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실패 축구 황제의 상태창-318화 (319/319)

319화 결심

가람이 찬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가람의 슈팅에 선더랜드 선수들뿐 아니라 이 공을 막아야 하는 PSG 선수들도 공의 궤적을 보며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심지어 가람의 중거리 슈팅을 경계하던 케일러 나바스도 반응조차 못하고 공의 궤적을 바라볼 뿐이었다.

철썩~~

골문에 골이 들어가는 순간 관중들도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는 중계진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골이 들어갔어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기 때문에 모두가 말을 잃은 것이었다.

하지만 가람이 골이 들어간 걸 확인하고 제자리에서 만세 세레머니를 하는 순간

- 와아아아아!!!

- 김가람 나를 가져!!!

- 김가람 최고다!!!

가람의 아름답고도 놀라운 골에 PSG와 선더랜드 관중 모두 흥분하며 가람의 골에 일제히 화답했다.

"고오오오올! 김가람 선수!! 후반 43분에 골을 터뜨립니다. 이건 정말 제 중계 경험상 제일 아름다운 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저 거리! 저 위치에서 중거리 슈팅이 그래도 골로 이어지다니 놀랍습니다. 김가람 선수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적은 있었지만, 공의 궤적과 오늘 경기에서 고생하다가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드 선수를 제치고 골을 넣은 것을 생각해보면 최고의 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을 넣은 가람의 주변으로 선더랜드 선수들이 다가와 골을 넣은 것을 축하했다.

하지만 가람은 골을 넣은 것에 흥분한 동료들을 다독이며 모이게 한 후 말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어요. 남은 시간에 막아내서 우승하도록 하죠. We are~"

"Sunderland!"

그렇게 동료들과 마음을 다지고 경기는 PSG의 공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는 이제는 가람을 마크하기보다는 남은 시간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전진했다.

그런 둘을 상대로 가람은 킬리안 음바페를, 엘링 홀란드는 노망준이 마크하며 선더랜드는 수비에 집중했다.

토오옹!

김가람의 마크에 힘을 쓰지 못하고 막힌 킬리안 음바페는 공을 엘링 홀란드에게 패스했다.

엘링 홀란드는 공을 잡는 순간 무리해서라도 각성 상태에 들어가 노망준을 따돌리려고 했다.

각성 상태로 들어가면 가람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타타탓! 탓!

노망준은 각성 상태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도 확실히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왔고, 대응하며 수비했다.

'이게 무슨.. 이 녀석도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하지만 각성 상태의 상대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압박감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엘링 홀란드의 혼란은 계속되었다.

그렇게 생각지 않은 노망준의 움직임에 엘링 홀란드가 당황한 사이 가람이 어느새 다가왔다.

그리고

토오옹!

"엘링 홀란드 선수! 김가람 선수의 수비에 공을 빼앗깁니다."

엘링 홀란드는 당황해 각성 상태에서 공을 다시 빼앗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가람은 그런 엘링 홀란드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공을 선더랜드의 진영으로 길게 패스했다.

"젠장!"

엘링 홀란드는 가람이 찬 공의 방향으로 뛰어가며 어떻게든 압박을 하려고 했다.

각성 상태에 들어간 자신의 움직임을 노망준이 어떻게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우연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가람이 엘링 홀란드를 마크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자, 킬리안 음바페도 기다렸다는 듯 선더랜드 진영으로 달려들었다.

"엘링 홀란드 선수! 킬리안 음바페 선수! 적극적으로 선더랜드 진영으로 파고듭니다."

"그렇죠. 이제 정규시간은 끝나고 추가 시간 3분만 남은 상황이거든요. 어떻게든 여기서 골을 넣어야 연장전에 갈 수 있습니다. 절박한 PSG! 절박한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 선수입니다."

