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리그컵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3]
가람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으로 파고들자, 선더랜드 선수들도 가람의 움직임에 맞춰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숄사르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가서 거의 쉬어가는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수비! 집중해라! 마크 선수 놓치지 마!”
숄샤르 감독의 외침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도 연장 후반전 막판에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 숄사르 감독이 지시했던 말을 기억했다.
‘오늘 경기 여기까지 왔다면 우승 트로피는 반쯤 들어 올린 거나 다름없다. 모두 잘해주었다. 하지만 이제 제일 어려운 일이 남았다. 남은 연장전 30분 동안 이 균형을 유지하는 거다. 선더랜드는 어떻게든 이 균형을 깨기 위해서 노력할 거다. 지금은 무리하게 골을 넣으려고 하는 것보다 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라. 특히 수비 라인은 다비드 데헤아의 지시를 따르도록 해라.’
달려드는 가람을 보며 오늘 경기에 공격수로 나온 앙토니 마샬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온 폴 포그바가 가람을 일차적으로 제지하기 위해 가람의 앞 공간을 막아섰다.
탓! 탓!
하지만 가람은 상체를 이용한 페이크 동작으로 앙토니 마샬을 단번에 제쳐 버렸다. 그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폴 포그바가 거칠게 몸싸움을 걸어오자, 되려 강하게 어깨로 폴 포그바를 밀어냈다.
“남은 시간 이제 2분 남짓. 김가람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 안쪽으로 맹렬히 파고듭니다. 순식간에 앙토니 마샬 선수와 폴 포그바 선수의 협력 수비를 뚫어냈습니다.”
“선더랜드의 마지막 공격이라고 봐야겠네요. 김가람 선수가 과연 어떻게 공격을 펼치지 기대가 됩니다.”
가람이 그렇게 앙토니 마샬과 폴 포그바의 수비를 뚫어내자, 그 뒤를 바치고 있는 판더베이크가 바로 달려들어 가람을 막으려고 했고, 그 옆에는 브로누 페르난데스까지 각도를 좁히며 다가왔다.
그 둘의 수비는 아까 앙토니 마샬과 폴 포그바가 보여주었던 협력 수비보다는 좀 더 튼튼히 보이는 수비였다.
보통의 선수들이라면 지금 가람이 수비를 뚫고 나오는 타이밍에 딱 맞춰 커버하는 수비 타이밍에 당황할 정도로 좋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그건 보통 선수들의 한해 통용되는 말이었다.
가람은 둘이 자신을 마크하려고 다가오는 순간 둘 사이에 공이 지나갈 만한 작은 공간에 공을 길게 밀어 넣었다.
토오옹!
가람이 찬 공이 자신 둘 사이 공간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가자, 판더베이크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공을 쫓기 위해서 몸을 돌렸고, 그렇게 둘이 몸을 돌리는 순간
타타타탓!!
쿠우웅!
가람은 순간 속도를 가속하면서 둘이 몸을 돌리는 순간 나오는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며 억지로 뚫어냈다. 가람의 속도와 힘에 판더베이크는 휘청거렸고,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체력이 떨어졌는지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렇게 둘을 무너뜨린 가람은 자신이 찬 공을 향해 뛰어갔다.
“김가람 선수! 엄청납니다. 순식간에 이번에는 판더베이크와 브루노 페르난데스 선수의 협력 수비를 뚫어냅니다.”
“지금 맨체스터 양쪽 윙어와 윙백들이 선더랜드의 양쪽 윙어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사이드 공간에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김가람는 최종 수비라인까지 아무런 방해 없이 도달하게 되는 겁니다.”
가람은 결국 자신이 찬 공을 스스로 잡아냈고, 순식간에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파고들자,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바이는 가람이 중거리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 압박을 가하려고 수비하려고 했다.
그때
“아직!! 기다려!!”
다비드 데헤아가 크게 외쳤고, 해리 매과이어는 감독의 말을 기억하며, 나서지 않고 뒤에서 대기했다.
