다.
토오오옹!!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찬 공은 김만재의 오른쪽 공간으로 떨어졌고, 마커스 래쉬포드는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을 살려서 공을 잡아낼 수 있었다.
"어! 여기서 브루노 페르난데스 선수의 롱 패스가 마커스 래쉬포드 선수에게 이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비상이죠! 선더랜드 선수들은 빨리 복귀해야 합니다."
선더랜드 선수들은 서둘러 수비 복귀에 나섰지만, 마커스 래쉬포드는 더 빠른 속도로 선더랜드 진영을 파고들었다.
그나마 김만재가 뒤에서 따라잡고 있지만, 쉽게 따라잡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렇게 계속 공격이 진행된다면 결국 골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김만재는 아까 자신이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고, 어떻게든 마커스 레쉬포드가 패널티 에어리어에 접근하기 전에 해결하려고 했다.
그리고 순간 자신의 속도가 빨라진 건지 아니면 마커스 래쉬포드가 속도를 줄인 거지 거리를 좁힐 수 있었고, 발을 뻗으면 공을 걷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김만재는 다리를 뻗어 공을 건드리려는 의도로 슬라이딩 태클을 걸었다.
촤르르르~~
터억!
하지만 김만재가 공에 다리를 뻗는 순간 마커스 래쉬포드의 다리를 의도하지 않게 걸게 되었고, 그대로 마커스 래쉬포드는 그라운드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삐이익!
그리고 들려오는 주심의 휘슬 소리에 김만재는 쉽게 일어날 수 없었다.
"아! 여기서 김만재 선수의 파울입니다."
"이건 카드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김만재 선수가 공을 건드리기는 했지만, 지금 저 태클이 없었다면 골키퍼와 1 대 1 찬스도 만들 수 있었거든요."
주심은 김만재에게 다가와서 레드 카드를 꺼냈다.
"아. 역시 주심 바로 레드카드가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중앙 수비수가 한 명 비게 되는데요. 선더랜드에서는 악재가 펼쳐집니다."
"그렇죠. 이렇게 되며 숫자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에 난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김만재가 밖으로 나갔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패널티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차게 되었다.
그렇게 프리킥을 준비하는 동안에 박지석은 김가람을 불러 무언가 지시를 내렸고, 김가람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가서 지시상황을 전했다.
그리고 잠시 후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직접 골대를 노리고 프리킥을 찼다.
뻐어어엉!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공을 차는 순간 가람은 수비벽에 위치해서 점프를 뛰었지만, 공은 가람의 머리를 넘어 날아갔다.
가람은 공의 궤적과 회전을 보며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공을 다소 높게 찼다는 걸 예상했고, 가람의 예상대로 공은 살짝 높게 형성돼서 골대 상단을 맞췄다.
터어엉!
"브루노 페르난데스 선수의 아쉬운 프리킥입니다."
"자. 이제 다시 선더랜드의 공으로 시작되는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아까와 다르게 수비하지 않고 선더랜드 진영에 많이 머물고 있습니다. 이미 숄샤르 감독이 수적 우위를 살려서 기회를 이어가려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교체 카드를 전부 쓴 선더랜드라 전문 중앙 수비수 투입이 되지 않은 상태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수비에 구멍이 생기겠죠."
그렇게 마틴 테일러가 말을 하는 순간 김만재의 자리에 김가람이 위치하고, 김가람이 있던 윙어 자리에 마리오 만주키치가 위치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 이건 김가람 선수가 중앙 수비수 자리로 들어갑니다."
"아. 이건 조금 놀랍기는 한대요. 김가람 선수가 사실 오른쪽 윙백으로 시작해서 수비적인 능력은 있기는 하지만 김가람 선수가 저렇게 수비자리에 위치하게 되면 공격력은 그만큼 줄어들게 될 텐데요. 선더랜드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윙어로 위치하게 되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전에 유벤투스에 있을 때 전성기 시절만큼 원톱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때 알레그리 감독이 윙어로 기용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색한 자리는 아니라고 판단이 됩니다. 하지만 김가람 선수의 중앙 수비수 기용은 좀 놀랍네요."
딘 핸더슨에게 공을 이어받은 가람은 공을 툭툭 몰고 앞으로 나갔고, 그 모습에 오늘 경기에 스트라이커로 나온 앙토니 마샬이 가람을 압박했지만, 가람은 속도를 올리며 가볍게 앙토니 마샬의 어설픈 수비를 뚫어냈다.
그 순간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폴 포그바가 가람에게 달려들어 수비를 가담했고, 그렇게 선수 두 명이 자신을 마크하자, 그제야 전방을 보며 공을 찼다.
뻐어엉!!
가람이 찬 공은 하비 반츠의 앞 공간을 향해 정확히 떨어졌고, 순간 공격적으로 나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들은 하비 반츠의 마크를 놓친 상황이었다.
"김가람 선수의 절묘한 패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빈 공간을 향해 절묘한 위치에 공을 패스합니다."
"김가람 선수가 중앙 수비수 위치에 있다고 해도 놀라운 패스 능력은 어디 가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후방에서 권윤성 선수와 함께 더 절묘한 롱 패스를 넣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을 잡은 하비 반츠는 그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