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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39화 (240/319)

239화 영입의 시간[4]

잠시 무거운 침묵이 이어진 후 김하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게 사실이면 솔직히 저는 손홍민 선수의 영입을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람이 우려했던 대로 손홍민 선수의 태업이 다른 선수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크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게다가 우리 가람이가 자신의 에이스 자리가 흔들린다고 거짓말할 친구는 아니니깐요.”

김하늘의 말에 박지석은 고개를 무겁게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가람이가 거짓을 꾸밀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오늘 경기에서 가람이가 말한 대로 많은 찬스 앞에서 몸을 사리던 모습은 볼 수 있었으니 말이죠. 그게 단지 몸이 올라오지 않아서 그런 거로 생각했는데 가람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군요. 하지만 그런 증상은 일시적인 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홍민이는 그렇게 쉽게 변할 선수는 아니거든요.”

박지석은 나름 어느 정도 손홍민을 영입한다고 생각을 굳히고 있는지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는 김하늘이 결정했다는 듯 말했다.

“팀을 이끄시는 건 감독님입니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영입을 진행하도록 하죠. 하지만 저희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다면 저는 언제든 손홍민 선수를 레알 마드리드로 돌려보낼 생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뜻을 이해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단속하겠습니다.”

“뭐 이렇게 결정된 거로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 가람아.”

“아니요. 형이 부탁해서 이야기를 나눠본 건데요.”

“그래. 그래서 고맙다는 거야. 아직 한 명 더 남았잖아.”

“설마 강운이요?”

“그래. 이강운 선수 이야기가 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어. 토트넘에서 폰세카 감독이 아니라 다른 감독을 물색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어서 말이야. 거기 구단주가 직접 이강운 선수를 잡으려고 하고 있어.”

“아~ 그렇군요. 그럼 저는 이강운 선수를 꼬셔야 하는 입장이군요.”

김하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건넸다.

“이건 뭐예요?”

“뭐기는. 작전에 자금이 필요할 거 아니야. 이강운 선수랑 나가서 뭐라도 먹으면서 이야기해라.”

“이미 저녁도 먹었는데 또 뭘 먹어요? 만약 먹겠다고 하면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건데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혹시 필요하면 룸서비스로 먹을게요.”

“아니.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라는 게 있으니 들고 가.”

“하아.. 알겠어요.”

그렇게 가람은 김하늘에게서 카드를 받아 방에서 나갔고 걸음을 옮겨 이강운의 방으로 향했다.

지이잉!

방문 벨을 울리자, 이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나야.”

“아이구. 동생이 형님 자기 전에 문안 인사하러 온 거냐?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그 말과 함께 이강운이 문을 열었고, 가람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왔다.

“뭐냐? TV 보고 있었냐?”

“뭐. 잠도 안 오고 해서 말이야.”

켜진 TV에 가람은 고개를 돌려서 봤고, 그 안에는 익숙한 인물에 거대한 화살 과녁에 공을 차는 모습이 나왔다.

“손홍민 선배네.”

“응. 맞아. 저 과녁 가운데 공을 차서 점수 내고, 끝나고 나면 다른 선수를 추천하는 프로그램이야. 그리고 그날 선수가 쌓은 점수만큼 후원사에서 기부하는 거고.”

“그래? 그런데 이걸 왜 보고 있어?”

“크크크 이 형님이 저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었거든. 저 프로그램이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나오는 곳인데 이제 이 형님도 나간다는 말이지.”

“흐음. 네가 나간다는 말에 이미 월드 클래스는 아닌 것 같다.”

“뭐야? 그건 그렇고 왜 왔어? 나 내일 저 프로그램 시뮬레이션 해야 해.”

1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정확하게 가운데 과녁을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고득점을 위해서는 멘탈 관리와 정확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람은 자신이 할 일도 아닌데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방에 있는 쇼파에 가서 앉아서 말했다.

“손님이 왔는데 최소한 물은 줘야 하는 거 아니야?”

“형이 동생 수발드는 거 봤냐? 먹고 싶으면 저기 있는 물 먹어.”

