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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54화 (255/319)

254화 주장의 일[1]

삐익! 삑!

“주심 휘슬을 불면서 경기 종료 시킵니다. 경기는 2대 0 후반 초반에 터진 노망준 선수의 골과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김가람 선수의 골로 선더랜드가 승리하게 됩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보셨나요?”

“선더랜드를 비롯해서 맨시티도 아직 시즌 전이라 좀 더 준비가 필요한 모습이 보이기는 했습니다. 전반전의 선더랜드를 보면 아직 양쪽 윙어들의 모습에서 골 결정력이 아쉬운 부분이 있고, 맨시티는 아직 해리 케인 선수에게 가는 패스도 좀 더 날카로워야 하는데요. 그렇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선더랜드는 노망준 선수가 후반전에 투입되면서 골을 넣었는데 후반전은 사실 노망준 선수 스페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두 번의 골은 전부 노망준 선수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선더랜드는 전반전과 후반전에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었는데요. 후반전에 김가람 선수가 스트라이커 포지션으로 올라가면서 전반전에 공격이 부족했던 모습을 채워나가며 맨시티를 상대로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국 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말씀하신 것처럼 노망준 선수가 17살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침착한 모습은 제가 입덕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하하. 입덕이라는 표현보다는 팬이 되었다는 표현이 좋겠네요. 그래서 팬이 된 포인트를 말해주시죠.”

“사실 제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주 포지션이 스트라이커라고 들었지만, 후반전 경기 내내 중앙 미드필더의 아래쪽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대기하면서 공중볼 경합과 수비수 수싸움을 늘려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첫 번째 골에서 봤을 때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뛰었다는 걸 알 수 있듯이 침착한 골결정력도 좋았지만 더 놀라운 건 저 큰 키와 다르게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게다가 후반전에 김가람 선수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면서 수비 가담을 못 할 때 노망준 선수가 적극적으로 협력 수비를 펼치면서 선더랜드의 수비를 탄탄하게 한 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게다가 후반 막판에는 해리 케인 선수의 수비에 성공하면서 그 공을 재빠르게 해리 네쳐 선수에게 연결했고, 해리 네쳐 선수가 김가람 선수에게 연결하면서 골까지 만들었거든요. 경기중에도 잠시 말씀드렸지만 맨시티는 김가람 선수가 한 명 더 있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시즌에도 선더랜드가 상당히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팬이 된 입장에서 약간 과장되어서 이야기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저도 후반전에 선더랜드의 경기력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반전의 모습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직 노망준 선수가 풀타임을 뛸 정도로 준비가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선더랜드도 준비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아직 양 팀은 8월 13일 프리미어 리그 개막까지 일주일 정도 남은 시간에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선더랜드는 다가오는 월요일 8월 9일에 지난 시즌의 챔피언스 리그 챔피언 바로셀로나와 PSV 에인트호번의 홈구장 필립스 스타디온에서 슈퍼컵을 두고 한 판 승부가 벌어질 것 같습니다.”

“그렇죠.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경기 게다가 그 경기가 끝난 후 3일 뒤에는 개막전이거든요. 선더랜드는 지난 시즌을 비해 얕아진 후보군 때문에 이런 빡빡한 일정에서 부상 선수라도 나오면 상당히 힘들어질 것입니다. 개막전에 있는 일정까지 선더랜드는 흡사 박싱데이와 같은 빡빡한 일정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고 이걸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의 성공 여부가 결정 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음번 슈퍼컵에서는 과연 선더랜드가 위르겐 클롭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이번 시즌에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온 네이마르 선수가 추가되면서 바르셀로나는 더욱 강해졌는데요. 후반전에 보여주었던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힘든 경기가 예상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항간에는 슈퍼컵을 선더랜드가 우승하면 김가람 선수가 말했던 선더랜드를 유럽 정상에 올린 거나 다름없으니 이적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그건 정말 말장난이죠. 슈퍼컵은 이벤트성 경기라 그런 위엄을 보여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럽 정상이라고 하면 역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면서 빅이어를 들어올려야 유럽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선더랜드가 유럽 정상에 오른다고 해도 바로 이적할 지는 모르는 일이죠.”

그렇게 중계진들은 마무리 멘트를 하기 시작했고, 선더랜드 선수들은 구단 역사 처음으로 채리티 실드를 들어 올리며 승리를 즐거워했다.

하지만 가람은 채리티 우승에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치잇! 구단 역사 처음으로 채리티 실드 우승을 했는데도, 아무런 보상이 없는 건가?’

그렇게 서운한 마음을 내비쳐도 상태창은 안 된다는 듯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너무 조용한 상태창에 가람은 그렇게 보상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어지는 시상식이 끝난 후 가람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라커룸으로 향했고, 가는 길에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와중에 한 팻말을 들고 있는 아이가 보였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응원하고 있었지만, 그 아이의 눈은 상당히 다급해 보였고, 간절했다.

게다가 다른 관중들과 다르게 살짝 낡은 듯한 최근 선더랜드 유니폼이 아닌 옛날 선더랜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김가람 선수! 병상에 있는 제 동생이 팬입니다. 유니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린이가 쓴 삐뚤빼뚤한 글씨와 어떻게든 글을 보이게 하겠다고 자신의 몸보다 크게 쓴 팻말에 가람은 순간 자리에 멈춰섰다.