엘링 홀란드보다 스타트가 빨랐던 킬리안 음바페가 먼저 가람의 패스를 받은 앤드류 로버트슨의 등 뒤에 도착할 수 있었고, 각성 상태로 들어가 앤드류 로버트슨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각성 상태의 자신이라면 여기서 공을 가로채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이 기회를 살리면 충분히 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심지어 자신들을 마크해야 하는 김가람도 지쳤는지 자신들을 따라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고 경기를 연장전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킬리안 음바페는 각성 상태에서 앤드류 로버트슨을 압박하며 공을 경합하는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다.

타탓! 탓!

자신이 각성 상태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앤드류 로버트슨이 자신의 움직임을 충분히 마크하고 대응하며 수비하는 것이었다.

혹시 자신이 체력이 떨어져서 각성 상태를 제대로 활용 못 하는 건 아닐까 의심했지만, 아직 자신은 충분히 각성 상태에 들어가 특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각성 상태에 들어간 선수가 아닌데 어떻게 앤드류 로버트슨이 자신을 마크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 모습을 가람은 흐뭇하게 지켜봤다.

[축구 황제 특성 발동]

[축구 황제 : 당신의 존재만으로 상대팀의 사기는 떨어지고, 반대로 아군의 사기가 오르게 되며 능력 이상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경험 중 하나를 팀 동료에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공유한 경험 : 각성 상태 능력자 대처법]

축구 황제 특성이 발동되어 추가 능력으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가람은 당연히 각성 상태에 들어간 선수들을 대응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덕분에 노망준이나 앤드류 로버트슨은 각성한 상태에 들어간 엘링 홀란드와 킬리안 음바페의 움직임을 본능적으로 읽고 대처한 것이었다.

그리고

뻐어엉!

앤드류 로버트슨은 가람을 보며 길게 패스했다.

가람은 공을 향해 뛰어갔고, 그것을 보며 마르퀴뇨스가 달려들어 가람과 공중볼 경합을 했다.

하지만 각성 상태에 들어간 가람에게 마르퀴뇨스는 상대가 되지 않았고, 가람은 가볍게 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 그대로 PSG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김가람 선수의 역습!"

"아. 이거 엘링 홀란드 선수, 킬리안 음바페 선수가 공격을 나간 사이에 이렇게 역습을 당하게 되는 거죠. 이거 PSG 위험합니다."

가람은 드리블하며 전광판 시계를 봤다.

남은 시간은 1분 그리고 공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면 경기는 이대로 끝날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 여러 자기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드디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리사 뮐러가 있는 VIP룸을 봤다.

한눈을 파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각성 상태에 들어간 가람에게 그 정도의 여유는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람은 바로 슈팅을 차기보다는 시간을 끌기 위해서 공을 몰고 그대로 PSG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원래 생각은 단순히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지만, 아까 축구 황제 특성을 각성한 후부터 왠지 모르지만 모든 선수의 움직임이 예측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꼭 어떤 길로 가면 골대로 도달할 수 있는지 그 길을 보여주는 것처럼, 가람은 그 길을 따라 드리블을 했다.

"김가람 선수! 김가람 선수!! 돌파합니다."

가람이 속도를 내어 PSG 진영을 파고들자, 꼭 가람은 고속도로에서 자신의 차가 느린 차들을 추월하듯 순식간에 PSG 선수들을 제쳤다.

그리고 어느새 가람은 PSG 골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황한 듯 달려온 케일러 나바스가 과도하게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공을 찼다.

토오옹!

"고오오올! 김가람 선수 경기 종료 직전 후반 48분에 골을 만들어냅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 다음 시대 축구를 누가 이끌어 나가게 될지 각인시켜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는 이대로 끝날 것 같습니다. PSG 아쉽다고 해야겠죠. 전반전에 그리고 후반전까지 잘 막았지만, 결국 후반 막판에 김가람 선수에게 멀티골을 헌납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김가람 선수가 선더랜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하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가람은 골을 넣고 선더랜드 선수들과 함께 골을 축하했다. 그리고 PSG의 공으로 경기가 다시 시작되는 순간

삐이익! 삑!

주심이 휘슬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그 순간 가람의 눈앞에 강렬한 빛이 폭사했다.

파앗!!

