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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68화 (269/319)

268화 챔피언스리그 E조 유벤투스 2차전[2]

경기 시작 전 어느 팀의 공으로 시작할지 정하기 위해서 양팀의 주장이 주심의 앞으로 다가왔다. 가람이 다가오는 걸 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 그것도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이런~ 어린 녀석이 주장이라니 차암.. 선더랜드라는 팀은 주장 맡길 인재가 그렇게 없는 건가? 아니면 지석의 전술인가 모르겠네. 지석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 시절 때부터 생각을 영 알 수 없었으니..”

잉글랜드 심판진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어를 못 알아듣고 동전을 보여주며 누구의 공으로 시작할지 정하기를 진행했고 가람은 뒷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앞면을 선택했다.

티이잉!

주심이 동전을 튕기는 순간 가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며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아무리 같은 팀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다고 해도 지금은 상대 팀의 감독입니다. 선수 시절처럼 말하는 건 옳지 않아 보이네요.”

생각지 않은 가람의 능숙한 포르투갈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놀라며 되물었다.

“뭐야? 너 포르투갈어 할 수 있어?”

하지만 가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떨어진 동전을 확인을 했더니 동전은 앞면이 나왔다.

“운이 좋네요. 하지만 경기에서는 운이 없을 겁니다.”

“뭐야 너는? 왜 이렇게 포르투갈어를 잘하는 거야?"

"그걸 상대 팀에 알려드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흥! 재미 없고 매너 없는 녀석이네.”

“그렇게 매너를 중요시 생각하시는 분이 한국에서 그렇게 행동하셨나요?”

순간 가람의 말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표정은 일그러지며 입을 열었다.

“흥. 너 혼혈이라고 하더니 결국 반은 한국인이라는 거냐?”

가람이 언급한 것은 2019년 유벤투스의 동아시아 투어 중 K리그 올스타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을 보기 위해 온 관중들을 무시하며 1초도 경기를 뛰지 않은 사건을 말한 것이었다.

그 당시 몸상태를 핑계로 대고 경기에 나오지 않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귀가 있고, 심지어 자신의 SNS에 대놓고 테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모르는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움찔하는 반응을 본 가람은 말을 이어갔다.

“한국에서는 당신을 날강두라고 불러요.”

“날강두? 그게 무슨 말이지?”

가람은 날강두라는 말만 한국어로 바꿔 말했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되물었고, 가람은 웃으며 친절하게 포르투갈어로 뜻을 풀어주었다.

“날강도라는 말에 당신의 이름인 호날두를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강도라는 뜻이죠. 그런 분께 제가 매너를 지적 당하다니 놀라울 뿐이네요.”

그 말을 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순간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녀석도 아니고 자신과 메시 뒤를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 가람이었다.

게다가 단순한 비난이나 비아냥이 아니라 사실을 근거한 묵직한 팩트 폭행을 당하자, 순간 몸에 뜨거운 기운이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지만, 그도 오랜 기간 축구를 하면서 쌓은 경험이 있기에 내색하지 않으며 대답했다.

“어린 녀석이 끝까지 대꾸하네. 너는 선배에 대한 존경심은 없냐?”

“저는 최소한 매너가 있는 분을 존경하지 매너도 없는 분을 굳이 존경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이런 말도 있죠.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가람이 잉글랜드 출신 스파이가 나오는 영화 속 유명한 대사를 빗대어 말하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그 모습으 본 주심이 두 선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경기 시작 전에 쓸데 없는 말로 상대를 자극하지 마라. 한번 더 그런 모습이 보이면 둘 다 구두 경고에서 끝나지 않을 거다.”

주심의 제지에 가람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자신의 위치를 찾아 들어갔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센터 서클에 서서 자신의 동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경기 시작 전부터 신경전이 시작되고, 잠시 후 유벤투스의 공으로 경기는 시작되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공을 알바로 모라타에 건넨 후 바로 앞으로 뛰어가며 말했다.

“패스!”

오늘 경기에 알레그리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좋은 컨디션을 바탕으로 경기 진행할 거라고 전술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알바로 모라타는 군소리 없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받기 좋게 그의 앞공간을 향해 패스를 주었다.

타타탓!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공을 잡은 순간 바로 선더랜드 진영을 향해 속도를 올리며 파고 들었고, 그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기 위해 가람이 달려갔다.

“오늘 경기의 시작과 동시에 모든 분들이 보고 싶어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와 그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나오는 김가람 선수의 대결!”

“양 팀의 에이스 승부는 중요합니다. 이 승부 결과에 따라서 팀의 사기나 전술에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많은 이들이 말하길 재능은 메시, 노력과 자기 관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고 하는 것처럼 노력과 자기 관리에는 그 어떤 축구 선수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앞에서 명함을 내밀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런 꾸준한 훈련과 자기 관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육체적 피지컥은 36살이라는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비교해도 뚜렷한 차이로 우위를 보여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을 도발하고 무시한 가람에게 본떼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공격적으로 나서면 가람이 자신을 마크하도록 유도했다.

