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38화 (239/319)

238화 영입의 시간[3]

손홍민은 자신의 방에 들어와 방에 마련되어 있는 쇼파에 앉아서 가람에게 반대편을 가리키며 앉으라고 했다. 이미 가람이 올 것을 생각했는지 가람이 앉을 자리에 스포츠 음료를 둔 상태였다.

“마테차 마신다고 하는데 보니깐 따로 물 끓일 곳도 없으니 그냥 스포츠 음료로 넘어가줘라.”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마테차만 마시는 건 아니에요. 좋아할 뿐이죠.”

“그러냐?”

손홍민은 맥주를 마시며 대답하자, 가람이 그걸 보며 입을 열었다.

“그거 맥주 아니에요?”

“으응. 맞아. 무슨 문제라도 있어?”

“제가 듣기로는 손홍민 선배는 자기 관리 때문에 비시즌에도 술을 안 마신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맥주 정도는 드시나봐요?”

“뭐. 레알 마드리드에서 벤치 생활하면서 마음에 안정을 주는 게 이 정도 녀석이지. 그렇다고 시즌 중에는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냥 기분 푼다고 생각해줘라.”

그런 손홍민이 변한 모습을 보며 가람은 살짝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잉글랜드에 계셨을 때랑은 좀 다르시네요.”

“아. 그런가? 이제는 좀 느슨해져도 되지 않을까?”

손홍민의 모습에 가람은 손홍민도 모든 스포츠 스타들이 한 번씩은 걸린다는 스타병 초기에 빠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군요. 하긴 모든 선수가 원하는 레알 마드리드에 가셨으니 축구 선수로 모든 걸 이룬 거나 마찬가지지 말이에요. 그래서 저랑 이야기하고 싶으시다는 게 뭐죠?”

“대충 눈치 채고 있겠지만, 선더랜드와 임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말이야. 선더랜드는 네가 주축이니 한번 네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이라.”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데요?”

“아니 뭐 나한테 해줄 충고 같은 거나, 좋은 점 같은 거, 해줄 거 없어?”

솔직히 손홍민은 자신이 선더랜드로 임대 간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가람이 상당히 좋아하며 반겨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람은 생각보다 딱딱한 모습으로 데면데면 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살짝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충고요? 제가 선배님께 충고할 게 뭐가 있겠어요?”

“하긴 그렇겠지.”

손홍민은 가람이 약간 데면데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 같은 말투에 손홍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남은 맥주를 마시려고 했다.

그때

“지금의 정신상태면 선더랜드에 오셔도 마찬가지로 벤치에 계실 텐데요. 저도 벤치에 있는 분까지 신경 쓸 수는 없거든요.”

푸우웃!!

생각지 않은 가람의 말에 손홍민은 마시던 맥주를 뿜었고, 가람은 생각지 않은 맥주를 몸에 맞아야 했다.

하지만 가람은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반면에 손홍민은 화가 나는 듯 가람을 분노에 찬 듯 쳐다보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라니요? 요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식었다고 해도 귀는 잘 들리실 텐데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차피 선더랜드로 오셔도 벤치에 있는 건 똑같을 겁니다. 오비 에자리아가 떠났다고 해도 저희 팀에 있는 윙어 자원들은 상당히 열정적이고 뛰어나거든요. 이미 열정을 잃어버리신 손홍민 선배님은 오셔도 벤치만 달구고, 괜히 박지석 감독님께 잔소리만..”

가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손홍민은 화가 났는지 가람의 멱살을 잡았고, 가람은 순수하게 그런 손홍민의 행동에 몸을 내어주었다.

“오늘 경기 후반 10분에 노망준이 헤딩으로 얻어낸 공은 손홍민 선배 앞으로 정확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공은 누가 잡았죠?”

그 말에 손홍민은 순간 얼음이 되었다. 그 모습에 가람은 말을 이어갔다.

“저는 수석코치 보좌라는 스탭의 자리에서 망준이를 가르치면서 망준이의 슈팅 능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걸 파악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손홍민 선배에게 주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살리셨나요?”

“그건 내가 아직 몸이 준비되지 않아서..”

“그런가요? 제가 알고 있던 토트넘의 손홍민 선배라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었을 겁니다.”

“그. 그건..”

“제가 말해볼까요? 그 상황에서 속도를 올렸다면 충분히 공을 잡아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몸싸움을 피할 수는 없었겠죠. 그리고 이미 경기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그런 위험에 몸을 넣을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뛰지 않으셨을 겁니다. 그나마 노망준의 슈팅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튕겨 나온 걸 골로 만든 건 마크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생각지 않은 가람의 팩트 폭행에 손홍민은 가람의 멱살을 놓았고, 가람은 몸에 묻은 맥주를 탁자에 있는 휴지로 가볍게 닦아내고는 말을 이어갔다.

“충고라면 그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손홍민 선배가 선더랜드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몸을 사리고 스타병에 빠진 것 같은 선수는 저희 팀에 득이 될 건 없거든요.”

“뭐야!”

손홍민이 다시 흥분하려고 하자, 가람은 손홍민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선배 대접은 한 번만 해드립니다. 만약 한 번 더 제 몸에 손을 대신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저도 모르겠네요. 그럼.”

그렇게 가람은 손홍민은 두고 방 밖으로 나갔다. 솔직히 가람도 이 정도까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손홍민의 변한 모습은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 경기 바깥에서 잘 파악하지 못하는 태업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선더랜드에 와서도 문제를 일으킬 것이었다.

