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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19화 (220/319)

219화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첼시전[5]

은골로 캉테는 가람이 방향을 틀어 발을 드는 순간 자신을 속이는 페이크 동작이라고 판단해 다가가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며 가람이 돌파한다면 막을 생각을 했다.

하지만

뻐어엉!!

가람은 전방을 향해 길게 공을 찼고, 은골로 캉테는 가람의 생각지 않은 행동에 당황하며 공의 궤적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공은 하프 라인을 넘어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날아갔고, 그곳에는 어느새 나타난 마리오 만주키치가 공을 잡기 위해서 커트 주마와 자리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은골로 캉테는 크게 소리쳤다.

“수비 커버!!”

그 말에 가람을 막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던 카이 하베르츠와 조르지뉴가 등 뒤돌아 자신의 진영으로 황급히 복귀했다.

은골로 캉테도 서둘러 수비로 복귀하기 위해 뒤돌아 뛰었다.

‘젠장. 한 방 먹었네.’

솔직히 전반전까지 가람의 행동으로 봤을 때는 자신을 뚫고 나가 직접 마무리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지금까지 패턴으로 봤을 때 그렇게 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가람은 자신을 마크하는 선수가 3명이 되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위치보다 좋은 선수에게 패스하는 선택을 한 것이었다.

이건 자신뿐 아니라 토마스 투헬 감독의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타타타탓!!

패스한 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수비 복귀를 하는 첼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첼시의 진영으로 파고드는 가람의 모습을 보며 은골로 캉테는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가람 선수! 3 대 1은 무리라고 생각한 걸까요? 왼쪽 윙어 위치에서 어느새 중앙 공격수 포지션까지 온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에게 롱패스를 한 후 상대 진영으로 올라갑니다.”

“사실 저는 김가람 선수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3 대 1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물론 지금 3명을 자신에게 끌어드린 후에 패스한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토오옹!!

마리오 만주키치는 커트 주마와 몸싸움 끝에 좋은 자리를 선점한 후 공을 머리로 받아냈고, 이어지는 동작에서 뛰어난 볼 컨트롤로 공의 반발력을 흡수해서 공이 너무 멀리 튀지 않게 한 후 공을 자신이 소유했다.

하지만 마리오 만주키치가 공을 따낼 거라는 걸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 티아고 실바가 어느새 다가와 공에 발을 밀어 넣었다.

톡!

티아고 실바의 수비에 공은 마리오 만주키치에게서 멀어졌고, 그렇게 선더랜드의 오랜만에 찬스는 무산될 것처럼 보였다.

그때

타타탓!!

언제 나타났는지 누구도 신경 쓰지 못했던 요한 필립이 나타나 공을 가로챘다.

“티아고 실바 선수의 수비가 성공했지만, 이 공을 잡아내는 건 요한 필립 선수입니다.”

“요한 필립 선수! 어쌔신이라는 별명답게 어디에 있는지 저희도 잘 모를 정도로 상대 수비 뒤쪽에서 숨어 있다가 지금처럼 기회를 포착하면 불쑥 튀어나와 공을 가로채는데요. 또다시 그런 모습이 나왔습니다.”

요한 필립이 공을 잡는 순간 마리오 만주키치는 티아고 실바 쪽으로 몸을 돌려, 막아내며 티아고 실바가 바로 요한 필립을 쫓아가지 못하게 했다.

순간 그렇게 등 뒤에 커트 주마와 티아고 실바까지 마리오 만주키치가 마크하게 되자, 요한 필립은 빠르게 방향을 바꾸고 셋이 모여 있는 공간을 돌아서 나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마리오 만주키치와 요한 필립의 콤비 플레이로 첼시의 최종 수비 라인은 무너졌고, 이제 남은 건 첼시의 골키퍼인 에르아르 멘디였다.

요한 필립은 그동안의 경험과 아침마다 가람과 함께 했던 슈팅 훈련을 떠올려 골키퍼와 먼 쪽 골대 하단을 보고 강하게 슈팅을 가지고 갔다.

