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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28화 (229/319)

228화 유로파 결승전 PSG전[7]

공이 날아오는 순간 가람은 마르퀴뇨스가 자신의 등 뒤에서 유니폼을 잡는 게 느껴졌다.

'그래. 차라리 꽉 잡아라.'

가람은 아까 PSG 선수들에게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파울을 지시하는 것을 보고,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에서 파울을 얻어낼 생각이었다.

그렇게 공은 점점 가람과 마르퀴뇨스, 프레스넬 킴펨베가 몸싸움을 하는 곳으로 날아왔고, 가람은 이제 점프를 하면서 마르퀴뇨스에게 유니폼을 잡혀 제대로 뛰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파울을 얻어내면 되는 것이었다.

그때

휘릭~

공이 인근까지 날아오자, 마르퀴뇨스는 잡고 있던 가람의 유니폼을 놓았고, 가람은 유니폼이 강한 힘에 잡혀다가 놓아지면서 순간 몸의 균형을 잃었다.

그리고 가람이 균형을 잃은 짧은 사이에 프레스넬 킴펨베가 먼저 점프를 뛰었고, 가람은 한 박자 늦게 점프를 뛰었다.

토옹!

"권윤성 선수의 롱패스. 프레스넬 킴펨베 선수에게 막힙니다."

"아. 아쉽네요. 그래도 지금처럼 시간이 많지 않은 때에는 이렇게 롱 패스를 통해서 가람 선수의 머리를 노리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가람은 착지한 후 마르퀴뇨스를 쳐다보자, 마르퀴뇨스는 웃으며 모르는 척했다.

"하아. 이렇게 나오시겠다."

마르퀴뇨스의 행동에 가람은 지금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어떤 전술을 펼치는지 단번에 간파했다.

하프 라인 근처에서는 일부러 파울을 걸어서 시간을 끌고,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는 파울성 플레이는 하지만 파울은 하지 않는 영리한 플레이로 시간을 끌겠다는 거였다.

심지어

뻐어엉!

"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프리스넬 킴펨베 선수의 헤딩 패스를 받은 마우로 이카르디 선수가 공을 멀리 차서 사이드 라인으로 보냈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 8분 남짓이거든요. 괜히 어설픈 공격을 하기보다는 수비에 집중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선더랜드는 남은 시간에 어떻게든 공격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아 보입니다."

"아까도 말씀하셨던 선수들의 실력 차이 때문에 그러신 건가요?"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만약 승부차기로 가면 케일러 나바스의 반사 신경과 판단력은 딘 핸더슨 골키퍼보다 뛰어나거든요. 특히 PK 선방 능력은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그를 비해 딘 핸더슨 골키퍼의 PK 선방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거든요. 제 생각에는 PSG가 보여주고 있는 수비적인 플레이는 연장전에 가서도 계속 보여줄 겁니다."

"그럼 연장전에 가서 골을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쉽게 보면 되겠지만,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임하는 마음 가짐과 자세는 다릅니다. 게다가 선더랜드는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골이 먹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수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조바심이 생길 겁니다. 지금 골을 넣지 못하다면 연장전에 골을 넣을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입니다."

차범군의 우려와 함께 선더랜드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박지석 감독도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노리는 것을 간파해 수비에 김만재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를 제외하고 닐 이안과 권윤성까지 공격적으로 올라가도록 지시했다.

삐익

"조지 허니먼 선수! 앙헬 디마리아 선수에게 걷어차였습니다."

그 말과 함께 리플레이 화면이 나왔고, 조지 허니먼이 공을 잡는 순간 뒤에서 다가온 앙헬 디마리아가 가까이 붙어서 뒤쪽에서 무릎으로 조지 허니먼의 허벅지 쪽을 타격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 비명과 함께 조지 허니먼은 필드에 주저앉았지만, 잠시 후 일어났다.

하지만

"아.. 파울을 한 앙헬 디마리아 선수가 쓰러져 있습니다. 이건 거의 고의적으로 시간 끄는 거거든요."

