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편
재회와 귀환#2
***************************************************************
“그래, 자네가 이 사건을 맡겠다는 건가.”
그레이브 청장은 단 한 시간 만에 나는 듯이 홀라그로 성에 도착하
여, 자신을 바라보는 유릭을 발견하자마자 그리 쏘아붙였다.
처음 그랬던 것처럼 새까만 옷에 꽉 짜인 듯한 체구를 감싸고 있었
다. 자다가 왔을 텐데도 머리는 아주 단정했고, 붉은 콧수염은 지
난번에 그랬듯이 옆에 있는 사람 찌를 듯이 잘 다듬어져 있었다. 항
상 단정한 차림이라도 트레비스가 세련되고 쾌활해 보인다면, 이 사
람은 정말 강철로 만들어 제련한 듯이 냉혹하고 딱딱해 보인다.
“말을 잘못 들으신 것 같은데, 저는 이 일을 상부에 보고하겠다는 말
밖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그거지. 백작, 당신도 봤다고 했겠지? 정말 이 소년이 말하는
대로 흑마법이던가.”
백작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드디어 치료를 마친 오터가 무뚝뚝하게
앉아 있다가 맹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령이 맞습니다.”
“사실인가?”
“그럼 성령이겠습니까?”
유릭이 피식 웃었고, 백작도 고개를 숙이며 큭-웃음을 삼켰다.
그레이브는 당장에 오터를 외면했다.
“백작, 이 성의 주인인 당신이 말해주시오.”
“오터가 답한 건 전혀 안 믿으시겠다니 어쩔 수 없군요. 하지만 저
역시 같은 의견입니다. 여기 저기 돌아다녀 본 제 경험을 돌이켜
본다면, 그것은 마령이었고, 그것을 부리는 자가 분명 있었으며, 물리
친 것은 유릭 크로반 군입니다.”
“그렇다면 왜 여태까지 철십자 기사단과 추기경께서 침묵했겠소! 아
니니까 가만히 있었던 것 아니오. 백작은 어차피 아무것도 모르니
조금 시커먼 잔재주만 봐도 마령이라 단정하는 것일 테고, 오터 너
야 역시나 마찬가지일 테지. 그러니 둘 다, 이 청년이 그렇다고 하
니 그런 줄 착각하는 것뿐이라고!”
그리고 유릭에게 쏘아붙였다.
“대체 왜 이러는 건가.”
“죄송합니다만 흑마법이 맞았습니다.”
“자네, 식민지 출신이라고 했지?”
아닌데, 어쩌고 하며 시간낭비 하지는 않기로 했다. 유릭이 말없이
있자 그레이브가 굶주린 곰처럼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식민지의 마령들과 이곳의 흑마법은 완전히 틀리다. 엉뚱하게 착각
해서 내 명예에 흠집을 내는 짓은 하지 마. 또 일을 복잡하게 만들
지도 말고!”
“어쨌건 저는 그렇게 판단했고, 그렇게 판단한 이상 이 지역의 특무
부에 보고하는 것은 제 의무입니다. 제가 그리 판단하고도 보고하지
않는 다면, 그거야 말로 직무유기입니다. 일을 어찌 처리 하실 지
는 저보다 경험 많은 그쪽 분들이 하실 일이지요.”
“이 사건의 수사권은 전적으로 내게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만약
에 특무부에서 치안청의 수사를 금지 시킨다면, 이건 말 그대로 우리
모두를 향한 모독이 된다. 우리들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 생각이냐.”
유릭은 한숨을 푹 내쉴 뻔 했다.
“새를 잡는 것은 사냥꾼에게, 물고기를 잡는 것은 어부에게 맡기는
겁니다. 정말 흑마법이라면, 그 사건은 치안청에서 ‘다룰 수 없는’
일이 됩니다. 물론 아니라면-”
“로웨나, 그 아이가 뭐라고 하던가.”
“네?”
유릭은 나올 리가 없는 이름이 나와 당황했다.
그레이브 청장은 문을 지키고 있던 브랫 키저에게 말했다.
“키저, 당장 그 아이를 데리고 오게. 어서!”
유릭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를 말렸다.
“대체 무슨 오해를 하시고 계시는 겁니까. 로웨나 하고는........”
“달리 말할 것도 없어. 어차피 내 집안일 때문에 벌어진 일에, 더 이
상의 불명예를 감당할 수는 없단 말이야! 키저, 어서 데리고 오란
말이다. 뭐라 재잘 재잘 핑계를 대든 말든 당장 데리고 와.”
