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301화 (302/319)

302화 챔피언스 리그 8강전 바르셀로나전[5]

토오옹~

노망준이 찬 공은 오른쪽으로 나아갔고, 그 공 끝에는 어느새 바르셀로나 배후 공간을 침투해 파고 들어온 요한 필립이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요한 필립은 앞의 사무엘 움티티가 반응하기 전에 자신의 특기인 반 박자 빠르면서도 정확한 슈팅을 찼다.

공의 코스는 때마침 테어슈테겐이 가람을 경계하며 위치하고 있던 곳인 먼 쪽 골대 쪽이었다.

뻐어엉!!

그러나 테어슈테겐도 노망준이 가람에게 패스하지 않는 순간부터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가람을 보는 방향에서 방향을 틀어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요한 필립이 슈팅을 차는 순간 바로 빠른 동작으로 반응해 공이 날아오는 코스를 향해 몸을 날렸다.

휘이익!!

이번 골이 들어가면 지난 경기에 3 대 0으로 이긴 게 무산되며, 결국 동점이 되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테어슈테겐은 절박한 심정으로 손을 뻗었다.

그런 절박한 심정이 통했는지 공에 테어슈테겐의 손이 닿을 수 있었다.

하지만

터렁~

요한 필립의 슈팅은 단순히 정확한 것뿐 아니라 힘도 실려있었다.

가람이 요한 필립과 함께 훈련하면서 강조했던 정확하면서도 강한 슈팅이 그대로 나온 것이었다.

그렇게 공은 테어슈테겐의 손에 맞은 후 튀어 오르며 결국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고오오오오올!!!! 후반 34분에 요한 필립 선수가 골을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3 대 0! 지난 1차전까지 생각하면 3 대 3 동점골입니다. 어려운 경기를 동점으로 만드는 선더랜드!!"

"이거 아주 좋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김가람 선수가 영리하게 자신을 미끼로 삼고 다른 선수들을 이용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교란시킵니다. 지금 골도 김가람 선수가 왼쪽을 뚫어내는 듯한 움직임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당혹한 게 유효하게 먹혔습니다."

골을 넣은 요한 필립은 자신이 골을 넣었지만, 가람을 향해 뛰어갔고, 가람은 뛰어온 요한 필립을 업어주며 즐거워했다.

그렇게 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본 메시는 순간 그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자신과 호나우딩요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자신을 바르셀로나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선수, 메시에게는 형이면서도 스승과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순간 호나우딩요가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시는 거예요?'

'그래. 팬들도 나한테 야유하고 왠지 축구가 힘들어졌어. 가족들도 그립고..'

'그래도..'

메시는 호나우딩요와 훈련하며 즐거웠던 시절이 떠올라 호나우딩요를 잡고 싶었다.

하지만 구단 측에서도 방탕한 사생활과 음주가무를 즐기는 호나우딩요와 자신이 가깝게 지내는 걸 경계하고 있던 걸 모르지는 않았다.

떠나지 말라는 말이 나오려는 순간 호나우딩요가 특유의 미소를 띠며 메시를 보고 입을 열었다.

'나는 이렇게 가지만 너는 여기서 전설이 될 거야. 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겠지.'

'아니에요. 저는 아직.. 아직..'

'이제 어리광은 그만 피우고, 내가 가면 이제 네가 바르셀로나의 에이스야. 물론 재수 없는 스페인 듀오가 있지만, 네가 에이스야. 에이스 힘내라.'

그때

"주장! 뭐 하는 거야! 정신 차려!"

갑자기 들려오는 네이마르의 목소리에 메시는 회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래. 미안."

"뭐가 미안이야!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어. 안 그래 주장? 아니 에이스."

순간 네이마르 입에서 나온 말에 메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평소 자존심 때문에 본인이 에이스라고 생각하던 녀석이 메시를 보며 에이스라고 인정한 것이었다.

"에이스?"

"그래. 에이스. 솔직히 가람이 저 괴물을 막는 모습을 보면 인정해야지. 그런데 에이스. 우리 이렇게 지는 건 안 되지 않겠어?"

네이마르의 말에 메시는 웃었다.

"그래. 지면 안 되지. 다른 곳도 아니라 누캄프인데 말이야."

그렇게 메시는 네이마르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했고, 네이마르가 이야기를 듣더니 함박웃음을 지었다.

"좋은 작전인데!"

잠시 후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공으로 시작되었고, 앙투안 그리즈만은 공을 메시에게 건네고 앞으로 나아갔다.

메시는 공을 잡은 후 잠시 크게 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조심스럽게 각성 상태에 들어갔다.

덜덜덜!!

하지만 몸이 더 이상 각성 상태에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하듯 떨기 시작했다.

솔직히 오늘 경기를 뛰기 전에도 좋지 못한 몸상태였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가람을 막겠다고 혹사 시킨 상태였다.

이미 벤치에서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교체 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선더랜드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상황에서 벤치로 나갈 수는 없었다.

'아직은 아니야.'

메시는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눈을 감고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듯 잠시 시간이 지나자, 몸의 떨림이 사라졌다.

그리고 메시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노망준이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잠은 집에 가서 자라고!!"

다소 거친 말이었지만, 노망준은 메시를 흔들기 위해 나름 뱉은 도발성 멘트였다.

하지만 메시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공을 몰아 노망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타타탓~

노망준도 자신의 큰 키로 메시와 같이 신장이 작은 선수들을 막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고 매번 가람과 훈련하면서 자신의 품으로 파고드는 선수를 대비해 훈련했었다.

