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홍염의 성좌-47화 (47/174)

제46편

쌍둥이 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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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난에서는 즐비한 감방 문밖에는 없던 2층은, 이곳은 화려한 벽지와

더욱 화려한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다. 황금빛 조명아래, 모든 것이

화사한 빛을 뿜어 올리며 사방을 밝히고 있었다.

유릭은 잠자코 오터의 뒤를 따라갔다. 오터는 유릭을 끌고 두개의 기

둥이 있는 복도를 지나 커다란 문 앞에 섰다. 주변 모두 모두 화려

함에도, 그 문만은 아주 하얗기만 했다. 오터가 문을 두드렸다. 그리

고 안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도 문을 열었다.

“모시고 왔습니다.”

“수고했다.”

짧은 말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에 유릭은 그를 기억해

냈다. 차가운 물줄기와 조개 모양의 수반과 여신상,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던 ‘회색’의 남자.

어찌하여 잊고 있었을까. 그다지도 기이한 분위기를. 술이 번쩍 깰

정도였는데, 그런데 잊고 있었다.

창문이 달빛 환한 밤을 비추고 있었다. 달 미끄러지는 구름은 어둠에

찍힌 얼룩처럼 희끄무레 빛난다. 그리고 단 한개의 램프로 어둑하니

밝힌 서재 안, 벽난로는 꺼져 있고 그 위의 대리석 선반에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노란 눈을 빛내며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유릭을 부른 성주는 벽난로 옆에 서 있었다. 회색 바지에 셔츠를 걸

치고 있었고, 그것은 아래 1층에서 홀을 누비는 사람들의 복장에

비하면 너무나 단순했다. 파티의 주최자, 수수께끼의 대 부호, 니콜라

스 추기경과 돌비체 수상의 새로운 측근이건만, 전혀 그리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양이를 쓰다듬는 손가락은 길고 나긋나긋 했고,

귀에서 목 줄기로, 목 줄기에서 어깨와 허리로 이어지는 몸의 선

은 우아했다. 이 성의 성주이자 안개에 휩싸인 기이한 내력을 가진

그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남자의 얼굴은 가면으로 덮여 있었다. 가볍게 미소 짓는 입술만이 그

의 것일 뿐이다.

“오터가 다 전해주더군. 쌀쌀맞은 아가씨처럼 거절하더라고.”

유릭은 피식 웃었다.

“비유가 참 난처한데요.”

“오터는 말을 잘 못하지. 그래서 내가 하라던 말을 모두, 망설임 없이

쏟아낸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별로 서둘 생각은 없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자고. 서로에 대해 잘 안 다음에 말이야.”

“여기로 불려 가는 것을 카밀턴 각하의 친구 분께 들켰는데요.”

“나는 서둘지 않는 다고 말 했어. 한 20년 뒤에 내 편이 되어 준다

해도 괜찮을 정도로.”

그리고 남자-알렉산더는 두 팔을 벌리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게

으른 고양이처럼 나른해 보이는 동작이었다.

“책 좋아하나?”

“있는 대로 봅니다.”

알렉산더는 서재의 책장마다 가득한 책들을 가리켜 보였다.

“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보러 와. 유령의 성으로 가자고 하면, 어떤 마

차도 헷갈리지 않고 여기다 데려다 줄 거야. 오터에게 말 해 놓지.

그에게 돈을 맡겨 놓을 테니, 마차 삯은 언제나 그가 내 줄 거야.”

그리고 그는 벽난로 앞의 테이블 위에 얹힌 책을 집어 들었다. 얇지

만 단단히 제본된 책이었다. 유릭이 물었다.

“용무 끝입니까?”

“물론.”

“싱겁군요.”

“뭐 물어 볼 거 없나? 나와 니콜라스 추기경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또 자네의 신상에

관해서는 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건가.”

“물어 보면 답해 주실 겁니까?”

“물론.”

“그렇다면 나중을 위해 아껴 놓도록 하지요. 지금의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기에 무엇부터 물어야 하는 지도 모릅니다......아니, 저는

백작님의 얼굴조차 모릅니다.”

그런데 알렉산더가 가면위로 손을 얹었다. 유릭이 뭐라 말하기도 전

에 그는 가면의 양 끝을 손끝으로 잡더니 가면을 벗었다.

막이 걷히듯 얼굴이 드러났다. 창백한, 칼처럼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

낯선 얼굴이었다. 스물 후반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서른 중반까지도

생각할 수 있겠다. 어쩌면 마흔도 생각할 수 있었다. 젊은 얼굴인

듯 했지만, 눈매를 바라보면 너무나 늙은 얼굴인 듯도 했다.