유릭은 고개를 돌려 오터를 간절하게 보았다. 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몰래 나가서 저 나가는 브랫인지 뭔지 좀 패 주겠나요, 였지만 오
터는 고개만 끄덕였다. (뭐에 끄덕였는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브랫이 로웨나를 데리러 나갔다.
유릭을 비롯하여, 응접실의 그 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사태가 벌어지
려는 순간이었다. 사태를 어떻게든 중재하기 위해 알렉산더가 나
섰다.
“청장각하. 오해하신 것 같은데, 유릭 군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로웨나 그린 양은...”
자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레이브가 알렉산더의 말을
끊어 미처 말하지 못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저 청년이 공평하다고 보기 어려워. 첫째, 저 청년
은 다른 누구도 아닌 헨리 카밀턴과 바로 며칠 전까지 붙어 다니던
레반투스 대공 패거리란 말이오. 그러니 나는 이것을 얼마든지
대공의 음모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게다가 다른 무엇도 아닌 음흉
한 특무부 소속! 그람노스 대제의 자비로 이 제국에 충성할 기회를
얻었다고 하지만, 그들이 쓰는 건 더러운 술수일 뿐이야! 그 근본이
사악한 자가 어떻게 진실을 말해! 그리고 둘째, 내 전처와 나 사
이에서 태어난 로웨나 치에슬린이 나와 전처의 불화에 대한 책임을
모두 나에게 돌리며 원망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고, 그 아이
가 아무것도 모르는 이 시골뜨기에게 뭐라 거짓말을 했는지도 뻔해.
사내놈들은 늘 그렇지.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여린 척 청순한 척
눈물 흘리면서 거짓말을 하면, 정말 멍청하게도 그게 다 사실이라
고 믿어 버리거든!”
“.......”
“.......”
그레이브 청장을 제한 모두가 일시에 얼어붙었다. 돌비체 수상이 벌
거벗고 쇼를 한다 해도 그것보다는 침착할 것이다.
유릭은 당신의 딸을 너무 과대평가 하는 군요, 하고 말 하고 싶은 것
을 간신히 참았다. 오터와 알렉산더를 보니, 알렉산더는 입술 끝이
치솟아 있었고(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오터는 발작
이라도 일으킬 듯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대체 누가 넘어가! 아무
리 애비라지만 어떻게 딸을 그렇게 과대평가 할 수 있는 거야!!!)
본의 아닌 팔불출이 된 것도 모르는 그레이브는 그 철로 만들어 붙여
놓은 듯한 콧수염을 당기고 있는 중이다.
알렉산더는 이마를 짚으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오해는 하지 맙시다. 그리고......이 자리에서 남의 가정사에 대해 듣
는 것은 난처하군요. 저는 아직 미혼이고,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백작, 나를 원망하지 말고 그 아이에게 속은 저 시골뜨기에게 뭐라
하시오. 또 저런 하급 장교에게 그런 일을 맡긴다 하며 우리를 조
롱한 당신 역시. 아무리 추기경께서 당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고상한 척 해도 식민지 출신의 평민 졸부! 이 이상 우리
를 모독하면, 나도 랜든 장군도 가만히 있지는 못하오.”
분명 엄청난 모욕임에도, 알렉산더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모독당한 듯 씨근거리는 오터의 어깨를 누르며, 유릭에게도
‘난처한 일이 생기겠군.’ 하는 듯 웃어 보일 뿐이다.
유릭은 백작에게 동정을 표했다. 자신이야 특무부 마크를 달고 높은
사람들 모이는 자리에 잘못 얼굴 들이밀면 늘 듣는 말이었지만, 백
작은 위치로 보나 재력으로 보나 그 품위로 보나 이런 일을 수시로
당할 사람은 아닌 듯 했다.
잠시 뒤 노크소리가 들리자, 성주인 알렉산더가 들어오라 말하기도
전에 그레이브가 버럭 들어오라 외쳤다. 갈수록 가관이다, 유릭은
잠시 천장을 보았다. 오터가 더욱 사납게 씨근댔다.
드디어 로웨나가 들어왔다.
브랫 키저는 로웨나를 들여보낸 뒤에 문을 닫았다. 그의 희고 날카로
운 얼굴을 보니, 그도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흥분하던 그레이브가 싸늘해졌다. 그는 엄한 아버지인양
냉혹한 눈길로 로웨나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았다.