자신의 품을 파고드는 선수보다 빠른 속도, 혹은 동일한 속도로 백 스탭을 밟으면서 간격을 유지하고 그 간격을 이용해 긴 다리로 상대를 수비하거나 몸싸움을 통해서 상대 선수를 무너뜨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스르륵

메시의 속도는 노망준의 백스탭 속도보다 더 빠르게 안으로 물 흐르듯 파고들었다. 노망준은 여태까지 이런 움직임을 보인 선수를 처음으로 경합한 거라 순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고 당황했다.

메시는 그런 노망준의 틈을 이용해 살짝 방향을 바꿔 가볍게 노망준을 제쳐냈다.

하지만 노망준을 제친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건 바로 김가람이었다.

흐음!

각성 상태의 선수 두 명이 또다시 붙게 되면서 평지지만 물속에서 숨을 쉬는 듯한 답답함이 조여왔다.

그리고 여태까지 이 대결 구도에서 유리한 건 가람이었고, 가람은 당연히 지금의 대결에서도 자신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하지는 않았다.

그때

스르륵!

가람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그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메시의 표정을 봤을 때 지금까지와 다르게 무언가 참고 있는 표정이 아니라 상당히 평온해 보였다.

순간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메시의 호흡이 지금까지와 다르게 상당히 진정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무슨..'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답답함을 분명히 같이 느끼고 있을 텐데 저렇게 평온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람의 의문이 풀리기도 전에 메시가 먼저 움직였다.

타타탓!

메시는 가람을 제치기 위해서 속도를 높였고, 가람도 그런 메시를 막기 위해 각성 상태에서 메시를 따라잡았다.

가람은 각성 상태로 들어간 후 여태까지 메시와의 경합에서 밀린 적이 없었기에 충분히 메시를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 선수는 드리블 돌파로 김가람 선수와 거리가 벌어집니다."

"이거 위험한데요. 지난 1차전에서 이렇게 김가람 선수가 메시 선수에게 뚫리면서 골을 허용했는데요. 조심해야죠."

생각지 않은 메시의 돌파에 가람은 당황했지만, 지금은 지난 경기와 다르게 이번 경기에서는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가람이 왼손을 올렸다.

그리고 가람의 신호에 맞게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은골로 캉테와 닐 이안이 메시의 드리블 앞 공간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고, 그렇게 가람이 뒤에서, 은골로 캉테와 닐 이안이 앞 공간을 막으며 메시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심지어 메시가 둘을 돌파할 가능성을 생각해 뒤에 해리 네쳐까지 대기하며 확실히 메시를 마크하고자 했다.

"선더랜드의 협력 수비가 이렇게 되면 아무리 메시 선수라고 해도 힘들어 보입니다."

가람은 지난번 1차전에서 혼자서 메시를 막으려다가 실패했던 것을 기억해 이번에는 자신이 혼자서 마크하기 힘들 것 같으면 신호를 보내 동료들과 협력 수비를 하기로 한 것이었고, 이렇게 마크를 한다면 메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 축구는 팀 스포츠라고!'

가람은 그렇게 속으로 쾌재를 외치며 뒤에서 메시를 둘이 있는 공간으로 몰고 갔고, 메시가 은골로 캉테에게 다가가는 순간 자신이 뒤에서 빠르게 커버하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토오옹!!

메시는 은골로 캉테와 닐 이안이 자신의 앞 공간을 막기 전에 둘 사이 공간으로 공을 찼다.

"여기서 메시 선수의 패스! 그리고 그 공을 받은 건 네이마르 선수입니다."

"아니.. 여기서 왜 네이마르 선수가 나오는 거죠?"

원래 저 자리에는 앙투안 그리즈만의 위치였기에 거기서 네이마르가 튀어나오자, 게리 리네커는 화들짝 놀랐다.

공을 잡은 네이마르의 앞에는 해리 네쳐가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고, 네이마르는 그런 해리 네쳐를 두고 가벼운 페이크 동작으로 속인 후 단번에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가람은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졌다.

선수들에게 외쳐 네이마르를 마크하게 할지 아니면 지금 선더랜드 선수들이 네이마르에게 시선을 빼앗길 때 다른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메시를 막아야 할지 정해야 했다.

그리고 가람은 크게 외쳤다.

"메시를 막아! 공은 메시한테 갈 거야!"

가람의 말에 은골로 캉테와 닐 이안은 그대로 메시가 빈 공간으로 움직이는 것에 맞춰 따라 움직였고, 가람도 마찬가지로 메시를 따라 움직였다.

메시 또한 전력질주하며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 패스를 원하는 듯 보였다.

거기까지의 움직임으로 봤을 때 가람의 예상은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메시의 움직임을 무시하는 듯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들었고, 그 모습에 가람은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가람의 머리에는 방금 자신이 골을 넣기 위해 미끼가 된 작전이 떠올랐고,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확신했다.

다른 선수에게 마크를 지시하기에는 커버가 늦을 거라고 판단한 가람은 스스로 네이마르의 앞 공간을 향해 달려갔다.

타타타탓!

각성 상태에 들어간 가람이기에 놀라운 속도로 그나마 네이마르 앞을 막을 수 있었다.

그대 네이마르가 가람을 보며 씨익 웃으며 말했다.

"수고했어. 멍멍아."

이미 자신이 마크하는 순간 네이마르가 돌파할 확률은 극히 적었는데 네이마르가 보여주는 여유와 도발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은골로 캉테와 닐 이안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는 걸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토오옹~

그때 네이마르가 자신의 뒤꿈치로 공을 찼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