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316화 (317/319)

317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PSG전[5]

[몸의 부상을 치료하시겠습니까?]

‘치료 해줘.’

그 말과 함께 가람은 이마 주변에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보지 않아도 분명 이마에 있는 상처가 회복되었을 것이었다.

사실 출혈이 난 상황에서도 상태창의 알림이 왔지만, 가람은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자신의 출혈을 모든 사람이 본 상태에서 상태창의 치료를 받는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아까 바이에른 의료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다면 약간 무리해서라도 상태창의 치료를 받으려고 했다. 다행히 베켄바우어와 게르트 뮐러의 호의로 의료 시설을 이용하면서 이제는 의심 없이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렇게 치료가 끝나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 짝짝짝!!!

- 김가람 최고!!

- 힘내라!!

- 누가 뭐라고 해도 김가람이 축구 황제다!!

가람의 상당한 출혈을 목격한 관중들은 가람이 다시 경기를 뛰는 것에 박수를 보냈고, 그런 관중들의 화답에 가람도 머리 위로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응답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필립이 아버지인 찰스를 보며 말했다.

“아빠. 가람 선수는 괜찮겠죠?”

“물론 괜찮으니 나오는 거 아니겠니? 걱정하지 말거라. ”

스페인 병원에서 만난 선더랜드의 가족 팬은 가람의 배려로 VIP룸 표와 비행기표 심지어 숙소까지 지원 받아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다.

가람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낸 찰스는 힘든 항암 치료를 받아 몸 상태는 호전된 상태로 외출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기에 가능한 관람이었다.

그리고 그때 필립의 누나인 로엔이 필립을 보며 말했다.

“기도하자. 선더랜드가 이길 수 있도록!!”

“아. 알겠어. 누나.”

그렇게 필립의 기도는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한동안 계속되었다.

“후반전 경기가 시작한 지 10분이 되었는데 전반전과 다른 모습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축구에서 이런 말이 있죠. 양 팀이 실수하지 않는다면 경기는 0 대 0으로 끝난다. 결국 양 팀이 지금과 같은 긴장감과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후반전도 크게 득점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전반 막판에 김가람 선수가 좋은 기회를 잡는 모습이 나왔는데 오늘 후반전에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선더랜드 입장에서는 그 부분을 노리겠지만 지금 보시면 이제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선수에 더불어 뒤에는 마르퀴뇨스 선수까지 받치며 김가람 선수를 완전히 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김가람 선수를 마크하는 데 전반전에 엘링 홀란드 선수와 킬리안 음바페 선수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였는데 이걸 놓치지 않고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바로 대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다른 공간에 선더랜드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길 텐데요.”

배선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람이 오른쪽으로 움직이자,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마르퀴뇨스가 따라 움직였다. 그 순간 해리 네쳐는 상대편의 왼쪽 공간이 빈 것을 캐치해 그 공간을 향해 뛰어 들어가는 손홍민에게 패스했다.

토오옹!!

만약 여기서 손홍민이 공을 받게 된다면 손홍민의 역습 속도를 생각할 때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촤르르르르~

“해리 네쳐 선수의 패스. 알렌산드로 플로렌치 선수가 먼저 나와서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 냅니다. 이번 공격에서는 이강운 선수와 자리 스위칭까지 하면서 공격을 해봤는데요. 아쉬운 장면이네요.”

“그렇습니다. 이어졌다면 좋겠지만 아쉬운 부분입니다.”

장재현의 말이 끝나는 순간 리플레이 화면이 나왔고, 그 모습을 보며 장재현이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PSG가 김가람 선수에게 세 명의 선수를 마크 붙이면서 수비 라인을 올려서 빈 공간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보시면 마르퀴뇨스 선수가 비운 공간을 수비수인 알렉산드로 플로렌치 선수가 수비 커버를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이런 수비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데요.”

“그렇죠. 사실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저렇게 유기적인 커버 플레이가 나오기 힘든데요. 아무래도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전술적으로 김가람 선수를 마크하기 위해 많은 걸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는 그렇게 뚫어내려는 선더랜드와 막아내려는 PSG의 경기가 한창 이어졌고, 시간은 흘러갔다.

0대 0이라고 해도 치열한 양 팀의 공방전에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갔다.

그리고 어느새 경기는 후반 40분에 들어섰고, 양 팀 감독은 교체 카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이 경기에 자칫 잘못 교체를 했다가 경기 긴장감이 끊어질 수도 있기에 상대편 감독이 교체하면 거기에 맞춰 대응하는 교체를 하기 위해 기다리며 눈치 싸움을 이어갔다.

그때

해리 네쳐의 패스를 받은 이강운은 공을 툭툭 치고 나갔다.

자신의 앞에는 빈 공간이 있었지만, 어느새 알렉산드로 플로렌치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자신보다 빠른 손홍민이 몇 번이나 시도를 해봤지만, 뚫리지 않는 알렉산드로 플로렌치의 수비였기에 혼자만의 힘으로 이 수비를 뚫어낸다는 건 힘든 일이었다.

이에 뒤로 공을 보내려는 찰나에 가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쫄았냐!! 패스!”

오늘 경기에 제일 거센 압박을 당하며 후반전에 세 명의 수비에 수없이 쓰러진 가람이었다.

