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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45화 (246/319)

245화 자선 경기[5]

'난감하군.'

가람은 수비적으로 나오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을 보며 씁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늘 경기를 꼭 이기겠다는 듯 천천히 공격을 펼치다가 기회가 있을 때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공격을 나섰고, 그나마 그걸 가람이 막기 시작하자, 이제는 라인을 뒤로 내리며 수비를 굳히기 시작했다.

심지어 후반전도 아닌데 전반전에 이렇게 나온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을 상대로 치루는 통상 경기라면 전반전에 좌우로 패스를 돌려서 수비하는 선수들을 크게 움직이게 해 체력을 떨어지게 한 후 후반전에 골을 노려 보겠지만, 지금은 전반전만 출전이 가능한 상태였다.

자신이 자선 경기에 나와 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해서 미션을 완료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막힌다면 출전이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기에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가람이 골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하는 순간 가람의 마음을 읽었다는 듯이 은골로 캉테가 가람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토오옹!

은골로 캉테가 가람의 옆 공간으로 전진 패스를 했다.

가람의 앞이 아닌 옆 공간으로 준 패스는 등 뒤에 가람을 마크하고 있는 로베르트 로반도르프스키를 속이고 공을 따내라는 의도가 담겨 있는 패스였다.

그리고 가람도 그런 은골로 캉테의 의도를 파악해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를 등 뒤에 둔 채로 좌우로 가볍게 페이크 스탭과 잔스탭으로 순식간에 공의 진행 방향으로 몸을 돌려 로베르트 레반도르프스키의 수비를 돌파했다.

"김가람 선수! 특유의 빠른 방향전환으로 은골로 캉테 선수의 패스를 이어받습니다."

"방금 김가람 선수의 움직임은 상당히 좋습니다. 김가람 선수에 대해서 슈팅 정확도나 속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사실 공을 받기 전 준비 자세나 퍼스트 터치도 상당히 훌륭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김가람 선수에게 믿고 패스를 줄 수 있는 겁니다. 지금도 다른 선수라면 받기 힘든 곳의 패스였지만, 김가람 선수는 그 공을 잡아내면서 찬스를 만들어냅니다."

"공을 받아내는 김가람 선수의 움직임도 놀랍지만, 가람 선수의 움직임을 유도해서 패스를 뿌린 은골로 캉테 선수의 센스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에는 김가람 선수가 공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한데요. 사실 이제는 전반전 25분이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골이 터지지 않아서 많은 골이 터질 줄 알았던 관중들도 조금은 시들해졌습니다. 이쯤에서는 골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이런 말을 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김가람 선수는 선더랜드에서와 다르게 자신의 주 포지션 역할이 아닌 플레잉 메이킹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물론 덕분에 바에이른 뮌헨 레전드 팀 공격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이미 몇 차례 장면에서 봤듯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골대에 맞는 등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유추해보면, 이제는 김가람 선수가 조금 욕심을 내봐도 된다는 이야기로 해석되는데요."

"맞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욕심을 내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과연 김가람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의 공격을 지켜보도록 하시죠."

가람은 속도를 살려 그대로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토마스 뮐러와 레온 고레츠카가 가람의 앞 공간을 자르고 들어가며 협력 수비에 들어갔다.

"김가람 선수의 돌파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뒤쪽에서 토마스 뮐러 선수와 레온 고레츠카가 막아섭니다. 바이에른 뮌헨! 튼튼한 수비를 보여줍니다."

이 순간에 가람의 선택은 두 가지였다.

개인기를 통한 강행 돌파와 오른쪽에서 뛰고 있는 요한 필립과 2 대 1 패스를 이용한 돌파가 있었다.

지금까지의 플레이로 봤을 때는 후자를 선택하는 게 맞았고, 그렇게 하는 게 더 안정적인 선택이었다.

그때 가람의 눈에 야마구치 츠바사가 레온 고레츠카 뒤에 있으면서 방향을 약간 요한 필립 쪽으로 틀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고,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등 쪽에 살짝 소름이 돋았다.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이미 파악하고 수비 위치를 조정한 건가?'

야마구치 켄 감독이 강승연 시절에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박지석 감독과 마찬가지로 상대 팀의 전술에 맞춰 자신이 준비한 전술도 필드에서 수시로 수정하는 유연한 전술 운영과 변경된 전술을 자신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필드의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려 바로 실행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분명 지금 야마구치 켄은 가람이 플레이 메이킹 능력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거라고 생각해 수비를 배치한 것이었다.

만약 가람이 강승연 시절에 마구치 켄 감독과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거나 수많은 축구 경험을 쌓아보지 못했다면 가람은 방금 요한 필립에게 패스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공격은 막힐 가능성도 컸다.

요한 필립이 실력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 야마구치 츠바사의 속도와 몸싸움에 경쟁할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각을 마친 가람은 속도를 더 올려 자신에게 다가오는 토마스 뮐러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순간 토마스 뮐러는 패스할 거라고 생각했던 가람이 너무나 빠르게 자신에게 다가오자 당황했다.

그래도 자신과 레온 고레츠카가 둘이서 협력 수비를 펼친다면 가람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레온! 오른쪽!"

토마스 뮐러의 말에 레온 고레츠카는 오른쪽으로, 토마스 뮐러는 왼쪽에 서며 가람의 전방 방향을 완벽히 막고 가람이 자신에게 파고든다면 감싸려고 했다.