이강운이 가리킨 물병을 보자, 가람은 어딘가 익숙한 색의 물이라 되물었다.

“저거 마테차냐?”

“그래. 어디 사시는 누가 자기 관리에 좋다고 하도 입방정을 떨어서 먹어봤더니 상당히 좋더라구. 그래서 요즘 먹고 있다.”

“호오 그래?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구만.”

“그래. 내년에는 확실히 실력으로 보여줘야지. 그리고 월드컵도 잘해야 하고, 리그 우승도 해야지.”

“리그 우승이라 재미있네. 그럼 우리 팀 와라.”

“으응? 뭐냐 갑자기.”

“갑자기 아니고, 내가 바쁜 시간에 왜 왔겠냐?”

그 말에 이강운이 TV를 끄더니 가람의 반대편 쇼파에 앉아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뭐냐? 너 그럼 나 영입하려고 온 거냐?”

“그래. 맞다.”

“크하하하. 역시 선더랜드에 이 형님이 필요한 거군.”

“하아. 솔직히 김하늘 구단주님이 가보라고 해서 온 거야.”

“에이~ 그런 거냐?”

이강운이 살짝 김이 샜다는 듯 말하자, 가람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말하도록 하지. 너 요즘 잘하는 거 같다. 이런 말하는 거 낯간지러운데 이번 A매치에서 아니 그것만 아니라고 해도 연습경기에서 보여주는 패스나 탈압박 능력이 상당히 좋아졌어.”

“크윽. 내 가치를 알아주는군. 네가 그런 말을 해주니 기분 좋은데.”

“물론 지금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관리하는 네 마음가짐이 더 마음에 드는 거고, 아까도 네가 말했듯이 월드컵을 생각한다면 우리 팀에 와서 같이 호흡 맞추는 게 더 좋지 않겠어?”

가람의 말에 순간 이강운은 평소 가벼운 표정과 다르게 잠시 침묵하며 무거운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 무리뉴 감독님이 경질되면서 내 위치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 에이전트에서는 토트넘 구단주가 잉글랜드로 돌아오면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는데 아마도 나를 잡으려고 하는 거겠지.”

“근데 이야기 들어보니 해리 케인도 떠난다고 하던데 확실한 골게터가 없으면 너 같은 플레이메이킹 선수가 활약하는 건 힘들잖아.”

“뭐. 그것도 그렇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그래서 구단주는 홍민이형을 임대로 토트넘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하는 것 같아.”

그 말에 가람은 살짝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손홍민 선배라.. 너는 손홍민 선배가 오면 이전처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아니 솔직히 물어보자. 네 앞에 지금 손홍민 선배와 내가 뛰고 있다면 누구한테 패스를 줄래?”

생각지 않은 가람의 말에 이강운도 순간 당황했지만, 입을 열었다.

“그건 당연히 너지.”

“그럼 결정되었네.”

“아. 그건 좀 그렇지만..”

“그래. 방금 질문에서는 내가 너무 뛰어나니깐 그렇다고 하고, 다시 물어볼게. 오늘 경기에서 왜 손홍민 선배보다 망준이한테 찬스를 더 많이 만들어준 거지?”

“그.. 그거야..”

가람이 쳐다보자, 이강운은 알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래. 솔직히 손홍민 선배 이전 같지 않아. 공을 받으려고 움직임이 그리 좋지 않았어. 괜히 주었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민망하잖아. 망준이가 몇 번 패스를 주었는데 실제로 뛰지도 않으셨고..”

“맞아. 지금 손홍민 선배는 예전 같지 않아. 손홍민 선배는 네가 토트넘에 남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지. 그럼 토트넘에 해리 케인이 나가고 새로운 공격수가 와서 잘 할 수 있을까? 새로 온 공격수가 바로 리그에 적응하고 골을 넣는 건 힘들어. 하지만 이미 지난 시즌에 내가 얼마나 많은 골을 넣었는지 알고 있지 않아?”

“알지. 알고 있지. 그런데.. 그게..”