그동안 가람은 패널티 에어리어 라인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그 순간 다비드 데헤아가 외쳤다.
“막아!”
다비드 데헤아의 말이 신호탄이 되어,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바이는 가람의 앞 공간을 자르며 압박을 가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가람은 속으로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쳇! 좋지 않군.’
오늘 경기에 수많은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오늘은 날이라도 잡은 듯한 다비드 데헤아의 컨디션을 봤을 때는 중거리 슈팅보다는 안쪽으로 파고들어 다비드 데헤아와 일 대 일 찬스를 만들어 골을 넣어야 했다.
그래서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들 생각을 했는데 하필이면 이럴 때 상대 중앙 센터백들이 뒤쪽에서 대기하며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저 둘이 자신의 중거리 슈팅을 경계해서 앞으로 나왔다면 좀 더 쉽게 다비드 데헤아를 공략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패스할 수는 없었다. 지금 가람이 돌파를 하면서 다른 선수들도 양쪽 사이드에서 공간을 공략하고 있지만, 그건 시선 끌기 정도 수준이었다.
이때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한다면 그 사이에 지금까지 촘촘한 수비를 보여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가 다시금 좁은 수비 간격을 보여주며 선수들을 배치할 것이었다. 그렇다면 공격을 마무리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선더랜드에서 가장 골결정력이 높은 사람은 바로 자신이고, 골을 넣을 자신감도 있는 상태였다.
‘무조건 골이다.’
가람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갔고,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바이는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을 상당히 좁히며 가람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약간의 둘 간격 사이 뒤에는 다비드 데헤아가 눈을 빛내며 가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사이를 어떻게든 뚫어낸다고 해도,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다비드 데헤아가 뚫는 타이밍에 가람을 덮쳐버린다면 공격 기회는 무산될 것이기에, 가람은 다른 방법을 택해야 했다.
타타타탓!
가람 골라인 쪽으로 속도를 높여 다가갔고, 순간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바이는 그런 가람을 향해 수비 방향을 바꾸었다.
“김가람 선수 스스로 골라인 쪽으로 드리블을 합니다.”
“아! 이건 좀 아쉬운 판단인데요. 저렇게 안쪽으로 파고들면 각도가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거든요. 그래서 수비수 선수들은 골라인 쪽으로 상대 공격수를 몰려고 하는데요. 스스로 저 위치로 가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김가람 선수를 도와줄 공격수인 올리비에 지루 선수의 위치도 골대 쪽이랑 상당히 멀거든요.”
중계진은 가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가람은 그것을 개의치 않고, 그대로 골라인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골라인 앞에서 가람은 공을 오른발 뒤쪽으로 툭 찬 다음에 공을 뛰어넘어 방향을 바꾼 다음에 왼발로 공을 재차 살짝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공의 진행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공을 빼내며 골대를 바라보게 된 김가람의 움직임에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바이는 당황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개인기로 자신들을 따돌렸다고 해도 지금 거의 골대를 일직선으로 보고 있는 각도에서는 슈팅이 나올 수 없었기에 안심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가람은 바로 슈팅을 가져갔고, 그 모습에 해리 매과이어와 에릭 바이는 가람이 다급해서 어쩔 수 없이 슈팅을 때린 거라고 생각하며 크게 수비하려고 하지 않았다.
뻐어엉!!
가람이 찬 공은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게 아니라 해리 맥과이어와 에릭 바이 두고 크게 그라운드쪽으로 껶여 넘어갔고, 기존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 무회전 슈팅을 때렸던 모습과 다르게 상당히 기교가 있는 슈팅이었다.
휘리릭!!
가람이 슈팅을 때리는 순간에 다비드 데헤아는 해리 맥과이어와 에릭 바이 수비벽에 막혀 가람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사실 저 위치에서 슈팅을 때린다고 해도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아 골을 넣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에 다비드 데헤아는 혹시 모르는 크로스를 대비하기 위해 올리비에 지루의 위치를 파악했다.
