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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18화 (219/319)

218화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첼시전[4]

뻐어엉!

“메이슨 마운트 선수의 슈팅! 딘 핸더슨 골키퍼가 막아냅니다.”

“그렇습니다. 슈팅이 너무 정직하게 딘 핸더슨 선수의 정면으로 가서 아쉽기는 하지만 선더랜드의 촘촘한 수비를 뚫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저렇게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중거리 슈팅을 때리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후반전 현재 20분이 지났는데 전반전과 다르게 선더랜드가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수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한 요한 필립 선수를 봤을 때는 후반전도 전반전처럼 공격적으로 나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두 팀 중에 급한 건 첼시입니다. 선더랜드 입장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프리미어 리그를 우승할 수 있거든요.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죠. 게다가 요한 필립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로 봐도 역습에 특화된 선수입니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렇게 첼시를 자신들의 진영으로 끌어드린 후 공격을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경기 양상은 계속 첼시가 공격하고 선더랜드가 수비하는 모습으로 경기가 지속되었다.

그리고 그때

“첼시 벤치에서 교체를 준비합니다. 태미 에이브러햄 선수와 칼럼 허드슨 오도이 선수 그리고 하킴 지예흐 선수가 몸을 풀면서 대기심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네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이제 승부수를 걸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아마도 티모 베르너 선수와 태미 에이브러햄 선수, 메이슨 마운트 선수와 칼럼 허드슨 오도이 선수, 크리스티안 폴리식 선수 자리에 하킴 지예흐 선수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라이커와 양쪽 윙어를 교체하면서 첼시는 좀 더 공격적이고 활발한 경기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 이에 대응하듯 박지석 감독도 교체를 지시합니다. 닐 이안 선수와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준비합니다.”

“닐 이안 선수는 기성룡 선수와 교체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는 아마도 왼쪽 윙어인 하비 반츠 선수와 교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석 감독이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를 전략적으로 윙어를 사용하는 모습은 선더랜드 팬이라면 종종 봤을 테니 어색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럼 선더랜드의 교체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첼시의 공격적인 교체에 맞춰 수비와 역습을 동시에 노리는 교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수비와 역습을 동시에 노리는 교체라니.. 다른 팀에서 보면 살짝 놀라울 정도의 교체 작전인데요. 수비면 수비, 역습이면 역습도 아니고 둘 다 노리는 교체라니 추가 설명 부탁드립니다.”

“닐 이안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 정확하게는 그보다는 조금 낮은 위치인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들어오면서 기성룡 선수와 비교해 키와 몸싸움, 그리고 수비가 강화됩니다. 닐 이안 선수가 잉글랜드에서 주목할 정도로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건 굳이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저는 오늘 경기에 선발 출장이라고 예상했거든요. 아! 제가 사족을 달았군요. 다시 돌아가면 닐 이안 선수는 큰 키와 더불어 상당한 활동량과 수비 범위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서 해리 네쳐 선수는 수비 부담감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해리 네쳐 선수를 통해서 좀 더 공격적인 패스를 할 수 있게 되죠.”

“그렇다면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도 같은 맥락일까요?”

“그렇습니다.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활동량은 상당히 넓죠. 그리고 그 활동량은 스트라이커 위치보다 윙어의 위치에 있을 때 더 빛을 봅니다. 이번 시즌에 수비 집중력이나 개인 수비능력도 향상된 느낌이라, 아마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하킴 지예흐 선수는 곤욕을 치르게 될 겁니다. 단순히 빠른 발로 그를 공략하려고 한다면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닐 이안 선수의 협력 수비에 걸릴 테니 말이죠. 그리고 역습이 시작될 때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는 꼭 스트라이커처럼 중앙으로 치고 올라가서 후방에서 오는 롱 패스를 받고 그걸 지켜준 후 안정적으로 역습으로 이어지게 하거든요.”

“그렇군요.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선더랜드가 유리한 교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약간 편파적인 의견으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하하하. 뭐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선더랜드는 지금까지 스쿼드와 전술을 통해서 이번 경기까지 이기면 역대 최대 승점을 가지고 있던 17/18 시즌 맨시티의 100점 승점을 넘어 108점 승점을 쌓아 기록을 깨며 우승하게 되거든요. 역대급 우승팀에게는 그만큼 특별한 이유가 있는 법이죠.”

그렇게 중계진이 앞으로 경기 양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동안 먼저 찬스를 잡은 건 방금 교체로 출전한 칼럼 허드슨 오도이였다.

카이 하베르츠의 패스를 받은 칼럼 허드슨 오도이는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솔라 쇼라티레의 수비를 가볍게 뚫어내고 그대로 누누 멘데스가 지키고 있는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었다.

후반전에 방금 교체되어 체력이 충분한 칼럼 허드슨 오도이는 누누 멘데스를 두고 속도 경쟁을 하듯 파고들었고, 칼럼 허드슨 오도이의 빠른 발에 지친 누누 멘데스는 공간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칼럼 허드슨 오도이!! 너무 손쉽게 오른쪽 사이드를 공략해서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듭니다.”

“아! 첼시의 기회입니다. 지금 칼럼 허드슨 오도이 선수의 움직임에 맞춰서 태미 에이브러햄 선수가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칼럼 허드슨 오도이의 돌파를 두고 김만재는 자신의 위치로 누군가 커버 수비가 들어오는 걸 보고는 바로 칼럼 허드슨 오도이를 막기 위해 나갔다.