유릭은 그제야 저번에 보았던 그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겨울 안개마냥 차갑고 모호한 회색 눈동자 역시.

“얼굴은 대체 왜 가리고 계시는 겁니까.”

“세샤티언의 마술이지. 예전에 얼굴을 크게 상한 적이 있어서.....다

나을 때 까지는 강한 빛은 쏘이지 말라고 하더군.”

“얼굴을 크게...”

“그 얼굴을 들고 돌아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큰 상처지. 아주 큰 상

처......그 덕에 예전 얼굴과는 완전히 달라졌어.”

그는 다시 가면을 썼다. 그러나 유릭은 그가 가면을 쓰나 안 쓰나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면 안에 또 다른 가면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저 가면 안에는 수십 개의 가면이 숨어 있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살롱으로 내려가겠나?”

느닷없는 질문이었다. 유릭이 아무 말 없자 알렉산더가 웃으며 말했

다.

“살롱에 반가운 친구들과 만나고 싶었던 손님들과 달갑지 않은 불청

객들이 모여 있지. 그곳으로 같이 가겠나, 그것을 물어본 거야. 나쁠

건 없을 듯한데.”

유릭은 방금 전 오터와 렌든이 나눈 이야기를 떠 올렸다.

이 성주가 속한 파벌과 초대된 손님들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돌비체

수상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거나 연관을 맺고 싶어 하거나 연관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이다. 그리 되면 카밀턴의 암

살 미수의 배경을 좀 더 섬세하게 알게 될 지도 모른다. 카밀턴이

유릭의 아버지와 유릭 자신, 나아가 가토에 대한 복권을 걸고 요

구한 것은 분명 ‘배후’까지 캐는 것. 백작이 그곳으로 자신을 데리

고 가겠다는 의도는 알 수 없었지만, 피하기에는 지나치게 귀한 기회였다.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가면 아래의 입술이 미소를 지었다. 유릭은 등골이 오싹해 지는 기분

이었다. 순간 아주 기묘한 느낌이 들었으니. 정말 기묘한 느낌이-

“표정이 왜 그렇지?”

“혹시 파난에 계셨습니까?”

“있었지. 그런데 왜 묻는....... 아, 혹시 나를 본적이 있는 건가.”

“봤더라도 지금 백작님의 모습을 보고 알아볼 리가 없지요. 얼굴이

완전히 달라졌다 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백작이 피식 웃었다. 이번 웃음도 기분 나빴다. 옆에 로웨나가

있어 뜨끈하게 뭐라 쏘아 붙여 줬으면 속 시원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홀라그로 성의 살롱은 절벽을 내려다보는 창을 면하고 있었다. 창으

로, 검은 하늘 아래 펼쳐진 브란 카스톨이 보인다. 가로등이 밝히는

길들이 팔콘의 개선문에서 햇살처럼 방사상으로 뻗어간다. 화려하

게 차려입은 남녀가 그 넓게 펼쳐진 제도를 구경하며 담소를 나누

다 성주인 백작이 나타나자 각자의 신분에 따라 일어나거나 그저

잔만 들어 올리거나 고개를 까딱이는 것으로 인사를 했다.

“모두 오래 기다리셨나 보군요.”

알렉산더는 빙그레 웃으며 그들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는 안으로 들어

섰다. 그를 따라 유릭이 들어오자, 일제히 날카로운 시선이 쏠렸다.

유릭은 그들 중에 어렵잖게 렌든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앉아서 고

개만 까딱이는 신분의 사람이었는데, 유릭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는

끝없이 노려보기 시작했다. 어느 귀부인이 물었다.

“백작님, 옆의 분은 누구시죠?”

“어려운 시절 사귀었던 옛 친구의 아들입니다. 우연찮게 알게 되어

이렇게 초대했지요. 소개하죠, 유릭 크로반 군입니다.”

카밀턴을 비롯하여 유릭을 소개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 한

사람도 제대로 소개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유릭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창가에 놓인 피아노 옆에 서 있는 에

닌 마델로를 발견했다. 백작과 아는 사이라고 하더니, 유릭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불려온 듯 했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유릭과 백작을

번갈아 보다가, 옆에 있는 친구인 듯 보이는 소녀가 아는 사람이

냐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소녀는 로웨나는 아니었다. 유릭은

약간 아쉬움을 느꼈다. 또 미하일과 투닥거리고 있으려나.

