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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84화 (285/319)

284화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3]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선더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는 어떻게든 골대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고, 선더랜드의 선수는 그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결국 선더랜드 선수의 몸싸움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가 쓰러졌고, 그 모습을 본 조던 픽포드는 마음이 놓이려고 했다.

하지만 넘어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넘어지면서도 공을 향해 몸을 날렸고, 조던 픽포드에게는 불행하게도 이마에 공을 닿는 데 성공했다.

토오옹~

철썩!

"고오오오오올!!! 전반 48분 마커스 래쉬포드!! 세컨 볼에 대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몸을 날려 넘어지면서도 다이빙 헤딩으로 골을 넣습니다. 맥스 아론스 선수가 끝까지 따라가며 막았지만, 마커스 래쉬포드선수의 집념에 다이빙 헤딩을 막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아. 이렇게 되면 선더랜드는 전반에만 2골 먹힙니다. 프리 시즌 슈퍼컵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대 0 패배를 당했을 때도 전반전에 1골만 먹혔는데요. 이번 시즌을 통틀어서 전반에만 이렇게 멀티골을 허용한 건 처음입니다. 이건 선더랜드 선수들뿐 아니라 스탭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비상입니다. 선더랜드는 비상이에요!"

골이 터진 후 마커스 래쉬포드는 제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바로 마커스 래쉬포드 위로 포개지며 샌드위치를 만들며 골을 축하했다.

다른 팀 골대 안에서 골 세레머니를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지만, 그만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도 생각지 않은 골에 흥분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선더랜드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고 실점까지 한 자신들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다시 선더랜드의 공으로 시작하고 세르히오 아게로가 가람에게 패스를 건네는 순간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며 경기를 종료시켰다.

삐이익! 삑!

주심의 휘슬에 선더랜드 선수들은 굳어진 얼굴로 라커룸으로 향했고, 반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꼭 경기를 이긴 것처럼 환호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전반전 8분에 제이든 산초 선수의 중거리 슈팅과 경기 종료 직전에 마커스 래쉬포드 선수의 다이빙 헤딩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 대 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전 경기를 어떻게 보셨나요?"

"제가 경기 시작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매치 오브 위크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강팀을 상대로 역전했던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오늘 전반전만 보면 제가 원했던 아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들이 원했던 모습이 나온 것 같습니다. 꼭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경이 감독이었을 때 전성기 모습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네에?"

살짝 흥분한 게리 네빌의 말에 마틴 테일러는 게리 네빌이 과연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지 몰라 순간 말을 잇지 못했고, 게리 네빌은 급발진했다.

"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구축한 한 사람으로서 느꼈던 건 알렉스 퍼거슨경은 팀 운영은 강팀을 상대로 강팀이 잘하는 걸 완벽하게 틀어막고, 반대로 상대가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의 플레이를 극대화시키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더랜드의 강점을 막고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시켰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일부는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선더랜드의 강점인 김가람 선수의 플레이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거의 완벽에 가까이 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강점을 극대화시켰다기 보다는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급발진한 것 치고는 차분하게 설명하는 게리 네빌을 보며 마틴 테일러는 말을 이어갔다.

"그럼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전반 초반에 보여준 제이든 산초 선수의 중거리 슈팅을 생각해보면 제이든 산초 선수는 중거리 슈팅보다는 안쪽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을 선호하는 선수인데요. 선더랜드 선수들도 그런 플레이 스타일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했기 때문에 허를 찔러 실점을 허용한 겁니다. 전반 막판의 실점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로 허슬 플레이를 꺼려하는 마커스 래쉬포드 선수가 몸을 사리지 않고 골을 만드는 장면 또한 예측하지 못한 플레이입니다. 선더랜드 선수들은 아까 프리킥에서 허슬 플레이를 잘하는 에딘손 카바니나 해리 맥과이어 선수를 막는 데 집중했거든요. 덕분에 허술했던 마커스 래쉬포드선수에게 허를 찌르게 된 겁니다. 이렇게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과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게리 네빌 위원님이 말씀하신 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준비한 전술에 선더랜드가 맥을 못 추면서 경기는 전반전 2 대 0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잠시 광고 보시고, 후반전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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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라커룸

숄샤르는 선수들을 라커룸 앞에 앉혀 최대한 휴식을 부여하게 한 후 입을 열었다.

"모두 휴식에 집중해라. 지금까지 경기 잘하고 있다. 전광판 스코어는 2 대 0이지만, 자만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0 대 0 경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라. 알겠나?"

"알겠습니다."

숄샤르는 힘차게 대답하는 선수들을 보며 흡족한 마음이 들었지만, 자신이 보기에도 생각보다 지친 걸 알 수 있었다.

전반전에 김가람을 팀 전체의 합동된 힘으로 막아내기는 했지만, 체력 소모가 상당했기에 모두 지친 상태였다.

