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화 유로파 결승전 PSG전[4]
가람은 킬리안 음바페가 쓰러진 순간 바로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그 뒤로 쓰러졌던 킬리안 음바페가 재차 일어나서 가람을 뒤쫓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다시 쫓고자 하는 의지가 쉽게 들지는 않았다.
타타탓!
가람은 PSG의 오른쪽 수비를 허물어버리며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들어 슈팅 각도를 만들었고, 그 모습에 마르퀴뇨스는 가람이 중거리 슈팅을 차는 것을 경계하며 가람의 앞 공간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때 마르퀴뇨스가 가람을 막기 위해 나오자 요한 필립이 그 빈 공간을 파고들었고, 반대편에서는 하비 반츠가 뒤쪽에서 가람의 움직임에 호응해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선더랜드 기회입니다.”
“여기서는 김가람 선수가 직접 마무리하는 방법과 가운데서 요한 필립 선수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반대편에 있는 하비 반츠 선수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김가람 선수의 속도를 봤을 때는 앞선 두 방법이 더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계진은 선더랜드의 공격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궁금해하고 있었고, 가람은 그 궁금증을 해소해 주겠다는 듯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뻐엉!
가람은 마르퀴뇨스가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다가온 순간 공을 찼고, 공은 절묘하게 마르퀴뇨스의 옆을 스치듯 지나가며 마르퀴뇨스가 나온 공간을 향해 정확히 나아갔다.
그리고 그 공간을 이미 선점하고 있던 요한 필립이 받기 좋은 위치에 공이 떨어졌고, 요한 필립은 어렵지 않게 공을 잡을 수 있었다.
토옹!
요한 필립이 공을 잡는 순간 프레스넬 킴펨베는 속도를 최대한 올리며 요한 필립의 앞을 막아서려고 했지만, 요한 필립의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했고, 거의 닿을락 말락 하는 정도까지 따라잡는 게 최선이었다.
요한 필립은 공을 잡는 순간 패스의 결을 따라 드리블을 하다가 또다시 자신을 막기 위해 나온 케일러 나바스를 보며 아까보다는 좋은 1 대1 찬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금 슈팅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뒤에서 다가오는 프레스넬 킴펨베에게 잡힐 거라는 생각에 빠르게 오른쪽 골대를 보며 강하게 슈팅을 가지고 갔다.
뻐어엉!!
하지만 요한 필립이 찬 공은 케일러 나바스가 자리 잡고 있는 위치에서 정면으로 나아갔고, 케일러 나바스는 양손을 가슴 앞으로 뻗어 공을 잡아내려고 했다.
그때
퍼엉!
케일러 나바스의 의도와 다르게 공에 실린 강한 힘 때문에 쉽게 공을 잡아내지 못했고, 케일러 나바스의 손에 맞은 공은 다시금 요한 필립 쪽으로 떨어져 갔다.
그제야 케일러 나바스는 이 어린 선수가 실수로 자신의 정면에 공을 찬 게 아니라 튀어나오는 세컨볼을 노려 슈팅을 때린 것을 깨달으며 다급히 외쳤다.
“커버!”
케일러 나바스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프레스넬 킴펨베는 입에 피맛이 날 정도로 속도를 올려 요한 필립을 따라잡았고, 요한 필립은 다시금 재차 슈팅을 하려는 순간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프레스넬 킴펨베가 보였다.
순간 방향을 바꾸기에는 프레스넬 킴펨베의 수비가 적절했기에 요한 필립은 코너킥이라도 노리는 생각으로 다급하게 다시 슈팅을 가지고 갔다.
뻐어엉!
퍼엇!
요한 필립이 다시 찬 공은 프레스넬 킴펨베의 허벅지에 맞고 왼쪽 골대 쪽을 향해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나갔고, 뒤에 있는 케일러 나바스는 그 공을 향해 다시 움직이려고 동작을 가지고 갔다.
그때
타타타타탓!!!