하지만 올리비에 지루는 가람의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아직 패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에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거기로 크로스가 간다고 해도 다른 맨체스터 유나티이드 선수들이 충분히 수비할 수 있고, 정말로 만약에 공을 받는다고 해도 그 위치에서 나오는 헤딩 슈팅은 크게 위력이 없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비드 데헤아는 다시 가람 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공이 갑자기 해리 맥과이어 옆을 크게 돌아 넘어 가까운 골대 쪽으로 날아오는 게 보였다.
그 모습에 다비드 데헤아는 말도 안 된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몸을 움직이는 게 우선이었다.
다비드 데헤아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몸을 날렸고, 손을 뻗었다.
‘제발!!’
다비드 데헤아의 긴 팔은 다행히 주인의 마음을 알았다는 듯이 공과의 거리를 좁혀갔고, 결국 공에 손이 닿을 수 있었다.
다른 골키퍼라면 지금 가람의 슈팅이 골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다비드 데헤아가 오늘 정말 야신이라도 접신한 것인지 엄청난 몸놀림을 보여주었고, 공은 다비드 데헤아의 손에 맞고 튕겨 나왔다.
다비드 데헤아는 안심하며 다른 팔을 뻗어 공을 잡아낸다면 이제 승부차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폼과 컨디션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공격수가 와도 패널티 킥을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그때
휘리릭!!
다비드 데헤아의 손에 맞은 공에 상당히 회전이 걸렸는지 공은 단순히 튕겨 나가는 것 이상으로 다비드 데헤아 팔을 타고 내려가더니 순간 밖으로 크게 튀어 나갔다.
그리고 다비드 데헤아는 순간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 아차하는 심정은 잠시 후 한 선수가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달려들며 슬라이딩 태클로 공에 발을 가져다 대는 모습을 보며 현실이 되었다.
토오옹!!
그 선수의 발에 맞은 공은 살짝 높게 형성되어 쓰러지고 있는 다비드 데헤아의 몸을 넘어가 골대 안쪽으로 날아갔고, 다비드 데헤아는 공의 궤적을 보며 아직 뻗지 않은 팔을 뻗었다.
다비드 데헤아의 눈에는 공이 슬로우 모션으로 날아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 짧은 순간에 각성 상태에 들어간 것이었다. 천천히 날아오는 공에 다비드 데헤아는 자신이 조금만 더 손을 뻗는다면 공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공은 천천히 움직여 날아왔고, 다비드 데헤아는 자신의 손이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인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티이익!!
다비드 데헤아는 공에 자신의 손가락을 닿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공에 손이 닿을 뿐이었지 공의 힘을 줄이지는 못했다.
철썩!!
“고오오오오올! 고오오오오올!!! 연장전 후반 15분, 종료까지 몇 초밖에 남지 않은 이 순간 김가람 선수가 자신이 찬 슈팅이 막힌 것을 다시금 슬라이딩 태클로 달려들어 골로 만들어냅니다.”
“아.. 이건 뭐죠? 제가 도대체 무엇을 본 걸까요? 말도 안 되는 골입니다. 골라인에서 개인기로 공간을 만들어 엄청난 회전 슛을 찬 것도 놀라운데요. 그게 막힐 거라고 예상이라도 한 듯 재차 이어지는 동작으로 다비드 데헤아 선수의 슈퍼 세이브를 넘어서 결국 골을 만들어냅니다. 골에 대한 엄청난 집착!! 김가람 선수가 축구의 수많은 재능이 있지만, 지금 보여준 이런 골에 대한 엄청난 집중력과 집착이야말로 진정한 김가람 선수의 재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람은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누워서 크게 웃었고, 잠시 후 해리 네쳐를 비롯한 선더랜드 선수들이 그 위로 흥분을 감추지 않고 달려들었다.
그렇게 가람은 선더랜드 창단 처음으로 EFL 리그컵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게 되었다.
그리고
띠리링!
[창단 역사상 처음으로 EFL 리그컵 우승을 했습니다.]
[2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그동안 인색했던 시스템도 가람을 축하하며 보상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