"PSG에게 당하는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겠지만, PSG 입장에서는 저런 경기 운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상당히 영리한 경기 운영을 합니다."

조지 허니먼은 앙헬 디마리아를 일으켜 세워주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앙헬 디마리아는 손을 뿌리치고 아픈 척 했다.

그때

후욱!

가람이 다가와 앙헬 디마리아를 뒤쪽에서 안아서 단번에 일으켜 세웠다. 성인인 자신을 단번에 일으켜 세우자, 당황한 앙헬 디마리아는 아픈 척을 하는 것도 까먹고 자신을 단번에 일으켜 세운 가람을 보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뒤늦게 다시 아픈 척을 하려다가 주심과 눈이 마주치자,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하하. 앙헬 디마리아 선수 괜찮아 보입니다."

"지금 남은 시간에 PSG는 계속 저런 플레이을 하게 될 겁니다. 선더랜드는 저런 플레이에 말려 들어가면 안 됩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중계진이 선더랜드가 앞으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 가람은 조지 허니먼과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옆에 있는 맥스 파워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 모습을 본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앙헬 디마리아를 보고 잘했다는 듯 박수를 치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 남은 시간은 우리 거다. 지금 이대로 시간을 끈다면 이길 가능성은 크다.'

가람이 방금 교체된 조지 허니먼과 맥스 파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이미 에르베 르나르는 선더랜드의 교체 선수들에 대해서도 분석했고 PSG 선수들에게 이미 주의사항과 대처방법을 전달했기에 걱정은 없었다.

확실히 승기를 잡은 상태이고, 이제 남은 5분 정도만 버티면 연장전에 들어갈 것이었다.

전광판에 남은 시간을 보며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프리킥은 권윤성이 준비하기 시작했고, 역시나 남은 시간이 부족해서 단번에 롱패스로 골을 노리려고 하는지 권윤성은 공을 길게 찼다.

뻐어엉!!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의기양양하게 쳐다보며 이번에도 자신의 수비 선수들이 가람을 막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패널티 에어리어 앞에 있는 김가람이 있는 쪽으로 정확히 떨어졌고, 역시나 가람을 마크하는 건 마르퀴뇨스와 프리스넬 킴펨베였다.

아까와 똑같은 방법으로 마르퀴뇨스는 가람을 괴롭혔지만 이미 한 번 당한 수법에 가람은 또다시 당하지 않으며 마르퀴뇨스가 유니폰에 손을 놓는 순간 점프를 뛰어서 공을 따냈다.

토오옹!

"김가람 선수 PSG의 중앙 수비수 듀오의 마크를 이겨내고 공중볼을 따냅니다."

"김가람 선수 몸싸움은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요. 오늘 경기에선 공중볼에서도 상당히 좋은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되면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스트라이커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가람의 머리에 맞은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뒤쪽으로 날아갔고, 그 공을 맥스 파워가 잡았다.

생각지 않은 가람의 헤딩 플레이와 맥스 파워가 공을 잡자,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맥스 파워가 공을 잡자 마르코 베라티가 그의 앞을 막아서며 수비에 나섰다.

'어차피 활동량만 많은 녀석이니. 패스를 하겠지.'

평소 수비 플레이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맥스 파워이기에 마르코 베라티는 당연히 맥스 파워가 다른 선수에게 패스할 거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붙지 않고 주변에 패스할 수 있는 경로를 막기 위한 수비를 펼쳤다.

그때

타타탓!!

맥스 파워는 마르코 베라티의 어설픈 수비를 보더니 바로 공격적으로 드리블을 하면서 돌파했다. 순간 마르코 베라티는 생각지 않은 맥스 파워의 행동에 공간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맥스 파워 선수의 돌파! 마르코 베라티 선수는 조금 허무할 정도로 쉽게 공간을 내어주었습니다."

"그렇죠. 교체로 들어온 선수라면 저렇게 체력적 우위를 앞세워서 저돌적으로 공격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맥스 파워의 생각지 않은 돌파에 순간 PSG의 수비는 허물어졌고, 가람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손을 들었다.