어찌 보면 생각이 없는 단순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가람의 팀내 위치를 생각해볼 때 자신이 가람을 압도하면 그것만으로도 경기를 상당히 유리하게 가지고 갈 수 있는 노림수가 있었다.

그렇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가람이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다가올 때를 기다렸다가 단번에 속도를 올려서 가람을 제쳐내려고 했다.

타타탓!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림수는 단순한 노림수였지만, 오히려 이런 단순한 노림수에 상대가 대응조차 하지 못한다면 확실히 힘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이 수법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나이 그리고 컨디션을 생각해 수많은 유망주들이 자신을 이기고 명성을 얻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모두 실패했고, 가람도 그 중 하나가 될 거라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확신했다.

아마 예상한다고 해도 쉽게 막지는 못할 것이었다. 드리블은 공격하는 선수가 치고 들어가는 것이고, 자신이 생각해도 속도를 올리는 타이밍은 적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타타타탓!!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특기! 자신의 밸런스와 빠른 발을 이용한 고속 드리블을 김가람 선수가 따라잡으면서 대응합니다.”

“호오. 이거 놀라운데요. 저런 움직임을 처음 보면 쉽게 따라잡기 힘든데요. 김가람 선수는 어려운 일을 너무 쉽게 해냅니다. 꼭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저런 수법을 보여줄 거라고 에상이라고 한 듯 행동합니다.”

그렇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의 움직임을 예측이라도 한 듯 자신을 따라잡는 가람의 수비 능력에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역시 감독이 말한 대로 수비수 출신이라 이런 단순한 노림수에는 당하지 않는 건가? 발도 빠른 것 같고. 하지만 어디까지 속도를 낼 수 있겠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속도를 올리며 더욱 선더랜드 진영으로 파고들었고, 가람은 그런 크리티아누 호날두의 그림자라도 된 듯 옆을 완벽하게 마크하고 따라갔다.

그리고 그렇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격에 선더랜드 선수들은 가람을 도와 협력 수비를 하기보다는 다른 위치로 들어오는 유벤투스 다른 선수들을 마크하는 데 집중했다.

그 모습을 본 장재현이 살짝 놀란 듯 입을 열었다.

“이거 선더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김가람 선수에게 전담 마크를 시키고 다른 선수들은 협력수비에 가담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거 박지석 감독은 김가람선수에게 오늘 경기를 맡겼다고 봐도 될 정도로 과감한 수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지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와 김가람 선수는 각각 유벤투스와 선더랜드를 대표하는 에이스 선수입니다. 축구가 팀 스포츠이기는 하지만 팀의 에이스라는 자리는 상당히 막중한 자리거든요. 에이스끼리의 대결을 통해 이겨서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런 건가요? 경기 초반에 그것도 김가람 선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상대로 이길 것으로 박지석 감독은 승부수를 띄운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는 어쩌면 이 장면의 결과에 따라서 경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거리 간격을 유지하며, 경기에 투입되기 전 박지석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오늘 경기 전에 인터뷰에서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아내냐 막아내지 못하냐에 따라 오늘 경기의 결과는 확실히 달라질 거다. 그리고 내가 아는 크리스티아누 호낟루라면 가람이 너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승부를 보려고 할 거야. 너를 이겨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가기 위해서 말이지. 그러니 오늘 경기는 풀타임을 뛴다는 생각은 버리고 전반 시작과 동시에 모든 것을 쏟아 부워라.’

박지석의 예상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을 시험하듯 전력을 다해 부딪혔고, 가람은 그런 크리스니아누 호날두를 보며 오랜만에 호승심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강승연의 삶을 비춰봤을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은인 중 한 명이었다. 자신에게 무회전 프리킥을 전수해준 것이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람이 강승연의 삶에서는 그가 축구 관련 일을 하지 않고, 패션 사업과 배우 쪽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강승연을 보며 자신의 기술을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강승연에게 은인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그런 은인을 상대로 이제는 적이 되어 싸워야 하는 것에 살짝 복잡한 기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강승연의 삶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현역시절에 자신과 붙었다면 그래도 자신이 이겼을 꺼라는 말은 항상 했기에 오늘의 대결로 확실히 그 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가람은 좀 더 속도를 올기기 시작했다.

타타탓!

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의 귓가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추격자의 발소리에 이게 꿈인지 현실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자신이 속도를 최대한 올리고 있을 때 자신을 겨우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더 내서 자신을 앞지르려는 움직임. 그 경고하는 듯한 발소리는 악몽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잠시 후 가람이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뛰고 있는 게 곁눈질로 보였고, 그리고 가람은 어깨를 먼저 밀어넣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어깨 싸움을 걸었다.

쿠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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