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81화 (282/319)

281화 매치 오브 위크

2022년 2월 14일

“안녕하십니까? 매치 오브 더 위크 진행자 개리 리네커 인사드립니다. 오늘의 주제는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역시 저와 함께 프로그램 진행을 도와주실 분은 게리 네빌씨와 그의 영혼의 단짝인 제이미 캐러거씨가 함께 하십니다.”

“안녕하세요. 게리 네빌입니다.”

“안녕하세요. 제이미 캐러거입니다.”

이전에는 영혼의 단짝이라는 말에 태클을 걸었던 둘이지만 이제는 인정이라도 하는 듯 바로 인사를 했다.

“오늘의 주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여러 팀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역시 이 시합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죠. 바로 알렉스 퍼거슨의 제자 더비라고 불리고 있는 선더랜드 대 맨유, 맨유 대 선더랜드의 대결입니다. 이 대결에 대해서 두 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네요. 누가 먼저 이야기를 해보실까요?”

그 말에 제이미 캐러거가 입을 열었다.

“하하하. 아무래도 제 친구는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으니 제가 먼저 선더랜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선더랜드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제이미 캐러거의 물음에 개리 리네커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당연히 김가람 선수입니다.”

“그렇습니다. 김가람 선수의 활약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처럼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팀을 도와주는 플레이 메이킹 능력으로 지금까지 24골 20도움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득점왕과 도움왕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말과 함께 가람의 플레이 하이라이트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며 개리 리네커도 동의한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렇죠. 지난 시즌에 선더랜드는 철퇴와 같은 공격력으로 상대 팀들을 박살냈다면 이번 시즌의 선더랜드는 노련한 펜싱 선수의 검처럼 상대 팀들의 약점을 정확히 노려 공격해서 점수를 얻어내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표현이 기가 막히네요. 바로 그겁니다. 이전에는 당시 승격팀인 선더랜드는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가람 선수를 필두로 공격력으로 찍어 눌렀다면 이번 시즌은 다른 팀이 김가람 선수를 견제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 김가람 선수를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세컨드 스트라이커 등 여러 가지 포지션에 뛰게 하면서 집중적인 견제를 피하고 플레이 메이킹을 하게 했는데요. 이게 정확히 먹혀 들어갔습니다.”

“정확히 먹혀 들어갔다는 걸 좀 더 설명하면 김가람 선수를 견제하기 위해 상대 선수들이 수비적으로 나서면 김가람 선수는 뛰어난 축구 재능과 패스 능력으로 다른 팀원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그런 기회가 반복돼서 김가람 선수의 견제가 약해지면 직접 골을 노리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거죠.”

개리 리네커가 설명을 덧붙이자, 제이미 캐러거가 신이 난 듯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건 선더랜드에 김가람 선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죠.”

제이미 캐러거의 말에 화면은 즐라탄, 세르히오 아게로, 요한 필립의 플레이 화면을 보여주었다.

“김가람 선수의 득점력이 눈에 띄지만 선더랜드 세 명의 공격수들도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 있거든요. 특히 이번 시즌을 두고 이적한 두 명의 베테랑 선수인 즐라탄 선수와 세르히오 아게로 선수는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리면서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 상당히 많은 오퍼를 받았는데 선더랜드는 이 둘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놀라운 건 요한 필립 선수가 뒤에서 말할 선수와 더불어 좋은 콤비네이션을 보여주면서 선더랜드는 김가람 선수를 제외하고도 뛰어난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하하하 그렇군요. 저희가 너무 선더랜드의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지금 TV를 켜신 시청자분들이 선더랜드 특집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니 이번에는 팔이 안으로 굽힐 수밖에 없는 맨체스터의 레전드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개리 리네커가 웃으며 게리 네빌을 지목하듯 말하자, 게리 네빌도 알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번 시즌에 선더랜드는 리그컵, FA컵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스 리그까지 패배한 적이 없는 무패의 팀입니다. 게다가 더 이상 슈퍼 루키가 아니라 지난 시즌에 프리미어 리그와 유로파 리그의 챔피언으로서 면모를 보여주는 강팀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번 시즌의 선더랜드에 대한 평가는 유럽에서 다섯 손가락에 뽑힐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고 저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 말에 바로 제이미 캐러거가 입을 열었다.

“이런~ 인정하면 바로 다음 시합으로 넘어가면 되는 건가요? 팔이 안으로 굽어서 좀 황당한 주장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의외로 이 친구가 생각이 똑바로 박혀 있는 상태네요.”

“아이! 진짜!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

순간 욱한 개리 네빌이 진짜 화를 내는 듯한 표정과 짜증 섞인 말을 하자, 제이미 캐러거는 양 손바닥을 얼굴 높이로 들어 보이며 과장되게 항복이라는 제스쳐를 보여주었다.

그 모습에 개리 리네커가 입을 열었다.

“자자. 제이미 캐러거 위원님 매너를 지켜주시고요. 지금은 게리 네빌 위원님의 시간입니다.”

