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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314화 (315/319)

315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PSG전[3]

가람이 슈팅을 차는 순간 세르히오 라모스는 있는 힘을 다해 뛰었고, 가람의 앞을 가로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람도 각성 상태로 들어가며 이미 세르히오 라모스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라 세르히오 라모스를 피해 충분히 골문을 노릴 수 있었다.

그때

파앗!!

눈에 피가 들어가면서 순간 각성 상태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각성 상태에서 강제로 벗어나게 되자, 순간 가람은 큰 박탈감과 함께 피로감이 밀려 들어왔고, 슈팅 자세가 무너지려고 했다.

그와 별개로 세르히오 라모스는 이를 꽉 물고 빠르게 움직였고, 자신이 느려지는 동시에 세르히오 라모스가 빨라지자, 생각지 않은 상황에 가람은 당황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나온 찬스 중에 최고의 찬스라고 할 수 있는 기회를 이대로 날려버릴 수는 없기에 어떻게든 무너지는 슈팅 자세를 세우며 억지로라도 슈팅을 가지고 갔다.

뻐어엉!

가람이 슈팅을 하는 순간 어느새 거리를 좁힌 세르히오 라모스와 충돌했다.

퍼억

슈팅을 차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충돌하게 되니 가람은 어쩔 수 없이 그라운드에 쓰러질 수밖에 없었고, 부딪힌 세르히오 라모스는 몸을 돌려 가람의 슈팅 방향을 봤다.

휘이익~

과연 쓰러지면서 슈팅을 찬 게 맞는 건지 가람의 슈팅 각도는 예리했고, 그대로 왼쪽 골대 상단을 향해 날아갔다.

가람의 중거리 슈팅은 전세계 골키퍼들이 경계하고 있는 거라 케일러 나바스도 가람이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에 오는 순간부터 긴장하며 대기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슈팅 소리가 나자마자, 공을 보며 몸을 날렸다.

왼쪽 골대 상단 끝을 노리는 슈팅

가람이 중거리 슈팅을 때릴 때면 가장 잘 노리는 공간이기도 해서 케일러 나바스는 오늘 경기를 두고 이곳으로 오는 슈팅 코스만 따로 연습했다.

그리고 그 훈련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파아앙!!

"김가람 선수의 중거리 슈팅!! 케일러 나바스 선수의 손에 맞고 골라인 아웃이 됩니다."

"이걸 보고 잘 차고, 잘 막았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렇게 장재현이 말하는 순간 배선재가 그라운드에 쓰러진 가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 김가람 선수가 쓰러져 있습니다.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가람은 세르히오 라모스와 몸싸움의 충격도 있었고, 강제적으로 각성 상태에서 벗어난 피로감도 있어서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상태라 이미 쓰러진 거 누워서 살짝 쉬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 뒤 중계화면에 리플레이 화면이 나왔고, 가람이 슈팅하는 순간 세르히오 라모스와의 충돌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장재현이 흥분하며 말했다.

"이건 옐로우 카드감인데요. 김가람 선수의 슈팅을 엄연히 방해했습니다. 주심 지금 상황을 정리한 후에 자신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리플레이가 끝나고 다시 중계화면에 그라운드가 나왔고, 가람이 힘겹게 일어나는 장면이 나왔다.

그때 가람의 백옥 같은 피부와 어울리지 않는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며 순식간에 가람의 얼굴 절반에 붉은색으로 물들게 되었다.

생각지 않은 상황에 가람은 몇 걸음 가다가 주심의 지시로 다시 자리에 눕게 되었고, 주심은 바로 의료진을 불렀다.

"아.. 김가람 선수가 출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또 어떻게 된 거죠?"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와 충돌할 때 넘어지면서 다친 걸까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중계진의 혼란이 가중되려는 순간 다시 한번 리플레이 화면에서 엘링 홀란드와 김가람의 공중볼 경합 장면이 나왔다.

"엘링 홀란드 선수와 김가람 선수의 공중볼 경합이었는데요.."

느린 화면에서 천천히 가람이 엘링 홀란드의 팔꿈치를 무서워하지 않고, 달려들어 부딪히는 화면이 나오고 배선재와 장재현이 놀랐다.

"오우."

"이런!"

"김가람 선수의 투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엘링 홀란드 선수와의 경합에서 고통을 이겨내고 공을 따내는 김가람 선수입니다."

다시 중계화면으로 돌아오자, 사이드 라인 밖에서 의료진에게 흰 붕대로 조치를 받은 가람이 꼭 파인애플과 같은 머리로 경기에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가람 선수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은 얼마 없는데요. 코너킥을 진행하면 끝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깐 주심이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에게 구두 경고만 하고 마네요. 이건 좀 의아한데요. 옐로우 카드가 나와도 될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었거든요."

"아.. 게다가 주심은 김가람 선수에게 투입 신호를 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 시킵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코너킥커인 해리 네쳐는 김가람이 안 들어왔다고 제스쳐를 취하자, 주심은 그제야 가람에게 들어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배선재가 흥분한 듯 말했다.

"주심 혹시 피를 보고 정신을 못 차리는 건가요? 이상한 판정이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가람이 들어온 후 코너킥커 위치로 가려고 하자, PSG 선수들이 항의했고, 그 모습에 주심이 휘슬을 불며 빠르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해리 네쳐는 욱하며 따지려고 했지만, 가람은 그냥 차라는 신호를 보냈다.

어쩔 수 없이 해리 네쳐는 왼손을 들어 올린 후 코너킥을 찼다.

뻐어엉!!

해리 네쳐의 코너킥도 가람의 코너킥만큼이나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고, 해리 네쳐가 찬 공은 노망준이 있는 곳으로 정확히 날아갔다.