그 공을 향해 마르퀴뇨스와 가람이 경합을 벌이며 달려갔다. 거친 몸싸움 속에서 오늘 경기를 두고 몸싸움 능력을 99로 올린 것이 호재로 작용하며 가람은 가까스로 마르퀴뇨스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을 머리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토오옹~
철썩!!
“고오오오오올!! 후반 15분에 전후반 0대0의 균형을 먼저 무너뜨리는 건 선더랜드의 용사 김가람입니다.”
“아주 좋습니다. 좋은 마무리예요. 요한 필립 선수가 재차 슈팅을 가지고 간 슈팅이 프레스넬 킴펨베 선수에게 맞으면서 당연히 나갈 거라고 생각했던 공이 왼쪽 골대 바깥으로 나가기 전에 김가람 선수가 놀라운 집중력으로 마무리를 짓는 데 성공합니다. 아주 좋습니다.”
가람은 골이 터지는 순간 바로 코너킥 에어리어로 뛰어가 점프를 하며 만세 세레머니를 보여주었고, 그 후 선더랜드 팬들은 가람의 모습에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김가람!! 나를 가져!!
-가람 오빠!! 최고야!!
-유로파 리그 우승은 바로 우리다!!!
그 후 가람을 향해 요한 필립을 비롯한 선더랜드 선수들이 달려들어 같이 골 세레머니를 즐기는 모습이 나왔다.
“후반 15분에 김가람 선수의 골로 선더랜드가 앞서나가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경기는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차범군 위원님.”
“오늘 경기 내용을 봤을 때는 많은 골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취점이 나오는 팀이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렇습니다. 아까 쉬는 시간에 위원님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결국 선취점을 넣은 게 선더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렇죠. 아마 이렇게 되면 선더랜드는 남은 시간에 더욱 수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 PSG는 공격적으로 나서겠지만, 이미 킬리안 음바페 선수는 전반전에 많은 활동으로 인해 지쳐 보이거든요.”
“그렇습니다. 이 골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가람 선수의 돌파가 있었을 때 킬리안 음바페 선수가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체력이 많이 떨어져 보입니다.”
“킬리안 음바페 선수가 지치고, 네이마르 선수도 선더랜드 수비에 갇혀버리게 되면 PSG에서는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게 차범군이 말을 마치는 순간 중계 스탭 중 한 명이 종이에 무언가 적어서 배선재에게 건넸고, 그걸 본 배선재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 지금 중계 스탭의 메시지가 왔는데요. 저희가 선더랜드를 편파적으로 중계하는 모습을 자중해달라는 메시지였습니다. 물론 중립 중계를 해야 하지만 마음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위원님. PSG에서는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해야 할까요?”
“글쎄요. 힘들겠지만, 지금 네이마르 선수는 선더랜드의 수비 노림수에 확실히 걸린 상황이고, 킬리안 음바페 선수는 지쳤기 때문에 두 선수 중 한 명을 교체하면서 전술적 변화를 가져가야 하지만,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봤을 때는 교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 그렇게 판단하시는 건가요?”
“제가 단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건 성급해 보이지만, 이번 골이 시작되기 전에 보였던 장면에서 유추했을 때 후반전에 들어서 네이마르 선수가 해리 네쳐 선수의 플레이에 신경질적이고 쓸데없는 파울을 범하고 있었거든요. 이건 단순히 파울 뿐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끊어내는 모습이라 교체를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거든요. 또 킬리안 음바페 선수는 전반전에 종종 김가람 선수에게 막히기는 했지만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감독의 입장에서는 후반 막판에 좀 더 기대를 걸어보려는 생각이 있겠죠. 이런 미련과 잘못된 판단에 교체를 안 하는 것 같아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차범군 위원님의 말씀은 팀의 에이스라고 해도 팀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면 교체를 통해 전술 변화를 보여야 하고, 미련을 버리고 과감한 결단을 해야 하지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후반전에 PSG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중계진의 다소 편파적인 해설이 한 번 더 이어지는 가운데 정말 중계진의 말대로 골을 먹은 PSG는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은 해리 네쳐의 적극적인 수비에 막히고, 네이마르는 그런 헤리 네쳐를 상대로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보이면서 시간만 흘러갔다. 킬리안 음바페는 가람이 본격적으로 수비에 나서기 시작하자, 번쩍이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삐이익!!
