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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53화 (254/319)

253화 채리티실드[3]

“후반전 선더랜드의 선수에 변화가 있습니다. 즐라탄 선수가 빠지고 노망준 선수가 투입되네요.”

“노망준 선수는 17세로 얼마 전 한국 A매치에서 성인무대로 대뷔했는데요. 그 경기에서 스트라이커 포지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 오늘 경기도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게 되겠군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주심의 신호와 함께 휘슬이 울렸고, 가람이 먼저 공을 받은 후 노망준에게 건네자 노망준은 공을 닐 이안에게 보내며 공격적으로 올라가지 않고 뒤쪽으로 자리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모습에 개리 리네커가 입을 열었다.

“아.. 지금 선더랜드의 노망준 선수가 들어오는 동시에 포메이션이 변경된 것 같습니다. 김가람 선수가 원래 포지션인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 올라왔고요. 노망준 선수가 해리 네쳐 선수 자리로 가면서 해리 네쳐 선수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게 되네요. 전반전의 4-4-1-1전술에서 4-2-3-1전술로 변경되었습니다.”

“그 전술에 김가람 선수가 최전방으로 올라왔다는 건 지난 시즌과 같은 전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후반전에 선더랜드는 결국 공격적으로 나서면셔 승부수를 띄운 거라고 볼 수 있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원래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뛰던 선수를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 두었거든요. 그 부분은 과르디올라 감독도 약점으로 파고들 수 있습니다. 과연 이 교체와 변화는 어떤 결과를 가지고 갈지 궁금합니다.”

공을 잡은 닐 이안에게 해리 케인이 압박을 가하며 달려들었고, 해리 케인의 강한 압박에 닐 이안은 무리하지 않고 공을 뒤로 보냈다.

그러자 미리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권윤성이 앞으로 나와 패스를 받은 후 바로 전방을 향해 길게 찼다.

뻐어엉!

권윤성이 찬 공은 순식간에 하프 라인 앞쪽 공간으로 날아갔고, 그곳을 향해 어느새 노망준이 속도를 내어 공을 잡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공의 낙하 지점에는 잭 그릴리쉬가 먼저 자리를 잡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 권윤성 선수! 롱패스의 대가라고 불리는 권윤성 선수도 실수하는 건가요? 잭 그릴리쉬 선수가 자리 잡은 위치로 패스가 나아갑니다.”

그렇게 마틴 테일러도 이번 패스는 잭 그릴리쉬가 받을 거라고 생각하며 권윤성의 실수를 예상하는 멘트를 했다.

그때

타타타탓!

후욱~~

노망준는 생각지 않은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잭 그릴리쉬가 자리 잡고 있는 위치 근처까지 도달하더니 잭 그릴리쉬를 등지고는 먼저 점프를 했다.

순간 잭 그릴리쉬는 자신의 앞에 큰 그림자가 생겼고, 생각지 않은 노망준의 빠른 움직임에 대처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토오옹~

“노망준 선수의 놀라운 움직임! 권윤성 선수의 롱패스를 헤딩으로 받아냅니다.”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힘만 잘 쓸 것 같은 선수인데요. 방금의 움직임은 상당히 민첩하고 빠르네요. 놀랍습니다.”

노망준의 놀라운 움직임에 개리 리네커도 상당히 놀랐지만, 놀랄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노망준이 급하게 뛰어와서 헤딩한 공은 앞에서 뛰고 있는 해리 네쳐에게 생각보다 정확히 연결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개리 리네커가 살짝 흥분하듯 입을 열었다.

“와. 지금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노망준 선수의 헤딩 패스가 해리 네쳐 선수 앞으로 떨어졌거든요. 그 짧은 사이에도 침착하게 공중에서 동료의 움직임을 봤다는 건데요. 어린 선수가 저런 움직임을 보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거 왠지 재작년 김가람 선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 말씀은 선더랜드에서 또 다른 대형 유망주를 발굴했다는 건가요?”