그런 가람이 오히려 자신에게 쫄았냐는 말로 도발하며 패스를 요청하자, 이강운은 바로 김가람에게 패스했다.

타타탓!!

이강운이 말로 티격태격하고, 가벼운 성격으로 보여도, 그의 패스 솜씨는 해리 네쳐와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을 정도의 정밀하고 훌륭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가람이 전력 질주하면 아슬아슬하게 공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패스를 해서 가람이 자신을 마크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받는다면 그대로 찬스로 이어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런 패스의 길을 가람만 읽은 것이 아니라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 또한 마찬가지로 읽었고, 김가람,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드는 누가 뭐라할 것 없이 동시에 각성 상태에 들어갔다.

후우욱!

가람은 오늘 경기에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이런 상태에 들어갔었고, 이제는 이 압박감이 익숙해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하지만 익숙해지는 것과 별개로 이 압박감은 여전했다.

그렇게 셋은 공을 향해 뛰어갔고,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는 이번에도 둘의 좋은 호흡으로 가람을 마크하려고 했다.

엘링 홀란드가 가람을 방해하고, 킬리안 음바페가 공을 잡는 수비를 다시 한번 하려고 했다.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이 수비 방법에 가람은 이를 악물고 뛰려고 했다.

하지만 전반전과 다르게 체력은 떨어진 상태라 생각과 다르게 몸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속도는 점점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이제 남은 시간은 5분도 안 되고, 이대로 또다시 수비에 막힌다면 또다시 이런 찬스를 만들어 각성 상태에 들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각성 상태를 몸이 견뎌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제발! 제발!!!’

가람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채찍질했다.

그 순간 눈앞에 공을 제외한 모든 것이 보이지 않고 선더랜드 선수들의 목소리만 들려왔다.

- 제발. 받아!

- 브라더~ 힘내!

- 형님의 패스를 받으라고!

- 주장!!

- 너만 믿는다. 에이스!

갑자기 들려오는 동료들의 응원의 목소리에 가람은 당황했다.

‘이건 무슨..’

그때

“제발 선더랜드가 우승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제는 신이 있다는 걸 믿어요. 도와주시는 김에 화끈하게 도와주세요. 제발요. 여기까지 왔는데 지는 모습을 아빠한테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고요!”

자신을 이 세상으로 이끌어주었던 건방진 필립의 기도소리도 들려왔다.

‘저 녀석.’

가람은 변하지 않는 필립의 성향에 실소가 터졌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발은 계속 공을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그순간 생각지 않은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띠리링

[동료의 바람과 한 소년의 간절한 기도로 인해 마지막 특성이 오픈됩니다.]

[보상 : 축구 황제 특성 오픈]

[축구 황제 : 당신의 존재만으로 상대의 사기가 떨어지고, 반대로 아군의 사기가 오르게 되며 능력 이상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추가 보상 : 잠시 동안 강승연 시절의 폼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몸에 뜨거운 기운이 감싸주었고, 가람은 그동안 느꼈던 가람의 몸이 아니라 오랜 기간 익숙했던 강승연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상을 받는 순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태까지 느꼈던 압박감이 모두 말끔히 사라졌다.

강승연의 삶에서 각성 상태를 가진 선수들을 수많이 상대해봤지만, 이렇게 압박감이 사라진 것은 의아했다.

심지어 8강 2차전 바르셀로나전에서 메시와 마지막으로 붙었을 때 느꼈던 그때의 느낌과도 달랐다.

그때는 물속에서 숨이 쉬어지는 정도의 자유로움을 얻었다면 지금은 그런 것이 아니라 이 공간에 공과 자신만 보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가람은 점점 빨라졌다.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의 계획 대로면 지금쯤 엘링 홀란드가 가람의 옷이나 신체 일부를 잡아서 속도를 늦춰야 했지만, 갑자기 빨라지는 가람을 향해 엘링 홀란드는 손조차 뻗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킬리안 음바페는 어떻게든 가람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부딪혀 가람을 쓰러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처럼 고속으로 달리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몸싸움이 좋은 가람이라고 해도 충격을 주면 충분히 균형을 잃게 할 수도 있기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지금 같은 상황에 가람에게 일부러 충돌한다면 옐로우 카드 혹은 그 이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경기는 자신들의 몸싸움에 관대한 주심의 성향을 봤을 때 옐로우 카드선에서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킬리안 음바페는 속도를 최대한 내며 가람에게 부딪히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타타타탓!!

가람이 더 빨라졌고, 심지어 킬리안 음바페가 부딪히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 살짝 피하면서 가속했다.

그렇게 가람은 그동안 자신을 잡았던 족쇄와 같은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의 수비를 벗겨냈다.

하지만 가람에게는 그런 것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지금 눈에 보이고 신경 쓰이는 건 공을 잡겠다는 생각 단 하나였다.

그리고

토오옹!

가람의 발에 공이 닿는 순간 가람의 눈에 들어온 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골대였다.

평소보다 훨씬 큰 골대. 분명 지금 위치는 하프 라인 바로 뒤에 있고, 골대와 거리가 상당하지만 지금 이 상태가 계속 지속할 것 같지 않고,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공을 차면 왠지 골이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가람은 바로 슈팅 자세를 가지고 갔다.

뻐어어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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