“아. 네이마르 선수. 저러면 안 되죠.”
배선재의 안타까운 말과 함께 다시 재생되는 화면에서 해리 네쳐가 몸싸움을 벌이다가 수비에 성공해 뒤돌아서게 되자, 네이마르가 그런 해리 네쳐의 발목을 밟은 장면이 나왔다.
그 후 해리 네쳐는 비명과 함께 쓰러졌고,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심판은 다가와 네이마르를 보며 단호하게 옐로우 카드를 꺼냈다.
“후반전은 점점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는데요. PSG에서 후반 내내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네이마르 선수가 결국 비신사적인 파울로 인해 심판에게 옐로우 카드를 받습니다.”
그렇게 배선자가 말을 마치려는 순간 대기심이 교체판을 들었고, 교체판에는 네이마르의 등번호가 찍혀 있었다.
“아. 결국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네이마르 선수를 교체하고 율리안 드락슬러 선수를 투입합니다.”
“아무래도 네이마르 선수가 카드를 받으면서 문제가 생길 거라는 판단 하에 교체하는 것 같은데요. 조금 아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결단을 빨리 내려서 일찍 교체를 해주었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
네이마르는 자신이 교체 사인이 나오자, 양손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이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는 필드에서 어영부영하며 벤치를 향해 크게 소리 치고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 네이마르 선수가 교체 지시를 무시하는 건가요?”
“음.. 저건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야죠. 이런 국제적인 컵 대회 그것도 결승전에 수많은 사람은 보는 가운데 감독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입니다.”
그 모습을 본 킬리안 음바페는 네이마르에게 다가가 밀치듯 네이마르를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자, 한차례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 모습에 주변에 있는 선수들이 둘을 말리기 시작했다.
“아. 이거 PSG. 내분이 일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감독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네이마르 선수가 자신을 내보내려고 한 킬리안 음바페 선수와 몸싸움인데요. 이건 좋지 않습니다.”
“지금 저 모습은 PSG의 약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말씀은 네이마르 선수와 킬리안 음바페 선수의 유명한 불화설을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팀워크보다는 선수 수집에 열을 내었던 PSG가 결국 이런 큰 무대의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삐이익!!
결국 둘의 다툼에 주심까지 나서서 중재하기 시작했고, 결국 네이마르는 흥분한 상태에서 선수들에게 거의 떠밀리듯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며 교체가 되었다.
“나를 교체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네이마르는 에르베 르나르 감독에게 들리라는 듯 크게 말했고,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그런 네이마르를 보며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네가 팀 그리고 구단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구단주에게 얼마나 신임을 많이 받는지도 잘 알고 있다. 어쩌면 내가 너를 교체한 것 때문에 감독직을 사퇴해야 할 수도 있지. 하지만 지금은 내가 감독이고, 지금 내 판단이 맞는지 틀린지는 네가 판단할 게 아니야! 아가리 닥치고 벤치에 앉아서 봐!”
평소에 거친 말을 하지 않는 아르베 르나르 감독의 말에 네이마르는 당황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말을 순순히 듣기에는 자존심이 상해 벤치가 아닌 라커룸으로 향했다.
“아. 네이마르 선수. 오늘 경기가 끝난 후에도 적지 않은 파동을 일으킬 만한 행동을 연이어 보여줍니다. 아쉽네요.”
“그렇습니다. 저런 모습은 선수 본인에게도 좋은 건 아니거든요. 아쉽다는 말을 계속하게 만드네요. 어찌 되었든 교체는 되었습니다. 남은 15분 동안 PSG가 어떤 장면을 만들지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