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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52화 (253/319)

252화 채리티실드[2]

휘이잉

가람이 찬 공은 그대로 골대를 향해 날아갔고, 그제야 선수들을 포함한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가람이 슈팅을 때렸다는 걸 알아챘다.

"김가람 선수! 먼 거리에서 슈팅을 때립니다."

"김가람 선수라면 저 정도 위치에서 골을 만들 수 있거든요. 하지만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도 지난 시즌에 겪어봤기 때문에 김가람 선수의 슈팅 능력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리 리네커의 설명대로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는 멀리서 공을 차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가람이 슈팅한 것으로 생각하며 골대로 돌아가며 하늘을 보면서 공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시즌에 가람의 장거리 슈팅을 게임 속 캐릭터의 포즈로 아슬아슬하게 막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그런 꼴사나운 모습이 아니라 제대로 막아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의 낙하지점을 포착하려고 했다.

다행히 낮 경기라고 해도 햇빛이 시야를 가릴 정도로 눈부시지 않고, 에데르송 모리에스는 공의 낙하지점을 포착할 수 있었다.

휘리릭~

골라인을 넘어갈 것처럼 높은 곳에 있던 공은 역시 살아있는 매처럼 밑으로 내려왔고, 에데르송 모리에스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공의 위치를 보고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때 공의 방향이 바뀌더니 왼쪽 골대 상단 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에데르송 모리에스는 그 공의 바뀐 궤적을 보며 가람의 슈팅을 막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 경기의 수모를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 경기를 앞두고 가람이 주로 차는 슈팅 코스를 연구했다. 그중의 하나인 골대 왼쪽 상단을 노리는 코스를 막는 것도 연습해왔기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였다.

그렇게 에데르송 모리에스는 공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팔을 길게 뻗어 공을 쳐내려고 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공을 어설프게 양손으로 잡아내려고 하다가는 공의 속도에 생각지도 않게 공이 흘러내릴 수도 있기에 이렇게 쳐내는 건 좋은 수비 방법이었다.

파아앙!!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가 김가람 선수의 슈팅을 막아냅니다. 좋은 수비입니다!"

에데르송 모리에스가 펀칭으로 막아낸 공을 밖으로 나가지 않고 다시 필드로 멀리 떨어져 나갔고, 그 모습을 본 개리 리네커가 입을 열었다.

"좋은 수비지만, 아직 공이 살아 있습니다. 집중해야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느새 나타난 즐라탄이 세컨볼을 향해 뛰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맨시티의 수비수 존 스톤스가 즐라탄을 마크하며 세컨볼 경쟁하기 시작했다.

즐라탄은 자신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피지컬을 이용한 몸싸움으로 존 스톤스와의 경쟁에서 이겨내며 결국 세컨볼을 잡아낼 수 있었다.

"이 세컨볼을 잡아낸 선수는 즐라탄 선수입니다. 하지만 즐라탄 선수 뒤를 존 스톤스 선수가 마크하고 있어서 즐라탄 선수가 혼자 해결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그렇죠. 저렇게 존 스톤스 선수가 시간을 지연시키면 결국 맨시티 선수들이 협력 수비하게 되는데 말이죠. 지금 선더랜드에서 즐라탄 선수를 도와줄 선수가 필요해 보이네요."

타타타탓!!

그 순간 뒤쪽에서 빠른 속도로 손홍민이 즐라탄이 있는 곳으로 들어왔고, 즐라탄은 고민 없이 바로 손홍민에게 공을 연결한 후 등 뒤에 있는 존 스톤스의 몸을 타고 큰 키가 무색할 정도로 유연한 동작으로 뒤돌아 골대를 바라봤다.

즐라탄의 유연한 턴 동작에 존 스톤스는 즐라탄이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는 것으로 착각해 즐라탄을 쫓아 움직였고, 그렇게 빈공간으로 손홍민이 파고들게 되었다.

"즐라탄 선수의 센스 있는 움직임! 존 스톤스 선수가 속아 넘어가며 실수를 범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 손홍민 선수 발 빠른 드리블로 돌파합니다. 맨시티 위기예요!"

"즐라탄 선수와 손홍민 선수의 호흡은 상당히 좋네요. 선더랜드 기회입니다."

손홍민은 그대로 안쪽으로 파고들며 순식간에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 도달했다.

그리고 손홍민의 눈에는 방금 가람의 슈팅을 막아내고 이제야 자신을 보며 준비하려는 에데르송 모리에스의 골키퍼가 보였다.

이미 자신 주변에는 수비가 없는 상황이기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고, 골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은 두 개였다.

이대로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 골키퍼까지 유인한 후 슈팅을 때리는 방법 혹은 지금 바로 왼쪽 골대에 쏠려 있는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의 반대쪽인 오른쪽 골대 쪽으로 슈팅을 때리는 방법이었다.

만약 손홍민이 이전처럼 스스로 골결정력과 몸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전자를 선택해서 좀 더 파고들어 골키퍼와 1 대 1 찬스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손홍민은 잠시 고민하더니 반대편 골대를 보며 슈팅을 때렸다.

뻐어엉!

손홍민의 슈팅은 골키퍼가 막기 힘들게 땅에 깔려 날아갔고,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는 손홍민의 슈팅을 본 순간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자신이 딛고 있는 땅을 박차고 몸을 날린 후 손을 길게 뻗었다.