방금까지 움직이고 있던 사람들의 움직임이 멈추었고, 꼭 주변 환경은 흑백사진처럼 회색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눈앞에 강렬한 빛이 나타났다.

"정말 해냈군."

이 일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성한 목소리를 향해 가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축구 황제니깐."

"그래. 그럼 인간으로 다시 환생할 것이냐? 아니면 지난번에 말한 대로 할 것이냐."

가람은 그 말에 이미 답은 정했다는 듯 바로 대답했다.

"난 김가람의 삶을 이어가겠어."

"그래. 그렇게 생각했다면 나는 너에게 준 선물을 다시 회수할 것이다."

저 말은 단순히 상태창의 힘을 회수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김가람.

자신이 알고 있던 김가람 감독은 감독으로서 좋은 지도자일지는 몰라도 원래 지역 유망주로 이름을 뽐내려고 하다가 불운의 교통사고를 당해 자신의 꿈을 피워보지도 못한 비운의 선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태창의 도움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물론 자신, 강승연의 경험과 상태창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한마디로 지금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전부 잃어버리게 될 것이고, 지금과 같은 능력을 보여줄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여태까지 축구를 위해 강승연의 삶으로 오랫동안 살아왔고, 어떤 의미에서는 강승연 시절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는데 이제는 이 능력을 더이상 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가람은 결심했다.

'자기야. 나 임신한 것 같아. 그러니 이번 경기가 끝나면 곁에 있어줘.'

리사 뮐러의 말에 가람은 이미 답변은 정한 상황이었다.

고아인 자신이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고,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미 결정했어. 부탁할게."

"호오. 처음으로 네 말에서 진심이 느껴지는군. 좋은 모습이다."

그 말과 함께 빛은 강하게 폭발했고, 가람의 눈에는 다시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와 동시에

[상태창이 종료됩니다.]

[모든 능력을 회수합니다.]

상태창의 메세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알게 모르게 그동안 정이 들어서 그런 것인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가람은 속으로 말했다.

'고맙다.'

상태창과 대화는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때

[저도 즐거웠습니다. 그럼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만나도록 하죠.]

상태창의 딱딱한 목소리가 아니라 무언가 부드러운 듯한 여성의 목소리에 가람은 순간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가람의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니, 가람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에필로그

“에이~ 그게 말도 안 돼~”

“말이 안 되긴 뭐가 말이 안 돼! 진짜 우리 아빠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고!”

“그런데 왜 지금은 저기서 음식 만들고 있는 거야?”

“그.. 그건..”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말문이 막힌 듯 말을 잊지 못하자, 앞에 있는 6살 남자아이가 그것 보라는 듯 말했다.

“흥! 요즘 최고의 선수는 킬리안 음바페 아니야? 나는 나중에 커서 킬리안 음바페 같은 선수가 될 거야.”

“아. 아니야. 진짜 우리 아빠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고.”

“퍽이나! 너희 아빠가 최고의 선수라니 거짓말이지..”

라고 말하려는 순간 남자아이의 머리에 번쩍하며 누군가 남자아이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아앗!!”

“강승연 너!”

강이찬이 화난 듯 말하자, 뒤에 나타난 가람이 강이찬을 제지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이들이잖아요. 수석 팀닥터님.”

“그래도 녀석이 너무 버릇이 없어서 걱정이에요. 에휴~ 대부님께 못하는 소리가 없어서야.”

“하하하. 그래야 승연이죠. 남자아이는 장난도 치고, 그러면서 자라는 거죠.”

“그래도..”

“하하하. 괜찮습니다. 이제 식사 준비되었으니 자리에 앉으세요 다들~”

가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람의 딸인 이담이와 강이찬의 아들인 승연이는 후다닥 달려들어서 식사를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자

“어른들이 자리에 앉기 전에 먹으면 안 되는 거 알지?”

가람의 말에 이담과 승연은 시무룩해졌고, 잠시 후 알렉스와 캐서린이 나타나자,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할머니~ 어서 오세요~”

“증조 할아버지 어서요~”

아이들의 재촉에 알렉스와 캐서린이 앉자, 가람은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내오며 사람들을 알뜰히 챙겼다.

