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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10화 (211/319)

210화 유로파 8강 1차전 도르트문트전[1]

2021년 4월 14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도르트문트의 홈 경기장)

유로파 리그 8강 1차전 도르트문트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유로파 리그 8강 1차전 도르트문트와 선더랜드, 선더랜드와 도르트문트와의 경기! 이곳 지그날 이두나 파크 도르트문트의 홈 경기장에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배선재, 오늘 도움 말씀에는 장재현 위원님, 박문석 위원님 함께 하십니다.”

“안녕하세요. 장재현입니다.”

“안녕하세요. 박문석입니다.”

“이렇게 해설 위원분을 두 분 모시고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요.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1, 2차전 최종 승자를 두고 두 분이 내기하셨는데, 선더랜드가 승리할 경우 장재현 위원님이 상의 탈의를 하시고 선더랜드 유니폼 하의만 입고, 도르트문트가 승리할 경우 박문석 위원님이 상의 탈의를 하시고 도르트문트 유니폼 하의를 입고 <오늘의 스포츠> 진행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두 분의 탈의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시청자분들은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두 분이 각자 응원하는 팀의 편파 중계도 나올 수 있으니 이 부분은 참고해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시나요? 장재현 위원님.”

“오늘 경기는 우선 지금 이곳 도르트문트의 홈경기장의 만원 관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그날 이두나 파크 구장은 독일에서 제일 큰 구장이면서 유럽에서 3번째로 큰 구장이거든요. 81,359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요. 오늘 관중석을 보시면 대부분 노란색과 검은색 즉 도르트문트 홈 유니폼 물결로 차 있는 걸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약간의 선더랜드 관중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압도적인 홈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도르트문트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선더랜드에게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말을 듣고 있는 박문석이 반박하려고 입을 열었다.

“물론 오늘 경기에 만원 관중이 들어온 것은 맞지만 약간 과장하신 것 같은데요.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10을 기준으로 봤을 때 도르트문트 관중이 6, 선더랜드 관중이 2, 그리고 어떤 팀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홀란드와 김가람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온 다른 팀 서포터즈들이 2의 비율로 채우고 있습니다. 만약 8대 2라는 비율이라고 이야기하면 압도적인 관중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6대 2 정도 되거든요. 이 정도면 크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 경기 전부터 양 팀 해설 위원분들께서 뜨겁습니다. 박문석 위원님은 그런 자료는 어디서 구하셨는지 대단하네요. 실제로 경기장을 보면 박문석 위원님의 말처럼 아무런 유니폼을 입지 않거나,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오신 분들도 상당수가 보이는데요. 박문석 위원님의 말이 맞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럼 그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고요. 오늘 키포인트 선수는 누가 될 것으로 보이십니까?”

배선재의 말에 장재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경기 도르트문트에서는 역시 엘링 홀란드 선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김가람 선수와 경기를 하게 되어서 즐겁고, 흥분된다는 인터뷰를 했는데요. 자신이 작년에 골든 보이를 수상하지 못한 것을 언급하며 약간의 뒤끝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오늘 경기에 김가람 선수를 누르고 더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당연히 선더랜드에서는 김가람 선수겠죠?”

“그렇습니다. 선더랜드에서는 역시나 김가람 선수입니다. 엘링 홀란드 선수의 인터뷰를 들은 김가람 선수도 살짝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죠. 엘링 홀란드 선수가 골든 보이를 못 탄 것을 아직도 아쉬워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는 말과 함께 오늘 경기에 홀란드 선수를 이겨서 자신이 왜 골든 보이를 받을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하겠다고 맞불을 놓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런 인터뷰 때문에 오른 경기 그리고 다음에 치러질 2차전까지 메시, 호날두 시대를 뒤이어 진정한 축구의 아이콘이 되는 건 누가 될지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죠. 양 팀 키플레이러를 돕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도르트문트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제일 핫했던 잉글랜드 국적의 윙어 제이든 산초 선수가 있습니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역습 전개와 돌파력, 완성도 높은 볼터치와 신체 밸런스로 드리블을 치면서도 공을 잘 빼앗기지 않는 뛰어난 볼 키핑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 엘링 홀란드 선수와 호흡도 좋아서 이번 시즌에 이 두 선수가 만든 골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미 분데스리가 최고의 드리블러로 뽑히고 있죠. 게다가 이 선수뿐 아니라 이 팀의 주장인 마르코 로이스 선수도 전성기 시절의 폼을 거의 찾고 있어 위협적입니다. 이렇게 양쪽 윙어의 적극적인 돌파와 연계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세 선수가 뽑아낸 골이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20골이 넘으니 선더랜드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겠군요. 그럼 선더랜드에서는 어떤 선수가 김가람 선수를 도울 수 있을까요?”

