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화 여름 이적 시장[1]
삐익 삑!
“주심은 경기를 종료시킵니다. 바이에른 뮌헨 대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경기 3 대 1로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하면서 자선 경기가 종료됩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보셨나요?”
“오늘 경기는 자선 경기이기보다는 솔직히 토너먼트 경기처럼 팽팽한 경기로 보였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지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보이는 경기였죠. 야마구치 켄 감독이 언제나 진지하다고 하더니 이렇게 자선 경기에서도 승리를 추구하며 빡빡한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몰랐습니다.”
“그래도 김가람 선수가 전반전에 뛰었던 시간에는 1 대 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요. 그대로 선수들을 후반전에도 기용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늘 경기가 자선 경기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죠. 후반전에는 새로운 스쿼드로 나왔으니 말이죠.”
“그렇습니다. 한 팀은 자선 경기 같지 않은 빡빡한 플레이로 다른 한 팀은 자선 경기에 임하며 끝나버린 경기였습니다. 이제 김가람 선수를 볼 수 있는 건 8월 6일 맨시티와 채리티 실드 경기에서 보실 수 있겠습니다.”
“그렇죠. 원래 채리티 실드는 프리미어 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붙는 경기인데 지난 시즌에 선더랜드가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동시에 했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 2위 팀과 붙게 됩니다. 그 후에는 8월 9일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과 유로파 리그 우승팀이 붙는 유럽 슈퍼컵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의 챔피언인 바르셀로나와 붙게 되는데요. 어쩌면 미리 보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저희는 여기서 중계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중계의 배선재!”
“장재현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자, 가람을 비롯해 벤치에 앉아있던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 있는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나가서 경기를 뛴 선수들을 위로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아하하!! 숙명의 라이벌이여! 이번엔 나의 승리다.”
야마구치 츠바사가 의기양양하게 말을 하자, 가람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답했다.
“뭐 알아서 생각해라. 그리고 나는 너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으니 괜히 힘 빼지 말아라.”
그렇게 야마구치 츠바사를 무시하고 가려는 순간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멍청한 동생의 말을 무시하지도 않고 대답해주다니 친절하군요.. 오늘 경기도 훌륭했습니다.”
가람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고 있기에 다시 뒤돌아 입을 열었다.
“야마구치 켄 감독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형! 오늘은 내가 이겼는데 왜 저 녀석을 칭찬하는 거야?”
“부족한 녀석아! 전반전에 김가람 선수가 뛸 때 이겼냐? 1 대 0으로 졌잖아. 만약 그대로 김가람 선수가 경기를 뛰었다면 경기 결과는 반대로 되었을 가능성이 커!!”
사실 야마구치 츠바사도 알고 있었지만, 굳이 말하지 않은 사실에 기가 죽었고, 야마구치 켄은 그런 동생을 보며 입을 열었다.
“게르트 뮐러 씨한테 좀 더 배움을 받아서 다음에는 이길 수 있도록 해라. 알았지?”
“알겠어요.”
그렇게 야마구치 켄은 철부지 동생을 타이른 후 가람을 데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입을 열었다.
“오늘 경기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골 장면에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죠.”
“아니요. 오히려 제가 놀랐는걸요. 제가 플레이 메이킹을 하려고 하자, 거기에 맞춰서 전술을 수정하셨잖아요.”
“하하하. 이런~ 거기까지 보셨다는 겁니까? 정말 놀랍군요. 정말 탐나는 선수라고 말해야겠어요.”
“원래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죠.”
가람이 은근슬쩍 야마구치 켄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한 발 빼는 듯 말을 하자, 야마구치 켄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이런. 이런~ 단지 몇 마디만 나눠봤을 뿐인데 저의 의도를 눈치채신 건가요?”
“뭐. 그런 거 아닐까요? 꾸준히 관심을 주고 있으니 생각이 있으면 와라. 이런 거...”
“제대로 한 방 먹었군요. 제 의도는 맞습니다. 하지만 상상해보세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홈경기장에 열정적인 서포터즈들 사이에서 뛰는 김가람 선수의 모습을요. 이 수많은 서포터즈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응원가를 불러줄 겁니다.”
“선더랜드의 서포터즈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선더랜드가 바이에른 뮌헨에 비해 역사가 더 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화려하고 유명한 역사의 길은 아니지만, 그런 화려한 역사는 앞으로 제가 만들 예정입니다. 응원가는 선더랜드 팬분들이 만들어준 응원가가 좋고요.”
철벽을 두르는 가람을 보며 야마구치 켄은 양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하긴 지금은 선더랜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정해요.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고 선더랜드가 가람 선수가 원하는 정도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다음 행선지로는 바이에른 뮌헨을 꼭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게르트 뮐러 씨께서 자신의 제자가 자신이 뛴 구단에서 뛰길 원하시는 건 알고 계시죠?”
스승인 게르트 뮐러의 은근한 바람은 알고 있었기에, 가람은 거기에 대고 아까처럼 부정은 할 수는 없었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괜히 오랫동안 같이 있다가 구설수에 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자선 경기를 마치게 되었고, 가람은 단순히 자선 경기에서 끝난 게 아니라 따로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는 자리를 가지며 선행을 베풀었다.
이전에는 이런 자선 행사와 기부금 전달이 좀 껄끄러웠지만, 선행의 아이콘 특성을 얻고 난 후에는 그런 거부감이 없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이런 선행에 마음이 끌리기도 했다.
과거의 자신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가식적이라고 혀를 내둘렀을 테지만, 지금은 확실히 아니었다.
[다 같이 세레머니 – 동료 선수들과 세레머니를 즐기고 유대감이 상승합니다.]