“자기야~ 나 수유하고 먹을 테니 먼저 먹어요.”

안방에서 들려오는 리사 뮐러의 말에 가람은 고개를 끄덕였고, 알렉스가 수저를 들어 한입 먹자, 아이들이 신나게 식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들 식사를 시작했고, 강이찬이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

“이거 매번 식사를 신세 져서 죄송합니다.”

“아니요. 그런데 사모님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네. 가람 씨 덕분에 빨리 병을 발견하게 되어서 많이 호전되었어요. 정말 저희 가족에게는 은인이세요. 잉글랜드 생활이 힘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 도와주신 것도 고맙고요.”

“같은 한국 국적의 사람끼리 서로 돕는 거죠.”

“하하하. 그런가요? 그래서 이제 저도 슬슬 취업 준비를 하려고요.”

“그럼 다시 선더랜드로 돌아가실 건가요?”

“아니요. 이미 거기에서는 후임 녀석이 잘하고 있어서 괜히 갔다가 자리를 뺏는 것 같아서요.”

“그렇군요.”

“가람 씨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리사 씨에게 듣기로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코치 자리가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글쎄요. 스승님의 고집으로 지도자 자격증은 따기는 했는데 아직은 결심이 서지 않았어요.”

한때 최고의 선수로 불렸던 가람이었지만, 2021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쓰러지게 되면서 가람은 그 경기를 계기로 은퇴하게 되었고, 건강상의 문제로 병역 문제도 보충역으로 마치게 되었다.

물론 가람이 축구 선수로서 은퇴했고, 가람의 외모 덕분에 연예계에서 러브콜이 있었지만, 가람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모든 러브콜을 거절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강승연이 자신의 아버지인 강이찬을 보며 말했다.

“아빠. 다시 일하는 거야?”

“그래. 이제 엄마도 많이 건강해지셨으니까 아빠가 일해야지.”

“그럼. 여기 와서 더 이상 밥 못 먹어?”

그 모습에 가람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다. 승연아. 언제든 여기 오면 이 아저씨가 밥해줄게.”

“이야! 정말이요? 아저씨가 최고예요.”

“녀석! 아까는 이 아저씨가 최고의 축구 선수가 아니라고 말하더니.”

“그거야. 믿을 수가 없으니 말이죠.”

그 말에 가람은 강승연의 작은 머리를 손으로 거칠게 헝클어뜨리며 말했다.

“그래. 믿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그냥 밥 잘해주는 아저씨니깐 말이야.”

그때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를 들은 가람이 이 상황이 익숙한 듯 문에 다가갔다.

“오늘 예약 손님은 없을 텐데요. 누구세요?”

“저는 모어컴의 .. 브라이언 하워드입니다.”

무언가 말이 잘 들리지 않자, 가람은 문을 열었고, 거기에는 중절모에 코트를 입은 중년의 남성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어컴의 구단주 브라이언 하워드라고 합니다.”

브라이언 하워드는 가람의 등 뒤로 식사 중인 사람들을 힐끗 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아직 식사 중이시군요. 그럼 나중에 이야기해도 될까요?”

“그런데 무슨 일로..”

“다른 게 아니라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모어컴의 감독직을 제의하고 싶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가람은 순간 구단주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감독을 구하기 위해 직접 돌아다니는 것도 놀랍지만, 감독 경험도 없는 자신에게 무엇을 믿고 감독직을 제의하는지 의아했다.

‘모어컴이라면 3부 리그인가? 예전에 해리 네쳐가 있었던 구단이었지.’

가람은 아마 실력은 없지만, 자신 옛 선수 시절의 명성으로 구단의 흥행을 위해 찾아온 거라고 생각이 미치자, 거절하기 위해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띠리링

[모어컴 감독직을 수락해라]

[보상 : 감독 능력 오픈]

오랜만에 들려오는 상태창의 음성에 가람은 브라이언 하워드를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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