원래 저런 글들은 경기장에서 자주 보기는 했지만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왠지 저 팻말에 시선이 머물렀다.

그리고는 가람은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아이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가람이 자신의 유니폼 한 장을 들고 오더니 경기장 안전 팬스를 넘어갔다.

그러자 경기장의 안전요원이 가람을 말리려고 했고, 가람은 괜찮다고 말하며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

“팬 있니?”

“네에?”

생각지 않은 가람의 등장에 아이는 놀란 듯 얼어버렸고, 가람은 상냥하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싸인 할 팬 가지고 있어?”

“아! 네! 물론이에요. 여기요!”

아이는 화들짝 놀라 자신이 만든 팻말의 글씨로 색과 같은 검은색 팬을 꺼냈다.

“동생 이름 뭐야?”

“윌리엄이에요.”

“그래.”

가람은 가지고 온 유니폼에 건강해져서 형이랑 같이 축구장에 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유니폼에 싸인을 했고, 잠시 아이의 유니폼을 보더니 자신의 유니폼을 벗었다.

“내가 뛰던 거라 땀 냄새가 나겠지만 세탁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받아줄래?”

“물론이죠! 제 이름은 브라운이에요.”

“그래.”

가람은 그렇게 자신이 벗은 옷에 ‘용기 있는 형 브라운에게’라는 메시지와 싸인을 해주었다.

가람이 아이에게 싸인을 해주는 동안 안전요원들은 혹시 모르는 상황에 가람을 지켜주고 있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게 가람이 어린 아이의 사연을 보고 싸인하는 동안 주변의 팬들은 질서를 지켜주었다.

그렇게 가람이 싸인을 마친 후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자, 선더랜드의 팬뿐 아니라 맨시티의 팬들도 가람의 훈훈한 모습에 가람의 응원가를 불러주었고, 가람은 그 응원에 화답하며 시그니쳐 모습인 지휘하는 동작을 보여주었다.

그때 뜻하지 않은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띠리링!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선행을 보여주었습니다.]

[보상 – 선행 천사 : 선한 영향력으로 명성이 올라가며 어린 선수나 유망주에게 귀감이 된다.]

‘이건 뭐야?’

생각지 않은 보상에 가람은 놀라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킬 트리 중의 특성 하나를 얻은 것에 만족하며 입가에 미소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얻은 특성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나씩 얻는다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스킬 트리는 얻을 수 있기에 서두르지는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박지석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모아둔 후 말했다.

“오늘 경기 좋은 모습 보여주었다. 아직 프리 시즌 기간이라 몸이 덜 올라온 선수들도 있겠지만, 그건 경기를 통해서 점점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3일 뒤에 있을 슈퍼컵을 생각하면서 준비하도록 하자. 모두 수고했다. 서둘러 짐 싸고 돌아가도록 하자.”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모든 선수들이 밝은 인사와 함께 짐을 싸기 시작했고, 가람도 나름 보상을 얻은 상황이라 기분 좋게 동료들과 말을 섞어가며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때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살짝 어두운 듯한 세르히오 아게로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장난기 어린 표정이 아닌 무언가 침울한 듯한 표정에 가람도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왠지 기분이 다운되는 느낌을 받았다.

‘집에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건가?’

살짝 걱정이 드는 순간 가람은 스스로 그런 생각에 화들짝 놀랐다.

자신이 누구였는가?

강승연. 이기적이고 문제 덩어리였던 자신이었다. 그런데 이런 다른 선수의 상태를 체크하고 걱정한다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괜한 오지랖을 피하자.’

그렇게 스스로 놀란 마음을 다독이며 애써 무시하며 짐 싸는 것에 집중하려는 찰나에 세르히오 아게로가 애써 밝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어이~ 주장. 내일 바빠?”

“내일이요? 무슨 일이세요?”

“그냥. 내일은 방송 촬영도 없고 해서 선더랜드 지역도 잘 모르고.. 들어보니 네가 선더랜드 출신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지냈다고 하니 근처 좋은 곳 알고 있나 해서 말이지. 물론 비용은 내가 낼게.”

생각지 않은 세르히오 아게로의 데이트 신청에 가람은 당황했다.

평소 같으면 훈련을 핑계로 세르히오 아게로의 요청을 무시했을 테지만 왠지 모르게 아까 본 세르히오 아게로의 표정이 기억났다.

그때

삐리링!

[팀의 주장으로 세르히오 아게로의 고민을 해결해라.]

[보상 – 향수병 클리어 특성 오픈]

또 다시 들려오는 상태창의 미션에 가람의 선택은 이미 정해진 거랑 다름없었다.

“내일 오전에 회복 훈련하고 시간 낼게요.”

“그래! 고마워. 나도 어차피 치료 받으러 가야 하니깐 그때 맞춰서 만나자.”

“알겠습니다.”

세르히오 아게로는 어린 아이처럼 웃으며 짐을 다시 싸기 시작했고, 가람은 그런 세르히오 아게로를 보며 살짝 놀랐다.

‘설마.. 그건 아니겠지?’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세르히오 아게로에 대해서 검색해보니 다행히 여자친구가 있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가람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세르히오 아게로에 대해 정보를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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