이강운이 무언가 머뭇거리는 듯 말을 하려고 하지 않자, 가람이 물었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임대로 우리 팀에 오는 게 좋은 걸 알 텐데 왜 머뭇거리는 거야?”

“에이~ 솔직히 말하면 너희 팀에는 해리 네쳐가 있잖아. 내가 가지 않아도 너한테 확실한 도우미가 있는걸. 그 괴물은 몸싸움도 좋은데 패스도 쩔잖아.”

생각지 않은 해리 네쳐의 등장에 가람은 순간 당황했다.

생각해보니 해리 네쳐의 역할과 이강운의 역할을 겹쳤다. 그리고 해리 네쳐는 이미 리그에서도 도움왕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패스 능력과 더불어 수비 능력도 갖췄고, 가람에게 가려졌지만 프리킥 능력도 뛰어났다.

솔직히 둘을 비교한다면 해리 네쳐가 더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흐음.. 그래. 해리 네쳐와 경쟁한다면 네가 불리한 건 맞아.”

“으윽. 너무 솔직해서 가슴 아픈데.”

“그렇지만 너는 해리 네쳐보다 좋은 장점이 있어. 그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해리 네쳐와 경쟁이 가능할 거야.”

“장점? 뭐냐? 그게? 네가 축구에 대해서 헛소리는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 뜸 들이지 말고 말해봐.”

그 말에 가람은 말을 꺼내려다가, 좋은 생각이 들었다.

“대신 내가 말해주면 우리 팀에서 뛰는 거야.”

“에이~ 그건 너무 억지다.”

“억지는 아니지. 내 이야기 듣고 만약에 그 능력을 발전시켜서 다른 팀에서 뛴다면 안 될 정도로 치명적이거든.”

“뭐냐? 그럼 내가 이적한다고 해도 임대 이적일 텐데 임대가 끝난 후에는 어떻게 대응할 건데?”

“그건 그때 가서 알아보지 뭐.”

“치이~ 재미 없네.”

그때

지이잉~ 지이잉~

이강운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고, 그 문자를 본 이강운은 갑자기 어떤 링크를 켜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걸 보더니 이강운이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까 보던 프로그램 기억하지?”

“응. 근데 왜?”

“너 그거 나랑 같이 나가자. 거기서 네가 이기면 선더랜드 임대 이적에 대해서 좋게 생각해볼게.”

“좋게 생각한다고? 그게 뭐야! 그냥 임대 이적해야지!”

“내가 한다고 해도 구단에서 거절할 수도 있으니 그런 말을 하는 거지. 그런데 거기서 내가 이기면 아까 말한 내 장점에 대해서 알려주는 거고.”

“아. 귀찮은데.. 굳이 내가 그걸 할 필요는 없는데..”

“야. 이거 기부 프로그램이라 이미지에도 좋아.”

“이미지는 별로 상관이..”

라고 말하려는 순간

띠리링!

[기부 프로그램에서 도전에 성공해 이강운을 꺾어라]

[보상 : 스킬 트리 선행의 아이콘 오픈]

생각지 않은 상태창의 등장에 가람은 말을 바꾸며 답했다.

“있을 것 같네. 나중에 나한테 져서 전국적으로 아니 세계적으로 창피당했다고 울상짓지나 말아라.”

“그건 내가 할 말이다.”

그렇게 이강운과 이야기를 마친 가람은 대화 내용을 김하늘에게 전했고, 김하늘은 에이전트로서 발 빠르게 해당 프로그램에 가람의 출연을 알렸다.

프로그램 제작자는 이강운을 섭외하며 이강운을 발판으로 김가람도 섭외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동시에 둘 다 나온다는 말에 놀라며 기쁘게 출연을 승낙했다.

다음날 아침 이강운과 가람은 어제 경기가 열린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프로그램에서 준비한 유니폼을 입고 준비를 마쳤다.

그때 프로그램 스탭이 검은 천으로 골대를 가리기 시작했고, 검은 천은 모든 곳을 가렸지만, 골대 왼쪽 상단에 딱 공 하나 들어갈 수 있는 구멍 하나만 뚫어둔 상태였다.

‘설마.. 저기에 공을 넣으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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