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21화 (222/319)

221화 면담[2]

"수비수요?"

가람이 재차 묻자, 박지석이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그래. 정확하게는 왼쪽 윙백의 위치에 나오면 좋겠다. 다음에 있을 PSG전에서는 5-2-3 윙백 전술로 쓰리백에 양쪽 윙백을 구성할 생각이다. 그리고 양쪽 윙백에서 오른쪽은 권윤성을 왼쪽에는 가람이 너를 생각하고 있어."

그 말에 가람이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PSG의 양쪽 윙 포워드로 나올 음바페와 네이마르 선수를 막기 위해서 그런가요?"

"그래 맞아. 솔직히 말하면 그 두 사람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우리 팀에 너랑 윤성이 정도야."

"그럼 제가 음바페를 막게 되는 건가요?"

"그래. 네가 음바페를 막는다면, 윤성이는 네이마르를 막을 거고, 중앙 센터백에는 김만재,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닐 이안을 둘 생각이다."

"닐 이안을 중앙 수비로요?"

"중앙 수비수 위치지만 약간 위쪽으로 올려서 배치할 예정이다."

자신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인 닐 이안까지 중앙 수비수에 기용하는 박지석의 전술 변화에 가람은 강승연 시절에 자신이 알고 있는 명장 박지석의 모습이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존까지 쓰던 전술을 상대 팀에 맞춰 적극적으로 변화시켰던 박지석의 모습을 김가람의 삶에서도 보게 되자 가람은 환영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할게요."

생각보다 빠르게 대답하는 가람을 보며 박지석은 살짝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고맙다. 사실 네가 반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반대할 이유가 있나요? 저도 팀원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역할을 바꿀 수 있어요."

"말은 그렇게 해도 쉬운 일은 아니지."

"그런데 저를 왼쪽 윙백에 두신다는 건 수비적인 능력 때문인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경기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잖아요. 제가 그 경기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면 하시나요?"

가람의 말에 박지석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 녀석! 급하구나. 아직 검토 중이야. 킬리안 음바페 선수의 패턴을 좀 더 분석해야 정확한 전략이 나올 거다."

"그래도 이렇게 이야기하셨다면 감독님이 어느 정도 구상한 게 있지 않나요?"

"알겠다. 그럼 이야기해주마. 제일 최우선은 음바페를 묶어두는 일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직접 골을 넣기보다는 단번에 길게 패스해 상대 배후 공간을 노렸으면 좋겠다."

"그 말씀은 PSG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은 요한 필립이군요."

자신의 패스를 빠른 발로 낚아챌 수 있는 스트라이커 자원은 현재 요한 필립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가람의 말에 박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 경기에 많은 찬스가 나오지는 않을 거야. PSG도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고 할 테니 말이야. 솔직히 말하면 우리 팀이 PSG를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야. 그래서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가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그래. 내가 시간을 많이 빼앗았구나. 남은 시간은 쉬도록 해라."

박지석은 나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전한 후 편한 마음으로 돌아갔고, 가람은 박지석이 돌아간 후 상태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원래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뾰족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개인기, 드리블, 위치 선정 같은 능력을 개선할 생각이었지만, 박지석의 말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라면 다른 능력을 올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킥 정확도 95 -> 99|, |몸싸움 95-> 99|

95에서 99까지 능력치를 1을 올리는 데 6포인트를 소모해야 하기 대문에 99까지 24포인트를 소모하게 되었고, 두 개의 능력을 99까지 올리자 48포인트를 사용하게 되었다.

'남은 게 52 포인트라..'

그때 도쿄 올림픽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헤딩 미스가 생각난 가람은 90에서 95까지 능력치 1을 올리는 데 4포인트가 필요해 20포인트를 사용해 헤딩 능력치를 95까지 찍었다가 잠시 고민한 후 다시 24포인트를 사용해서 헤딩 능력치 좀 더 올렸다.

|헤딩 90 -> 99|

그렇게 순식간에 44 포인트를 다 쓰고 8포인트만 남긴 가람은 괜히 포인트만 남기기보다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태클에 능력치를 투자했다.

|태클 90 -> 92|

"후우.. 이렇게 되는 건가?"

김가람 / 나이: 만 20세 / 키 : 185 / 몸무게 : 78 / 주발 : 양발

|개인기 95|, |슈팅 100|, |킥정확도 99|, |드리블 95|, |헤딩 99|, |패스 95|, |태클 92|, |민첩 100|, |체력 99| , |속도 100|, |몸싸움 99|, |위치선정 95|

미분배 포인트 : 0

상태창을 보면 정말 점점 만능형 캐릭터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포인트를 얻는 것도 이제 쉬운 일은 아니라 오랜만에 얻은 포인트를 원하는 곳에 분배하는 게 좋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나는 열정]

각성상태에 대한 고민 [완료]

패배로 인한 슬럼프 상태 돌입 [완료]

복수에 성공하기

연애의 시작 [완료]

[보상 : 각성상태 전환]

이번 유로파 결승에서 이기게 된다면 다시 각성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은 포인트보다 더 좋은 무기가 될 것이기에 이걸로 만족할 수 있었다.

'흐음.. 그런데 언제가는 여기 있는 포인트들을 다 찍게 될 텐데 그 후에는 어떻게 되는 거지?'

여태까지 경기를 통해 포인트를 얻고 포인트를 분배하면서 다른 이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고, 솔직히 강승연의 삶에서도 이 나이에 이 정도 실력을 갖지는 못 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포인트를 다 분배하고 난 후 성장이 멈추게 되면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성장이 멈춘 걸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삐리링

[벽을 넘어서라]

[능력치 100인 능력 5개 보유하기]

[보상 : 스킬 트리 오픈]

가람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생각지 않은 메세지에 가람은 화들짝 놀랐다.