반면 칼럼 허드슨 오도이는 중앙 수비수인 김만재가 자신을 막기 위해 다가오는 걸 보고,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어느새 두 선수는 오른쪽 패널티 에어리어 꼭지점에서 대치하게 되었다.

칼럼 허드슨 오도이는 속도를 살려 좀 더 치고 나가려고 했지만, 김만재의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수비 위치와 자신을 유도하려는 듯한 수비에 쉽게 속도를 올리지 못했고, 속도를 줄이다가 김만재가 빠진 자리로 들어가는 태미 에이브러햄을 보고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뻐어엉!

칼럼 허드슨 오도이가 찬 공에 김만재는 반응해서 발을 뻗었지만, 공은 김만재의 발을 맞지 않고 김만재가 아까 있었던 공간으로 정확하게 뻗어갔다.

보통의 이런 상황이라면 대다수 수비수는 크게 당황하며 소리쳐서 커버 수비를 요청하는 게 정상이지만, 김만재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쿠우웅!!

“김가람 선수와 태미 에이브러햄 선수와의 경합!”

태미 에이브러햄은 칼럼 허드슨 오도이가 김만재가 빠진 위치로 낮게 크로스를 보낼 때만 해도 자신이 공을 잡아서 슈팅을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해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그 공간으로 다가가는 순간 눈앞에 한 선수가 잽싸게 나타났고, 태미 에이브러햄도 지금 찬스를 쉽게 내어줄 수 없다는 생각에 거칠게 몸싸움을 걸었다.

그러나 몸과 몸이 부딪히는 순간 태미 에이브러햄이 느낀 건 꼭 고무로 만든 바위 덩어리와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과연 인간의 몸이 이렇게 단단하고 탄력이 있을 수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생각하는 동시에 태미 에이브러햄은 몸싸움에 밀려 살짝 튕겨 나갔고, 그 틈에 가람은 공을 가로챌 수 있었다.

“이 경합에서 이기는 건 김가람 선수입니다.”

가람은 공을 잡은 후 바로 부스터를 쓴 것처럼 바로 첼시의 진영으로 치고 올라갔고, 그 모습을 본 태미 에이브러햄은 경기 투입 전에 토마스 투헬 감독의 지시가 떠올랐다.

‘만약 김가람이 역습을 나설 것처럼 보이면 파울로 끊어서 그 역습 기회를 늦추도록 해라.’

그 말에 태미 에이브러햄은 손을 뻗어 가람의 유니폼을 잡았다.

찌이익!!

순간 들려오는 파열음에 태미 에이브러햄은 놀랬고, 유니폼이 찢어지는 것과 별개로 가람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렇게 가람이 유니폼이 찢어지는 상황인데도 공격하려고 하자, 주심은 그 모습을 보며 어드벤티지를 주며 경기를 속행시켰다.

“주심! 파울을 불지 않고, 그대로 경기 속행시킵니다.”

“그렇죠. 좋은 판정입니다. 저기서 괜히 파울을 줘서 흐름을 끊는 것보다는 선더랜드의 역습 흐름을 이어가게 하는 게 좋습니다.”

가람은 그대로 속도를 높여 순식간에 하프 라인 근처까지 도달했고, 가람에 맞춰 선더랜드 선수들도 공격적으로 나선 상황이었다.

반대로 첼시의 선수들은 가람의 돌파를 하프 라인 앞에서 저지하기 위해서 수비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은골로 캉테가 제일 앞서서 가람의 앞을 막아섰다.

전반전에 오늘 준비한 협력 수비 작전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챈 토마스 투헬 감독은 가람이 공을 잡고 돌파를 하게 되면 세 명이 같이 수비하도록 지시했다.

“김가람 선수 앞에 은골로 캉테 그리고 그 뒤에는 카이 하베르츠 선수 게다가 조르지뉴 선수까지 3명의 선수가 김가람 선수의 돌파를 저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세 명의 마크를 벗어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은골로 캉테 선수의 뛰어난 일대일 수비 마크 능력으로 드리블 돌파 방향을 한정시키고, 그 방향에 두 선수가 커버한다면 김가람 선수도 쉽게 뚫어내지 못 할 겁니다.”

중계진도 가람의 열세를 점치는 가운데 가람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고 은골로 캉테를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그런 가람의 모습을 보며 은골로 캉테는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지금까지 부딪히면서 느낀 것은 프랑스 국가대표팀 최고 재능이라고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와 훈련했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압도적인 재능을 갖고 있고, 그리고 그 재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으며, 그런 재능과 더불어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쳐 언제나 도전적이고, 날카로웠다.

굳이 둘을 비교한다고 하면 킬리안 음바페가 좀 더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느낌이었고, 가람은 이것저것 다하는 만능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둘 중 누가 잘한다고 콕 짚어 말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둘 다 다음 세대를 대표할 만한 재능이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재능과 더불어 둘은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을 막는 선수가 누가 되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인데 막는 건 만약 월드 클래스급의 선수라면 그를 꼭 이기고 능력을 증명하고자 하는 승부욕이었다.

물론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경험을 통해서 다듬는다면 좀 더 팀플레이를 살릴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이었다. 즉 자신에게 수비수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다른 선수들을 이용하는 영리한 플레이.

하지만 둘 다 아직 어린 선수라 그런 플레이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었다.

그리고 가람이 이렇게 자신을 향해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토마스 투헬 감독이 준비한 작전은 성공할 것이었다.

그때

휘릭!

가람이 자신을 앞에 둔 상태에서 방향을 살짝 틀더니 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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