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화 자선 경기[3]
경기가 시작되기 전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을 보며 베켄바우어가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해봤는데 결국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스쿼드를 짤 수 없었다는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네."
베켄바우어의 말에 선수들은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를 보며 아쉬워했다.
베켄바우어의 방법은 게르트 뮐러가 제시했던 가위, 바위, 보가 아니라 결국 제비뽑기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수석 코치가 뽑기를 통해 정해진 선수로 스쿼드를 짠 게르트 뮐러가 전반전 스쿼드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럼 중복된 포지션에서 제비뽑기를 통해 나온 스쿼드는 이거라네."
잔루이지 돈나룸마
라파엘 게헤이루 - 후벵 디아스 - 마츠 훔멜스 - 앤드류 로버트슨
해리 네쳐 - 은골로 캉테
요한 필립 - 김가람 -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드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신의 장난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전반전 스쿼드에는 선더랜드 선수 3명이 모두 포함된 스쿼드였고, 가람은 이에 만족했다.
그리고 자신이 자선 경기에 나온 목적을 잊지 않고, 주변 선수들과 세레머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경기 시작하는 시간이 가까워졌다.
"안녕하세요. 오늘 바이에른 뮌헨 대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자선 경기 중계를 맡은 배선재!"
"해설에 장재현입니다."
"오늘 경기 원래는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는 레전즈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었지만, 김가람 선수가 참가하게 되면서 레전즈 선수들이 스스로 출전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인맥을 이용해서 초대한 선수들이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대 거의 세계 올스타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비시즌 기간에 재미있는 경기가 열렸는데요. 지금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 초대된 선수들이 자신의 휴가를 반납하고 이런 자선 경기 나선다는 것 자체가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현재 지금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이적설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겁니다. 덕분에 경기장에는 축구팬 뿐만 아니라 유럽 강호 팀들의 스카우트와 스탭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메라는 VIP 관중석에 자료와 함께 망원경까지 동원하며 경기를 지켜보는 무리를 찍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로 부임한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화면에 나왔다. 그리고 뒤이어 화면에서 선더랜드의 감독인 박지석, PSG 감독 에르베 르나르 감독 등을 비춰주었다.
"아. 말씀드리기 무섭게 이번 시즌에 새롭게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시작으로 박지석 감독, 에르베 르나르 감독까지 카메라를 통해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자신들이 노리고 있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해보려고 하는 것 같네요. 오늘 경기가 끝나고 이적 기사가 나오는 건 아닐지 기대가 됩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이 등장합니다. 오늘 경기 전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 스쿼드는 제비뽑기를 통해서 정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스쿼드로 나오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먼저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입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라파엘 게헤이루 - 후벵 디아스 - 마츠 훔멜스 - 앤드류 로버트슨
해리 네쳐 - 은골로 캉테
요한 필립 - 김가람 -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드
"이어서 바이에른 뮌헨입니다."
마누엘 노이어
요주아 키미히 - 니클라스 쥘레 -루카스 에르난데스 -알폰소 데이비드
레온 고레츠카 - 마르크 로카
리로이 자네 - 토마스 뮐러 - 야마구치 츠바사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
"김가람 선수를 비롯한 선더랜드 선수들은 제비뽑기 운이 좋았는지 전반전에 투입되었습니다. 이번 경기는 자선 경기로 교체 투입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은 더블 스쿼드가 가능한 팀이기 때문에 후반전에는 모든 선수가 교체될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이 경기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자선 경기인 만큼 많은 골이 터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특히 저는 바이에른 뮌헨 레전트 팀에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김가람 선수가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이에른 뮌헨인데요. 쉽게 골을 먹힐까요?"
"이런 경기는 팬 서비스의 차원에서 하는 경기라 골은 많이 터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삐이익!!
"말씀드리는 순간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는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의 공으로 시작됩니다."
킬리안 음바페는 공을 잡는 순간 가람에게 공을 건네고 앞으로 전진했다. 가람은 공을 앞으로 툭툭 치고 나가면서 주변 동료들에게 앞으로 나가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때
타타탓!!
로베르트 레반드로프스키가 가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 몸싸움을 걸었다.
친선경기라고 하기에 적극적인 로베르트 레반도로프스키의 몸싸움에 가람은 순간 당황했지만, 양발을 이용한 개인기를 통해 가볍게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의 몸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잠시 숨을 돌리려는 순간
촤르르르~~
가람의 앞 공간을 향해 토마스 뮐러가 태클을 걸어왔고, 가람은 생각지 않은 타이밍에 너무나 빠르고 정확한 토마스 뮐러의 태클에 대응하지 못했다.
토오옹!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 선수 뒤를 백업하고 있는 토마스 뮐러 선수의 태클에 김가람 선수 공이 빼앗깁니다."
"지금 이 수비를 봤을 때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이 경기를 자선 경기가 아니라 토너먼트 경기를 하는 것처럼 생각하며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는데요. 아까 이야기했던 많은 골이 터진다는 건 어쩌면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마스 뮐러의 수비가 성공할 거라고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 뒤쪽에서 가람을 쫓고 있던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가 공을 잡았고, 그대로 바로 역습에 나섰다.