노망준은 세르히오 라모스와 몸싸움을 하며 날아오는 공을 보고 점프했다.

그리고

토오옹!!

"노망준 선수!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와 경합에서 이겨내며 공을 따냅니다."

노망준의 머리에 맞은 공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향했고, 케일러 나바스는 뒷걸음질을 치며 공의 궤적을 읽은 후 점프를 해서 손을 뻗어 블로킹처럼 공을 쳐냈다.

"여기서 케일러 나바스 선수의 슈퍼 세이브!! 얄미울 정도로 뛰어난 반사신경입니다."

그렇게 코너킥 상황은 케일러 나바스의 슈퍼 세이브로 상황이 종료될 것으로 보였다.

그때 떨어지는 공을 향해 한 선수가 미사일처럼 다이빙 헤딩을 하는 걸 보며 케일러 나바스는 다급히 소리쳤다.

"커버!!"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여기서 김가람 선수가 떨어지는 공을 향해 다이빙 헤딩을 합니다."

어려울 건 없었다.

이미 골키퍼가 없는 상황이었고, 그냥 방향만 살짝 돌려서 골문에 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가람은 이마에 공을 맞췄다.

그 순간 아까 찢어진 이마를 꿰맨 것이 아니고 간단한 응급조치를 한 거라 지금은 자신의 이마가 아니라 천이 이마를 감싸고 있다는 걸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티익!

결국 가람의 이마에 닿았지만, 마지막에 가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돌리지 못했다.

그리고

터어엉!!

"김가람 선수의 다이빙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갑니다."

"아.. 너무 아쉬운 장면입니다. 저건 살짝 방향만 바꾸면 되는데요. 아마도 김가람 선수 이마에 천으로 감싸져 있어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 아쉽습니다."

가람은 공이 골대를 때리는 소리를 듣는 순간 아쉬움에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후

삐이익! 삑!!

"주심의 휘슬이 울리면서 팽팽했던 전반전 경기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나름 공정한 판정을 내렸지만, 전반 막판의 판정은 두고두고 말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후반전에는 공정한 판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전반 경기를 어떻게 보셨나요?"

"팽팽했던 전반전이 이뤄지며 저희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며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사실 전반 막판에 있었던 기회가 너무 아쉬웠는데요. 후반전에서도 저런 찬스를 다시 한번 만든다면 분명 선더랜드가 좀 더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장재현의 말을 마치는 순간 중계 화면에 가람이 나왔고, 이마를 감싼 천이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화들짝 놀란 노망준이 가람의 이마를 가리켰고, 그 순간 강이찬이 가람의 앞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배선재가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 지금 김가람 선수 방금 다이빙 헤딩을 하면서 상처가 벌어진 것 같습니다. 하프 타임에는 제대로 처치를 받았으면 좋겠네요. 김가람 선수가 교체가 되지는 않겠죠?"

"물론입니다. 지금 만약 김가람 선수가 교체가 된다면 김가람 선수를 막고 있던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선수가 바로 공격적으로 돌아서게 될 겁니다. 이 듀오의 공격력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현재 선더랜드에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선더랜드에서는 김가람 선수가 계속 나와서 킬리안 음바페 선수와 엘링 홀란드 선수를 막으면서 지금처럼 기회가 나면 골을 만들어야 합니다."

선더랜드의 라커룸

"가만히 누워 계세요! 김가람 선수."

"네. 알겠어요. 빨리 응급조치를 부탁드립니다."

가람의 대수롭지 않은 말과 다르게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강이찬이 천을 벗기자, 아까 지혈했던 피가 다시 나왔고, 응급조치로 썼던 고정 핀들이 흩어지며 상처가 더 벌어져 나온 것이었다.

"이런.. 김가람 선수 아까 다이빙 헤딩을 한 덕분에 상처가 더 벌어졌어요."

강이찬의 걱정스러운 모습에 옆에서 함께 있는 박지석이 물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야?"

"지금 가지고 있는 장비로는 출혈을 막을 수 없어요. 이 정도 상처라면 꿰매야 하는데..지금 가지고 있는 장비로는 그게 불가능해서.. 아무래도 가까운 병원에 가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병원?"

지금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일리안츠 아레나 주변은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한 관중들로 가득 하고 그들의 자동차까지 뒤엉킨 상황이라 병원을 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심상치 않은 대화 분위기를 읽은 가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

"후반전에 헤딩을 안 할 테니 지혈만 시켜주세요."

"김가람 선수. 아까 제 이야기를 못 들으셨나본데요. 지혈 자체가 어렵다고요. 병원에 가지 않는다면.."

그렇게 강이찬이 말을 하려는 순간 라커룸 문이 열리더니 베켄바우어와 게르트 뭘러가 들어왔고, 베켄바우어가 들어오자마자 외쳤다.

"바이에른 뮌헨 의료팀에 이야기를 했으니 거기 가서 응급조치를 받도록 하게나."

그 말과 동시에 바이에른 뮌헨의 의료 스탭이 들어왔고, 강이찬은 가람의 이마를 누르면서 밖으로 나갔다. 생각지 않은 도움에 박지석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나한테 할 필요 없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자기 손녀 사위 피 봤다고 난리를 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리고 오늘 경기를 이겨야 우리도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지 않겠나?"

"에이! 이 녀석. 꺼먼 속내는 나중에 보이라고! 지금은 경기중이야."

"이런~ 미안하군. 그럼 열심히 하게나."

베켄바우어의 인사와 함께 라커룸 문이 닫혔고, 순간 일어난 일에 선수들이 멍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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