에닌 옆에는 조금 살찐 체격의 남자가 서 있었다. 나이는 대략 오십

중후반 정도 되어 보였는데, 얼굴 자체는 느긋해 보였지만 눈만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 했다.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르고는 있었지

만 너무 어울리지 않아 누군가가 장난치기 위해 붙여 놓은 것만 같

다. 복장은 지나치게 경박했다. 금술이 잔뜩 달린 상의에, 번쩍거

리는 금실로 수놓은 바지에, 부츠에도 금박이 박혀 있다. 화려함이

지나치면 천박함이 되고, 이 남자의 경우는 천박함을 넘어 차라리 보

기 언짢을 지경이었다. 그 남자가 에닌의 팔을 잡으며 무어라 물었

다. 에닌이 다정하게 웃으며 답한다. 그제야 유릭은 그 남자가 이

에닌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유릭은 혹시나 해서 트레비스를 찾았다. 다행히도, 트레비스는 구석

진 자리에서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앉아 있었다. 유릭은 그에게 눈을

찡긋해 보이고는 옆자리를 살폈지만, 그 옆에는 그의 여동생인

마르첼린이 앉아 있었다. 하긴, 생각해 보니 로웨나는 이런 자리에

올 신분이 못 된다.

“크로반 가라면.....어딘가 들어본 성이군.”

유릭은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오늘 만찬장에서 그 앞에 앉아 있던 중년의 남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

었다. 로웨나가 사납게 노려보던, 즉 렌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차가운 인상의 남자다. 이름이...

알렉산더가 그윽한 어조로 물었다.

“어디서 들었습니까, 그레이브 경.”

맞다.

그레이브 였다.

“아, 예전에 마그레노에 살 때, 괴팍하기로 유명한 마법사가 하나 있

었는데..... 이름이...”

“그분 성함이 노버스 크로반이면 제 숙부님이십니다.”

알렉산더의 눈동자가 유릭을 향했다. 그 잠깐 동안에 눈이 마주쳤다.

유릭은 머릿속으로 무언가 차가운 것이 꿰뚫고 지나가는 것만 같

았다.

분명, 붉은 눈동자였다. 아주 잠깐의, 어둠 속의 고양이의 눈동자가

휙 스치는 듯한 그런 잠깐이었으나 분명 알아볼 수 있었다. 붉은

눈동자다.

그레이브 경은 아주 놀라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맙소사, 이런 우연이 있나! 그와는 잠깐 친분을 쌓은 적이 있지. 워

낙에 괴팍한 인간이라 오래 사귀지는 못했지만 말이야.....마델로 씨,

당신도 알지 않소?”

마델로라고 불린, 에닌 옆의 그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

했다. 역시나 에닌의 아버지가 맞았다.

“나 뿐만 아니라 발터 스게노차, 당신도 알지 않나.”

유릭은 살비에 마델로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 구석에, 얼굴이 누르스름하고 바짝 마른 남자가 턱을 괴고 앉아

있었다. 나이는 그리 많지 않아 보였지만, 그 냉혹한 눈동자만은 90

년 쯤 고리 대금업을 한 노인네로 보인다. 그레이브는 턱을 들며,

유릭이 그 밑에서 한 10년쯤 일한 하인이라도 되는 듯 말했다.

“크로반, 그 늙은 노버스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나.”

“연구에 전념하며 조용히 살고 계십니다. 아직 마그레노에 계시지요.”

그의 마지막 편지는 한 달 전에 받았다. 아마도 곧 전역할지도 모르

겠다고 편지를 보내자, 당장에 오라고 답장을 보냈다. 아직 할 일이

있으니 몇 년 걸릴 것 같다는 답을 하자 아주 실망한 듯한 답장을

보냈다. 당장에 마그레노로 찾아 가고 싶기는 했지만 임무 수행

중이었다. 게다가 아직도 혐의를 받고 있는 삼촌에게 섣불리 찾아갔

다가는 피해가 간다. 그래서 차라리 알리지도 않고 왔다.

그레이브가 빙그레 웃었다. 콧수염이 치솟듯 올라갔다 내려온다.

“정말 놀랍군. 처음 만나는 소년과 벌써 세 명이 인연이 있다니 말이

야.”

그런데 그렇게 말하던 그레이브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그의

눈길이 살비에를 향하자, 살비에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세 사람 중에

태연한 것은 발터 스게노차, 한 명뿐이었다. 그레이브가 물었다.

“크로반 군, 부친....의 성함이 어떻게 되나.”

“딜버스 크로반.”

