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297화 (298/319)

298화 챔피언스 리그 8강전 바르셀로나전[1]

2022년 4월 19일 누캄프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

“드디어 축구팬들이 기다렸던 대결! 선더랜드 대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대 선더랜드 대결! 이곳 누 캄프에서 펼쳐지게 됩니다. 저는 마틴 테일러! 오늘의 도움 말씀에는 개리 리네커 위원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개리 리네커입니다. 오늘 경기는 이미 1차전에서 메시 선수의 해트 트릭으로 경기가 마치게 되면서 원정팀인 선더랜드는 최소 3골을 넣어야 비길 수 있게 됩니다. 3골은 솔직히 힘든 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걸 해내야 다음 라운드로 넘어갈 수 있죠.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유리한 상황을 두고 충분히 이용하며 영리하게 경기해서 마무리한다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희 입장에서는 EPL의 팀인 선더랜드를 응원하게 되는데요. 과연 선더랜드가 이 어려움을 어떻게 파훼할 수 있을까요?”

“사실 오늘 경기의 키를 잡고 있는 건 김가람 선수입니다. 지난 경기에서 사실 메시 선수에게 막히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는데요. 오늘 경기에서는 김가람 선수가 메시 선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지난번처럼 메시 선수를 상대로 1 대 1 경합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게 해서 메시 선수를 이겨낼 수 있다면 최고의 상황이 되겠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입니다. 김가람 선수가 이걸 깨닫고 주변 동료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걸 하는 게 힘들 겁니다.”

“그건 선수 시절의 경험으로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그걸 시키지 않죠. 어떻게든 메시 선수를 뛰어넘어서 자기가 최고라는 걸 인정 받고 싶을 겁니다. 사실 저는 이런 감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프로 선수라면 가져야 하는 승부욕이죠.”

“그렇군요.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은 입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홈팀 바르셀로나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테어슈테겐

세르지뇨 데스트 - 클레망 랑글레 - 사무엘 움티티 - 조르디 알바

프랭키 더용 - 세르지오 부츠게츠

모하메드 살라 - 리오넬 메시 - 네이마르

앙투안 그리즈만

“다음은 선더랜드의 라인업입니다.”

조던 픽포드

맥스 아론스 - 김만재 - 권윤성 - 앤드류 로버트슨

은골로 캉테 – 해리 네쳐 – 닐 이안

김가람 – 세르히오 아게로 – 손홍민

마틴 타일러의 라인업 호명이 끝나는 순간 개리 리네커는 바로 말을 이어갔다.

“오늘 경기에 홈팀 바르셀로나는 역시나 기존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1차전의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 나왔습니다. 반면 선더랜드는 4-3-3 전술이거든요. 이 전술은 리그에서 자주 나오는 전술은 아닌데요. 중앙 미드필더 라인을 단단하게 한 후 좌우 윙포워드로 나선 김가람 선수, 손홍민 선수를 활용하는 역습으로 공격을 이끌어 나가려는 모습으로 판단됩니다.”

“역습이라... 많은 골이 필요한 선더랜드에게 과연 어울리는 전술일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죠. 하지만 공격 시 티키타카를 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많은 팀들이 역습을 통한 배후공간을 노려서 골을 만들었다는 점을 보면 상당히 괜찮은 전술이기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골이 터질지는 저도 의문이 생깁니다.”

삐이익 삑!!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선더랜드의 공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공을 잡은 건 역시 김가람 선수입니다.”

가람은 공을 잡는 순간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앙투안 그리즈만은 가람을 막으려고 했지만, 역시나 쉽게 제쳐지게 되었다.

꼭 1차전 경기와 마찬가지인 것처럼 가람은 저돌적으로 메시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 모습을 본 마틴 테일러가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

“김가람 선수!! 저돌적으로 메시 선수가 있는 곳으로 파고듭니다. 지난 1차전 경기에서 당한 건 설욕하겠다는 듯 돌진하는 김가람 선수!!”

가람의 돌진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이전 1차전과 마찬가지로 가람을 에워싸여 막으려고 했고, 메시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기에 김가람을 유인하기 위해서 좀 더 안쪽으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타타타탓!!!

가람의 속도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빨랐다.

메시가 뒤로 빠지는 속도, 그리고 프랭키 더용과 부츠게츠가 메시가 빠진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달려드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메시는 직감했다.

가람도 자신처럼 각성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말이다.

“김가람 선수!! 말도 안 되는 속도로 파고듭니다.”

“이거 놀랍습니다. 그냥 뛰어도 저런 속도가 나오기 힘든데요. 드리블한 상황에서 이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선수는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순식간에 프랭키 더용과 부츠게츠를 뚫고 나온 가람은 패널티 에어리어로 달려들었고, 메시는 서둘러 각성 상태에 들어가며 가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가람은 메시가 달려들기도 전에 슈팅 자세에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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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선더랜드 라커룸

선수들이 긴장한 듯 쉽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라커 앞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제임스 플라워 수석코치가 전해준 태블릿에 담긴 전술적 움직임을 보면서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 후 라커룸의 문이 열리고 박지석이 들어왔다. 선수들은 박지석에게 자연스럽게 집중했다.

