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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69화 (270/319)

269화 챔피언스리그 E조 유벤투스 2차전[3]

‘이게 무슨!’

어깨에서 느껴지는 힘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순간 당황할 수 없었다.

여태까지 수많은 선수와 몸싸움을 해봤는데, 순수하게 힘으로 봤을 때 가람의 힘은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강했다.

만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람의 힘이 이정도로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결코 몸싸움을 허용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몸싸움은 시작된 상태였고, 이대로 물러선다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다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애송이에게 무너질 수는 없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전반 초반에 체력을 관리하지 않겠다는 듯 있는 힘을 다해 가람의 힘에 저항하기 시작했고, 점점 가람의 힘에 맞서 균형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생각지 않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저항에 가람은 순간 놀랐지만, 침착하게 대응했고, 어느새 둘은 어깨를 맞닿은 상태에서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김가람 선수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침투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입니다.”

“역시 대단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돌파력은 나이가 먹어도 여전하다는 걸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다음입니다. 지금 선더랜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마크를 김가람 선수에게 전적으로 맡기면서 주변에 유벤투스의 공격수 자원들을 완벽하게 마크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말씀은 즉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스스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과연 김가람 선수를 완벽하게 꺾은 후 골을 얻어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장재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김가람은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 정도까지 접근하게 되면 선더랜드의 다른 선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기 위해 협력 수비를 할 법도 하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걸 눈치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결국 자신이 가람을 이겨야 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말이 쉽지 공을 드리블하면서 호시탐탐 자신의 공을 빼앗기 위해 힘을 주었다 빼었다가 자신의 균형을 흔드는 가람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가는 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좋은 생각이 났다.

‘좋아. 네 녀석의 힘은 인정해 주지.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가람의 힘에 대응하고 있는 어깨에 살짝 힘을 풀었다.

그러자 가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 어깨를 좀 더 앞쪽으로 밀어 넣으면서 좀 더 수비에 좋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자, 가람은 자연스럽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가지고 있는 공에 발을 뻗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발을 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발을 뻗어 가람이 뻗은 발에 자신의 발을 가져다 대었다.

아앗!

들려오는 짧은 비명과 함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요란하게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쓰러지게 되었고, 그 순간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삐이익!

그리고 이어지는 패널티 킥 선언에 가람은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만 봤을 때 자신이 무리하게 공을 뺏으려다가 공이 아니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발을 걷어찬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기에 가람은 흥분하지 않고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아! 여기서 패널티 킥이 선언됩니다.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보겠습니다.”

배선재의 말과 함께 리플레이 화면이 나왔다. 그 화면에서는 가람에게 몸싸움이 밀린 호날두의 모습과 함께 가람이 유리한 위치에서 발을 뻗어 공을 걷어내려고 할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발을 차는 모습이 나왔다.

“아. 이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김가람 선수를 완벽하게 속인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지금 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일부러 틈을 내준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리고 그 틈을 타서 공을 빼앗으려는 김가람 선수에게 공 대신 자신의 발을 밀어 넣어서 영리하게 패널티 킥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군요. 아쉬운 장면입니다. 이렇게 되면 조던 픽포드 골키퍼의 선방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잠시 후 패널티 킥 준비가 진행되었고 주심의 휘슬과 함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정면으로 서서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크게 보폭을 벌리며 패널티 킥을 찼다.

조던 픽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스탭을 보며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공은 골문 한가운데를 정확하게 꿰뚫어버렸다.

뻐엉

촤르르르르~

“전반 5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자신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골로 성공시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골문의 가운데로 정확하게 넣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PK능력은 역시 알아줘야겠군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골을 넣은 후 유벤투스 서포터즈들이 있는 코너킥 에어리어 쪽으로 가서 점프를 뛰어 자신의 등번호를 서포터즈들이 보이게 하고 그라운드에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선수들을 보며 팔을 활짝 펴는 일명 호우 세레머니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골을 넣은 것에 만족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바탕 좋아한 후 일부러 가람이 있는 곳을 지나치며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애송아! 이게 바로 경험의 차이다.”

그 말에 가람은 겨우 몇십 년 축구를 한 주제에 수많은 회귀를 통해 몇백 년 동안 축구만 했던 자신에게 경험 차이를 말해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소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방금은 자신이 확실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속임수에 넘어갔기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선더랜드의 공으로 경기가 시작되려고 했고, 즐라탄은 어느새 다가와 가람에게 말했다.

“저 자식 밥맛이지?”

“하하. 좀 그렇네요.”

“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물론 이대로 한 방 먹은 대로 끝낼 생각은 아니겠지? 우리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 씨?”

“물론이에요. 돌려줘야죠.”

“오케이!”

그렇게 가람은 즐라탄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했고, 즐라탄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경기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선더랜드의 공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토오옹!

즐라탄은 가람에게 공을 받는 순간 바로 가람의 앞 공간을 향해 공을 찔러주었고, 가람은 공을 받는 순간 속도를 살려 그대로 유벤투스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가람을 마크하기 위해 선더랜드와 달리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두 명의 협력 수비를 붙였다.