게다가 한국 출신 선수들이 지금 자신을 중심으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데, 손홍민이 영입된다면 손홍민을 중심으로 모이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 영향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렇게 화끈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홍민을 임대 영입하기 위해 노력 중인 김하늘의 기대에는 배반하는 행동이라는 건 확실하기 때문에 가람은 김하늘에 언질이라도 하기 위해서 김하늘의 방으로 향했다.

그때

“그래. 그럼 다음 시즌은 잘 부탁하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밖으로 나오고 있는 김하늘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가람을 본 김하늘은 가람의 어깨를 잡더니 잠시 기다려달라는 제스쳐를 취하더니 통화를 종료했다.

“이야야야야!!! 대애애애박이다!! 가람아!!”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는 김하늘을 보며 가람은 당황하며 말했다.

“형. 여기 복도예요. 들어가서 이야기해요.”

“아니.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바로 감독님 방으로 가야 해. 너 나한테 말할 거 있는 거 아니었어?”

“아. 그렇기는 하지만.”

“그럼 따라와. 같이 이야기하자.”

생각지 않은 김하늘의 요구에 가람은 같이 따라갔고, 복도를 따라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도착한 박지석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거기에는 이미 박지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노망준 그리고 강이찬을 볼 수 있었고, 박지석은 김하늘의 등장에 살짝 당황한 모습이 보였다.

“구단주님. 무슨 일로 연락도 없이 오셨나요?”

“에이~ 감독님! 우리 사이에 무슨 연락까지.. 그것보다 대박! 결국 해냈어요. 조던 픽포드 선수 영입은 성공했어요.”

“네에? 정말이에요? 지난번에 오비 에자리아 선수 스왑딜에 추가 이적료까지 넣었는데 결국 무산되었잖아요.”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조던 픽포드 선수가 선더랜드 출신에다가, 조지 허니먼 선수와 어렸을 때부터 친구여서 다시 함께 뛰고 싶다고 말한 게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조던 픽포드 아내분이 선더랜드의 팬이라는 점을 공략했던 것도 상당히 영향이 있었고요.”

김하늘은 에버튼에게 오퍼를 넣고 실패했을 때 조던 픽포드에 대해 조사를 했었고, 조던 픽포드가 선더랜드 출신에 조지 허니먼 선수와 오랜 친구이고, 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와도 친하다는 점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오퍼를 진행했는데 결국 조던 픽포드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었다.

“다행이네요. 이제 제일 큰 산을 넘었네요. 이제 좀 걱정이 덜었습니다. 조던 픽포드 선수라면 딘 핸더슨 선수만큼이나 뛰어난 골키퍼니 말이죠.”

“그렇죠. 이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가람이는 무슨 일로..”

자연스럽게 가람에게 이야기가 넘어가자, 가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웃으며 말했다.

“사실 구단주님하고 이야기할 게 있었는데 구단주님이 갑자기 여기로 데리고 오셔서 하하하.”

“그렇군. 그런데 지금 표정으로 보니 여기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보이네.”

“맞습니다. 감독님하고 구단주님께만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 말에 강이찬은 노망준을 툭 쳤고, 노망준이 일어나자, 강이찬이 입을 열었다.

“그럼 감독님 아까 말한 대로 저는 이대로 나가서 제 휴가를 즐길 예정입니다. 이미 말씀하신 선수들의 건강체크는 메일로 보내드렸고요.”

“그래. 고생했고 미안했다.”

“그럼 감독님 저도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망준아. 한번 고민해보고 너한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렇게 둘이 나가자, 박지석은 가람과 김하늘은 아까 노망준과 강이찬이 앉았던 의자에 안내했고, 자리에 앉자마자 김하늘이 먼저 박지석을 보며 말을 꺼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나요?”

“네. 맞습니다.”

“어떻게 반응하던가요?”

“생각보다 수긍을 하더라고요.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뛴다고 해도 자신의 롤모델인 김가람 선수처럼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하면서요.”

무언가 둘만 알고 있는 이야기에 가람은 살짝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자, 박지석이 입을 열었다.

“노망준 선수에게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스트라이커보다는 중앙 수비수가 어울린다고 했지. 네 생각은 어떠니?”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솔직히 망준이의 피지컬 때문에 초반에 반짝 골을 넣을 수 있겠지만, 프리미어 리그가 쉬운 리그는 아니잖아요.”

“그래. 지도를 해봤다고 하더니 코치로도 능력이 있는 것 같네. 하하하.”

“그냥 흉내만 냈어요.”

그 말을 듣던 김하늘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문제가 해결되어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아직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빈자리를 영입으로 메운 건 아니니 감독님께서는 노망준 선수의 포지션에 대해서 너무 확정 지어서 생각하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까 가람이도 말했듯이 노망준 선수를 파악하지 못한 상대에게는 반짝 카드로 쓸 수 있으니 말이죠.”

“알겠습니다. 구단주님. 그래도 장기적으로 볼 때는 스트라이커 포지션으로 쓸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스트라이커 포지션의 선수들을 찾아보도록 할게요. 그럼 이제 사람들까지 물리치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가람이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그렇게 김하늘이 가람을 쳐다보자, 가람은 아까 손홍민과 있었던 일을 말했고,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도 차분히 설명했다.

그리고 그 설명을 다 들은 김하늘과 박지석은 순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