“우선 이미 국민 동생이 되어버린 해리 네쳐 선수가 김가람 선수와의 호흡은 독일 언론에서는 게르트 뭘러와 귄터 네쳐의 재림이라고 할 정도로 호흡면에서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둘이 합산한 골은 이번 시즌에 30골이나 됩니다. 그리고 단순히 김가람 선수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모습뿐 아니라 반대로 김가람 선수가 해리 네쳐 선수의 골을 도와주던 모습도 있으니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박지석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오늘 경기에서는 권윤성 선수가 마커스 애드워즈 선수의 부상으로 오른쪽 윙어로 출장하게 되는데요. 권윤성 선수의 정교한 킥력을 감안하면 오늘 경기에서 도움을 하나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키 플레이어와 그 키 플레이어를 돕는 선수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동안 양 팀 선수들 입장했습니다. 우선 도르트문트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마르빈 하츠

마테우 모레이 – 마츠 훔멜스 – 단악셀 자가두 – 라파엘 게헤이루

엠레 찬 – 주드 벨링엄

마르코 로이스 – 율리안 블린트 –제이든 산초

엘링 홀란드

배선재는 정확한 발음으로 약간 어려울 수 있는 선수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말한 후 이어서 선더랜드의 선발 라인업을 말했다.

딘 핸더슨

맥스 아론스 – 김만재 –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 누누 멘데스

권윤성 – 닐 이안 – 해리 네쳐 – 솔라 쇼레티레

요한 필립 - 김가람

“오늘 경기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4-2-3-1 전술로 선더랜드는 4-4-2 전술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평소 4-2-3-1 전술을 사용하던 모습과 다른데요. 박문석 위원님은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마커스 애드워즈 선수뿐 아니라 전문 윙어 자원인 하비 반츠 선수와 오비 에자리아 선수도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 주로 펼쳤던 웡어를 이용한 작전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권윤성 선수가 오른쪽 윙어 자리를 설 수 있지만 전문 오른쪽 윙어는 아니다 보니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해서 조금 더 수비 안정성을 가지려고 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뿐 아니라 오늘 김가람 선수의 파트너로 올리비에 지루 선수나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도 나오지 않았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올리비에 지루 선수나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들이 지공 상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만,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빠른 속도를 생각하면 발이 빠르고 역습에 특화된 요한 필립 선수가 더 나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 김가람 선수가 투 톱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요한 필립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그에 비해 도르트문트는 예상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아무래도 자신들의 전술에 자신이 있고, 공격적으로 나서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늘의 스포츠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한 골 승부가 아닌 난타전으로 끌고 가서 홈팬들에게 즐겁게 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장재현이 말을 하는 순간 주심은 휘슬을 불어 경기 시작을 알렸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선더랜드의 공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공을 잡은 가람은 공을 툭툭 치고 앞으로 나갔고, 그 모습을 본 엘링 홀란드는 기다렸다는 듯이 가람의 앞을 막았다.

가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오히려 엘링 홀란드 방향으로 공을 드리블해 들어갔고, 그 모습에 요한 필립과 솔라 쇼레티레, 권윤성이 공격적으로 도르트문트의 공간을 파고 들어갔다.

“경기 시작부터 맞붙는 김가람 선수와 엘링 홀란드 선수입니다.”

배선재가 둘의 모습을 언급하자, 박문석이 입을 열었다.

“지금 보면 선더랜드 선수들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김가람 선수가 공격적으로 나서자, 김가람 선수를 백업하기보다는 오히려 각자 공격적인 위치로 들어가고 있거든요. 이건 김가람 선수가 엘링 홀란드 선수를 제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플레이입니다.”

박문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엘링 홀란드는 가람의 스피드를 따라잡으며 옆에서 가람을 견제하더니 나란히 서서 어깨로 가람을 밀기 시작했다.

쿠우웅!

엘링 홀란드는 자신이 건 몸싸움에도 드리블을 유지하는 가람의 모습을 보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속도를 높이고 드리블을 하다가 상대 수비가 몸싸움을 하면 흔들리는 게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가람은 그런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고 그대로 어깨싸움을 유지하면서 드리블을 치고 있었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엘링 홀란드가 가람을 옆에서 마크하자, 곧 가람의 드리블을 저지할 거라고 생각했고, 굳이 다른 선수들까지 붙여서 마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내버려둔 상황이었다.

그때

타타타탓!!

“김가람 선수!! 엘링 홀란드 선수의 몸싸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들어갑니다.”

“김가람 선수! 누구의 예상과 다르게 엘링 홀란드 선수에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박문석의 말에 장재현은 반박하려다가 오디오가 물릴 것을 예상해 말을 하지 않았고, 가람은 그대로 엘링 홀란드를 달고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까지 도착했다.

그러자 엘링 홀란드가 손을 써서 가람의 옷을 잡고 정당한 어깨싸움 이상으로 가람을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람은 그럼 엘링 홀란드의 거친 몸싸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갔다.

그때

휘리릭!

순간 가람은 자신의 목을 감싸는 이질적인 느낌과 힘에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 시야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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