뻐어엉!

“요한 필립 선수!! 슈유유윳!!!”

요한 필립이 찬 코스는 상당히 막기 어려운 코스였지만, 에르아르 멘디 골키퍼는 엄청난 반사 신경과 긴 팔로 요한 필립이 찬 공의 코스에 정확히 팔을 뻗을 수 있었다.

파아앙!!

하지만 공에 실린 힘 때문에 또다시 공이 튕겨 나왔고, 에르아루 멘디 골키퍼는 전반전과 거의 비슷한 상황에 재차 이어진 가람의 돌진에 골이 먹혔던 장면을 떠올리며 크게 외쳤다.

“커버!!”

그렇게 튕겨 나온 공을 향해 첼시의 파란 유니폼을 입은 선수 한 명과 찢어진 선더랜드의 흰색 붉은색 줄무늬 옷을 입은 선수가 경합을 벌이며 달려왔다.

“세컨볼을 향해!! 김가람 선수와 은골로 캉테 선수가 경합을 벌이며 달려오고 있습니다.”

“김가람 선수가 아까 패스한 후 그대로 속도를 올려서 뛰어온 것 같은데요. 과연 이 공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타타타탓!!

은골로 캉테는 정말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가람과의 속도 경쟁을 하며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입에서는 피맛이 나고, 온몸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지금 막지 않는다면 이 괴물 같은 녀석은 골을 넣을 것이 확실하니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해 뛰었고, 결국 유니폼을 잡을 정도 위치까지 닿을 수 있었다. 만약 저 유니폼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유니폼을 잡아서 어떻게든 가람의 속도를 늦출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가람의 유니폼은 거의 다 찢어진 상태라 잡을 만한 곳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 공에 거의 다 근접한 순간 가람이 조금 더 속도를 높였다.

‘늦었다.’

은골로 캉테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억울하고, 어떻게든 가람을 막아내고 싶었다.

그때 갑자기 가람의 움직임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움직였고, 자신의 몸은 아까 죽을 것 같다는 그 느낌은 사라지고, 왠지 모르게 가벼웠다.

그리고 점점 자신이 가람을 따라잡는 게 느껴졌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기에 은골로 캉테는 당황했지만, 그런 감정보다는 가람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했다.

‘조금만 더!’

아무리 가람을 따라잡고는 있었어도,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이 아니었기에 은골로 캉테는 그 상황에서도 더 있는 힘을 다했고, 그러자 가람과 동일한 위치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람도 움직임이 멈춘 게 아니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이미 가람의 발에는 공이 닿은 상황이었다.

은골로 캉테는 이때 선택해야 했다.

가람을 막기 위해서는 가람의 슈팅 각도에 슬라이딩 태클을 걸어 슈팅을 막거나, 아니면 발을 더 길게 뻗어 가람의 공과 함께 약간의 파울로 가람을 제지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후자의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 거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때 천천히 움직이던 가람의 모션이 원래대로 정상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은골로 캉테는 가람이 지금 슈팅을 때린다면 무조건 골이 될 거라는 생각에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촤르르르르~~

투욱~ 휘리릭~~

은골로 캉테가 슬라이딩 태클로 미끄러지는 순간 가람은 공을 뒤꿈치로 차서 뒤로 보내는 동시에 방향을 돌렸고, 은골로 캉테는 저 순간에 슈팅이 아니라 침착하게 자신을 제쳐내는 동작을 하는 가람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때 가람의 앞으로 커트 주마가 나타나며 또다시 가람의 슈팅 각도를 줄였다. 만약 이 상황에서 슈팅한다면 커트 주마에게 막힐 수밖에 없고, 은골로 캉테는 그 모습을 보며 이번에는 막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투우욱!

가람은 골대 쪽이 아니라 뒤쪽으로 공을 패스했고, 그 공을 향해 한 선수가 달려드는 모습을 봤다.

뻐어엉!!

촤르르르르~~~

“고오오오올!!! 후반 42분에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마무리!! 골이 터집니다.”