그 모습에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아까 느꼈던 불길한 느낌이 더 확실히 들며 테크니컬 에어리어 앞에서 크게 외쳤다.

"막아!! 파울을 해서라도 막아!!"

하지만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바람과 다르게 패스는 가람이 있는 곳의 근처로 나아갔다.

토오옹!!

맥스 파워의 패스는 해리 네쳐나 기성룡처럼 섬세한 패스는 아니었지만, 다행히 공은 가람의 앞 공간에 떨어졌고 가람은 능숙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잡아내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가람이 공을 잡는 순간 마르퀴뇨스와 프레스넬 킴펨베는 가람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고, 가람은 공을 지키며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그 순간 생각지도 않은 인물이 가람의 앞을 막아섰다.

"킬리안 음바페 선수의 수비 커버! 더이상 갈 수 없다는 듯 김가람 선수의 앞을 막아섭니다."

다행히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외침에 반응한 건 오늘 경기에 가람을 마크하라고 지시를 받은 킬리안 음바페였다.

킬리안 음바페는 자신의 수비 커버에 가람을 막았다고 확신했고, 이제 해야 할 일은 공을 걷어내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공의 행방을 찾는 킬리안 음바페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방금까지 공을 가지고 있던 가람의 발에 공이 없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라는 생각에 빠지려는 순간 다급한 프리스넬 킴펨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커버!!"

그 말에 킬리안 음바페는 뒤쪽으로 향해 시선을 돌렸고, 거기에 가람에게 있어야 하는 공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조지 허니먼이 슈팅을 가져가려고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왜 저기에? 저 선수가 있는 거지?"

아까 저돌적으로 돌진하던 맥스 파워도, 평소 미드필더로 나서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조지 허니먼도 왜 저기 있는지 이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말이 마치기도 전에 조지 허니먼은 슈팅을 때렸다.

뻐어엉!

조지 허니먼은 공을 차며 아까 가람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오늘 경기에 빡빡한 상대 팀 감독 때문에 좀 다르게 행동해야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 말 좀 들어주실래요?'

'네 말을? 그래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할게.'

'그럼 이번에 공격할 때 제 뒤에 있다가 찬스를 만들어 드릴 테니 골을 넣어주세요.'

'나한테 찬스를 만들어준다고? 요한 필립이 좋지 않을까?'

'에이~ 선더랜드의 미래라고 불리시던 분이 긴장하신 거예요?'

'그.. 그럴 리가. 그래도 나보다는 요한 필립이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해서..'

'아니요. 저 녀석 지쳤어요. 그리고 지금 믿을 수 있는 분은 조지 허니먼 씨밖에 없어요.'

'믿는다고?'

'그럼요. 매일 같이 아침에 훈련도 하고 따로 저녁에 프리킥 연습에 슛 연습을 하시잖아요. 그런 연습은 오늘 같은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했던 거 아니에요?'

연습.

연습이라면 누구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했었다.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된 뒤 박지석 감독은 많은 선수를 영입했고, 그 사이에서 주전 경쟁하기 위해 조지 허니먼은 불만을 터뜨리기보다는 꾸준한 연습과 성실한 모습으로 결과를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지금 그 연습의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였다.

휘리리릭~~

조지 허니먼이 찬 공은 가람이 주의를 끌며 모아둔 PSG의 선수들이 없는 빈 공간을 향해 정확히 날아갔고, 심지어 베테랑 골키퍼인 케일러 나바스도 가람에게 공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가람 쪽만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조지 허니먼의 슈팅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철썩!!

"고오오오오올!!! 조지 허니먼 선수!! 후반 41분에 역전 골을 뽑아냅니다."

"아. 이건 골을 만든 조지 허니먼 선수도 칭찬하는 게 마땅하지만, 지금은 김가람 선수가 PSG 선수들의 주의를 모두 끌어들이고 패스한 게 유효했습니다. 멋졌습니다."

골을 넣은 조지 허니먼은 바로 가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들었고, 가람은 그런 조지 허니먼을 번쩍 안아 들면서 역전 골의 주인공이 조지 허니먼이라는 걸 자랑하듯 높이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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