이제 그레이브의 이마에 맺힌 진땀이 램프 빛에 반짝일 정도였다. 살

비에 마델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창백해진 얼굴로, 시선조차 돌리지

못하고 서 있다. 그리고 이젠, 윌리엄 렌든마저 뻣뻣한 얼굴로 앉

아 이를 꽉 물고 있었다. 긴장한 목덜미에 핏줄이 서 있었다. 그

턱이 가볍게 경련을 일으켰다.

묘한 느낌이었다.

연기력 형편없는 배우들이 출연한 3류 연극을 보는 듯한 모욕감이

몸을 휩쓸고 지나간다. 이 분위기는 대체 뭐란 말인가.

유릭은 알렉산더 백작을 보았다. 백작은 벽난로를 바라보고 있을 뿐

이다. 그 불꽃의 색에 연분홍색으로 물든 가면의 얼굴로, 그렇게.

그리고 기묘하게 비틀어진 살롱의 분위기 같은 건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부드럽게 말했다.

“멋진 밤이군요. 에닌 마델로 양, 한곡 청해도 될까? 새로 온 젊은 손

님을 위해.”

아버지의 안색이 이상하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에닌은 상냥하게 답했다.

“저야 물론 영광입니다. 그럼 어느 곡으로 할까요?”

“모두가 좋아하는 곡으로.”

“특별히 듣고 싶으신 건 있나요, 크로반 씨.”

내가 뭐 아는 게 있어야지, 유릭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백작님의 청을 들어 드려야겠군요. 백작님이 좋아하는 곡으

로 들려 드리겠어요.”

에닌의 옆에 있던 소녀가 피아노 쪽으로 갔다. 피아노 위에는 악보들이

놓여 있었고, 그녀는 그 중에 하나를 집어 에닌에게 보여주었다. 잘

아는 곡인 듯 에닌은 악보의 제목만 확인하고는 피아노 앞에 섰다.

소녀가 흰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전주를 들으며 유릭은 그 것이 전날에 로웨나가 부르던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빛 속에서, 그 달빛에 취한 취객처럼 부르던 그 노래.

그러나 에닌이 부르는 순간에 유릭은 전혀 다른 곡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껏 감정을 실은 맑고 고운 소리, 그러나 로웨나가 불러주던 그 달빛

끓어오르는 광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 전혀 다른 곡이야.

유릭은 창밖의 검은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검은 창이 같은 곳을 바라

보는 알렉산더의 하얀 가면을 비춘다. 유릭은 빙그레 웃었다. 보았을지

안 보았을 지, 볼 수 있었을지 없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

에게 미소를 보냈다.

다시 살롱의 문이 열렸다. 에닌의 노래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었기에

문이 열린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검은 창에 하인의 흰옷이 비쳤다.

그리고 그 손에 흰 봉투가 들려 있었다.

유릭은 고개를 돌렸다. 알렉산더는 그 봉투를 받아 들어 열었다. 안에

는 푸른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고, 그 위에 흰 잉크로 무언가가 적혀

있었다. 알렉산더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에닌의 노래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에닌의 노래가 끝났다. 듣고 있던 상류층 인사들 모두 일제히 박수를

쳤다. 그녀의 아버지인 살비에 마델로는 지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석을

보는 듯 사랑 가득한 눈으로 딸을 보고 있다.

한참 박수를 치고 난 그레이브가 알렉산더에게 물었다.

“방금 그 편지는 누가 보낸 겁니까?”

“어제 도착한 편지입니다. 아무래도 오늘 그레이브 경이 올 때 내 놓

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오터에게 가지고 오라고 했었지요.”

“내게?”

알렉산더는 봉투에서 꺼낸 그 푸른 종이를 모두에게 보여 주었다.

“네, 어제 어느 낯선 사람이 편지를 날려 보냈더군요. 제가 일전에

구입한 달의 심장이 꽤나 입맛 당겼나 봅니다. 하긴, 그런 녀석이 보

기에는 참 맛있어 보이기는 하지요.”

순간 주변이 싸악 얼어붙었다.

알렉산더는 그 종이를 흔들었다.

“괴도의 예고장이라고 부르지요, 아마도. 이 중에 받아 보신 분도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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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잡설: 늦었습니다만.... 양이 많으니 봐 주세요;;;

그나저나, 백작님은 대실망해버렸습니다;;; 상처받아 버렸습니다;;;

유리는 확신까지 해 버렸습니다. ‘글세 누구신지. -_-???’

일단은 계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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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염의 성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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