에데르송 모리에스의 긴 팔이 쭈욱 뻗어지면서 거의 오른쪽 골대 근처까지 펴졌고, 손홍민이 찬 공에 접근했다.

그리고

티익!!!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가 최대한 손을 길게 뻗은 덕분에 공에 손가락이 살짝 닿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살짝 닿는 것에 성공했을 뿐이라 공의 진행 방향을 바꿀 정도로 방해하지 못했고 그렇게 공은 에데르송 모리에스를 지나 골문을 향했다.

그리고

터어엉!!

"손홍민 선수의 슈팅!! 아쉽게도 골대에 맞습니다."

손홍민의 슈팅이 골대를 맞추는 순간 맨시티의 오른쪽 수비인 카일 워커가 나타나 바로 공을 사이드 라인으로 걷어냈다.

"카일 워커 선수가 빠르게 커버해서 공을 사이드로 걷어냈습니다. 전반전 초반에 선더랜드의 거친 공격이 몰아칩니다."

"그렇습니다. 이전에 보여주었던 패스를 통한 공격이 아니라 김가람 선수의 롱 슛을 기점으로 선이 굵은 공격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즐라탄 선수가 들어와서 가능한 공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난 시즌에 선더랜드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던 올리비에 지루 선수는 스스로 내려와서 패스를 연계해준 플레이를 해주었고,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도 마찬가지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후방으로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하면서 선더랜드는 패스를 통한 공격을 자주 했는데요. 이제는 최전방에서 공을 지켜줄 수 있는 즐라탄 선수가 있으니 공을 때려 넣고 후방에 들어오는 선수에게 공을 연결하는 공격을 진행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경기는 선더랜드가 즐라탄을 중심으로 공격하는 양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반면에 맨시티는 반격에 나서려는 순간에 가람이 개입하여 협력 수비로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며 선더랜드가 주도하는 경기 양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즐라탄이 기회를 만들어도 공격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경기는 득점 없이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전반 35분이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아직 스코어는 0 대 0입니다. 사실 선더랜드는 좋은 찬스가 여러 번 있었는데요. 그걸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문제점을 말씀드리기 전에 아직 시즌 전인데 선더랜드의 공격 작업은 상당히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라면 즐라탄 선수와 김가람 선수가 만들어주고 있는 찬스를 양쪽 윙어인 하비 반츠와 손홍민 선수가 마무리를 못 하는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선더랜드의 양쪽 윙어들이 분발을 해야 한다는 걸 말씀해주시는 거군요. 그렇다면 맨시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맨시티는 사실 선더랜드보다 더 문제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패스 연결이 잘되지 않고 있어요."

"그건 김가람 선수가 협력 수비를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잘 정돈된 팀이라면 아니 지난 시즌의 맨시티라면 김가람 선수가 압박 수비를 가하기 전에 먼저 다른 선수의 위치를 파악하고 패스를 건넸을 텐데요. 지금까지 경기를 봤을 때는 아직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호흡을 잘 못 맞추는 거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그럼 교체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경기가 토너먼트라고 해도 이벤트성 경기이기 때문에 과르디올라 감독이라면 경기 결과보다는 경기력을 올리고 이 경기를 통해서 호흡을 맞춰보는 데에 초점을 둘 것 같습니다."

개러 리네커의 말대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교체를 지시하지 않고, 오히려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서서 선수들의 간격을 조정하며 짧은 패스를 하고 적극적인 공간 창출의 움직임을 가져가라고 지시했다.

마찬가지로 박지석도 손홍민과 하비 반츠에게 박수를 보내며 격려하면서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삐이익! 삑!!

잠시 후 주심의 휘슬과 함께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양 팀 선수들은 아쉬운 듯 약간 불만에 섞인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둘의 차이라면 맨시티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선더랜드 선수들은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맨시티 선수들이 라커룸에 들어오자, 과르디올라 감독이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오늘 채리티실드 경기는 경기 시작 전에도 말했듯이 경기 결과보다는 경기력을 올리는 데 집중할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고 있는 너희들의 경기는 경기력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다. 너희들보다 오히려 2군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 같다."

차분하게 화를 내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에 맨시티 선수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고, 그런 과르디올라 감독은 말을 이어갔다.

"모두가 지금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서 몸이 무겁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골을 만들 수는 없다. 조금 더 움직이고, 수비가 붙기 전에 패스를 주변 동료들에게 돌려라. 김가람이 붙기 전에 움직여. 패스를 길게 할 필요는 없다. 간격을 좁히고 주변의 선수들을 이용해라. 알겠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에 맨시티 선수들은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남은 시간은 쉬도록 해라."

그렇게 말을 마친 과르디올라 감독은 잭 그릴리쉬와 케빈 데브라이너를 따로 불러 무언가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잭 그릴리쉬와 케빈 데브라이너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선더랜드의 라커룸

"오늘 경기력은 상당히 좋았다. 모두 좋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 이제 남은 건 골로 마무리 짓는 거다.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성급하게 하지 마라. 손홍민!"

"네! 감독님."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아쉬워하지 마라. 지금 이 경기가 토너먼트 결승전 같은 게 아니야."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반전에 많은 기회를 받았음에도 골을 넣지 못한 손홍민을 격려해주고 박지석은 주변 선수들을 격려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후반전에는 플랜 B로 간다. 노망준이 투입될 거니 그에 맞춰 움직여라."

그 말에 선더랜드 선수들은 알겠다는 듯 크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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