이미 다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상태창의 메세지에 가람은 슬며시 웃으면서 생각했다.

'스킬이라. 설마 손에서 불이 나가고, 날아다니는 건 아니겠지?'

솔직히 지금 자신의 경험과 상태창의 능력으로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위 단계의 능력인 스킬 트리라는 것이 나타난다고 하니 기대되었다.

'어떤 스킬이려나?'

생각에 잠긴 가람은 침대에 자연스럽게 누웠다.

여태까지 상태창을 봤을 때 가끔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것 같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선더랜드를 유럽 최고 자리에 올리기 위해 도움을 주었다.

그렇다면 스킬이라는 것도 아마 자신을 도와줄 능력일 것이었다.

'아마도 내가 부족한 걸 채워줄 텐데..'

가람은 자신의 부족한 점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우선 신체적인 능력은 아닐 테고? 아니지. 어쩌면 신체적인 특별한 능력이 나올 수도 있지.'

꼭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는 아이처럼 스킬 트리라는 것이 어떤 건지 기대했다.

그때

[벽을 넘어서라]

[능력치 100인 능력 5개 보유하기]

[보상 : 스킬 트리 오픈]

[스킬 트리는 현재 부족한 능력을 보충]

꼭 가람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상태창이 갱신되었다.

'부족한 거라..'

가람은 지금과 강승연의 삶을 비교해봤을 때 지금 이 나이 때 이룬 것이 강승연의 삶에서도 이 정도로 성장해본 적이 없었기에 부족한 것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솔직히 감이 잡히지 않는 문제였다.

'힌트라도 안 주나?'

그렇게 한 번 더 말하면 상태창의 내용이 아까처럼 갱신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더이상 보채지 말라는 듯 상태창은 변화가 없었다.

'치잇!'

가람은 변화가 없는 상태창이 못내 아쉽기는 했지만, 어차피 졸라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우선 눈앞에 있는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서 우승해서 각성상태를 얻고, 그때 포인트도 얻어야 능력치를 100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었다.

결국에는 4일 뒤에 있을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 모든 게 달려 있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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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6일 그란스크 아레나

유로파 리그 결승전 PSG전

"안녕하십니까? 유로파 리그 결승전 PSG와 선더랜드! 선더랜드와 PSG와의 경기 저 배선재가 이곳 폴란드 그란스크 아레나에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도움 말씀에는 오랜만에 모셨습니다. 차범군 위원님이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차범군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차범군 위원님.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뭐..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한동안 중계일을 쉬면서 후학 양성도 하고 조언도 하고 그렇게 지냈죠."

"월드컵 이후에 오랜만에 저랑 중계하시게 되었는데요. 오늘 경기에 임하시는 소감은 어떠신가요?"

"하하하. 저의 소감이 중요한가요? 저보다는 지금 경기에 뛰는 선더랜드의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죠."

"차범군 위원님께서는 유로파 리그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유로파컵에서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 소속으로 우승하신 경험이 있으시죠."

"아마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는 79/80 시즌에 레버쿠젠에서는 87/88 시즌인가 우승했던 거 같네요."

"그때는 어떠셨나요?"

"사실 그때는 지금과 다르게 1차전 2차전을 치렀는데 솔직히 프랑크푸르트 때보다는 레버쿠젠에 있을 때 1차전에 3대 0으로 졌는데 2차전에서 제가 81분에 3번째 골을 넣고 승부차기로 가서 이겼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역시 살아있는 레전드 차범군 위원님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수많은 후배들이 나오고 있지만, 박지석 감독은 선수 시절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올랐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고, 손홍민 선수는 챔스에서 우승을 못했습니다. 물론 유로파와 챔스는 다르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유럽 정상을 다루는 자리거든요. 이 자리에 김가람 선수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뛴다고 하니깐 감격스럽습니다."

"그렇죠. 저는 후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선수로 가기도 힘들지만, 감독의 위치에서 여기까지 오는 건 더 힘든 일이거든요. 솔직히 오늘 경기는 선더랜드가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건 저희뿐만 아니라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모든 한국분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의 상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PSG 그것도 킬리안 음바페 선수와 네이마르 선수가 포진한 PSG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상대 팀이 말씀하신 킬리안 음바페 선수나 네이마르 선수뿐 아니라 앙헬 디마리아 선수나, 율리안 드락슬러, 마우로 이카르디 선수, 안데르 에레라 등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거든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선더랜드가 밀리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저희가 오늘 와서 박지석 감독과 선수들을 만나봤 을때는 상당히 분위기가 좋았는데요."

그 말과 함께 자료화면에 차범군과 배선재가 선더랜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박지석과 김가람 등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나왔다.

"그렇습니다. 박지석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긴장하기보다는 웃음이 많았거든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왔다고 하니 오늘 경기는 기대가 됩니다."

"저는 박지석 감독과 친분이 있어서 이야기를 좀 더 나눠봤는데요. 솔직히 오늘 경기는 이기고 싶지만, 상대가 강팀이라 약팀답게 전술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 경기 전이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재미 있는 전술을 사용할 거라고 했으니 저도 기대가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선더랜드의 선수단이 어리다는 게 이럴 때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강팀을 만나도 패기로운 자세를 취할 수 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오늘 경기에 선더랜드가 객관적으로 밀리지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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