그 모습에 마이클 펠란 수석 코치에게 말해 선수들이 뛴 거리를 파악하라고 했다.

이미 평소보다 대부분 선수가 많은 거리를 뛴 상황이었다.

기성룡이 영리하게 좌우로 크게 패스를 하며 수비하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많이 뛰게 했기 때문이었다.

"수석 코치님. 선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해보시고, 후반전에 교체 준비도 진행해주세요."

"그 말씀은 지금 전술을 계속 유지하실 생각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이대로만 진행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예요. 후반전에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그렇게 숄샤르는 지금의 작전대로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으로 라커룸 대화를 마치고 선수들의 회복에 신경 썼다.

선더랜드의 라커룸

박지석은 라커룸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전반전 종료를 바탕으로 제임스 플라워와 전술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무거운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과연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경기에서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저항도 하지 못하고 힘없이 쓰러지게 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꺼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 했다.

그렇게 결심을 한 박지석은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집중시켰다.

"모두 주목! 오늘 경기 2 대 0으로 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후반전이 남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리를 상대로 전술적으로 준비를 잘했고, 내의 선수 시절, 즉 알렉스 퍼거슨경이 감독으로 있을 때처럼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잘하는 건 확실히 막고, 그들이 잘하는 건 더 잘하는 전술이지. 솔직히 단시간에 이 정도로 준비할 줄은 몰랐다. 이건 내 전술적 실수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미안하다!"

박지석은 말이 끝나는 동시에 허리 숙여 사과했고 박지석의 사과에 선수들은 당황했다. 사과를 마친 박지석은 허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나는 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 교체를 가지고 갈 예정이다. 우선 미드필더에서는 기성룡과 해리 네쳐를 교체할 거다. 후반전에 해리 네쳐의 거친 플레이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흔들 생각이다. 그리고 윙어에서는 마커스 애드워즈와 손홍민을 교체한다. 후반전에 이미 많은 활동량을 보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수비수를 공략하면 골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반전 전술 실수를 인정하며 교체 명단을 말할 때 선수들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지석이 마지막으로 말한 선수가 지명되자, 선수들은 순간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가람과 노망준을 교체한다."

박지석의 말에 선수들은 침묵했고, 동시에 가람을 쳐다봤다.

순간 가람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박지석을 봤고, 박지석은 그런 반응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의 반응은 이해한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가람이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 패턴에 대비해서 준비한 전술이다. 그 상황에서 지금의 전술을 유지한다는 건 효과적이지 않고, 만약 가람이가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가람은 전반전의 답답한 상황에서 각성 상태를 쓰려고 했던 자신이 떠올랐다.

그래도 자신이 빠진다면 경기가 어려워질 거라는 건 당연한 일이기에 박지석의 교체 지시에 불복하는 말을 하려고 했다.

그때

샤아아아

몸 안에서 차가운 폭포수를 맞은 듯한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침착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어쩌면 감독님의 말이 맞을 수도 있어. 아직은 1차전이다.'

그렇게 가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지석을 보며 크게 외쳤다.

"알겠습니다. 감독님."

가람이 순순히 교체 지시에 따르자, 박지석은 속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팀의 에이스에게 지고 있는 상황에 교체 지시를 내리는 건 자신이 생각해도 부당한 지시로 보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람은 이를 받아드린 것이었다.

이에 박지석은 가람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고 전술 변화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남은 시간에 교체되는 선수들에게 직접 교체 전술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가람 대신 교체로 들어가게 된 노망준은 긴장한 모습을 비추자, 가람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나 대신 들어간다고 긴장할 필요 없어. 너는 너의 플레이를 하면 되는 거야. 내가 알려준 거 잊지 않았지?"

"물론이에요. 형."

"그래 긴장하지 말고 후반전에 감독님의 지시에 따르도록 해."

"알겠어요."

그렇게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박지석은 가람을 보며 외쳤다.

"주장 구호!"

그 말에 가람은 선수들을 모이게 한 후 입을 열었다.

"제가 후반전에 뛰지 못하지만, 다들 힘내서 따라가도록 합시다. We are~"

"Sunder land"

그렇게 선더랜드의 선수들은 라커룸을 빠져 나갔고, 박지석은 가람을 보며 말했다.

"이런 교체 지시를 내려서 미안하고, 지시에 따라줘서 고맙다."

"아닙니다. 감독님. 선수가 감독님의 말을 따르는 건 당연한 건데요. 고마워하실 필요까지 없습니다."

"그래. 옷 갈아입고 벤치로 나오도록 해라. 가급적 빨리 나오면 좋겠다. 너랑 나랑 해야 할 일이 있거든."

"제가요?"

가람은 경기에 빠지면서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지 않은 박지석의 말에 서둘러 땀에 젖은 유니폼을 갈아입고 선더랜드 마크가 붙어 있는 롱패딩을 걸치고 벤치로 나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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