“제가 한 번의 움직임만 보고 이야기하는 거라 아직 뭐라고 섣부르게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촉이 옵니다.”

노망준은 패스를 건넨 후 다시 전방을 향해 뛰면서 부족한 공격 작업의 숫자를 늘려주었고, 개리 리네커는 공을 잡고 있는 해리 네쳐보다 노망준의 움직임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동안 공을 잡은 해리 네쳐는 오른쪽으로 돌아 뛰고 있는 하비 반츠의 앞 공간을 향해 공간 패스를 뿌렸다.

토오옹~~

해리 네처의 패스는 하비 반츠를 마크하고 있는 벤자민 멘디와 존 스톤스 사이의 절묘한 위치로 나아갔고, 하비 반츠는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을 이용해 벤자민 멘디보다 먼저 패스를 잡아냈다.

하비 반츠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그대로 뚫고 안쪽으로 침투해 들어갔고, 순식간에 맨시티의 수비는 허물어지게 되었다.

“해리 네쳐 선수의 장기! 단번에 공간을 허물어 버리는 패스입니다.”

“그렇죠. 지난 시즌 도움왕의 힘을 보여주는 패스입니다. 이게 연결만 되면 바로 골찬스거든요. 하비 반츠 선수 직접 안쪽으로 파고들어 골을 노려도 되고, 중앙에 있는 김가람 선수에게 패스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비 반츠는 골대 안쪽으로 파고들지 않고 자신의 속도를 살려 계속 드리블을 치고 들어갔고, 그 사이 맨시티 선수들은 수비 라인을 정비하고 가람을 마크하기 시작했다.

“아. 하비 반츠 선수의 드리블이 길어요.”

“좀 더 빠른 판단을 했으면 좋은데 아쉬운 장면입니다. 이제는 맨시티 선수들도 수비에 집중하게 되었거든요. 아쉽네요.”

개리 리네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비 반츠는 골라인 앞두고 거의 넘어지듯이 중앙을 보며 크로스를 올렸다.

뻐어엉!!

하비 반츠의 크로스는 상당히 높게 형성되었지만 정확하게 가람이 위치한 곳으로 날아갔고, 가람은 후벵 디아스와 존 스톤스 두 명 중앙 수비수와 경합하며 헤딩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후벵 디아스와 존 스톤스도 가람의 골 결정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이미 알고 있기에 가람을 앞, 뒤로 둘러싸며 어떻게든 가람의 헤딩을 막으려고 애를 쓰기 시작했다.

후벵 디아스가 뒤에서 가람의 유니폼을 잡고 앞에서는 존 스톤스가 가람의 시야를 가려 볼을 제대로 못 보게 하려고 거친 몸싸움을 했다.

그렇게 둘은 최선을 다했고, 어느새 하비 반츠의 크로스가 가람이 헤딩하기 편한 위치에 도달하자, 가람은 점프를 뛰었다.

후우욱!!

피잇~

가람이 점프를 뛰자, 후벵 디아스가 잡고 있던 유니폼은 찢어지지 않고, 후벵 디아스의 손에서 빠르게 빠져나갔다.

지난 시즌에 가람이 몸싸움을 할 때 수없이 찢어진 유니폼을 보며 이번 시즌에 샤오루 뷰티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제작했다. 겉보기에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유니폼이지만, 찢어지지 않고 누군가 잡고 당기면 유니폼이 길게 늘어나며 잡고 있던 면적이 축소되는 재질로 제작되었다.

한마디로 아무리 강하게 잡는다고 해도 입고 있는 사람이 강한 힘을 쓰면 결국 옷은 잡는 사람의 손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가람은 후벵 디아스의 구속에서 벗어나 점프를 뛰었고, 존 스톤스와 함께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까 존 스톤스가 영리하게 시야를 가리면서 가람은 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타점인 이마가 아니라 옆통수 쪽으로 공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헤딩이 정확도가 발보다 뛰어나다고 해도 그건 이마로 정확히 맞췄을 때 이야기지 이렇게 옆통수로 골을 노리는 건 상당히 무리였다.