앞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서고 뒤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백업하며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준수한 수비 실력과 뒤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스피드를 이용해 가람을 마크하려고 하는 의도였다.

하지만 가람은 그런 둘의 마크를 보더니 비웃듯이 크게 방향을 바꿔 왼쪽으로 파고들며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단번에 제쳐버렸고, 생각지 않게 방향을 크게 돌아 뛰는 모습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가람의 잡기 위해 입에서 피 냄새가 날 정도로 뛰어야 했다.

“김가람 선수의 날카로운 돌파! 로드리고 벤탄쿠르 선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만이 김가람 선수의 움직임에 반응할 뿐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스스로 왼쪽 사이드로 가는 건 수비에게만 좋은 일을 하는 건데요.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가람이 장재현이 말한 대로 왼쪽 사이드 라인 근처까지 도달하자, 기다렸다는 듯 왼쪽 수비수인 다닐루 산드루 가람의 앞을 막아서며 앞에서는 다닐루 산드루가 뒤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쫓아오는 형국이 되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다닐루 산드루를 보며 크게 외쳤다.

“막아 다닐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외침이 없다고 해도 다닐루 산두르는 가람을 막을 생각이었기에 속도를 올려 가람의 앞 공간을 자르며 다가왔고, 그 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좀 더 속도를 내서 가람의 뒤를 막으려고 했다.

이렇게 된다면 가람은 협력 수비에 갇혀 공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만약 여기서 가람을 저지한다면 확실히 자신이 우위에 설 것이고, 그렇다면 유벤투스의 사기는 올라가 경기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토옹!

가람은 다닐루 산드루가 비우고 나온 공간을 향해 공을 찍어서 찼고, 공은 그렇게 아무도 없는 공간으로 나아갔다.

아니 아무도 없는 공간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선더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가람이 찬 공간을 향해 뛰어갔고, 공을 잡아냈다.

타타탓!!

“김가람 선수의 패스!! 오늘 경기에 오른쪽 윙어로 나온 솔라 쇼레티레 선수에게 연결됩니다.”

“아! 이건 뼈아픕니다. 유벤투스! 김가람 선수만 막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다닐루 산드루 선수가 비워둔 공간을 제대로 공략하는 솔라 쇼레티레 선수! 기회입니다.”

솔라 쇼라티레는 공을 잡는 순간 자신의 장기인 보폭이 짧은 드리블로 속도를 살려 순식간에 왼쪽 사이드에서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그 모습을 본 조르조 키엘리니는 솔라 쇼라티레를 마크하기 위해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뻐어엉!!

솔라 쇼라티레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터져 나왔고, 공은 조르조 키엘리니의 빈 공간으로 정확하게 날아갔고, 그 공간을 향해 이미 움직이고 있는 즐라탄이 점프를 뛰었다.

그리고 판데이크와 비등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의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히트가 즐라탄과 함께 경합을 벌이며 공중에 같이 뛰었다.

“선더랜드의 좋은 기회! 즐라탄 선수! 마무리해야 합니다.”

동점골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배선재는 흥분하며 입을 열었고, 즐라탄은 마테이스 더리히트와의 격렬한 몸싸움 속에서도 공을 따낼 수 있었다.

토오옹!

하지만 즐라탄이 헤딩한 공은 유벤투스의 골대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본 라이트 오브 스타디움의 관중들과 축구 관계자들은 즐라탄이 실수한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공을 향해 한 선수가 뛰어서 나타나 공이 떨어지는 곳을 포착해 뛰어오는 속도를 죽이지 않고 몸을 살짝 띄우며 아크로바틱한 동작으로 정확히 공에 발을 가져다 대었다.

뻐어엉!!

촤르르르르~~

공은 순식간에 유벤투스의 왼쪽 골대 상단을 갈라버렸고, 너무나 빠른 슈팅에 유벤투스의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는 아무런 움직임도 가지고 가지 못했다.

“고오오오올!! 전반 8분에 선더랜드의 용사 김가람 선수! 말도 안 되는 발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동점골을 만들어냅니다. 현재 스코어는 1 대 1입니다!!”

가람은 골이 터지는 순간 자신의 전매특허인 만세 세레머니와 함께 선더랜드 서포터즈가 있는 코너킥 에어리어 쪽으로 가서 기뻐했고, 그와 동시에 가람의 응원가가 들려왔다.

“선더랜드의 용사! 김가람!! 그 누가 와도!! 이긴다! 김가람!!”

가람은 잠시 선수들과 기뻐한 후 자신이 골을 넣을 때 따라오지 못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근처로 가서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벌써 지친 건가요? 힘들면 벤치로 들어가시죠.”

가람의 말에 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성을 잃을 뻔했고 가람에게 저돌적으로 달려들려고 했다. 옆에 있는 알렉스 산드루가 그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았다.

하지만 가람은 그런 크리티아누 호날두를 그대로 두고는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런 가람을 보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 개자식! 확실한 차이를 보여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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