그러자 제이미 캐러거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자크로 채우는 듯한 제스쳐를 보여주었고, 그 모습을 보며 개리 리네커가 게리 네빌을 보며 계속 이야기하라는 듯 손짓을 했다.

“제가 잠깐 화를 낸 점은 죄송합니다. 이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선더랜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강팀이지만, 토너먼트!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큰 경기의 토너먼트 그것도 조별 예선이 아닌 16강전과 같은 큰 경기를 뛰어본 경험은 없습니다. 그리고 1차전이 열리는 곳이 다른 곳도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장이라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씀은 선더랜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어린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 본래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에 박지석 감독은 얇아진 선수층을 보완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돌리며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많이 시켜주기는 했지만, 이렇게 큰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다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어드벤테이지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개리 리네커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어떤 수치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영향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팀 베테랑인 즐라탄, 세르히오 아게로, 기성룡 선수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을 독려해준다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말에 제이미 캐러거도 웃음을 애써 가리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저 친구도 힘들죠. 팔은 안으로 굽어야 하기는 하는데 선더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불리한 건 당연한 거니 말이죠.”

“그.. 그건..”

개리 네빌은 머리를 긁으며 난처해하자, 개리 리네커가 제이미 캐러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제이미 캐러거 위원님. 아직 개리 네빌 위원님의 차례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오랫동안 봐온 친구가 난처해하길래~ 안쓰러워서 그런 겁니다.”

개리 네빌이 평소라면 제이미 캐러거가 저렇게 말할 때 버럭 하면서 뭐라고 반박이라도 하겠지만, 솔직히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더랜드를 상대로 승산이 있는 부분은 없었다.

그렇게 잠시 고민을 하던 개리 네빌은 미간에 인상을 쓰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저 친구가 말한 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선더랜드를 상대로 뚜렷하게 우위를 가지고 갈 수 있는 포지션은 없습니다. 딘 핸더슨 골키퍼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수치적으로 봤을 때도 조던 픽포드 골키퍼와 비교했을 때 밀리는 것은 사실이고, 다른 포지션에서 이번 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제이든 산초 선수나 라파엘 바란 같은 선수도 선더랜드의 손홍민 선수나 권윤성 선수와 비교하면 밀리는 게 사실이죠. 심지어 스트라이커에서는 비교할 수 있는 선수층이 없습니다. 카바니 선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의 골 수치만 봤을 때는 즐라탄 선수를 비해 못한 정도니깐요. 반면에 선더랜드는 무기가 더 많은 셈입니다. 심지어 김가람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해도 비등한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김가람 선수의 컨디션을 봤을 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은 없을 것 같으니 안타까울 상황입니다.”

그 말을 들은 제이미 캐러거가 얄밉게 입을 열었다.

“이런~ 이렇게 순수하게 인정하면 아까 아껴두고 소개를 안 한 노망준 선수에 대해서는 말을 할 기회가 없겠네요.”

제이미 캐러거의 난입에 또다시 화를 낼 줄 알았던 개리 네빌은 순순히 인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게다가 프리미어 리그 초반에 후반 교체카드로 등장했던 노망준 선수가 이제는 풀타임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노망준 선수와 김가람 선수가 어떤 포지션으로 나오느냐에 따라서 대응할 수 있는 전술이 달라진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거겠지만,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런 변수까지 고려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내일 있을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강팀인 선더랜드를 상대로 정신적인 무장을 하고 상대해야 할 겁니다. 맨체스터 유나티이드는 이전부터 챔피언스 리그에서 강팀을 상대로 패배가 예상되는 결과 속에서 승리를 보여준 경기들이 역사적으로도 있습니다. 그런 정신력과 승리 DNA를 깨워 선더랜드를 상대로 이겨야 할 겁니다.”

“평소 정신력에 대해서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시고 있던 개리 네빌 위원님께서 정신력에 대해서 이렇게 열변은 토하시니 저도 살짝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힘든 경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게리 네빌 위원님께서도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실 것 같으니 선더랜드와 맨체스터와의 경기는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다음 경기로 넘어갈까요?”

그렇게 TV 화면에서는 다음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 대해 예측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화면을 본 알렉스 퍼거슨이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끄지.”

“네. 알겠습니다.”

알렉스 퍼거슨의 말에 숄샤르는 바로 리모컨을 들어서 TV를 껐고, 알렉스 퍼거슨은 입을 열었다.

“다들 내일 있을 경기에 대해 저렇게 예측한다면 준비한 전술이 잘 맞을 거야.”

“감사합니다. 감독님.”

“이제는 내가 감독이 아니야. 자네가 감독이지.”

“아. 그렇죠.”

“나는 내일 경기를 준비한 대로만 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네. 힘내도록 해.”

“감사합니다. 감독님.”

“차암. 감독 아니라니깐.. 여튼 남은 건 이제 내일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 나는 이만 가도록 하지.”

그 말과 함께 알렉스 퍼거슨은 자신이 오랫동안 집무했던 감독실을 빠져 나왔고, 숄샤르는 그런 알렉스 퍼거슨을 끝까지 마중하며 예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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