“지금은 김가람 선수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에게 기회를 열어준 게 유효했습니다. 사실 저는 저 위치라면 지금까지 김가람 선수의 플레이로 봤을 때는 슈팅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저기서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가 들어오는 걸 보다니 정말 넓은 시야입니다. 이건 김가람 선수를 칭찬 안 할 수가 없네요.”

골이 들어가는 순간 은골로 캉네와 커트 주마는 그대로 자리에서 누워버렸고, 골을 넣은 마리오 만주키치는 자신에게 공을 패스한 가람에게 달려갔다.

“나이스 패스!!”

마리오 만주키치는 흥분한 나머지 바로 가람을 목마를 태우려고 했지만, 이전과 달리 이제는 키와 몸무게가 제법 나가는 가람이기에 목마는 어려웠고, 가람은 웃으며 마리오 만주키치는 제지한 후 함께 선더랜드의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가서 어깨동무를 하며 골을 축하했다.

“지금의 골은 치명적일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후반 내내 공격적으로 나선 첼시였는데 쉽게 골을 만들지 못했거든요. 첼시가 원하는 스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1골이 아닌 2골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골이 아니라 2골이라는 건 선수들에게 큰 차이를 만들어주게 되거든요. 시간도 후반 막판으로 흘러가는 이 시점이기에 여태까지 골을 넣지 못했던 것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한꺼번에 첼시 선수들에게 밀려올 것입니다. 반대로 사기가 충전된 선더랜드 선수들은 수비에 더 집중력을 가질 수 있겠죠. 아마도 제 생각에는 오늘 경기는 이대로 종료될 것 같습니다.”

골 세레머니가 끝난 가람은 찢어진 유니폼을 반납하고, 준비된 다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는 개리 리네커가 말한 대로 첼시 선수들이 골을 먹히기 전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의욕만 앞설 뿐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며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게 되었고, 결국 경기는 선더랜드가 수비하며 역습에 나서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삐이익!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는 순간.

퍼어엉! 퍼어엉!! 펑!!

그때 맞춰 선더랜드 홈구장인 라이트 오브 아카데미 지붕 위에서는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홈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응원가를 불렀다.

“We are Sunderland~ We are Sunderland~”

그 모습을 본 마틴 테일러가 입을 열었다.

“20/21시즌 프리미어 리그 마지막 라운드 38라운드 최종전에 선더랜드가 첼시를 2대 1로 이기면서 승점 108점으로 우승을 하게 됩니다. 구단 최초의 우승이자, 역대 최대 승점으로 우승하게 되는 선더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죠. 선더랜드의 행보 놀랍습니다. 제 생각에는 내년 시즌에는 자신들이 세운 108점이라는 놀라운 승점을 두고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씀은 무슨 뜻인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번 시즌에 선더랜드의 돌풍을 이끈 선수는 김가람 선수입니다. 아직 어린 선수이지만, 노련한 플레이와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이끌었죠. 물론 박지석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겨울 이적시장에서 보여주었던 놀라운 선수 영입과 기용은 다른 팀들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다른 프리미어 리그 팀들이 선더랜드와 김가람 선수에 대해 대비하고 연구할 겁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시즌이 선더랜드와 김가람 선수에게 진정한 시험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하하. 이제 시즌이 끝났는데 벌써 다음 시즌을 걱정해주시고 계시군요. 다른 구장에서는 맨시티가 번리를 상대로 7대 0으로 이겼지만, 결국 선더랜드가 첼시를 상대로 이기면서 승점 105점으로 준우승을 하게 되는 해프닝이 펼쳐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에 두 팀의 강세가 돋보였는데요. 다음 시즌에는 지금의 두 팀의 강세가 이어질지 기대해보겠습니다.”

그렇게 중계진이 마무리 이야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람의 귓가에는 감미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띠리링~

[떨어진 능력으로 첼시를 이기고 프리미어 리그를 우승시켰습니다.]

[보상 30포인트를 부여합니다.]

띠리링~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프리미어 리그 우승시켰습니다.]

[30포인트를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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