“모두 주목!”

“주목.”

“오늘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에 이긴다고 해도 점수차가 적으면 우리가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긴다고 해도 3대 0 이상으로 대상으로 이겨야 한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건 너희들도 알 거다. 그러나!”

박지석이 목소리를 높이자, 선수들도 덩달아 긴장하며 더욱 집중했다.

“이런 불가능하다고 했던 예측은 원래 우리에게는 일상이었다. 우리가 승격한 후 경기를 치를 때마다 언론에서는 우리의 상승세가 꺾일 거라고 예상했고, 매번 경기할 때마다 패배를 점치던 언론들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승격 시즌에 우승했다! 심지어 우리는 열세라고 여겨졌던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서도 PSG를 이겨 기적을 만들어냈다. 우리에게 이런 일은 자주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부담감을 가지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해라. 그럼 결과는 따라올 거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감독님!”

박지석의 말에 선수들은 크게 대답했고, 짧지만 간결한 박지석의 말에 긴장하던 선수들은 긴장감이 풀린 듯 아까와 다르게 주변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격려하기 시작했다.

박지석은 안정한과 제임스 플라워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렸고, 안정한과 제임스 플라워는 그 지시에 맞춰 선수들을 찾아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지석은 걸음을 옮겨 가람에게 다가갔다.

“오늘 컨디션은 어때?”

“좋습니다. 감독님.”

“좋군. 좋아. 그럼 오늘 경기에 메시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지난 1차전에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박지석의 말에 가람은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박지석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좌절이나 실망이 아닌 기대감을 품게 하는 느낌을 받았고, 가람의 대답에 더 물어보려는 순간 가람이 먼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기는 이길 생각입니다.”

메시와의 승부에서는 이길지 모르겠지만, 경기에서는 이기겠다는 가람의 대답에 박지석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늘 경기가 끝난 후 결과와 상관없이 크게 성장할 것 같구나. 좋다. 좋아! 오늘 경기는 네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해봐라.”

“네에? 원래는 제가 메시 선수를 마크하면서 최대한 역습을 노리는 전술 아니었나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얼마 전까지 그렇게 하는 게 제일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오늘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한 선수가 더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게 팀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가람은 그 한 선수가 자신을 지칭하는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감독으로서도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인데 그걸 자신에게 맡긴다는 건 자신을 신임한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경우는 강승연이 수많은 회귀의 삶을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던 대우였기에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감독님..”

“그러니 네가 원하는 플레이로 마음껏 해봐라. 후회 없이 말이다. 이미 전술도 일부 수정했다. 너에게는 프리롤을 부여할 거고, 기본적인 전술틀은 그대로 하겠지만 네가 판단해서 중간에 전술을 수정해도 좋으니 네가 생각한 대로 경기를 진행해봐라.”

생각지 않은 권한에 가람은 박지석을 봤고, 박지석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다른 선수들을 향해 갔다.

그렇게 잠시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안정한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진짜 에이스로 인정받은 거라고 가람아! 오늘 경기 잘해봐라.”

그러자 어느새 다가온 제임스 플라워가 말을 보탰다.

“이미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야기가 해뒀습니다. 사실 저라면 선수에게 맞춘 전술을 하지 않겠지만, 감독님의 지시니 어쩔 수 없죠.”

축구에서 전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임스 플라워에게 지금 가람에게 맞춘 전술은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닐 것이었다. 제임스 플라워의 말에 가람은 웃으며 화답했다.

“꼭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가람이 여태까지 강승연의 삶들을 통틀어 수많은 축구 경기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지지를 받은 적은 없었기에 울컥하며 진심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때

띠리링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을 승리하라!]

[보상 : 승부욕의 화신 특성 개방]

그동안 잠잠했던 상태창까지 경기에 승리하라고 베팅하며 가람은 오늘 꼭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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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의 슈팅 자세를 보는 순간 메시는 각성 상태에 들어가 자신이 달릴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내어 공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뻐어엉!

티이익!!

메시는 가람의 슈팅 코스를 예측해 몸을 날렸고, 가람의 슈팅을 방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공에 실린 힘이 워낙 강해 공이 앞으로 나아가는 건 막을 수는 없었고, 그나마 공의 방향을 약간이나마 굴절시킨 게 전부였다.

그래도 메시는 가람의 슈팅을 방해할 수 있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씨익~

메시는 슈팅을 찬 가람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분명 자신의 슈팅이 방해를 받았는데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있는 가람의 모습에 메시는 소름이 돋아 고개를 돌려 공이 나아가는 방향을 지켜봤다.

휘리릭~

공은 골문 중앙에서 벗어나 골대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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