가람의 신호에 공격적으로 나서던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의 선수들은 생각지 않은 가람의 실책에 수비에 가담하기 위해 다시 내려갔고, 로베르트 레반드로프스키는 속도를 올려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의 진영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
타타타탓!
쿠웅!!
"김가람 선수의 빠른 백업과 강한 몸싸움!!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 선수는 더이상 전진하지 못합니다."
가람이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해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를 단번에 따라잡았고,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려고 했다.
순간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는 가람의 빠른 백업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공을 소유하며 가람의 몸싸움에 밀리지 않으려고 같이 경합하면서 주변의 동료를 둘러봤다.
그때
"패스!"
뒤에서 다가오는 토마스 뮐러가 외쳤고, 토마스 뮐러의 외침에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는 공을 뒤로 보냈다.
토옹!
그렇게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의 패스가 당연히 토마스 뮐러에게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 순간
터억!
"요한 필립 선수! 여기서 공을 가로챕니다. 순식간에 이어지고 있는 공방전! 자선 경기답지 않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공방전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한 필립은 공을 가로챈 후 바로 반대편에서 손을 들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에게 단번에 연결했고, 공을 받은 킬리안 음바페는 단번에 속도를 살려서 바이에른 뮌헨의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발빠른 킬리안 음바페의 스피드와 돌파에 순간 공격적으로 나서려던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역동작에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이에른 뮌헨의 왼쪽 진영을 붕괴시켰다.
"킬리안 음바페 선수의 놀라운 속도! 바이에른 뮌헨 왼쪽 공간을 시원하게 뚫어버립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바이에른 뮌헨 왼쪽을 뚫어버린 킬리안 음바페는 패닐터 에어리어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돌파해서 골을 넣을 것인지 아니면 좋은 위치를 찾아 들어가려는 엘링 홀란드에게 크로스를 올릴 것인지 결정을 해야 했다.
그렇게 고민도 잠시 킬리안 음바페는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는 게 좋은 방법이기는 했지만, 엘링 홀란드와 합을 맞춰본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건 변수이기에 스스로 만든 기회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서 직접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든다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킬리안 음바페가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드는 순간
타타타탓!!
어느새 야마구치 츠바사가 나타나 킬리안 음바페와 나란히 섰고, 양몰이를 하는 개처럼 킬리안 음바페의 방향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킬리안 음바페는 야마구치 츠바사의 의도를 알아채고 야마구치 츠바사를 떨쳐내기 위해서 순간 속도를 멈췄다. 그리고 속도를 멈춤과 동시에 다시 가속하여 야마구치 츠바사를 떨궈내려고 했다.
휘리릭!
하지만 야마구치 츠바사는 킬리안 음바페의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잡으며 수비에 성공했고, 생각지 않은 야마구치 츠바사의 움직임에 킬리안 음바페는 당황했다.
그리고 그때를 노려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바이에른 뮌헨의 왼쪽 수비인 알폰소 데이비드가 다가와 협력 수비를 시작했다.
"치잇!"
순간 수비에게 둘러싸인 킬리안 음바페는 고립되었고, 조금만 더 있다면 공을 다시 빼앗길 것 같았다.
"아! 킬리안 음바페 선수는 야마구치 츠바사 선수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고, 결국 둘러싸이게 됩니다."
그렇게 킬리안 음바페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어느새 다가온 가람이 크게 외쳤다.
"패스!"
킬리안 음바페는 가람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일부러 앞으로 나가는 척 페이크를 걸다가 뒤꿈치로 공을 차서 가람에게 연결했다.
킬리안 음바페의 센스있는 패스에 야마구치 츠바사와 알폰소 데이비드는 순간 속아서 반응하지 못했고, 그 사이 가람은 공을 편하게 연결받았다.
그리고 가람이 공을 받는 순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가람을 막기 위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패널티 에어리어 뒤쪽에서 공을 받았지만, 이미 킬리안 음바페가 수비의 이목을 끌고 있었기에 가람은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슈팅.. 아니면..'
가람은 바로 슈팅을 때리려고 할 때 자신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손을 흔들고 있는 엘링 홀란드가 눈에 들어왔고, 엘링 홀란드는 가람이 자신을 보는 걸 느꼈다.
그래서 좋은 위치를 찾아 들어가는 엘링 홀란드를 보며 가람은 엘링 홀란드의 앞에 패스를 주기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대로 준다면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패스를 읽고 방해할 가능성이 커서 반대편에서 뛰어오고 있는 요한 필립을 보며 엘링 홀란드의 앞 공간을 향해 패스를 뿌렸다.
"받아!"
가람의 행동에 요한 필립도 자신에게 공을 주는 줄 알고 뛰었지만, 공은 가람의 고개와 말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고, 그 행동에 요한 필립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도 모두 속아버렸다.
토오옹!
그리고 가람의 패스는 엘링 홀란드의 앞에 정확히 배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