하지만 둘이 그렇게 합을 맞추는 찰나의 순간

토오옹!!

가람은 토마스 뮐러와 레온 고레츠카가 수비 간격을 넓히는 그 순간 둘 사이로 공을 밀어 넣었다.

생각지 않은 타이밍에 공이 자신들 사이로 빠져나가자, 토마스 뮐러와 레온 고레츠카는 반사적으로 공에 시선이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가람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고, 자신들 사이로 가람이 빠져나가자, 그제야 화들짝 놀라며 가람의 유니폼이라도 잡아서 가람을 저지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가람의 속도는 둘의 반응 속도보다 빨랐고 말 그대로 눈 깜짝하는 사이에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김가람 선수!!! 스스로 찬스를 만듭니다!"

"제가 한 말이라도 들은 걸까요? 이번에는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지 않고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냅니다."

가람은 돌파로 순식간에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을 뚫려버리자, 원래 요한 필립을 마크하려던 야마구치 츠바사가 빠르게 반응하며 가람의 속도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야마구치 켄도 평소 벤치에서 앉아서 경기를 즐겨보던 것과 다르게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와서 크게 소리쳤다.

"막아!!"

야마구치 켄의 외침이 야마구치 츠바사에게 닿았는지 야마구치 츠바사는 빠른 속도로 가람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가람과 나란히 달리는 것에 성공한 야마구치 츠바사는 어떻게든 가람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속도를 살려서 거칠게 몸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쿠우웅!!

하지만 야마구치 츠바사는 수많은 수비수가 가람과 몸싸움을 할 때 보여주었던 장면처럼 자신이 몸싸움을 걸었지만 오히려 충격을 받으며 튕겨 나오게 되는 장면을 연출할 뿐이었다.

그렇게 가람이 야마구츠 츠바사의 백업 수비까지 몸싸움으로 우위로 눌러버리자, 가람을 막을 선수는 이제 바이에른 뮌헨의 최종 수비 라인밖에 없고, 어느새 가람은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도달했다.

이렇게 가람이 좋은 움직임을 보인다면 선더랜드에서는 그런 가람의 움직임에 맞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겠지만, 엘링 홀란드는 생각보다 빠른 가람의 속도에 라인 브레이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흥분했는지 바이에른 뮌헨 수비 안쪽 오프사이드 트랩 위치 안으로 들어갔고, 킬리안 음바페는 뒤쪽에서 가람을 뒤쫓고 있었다.

이렇게 패스를 할 대상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가람이 슈팅을 때린다고 해도 패널티 에어리어 라인을 지키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 라인이 있어 슈팅은 수비수의 몸에 맞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가람은 한 가지 꾀를 내게 되었다.

"홀란드 뛰어!!"

가람은 일부러 큰 소리로 그것도 독일어로 홀란드에게 뛰라는 말을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엘링 홀란드는 간단한 독일어를 이해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미 오프 사이드 트랩에 있는 상황에서도 공을 받기 위해서 움직였다. 그리고 가람의 말에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 수비수인 니클라스 쥘레도 순간 반응하며 엘링 홀란드를 쫓기 시작했다.

그렇게 니클라스 쥘레가 방향을 틀고 나가는 순간 나오는 공간을 향해 가람은 지체 없이 슈팅을 때렸다.

뻐어엉!

가람의 슈팅을 니콜라스 쥘레가 있던 공간으로 그대로 뻗어 나갔지만, 어느새 니클라스 쥘레의 빈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들어온 요주아 키미히가 슈팅의 앞길을 가로막으려고 했다.

티이익!

하지만 가람이 찬 공이 한 박자 빠르게 공간을 비집고 들어갔고, 요주하 키미히의 몸에 살짝 스치는 수준에 불가했다.

그리고 심지어 요주하 키미히의 몸에 살짝 스치는 것이 호재로 작용해서 공의 방향이 바뀌게 되었고,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리게 되었다.

터어엉~

촤르르르~~

가람이 찬 공은 오른쪽 골대 안쪽을 맞았지만, 공의 회전으로 인해 골문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전반 28분에 선취점을 가지고 가는 건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 선더랜드의 용사 김가람 선수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욕심을 부린 것이 오히려 좋은 플레이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마지막에는 엘링 홀란드 선수에게 패스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슈팅으로 골까지 만든 건 잘한 겁니다. 만약 패스했다면 오프 사이드에 걸렸을 겁니다."

가람은 골이 터지는 순간 평소처럼 바로 세레머니를 하지 않고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아. 지금 자선 경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합의된 세레머니가 나올 것 같은데요. 자선 경기를 보는 묘미 중에 저런 장면도 있는 거죠."

그렇게 배선재가 기대하는 순간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의 선수들이 손을 잡고 위로 올리며 단체 만세 세레머니를 3번 정도 하더니 자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본 배선재가 살짝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만세 삼창 세레머니인가요? 아~ 세레머니에 대한 창의력이 좀 부족해 보입니다."

"뭐. 그래도 게르트 뮐러 선수의 제자인 김가람 선수에게 세레머니의 정체성이라고 하면 저 만세 세레머니라고 할 수 있으니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 다소 썰렁한 세레머니가 끝났지만, 가람의 귀에서는 기분 좋은 알림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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