자선 경기를 마친 가람이 나름 오늘 자선 경기의 결과물을 보며 약간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오늘 경기는 그렇게 녹녹한 경기가 아니었기에, 이전에 만약 포인트를 얻는 성장에 미션이 있는 상황이었다면 상당히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 포인트로 스탯을 성장시켰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선택한 스킬 트리 성장으로 더 이상 스탯 성장은 불가능한 상황이니 지금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생태창을 보고 있자, 필드 스킬 트리가 오픈되더니 다음 특성을 볼 수 있었다.
[평화의 상징 – 미획득]
‘하아.. 또 느낌이 별로 좋은 특성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저걸 해야 축구 황제 특성을 찍을 수 있겠지.’
별로 탐탁치 않은 특성들이지만, 결국 가람은 축구 황제 특성이라는 걸 얻기 위해서 또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다.
프리 시즌에 평화의 상징이라는 저 특성도 얻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었지만, 이 불친절한 상태창은 저 특성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기에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평소처럼 훈련하고, 광고를 찍으며 프리 시즌을 보냈다.
“거기서는 좀 더 발을 빠르게 움직여! 그렇게 천천히 해서는 수비수한테 다 빼앗긴다고”
“알겠어요. 가람이형!”
프리 시즌에 가람이의 훈련 파트너는 노망준이었다.
솔직히 국가대표팀에서 노망준을 가르쳤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노망준의 습득능력은 상당히 빠르고, 가르칠 맛이 생길 정도였다.
처음에는 노망준이 강승연 시절에 가지고 있던 능력을 살려 중앙 수비수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지만, 훈련을 통해서 성장하는 노망준을 보니 멀티 포지션에 서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스피드와 체격은 갖춘 상태에 드리블은 부족하지만 기본적으로 축구 지능이 높아서 패스도 제법하고..’
해리 네쳐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보낼 줄 알고, 심지어 가람의 속도에 맞춰 받기 좋은 위치로 공을 뿌릴 줄도 알았다.
가람은 일부러 속도를 높여보기도, 낮춰 보기도 했지만, 그런 가람의 움직임에 맞춰 패스를 뿌릴 줄 안다는 건 준수한 것을 넘어 상당히 뛰어난 실력이었다.
‘혹시.. 이 녀석도 나처럼 상태창이나 회귀한 거 아니야?’
‘축구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사람이 저렇게 잘할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신이야 상태창에 회귀 경험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노망준의 성장과 흡수 능력은 그 이상이었다.
“형! 다음 훈련은 뭐예요?”
그렇게 가람이 잠시 생각이 빠진 동안 가람이 시킨 드리블 코스를 다 마쳤는지 가람을 부르는 노망준을 보며 가람은 노망준에게 다가가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때
“어이 친구들! 여기가 선더랜드 1군 훈련장 맞아?”
멋진 수염이 어울리는 장발에 키 큰 사내가 가람과 노망준을 향해 다가왔다.
195cm 키를 가진 노망준과 비슷한 키로 보이는 사내가 점점 다가오자, 가람은 혹시 하는 생각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는 가람이 생각했던 바로 그 인물이었다.
“맞습니다. 혹시 즐라탄 이모라히비치 선수세요?”
“오! 가람 선수가 나를 알고 있을 줄을 몰랐는데. 그냥 즐라탄이라고 불러. 하하하.”
즐라탄 이모라히비치
195cm의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결정력, 공중볼, 몸싸움에도 능할 뿐만 아니라 장신의 스트라이커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볼 키핑, 볼 컨트롤도 준수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스트라이커로 플레이 메이킹 능력도 상당했다. 젊은 시절에는 직접 골을 넣는 역할을 많이 했다면 나이가 먹은 지금은 자신의 튼튼한 피지컬로 상대 수비에 구멍을 내고 공중볼과 경합을 통해 찬스를 만들어 동료에게 건네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나이가 든 지금도 현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선수였다.
즐라탄은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노망준을 유심히 보며 입을 열었다.
“이 선수는 처음 보는 선수인데? 선더랜드 소속 선수인가?”
“네에. 이번 시즌에 저희 팀에 들어오게 된 노망준 선수입니다.”
옆에 있는 노망준은 솔직히 축구에 대한 지식이 많은 편은 아니라 즐라탄은 누군지 몰랐기에 어리둥절하며 인사를 건넸고, 그런 모습을 보며 즐라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상당히 좋은 몸이네. 몇 살이야?"
"17살입니다."
"크윽! 청춘이군. 청춘이야. 프리 시즌에도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다니 보기 좋아.”
그렇게 즐라탄이 노망준의 등을 툭툭 치며 친근하게 다가가자, 가람이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여기에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프리 시즌에 축구 선수가 구단의 훈련장에 온다는 게 무슨 의미겠어? 몸을 만들려고 온 거지. 오늘 바쁘지 않으면 훈련 좀 같이 하자. 밥은 내가 살 테니! 그런데 라커룸은 어디지?”
“아! 라커룸이요? 제가 안내하도록 할게요.”
“이런~ 팀의 에이스가 안내해준다니 너무 기분 좋은걸. 이번 시즌에 잘 부탁해.”
“이번 시즌이요?”
“아! 참참. 싸인하고 바로 여기로 와서 아무도 모르겠구나. 다시 한번 소개할게. 이번 시즌부터 같이 뛰게 된 즐라탄 이모라히비치다. 잘 부탁한다. 나만 따라오면 또다시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은 즐라탄의 소개에 가람은 화들짝 놀랐고, 그와 동시에 훈련장 구석에 둔 가람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