그렇지만 지금 가람이 노리는 건 골이 아니었다. 가람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펴면서 헤딩했다.

토오옹!!

가람이 헤딩한 공은 골대가 아니라 뒤쪽으로 짧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고, 그 공간의 위치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누군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토오옹!

철썩!!

“고오오올!! 노망준 선수!! 데뷔 전 경기에서 골을 만들어냅니다.”

“이거 방금 김가람 선수가 자신이 원하는 헤딩 각도가 나오지 않자, 뒤쪽으로 헤딩했는데요. 그걸 뒤쪽에서 노망준 선수가 노마크 찬스에서 그대로 달려들면서 헤딩으로 골을 만들어냅니다. 굉장합니다. 미리 이런 합을 맞추지 않았다면 골을 만들지 못했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전반전에도 골찬스를 계속 만들어주었던 김가람 선수! 이번에는 그 결실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서 개리 리네커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실 김가람 선수가 헤딩 경합을 벌일 때 존 스톤슨 선수의 영리한 수비로 골을 넣을 수 있는 각도는 없어졌거든요. 그 순간 김가람 선수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 고개를 숙여서 백 헤딩을 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나타난 노망준 선수의 움직임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놀라워요. 그리고 지금 보시면 알겠지만, 김가람 선수의 헤딩을 보면서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도 가만히 있던 게 아니라 공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였거든요. 그런데 노망준 선수가 그 짧은 사이에 에데르송 모리에스 골키퍼가 닿지 않는 먼 쪽 골대를 향해 골을 넣었습니다. 이건 17살의 선수로 가질 수 없는 침착함이거든요. 정말 놀랍습니다.”

“이거 제 생각에는 김가람 선수 이후에 개리 리네커 해설 위원께서 사랑에 빠지게 하는 선수가 또 나타난 것 같습니다.”

“아직 경험이 많이 필요한 선수지만, 노망준 선수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스트라이커 포지션뿐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서도 뛰면서 골까지 넣으면 이건 상대 팀에서 상당히 어렵거든요. 쉽게 말하면 김가람 선수가 두 명 있다고 봐야 해요. 선더랜드. 정말 놀라운 팀이 될 것 같습니다.”

“아. 조금 급발진하는 것 같은 발언이신 것 같은데요. 아직 노망준 선수는 첫 경기에 얼마 뛰지 않았으니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틴 테일러가 말뿐만 아니라 제스쳐로 개리 리네커를 진정시키자, 그제야 개리 리네커가 흥분을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선더랜드의 경기는 김가람 선수뿐 아니라 노망준 선수도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흥분한 중계진의 멘트가 끝나는 순간 골을 넣은 노망준은 카메라가 있는 곳을 향해 뛰어가더니 왼손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코를 한번 만지더니 검지를 내리는 동시에 새끼 손가락을 펴고, 다음은 주먹 쥐고 오른손 손바닥으로 왼손 주먹을 비볐다.

순식간에 그 동작을 두 차례 보여줬다. 그 세레머니를 하는 동안에는 다른 선더랜드 선수들이 노망준이 세레머니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다.

생각지 않은 수화로 된 세레머니를 본 중계진은 살짝 놀랐다. 잠시 후 PD가 준 자료를 보고는 마틴 테일러가 입을 열었다.

“지금 노망준 선수가 보여준 세레머니는 한국식 수화로 ‘엄마 사랑해요’라고 하네요. 장애를 가지신 어머니를 위한 세레머니라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노망준 선수가 아직 선더랜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지금은 김가람 선수 가족이 운영하는 스미스 패밀리 가든에서 사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얼른 적응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같이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정말 근래에 봤던 그 어떤 세레머니보다 따뜻한 세레머니였습니다.”

그렇게 후에 상당히 이슈가 될만한 노망준의 골세레머니와 함께 선더랜드는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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