“자, 솔직히 말 해 보거라. 이 철부지에게 대체 뭐라 말한 거냐.”
로웨나는 오히려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렇다면 우선 아버지가 생각하고 계신 것 부터 솔직히 말해 주세
요. 아버지의 상상력은 언제나 너무나 독창적이어서 저를 놀라게
하거든요.”
“무슨 말을 했는지는 뻔하지. 내가 출세를 위해 네 어머니와 너를 매
몰차게 버리고 도망가, 마리안느와 결혼했다고. 그리고 네 어머니와
네가 나를 찾아와 제발 돌아 와 달라고 매달리고 애걸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몰차게 길바닥으로 쫓아냈다고. 그러니 그 파렴치한 아
버지에게 복수하게 도와달라고 하며 저 소년에게 매달렸을 거 아니냐.”
“죄송하지만 유릭 크로반 군은 바로 지금 처음으로 그 말을 듣는 거
에요. 그리고 저는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런
소문을 낸 건 내가 아니라 그 여자라고요.”
“마리안느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거라. 그리고 마리안느가 대
체 무엇 때문에 그런 저열한 소문을 내고 다닌단 말이냐.”
“그야 자기가 착한 역을 하고 싶어서겠지요. 어머니야 그 일 직후에
바로 시골로 내려가셨으니, 이곳 상류층 귀부인들과 이야기할 틈도
기회도 없었어요. 소문을 내고 싶어도 낼 수도 없었다고요. 그런
데 그 여자가 내 어머니가 그런 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말하고 다
녔다고요.”
“나와 네 어머니는 이혼한 거다. 내가 일방적으로 네 어머니를 버린
적도 없고, 네 어머니가 아무 잘못도 없고 선량한 것도 아니야! 아니,
오히려 그 반대지.”
“제 말은 하나도 안 듣는 군요, 아버지. 저도, 어머니도 그런 말을 한
적도 그런 소문을 낸 적도 없어요. 저는 아버지와 연관되는 것 자
체가 싫고, 그러니 그런 말들이 떠도는 것도 싫다고요. 그런데 그
여자는 자기가 무슨 대단한 비극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 사방팔방
온갖 거짓말을 하고 다녔단 말이에요. 그러면 아무 것도 모르는 사
람들은 모두 그 여자를 동정해 주지요. 세상에나, 그런 천박한 사
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니, 가엾은 그레이브 부인! 이러고 말이에요.”
“나는 아무 잘못도 없다. 그리고 그녀와 만난 것은 네 어머니와 이혼
한 후였고, 그것도 자그마치 1년이나 뒤였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도 나를 사랑해.”
로웨나가 짜증이 나서 이마를 찌푸렸다. 로웨나와 별로 사이가 좋다
할 수 없는 오터마저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요점은 그게 아니잖아요, 아버지. 아버지는 그 여자랑 잘 살아요. 제
가 언제 아버지더러 바람을 피웠다고 했어요? 저도, 제 어머니도
그런 소문 낸 적 없으니 그만 좀 볶으라는 말이에요.”
“네가 오페라 가수가 된 이유도 잘 안다. 유명해지면 그만큼 쉽게 나
와 마리안느의 명예를 더럽힐 수 있으니까.”
“아버지를 그렇게 높이 평가한 적은 없는 데요. 아버지가 싫기는 한
데,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갚는데 제 모든 인생을 걸 정도로 대단
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로웨나 치에슬린! 네 어머니가 어떤 여자였는지 가르쳐 줄까? 그 마
그레노에서 연극배우 할 때, 온갖 남자들은 다 유혹하고 다녔지.
그러고도 헤어지지 않은 건, 그래도 네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어! 간신히 흉악한 반란자를 용기를 내
어 잡은 덕에 이 수도로 오게 되었지만, 그 동안 네 어머니는 또
다른 남자와 놀아나 그 남자에게 사기를 당했지. 사기를 당한 것
만도 모자라, 노름에 손대고, 다른 유부남과 놀아나고! 결국 네 어
머니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헤어지기 전에, 너를 잘 키워 보라
고 그 동안 간신히 모은 모든 돈을 모두 주었어! 그리고 1년 뒤,
내가 마리안느와 결혼했을 때 네 어미는 그 돈을 모두 날려 버리고
내게 왔다. 다른 여자와 놀아나서 자기를 버렸네 뭐네 하면서. 온
카스톨에서 나를 망신시켰지! 마리안느가 현명한 여자였던 덕에
참아 주었던 게 얼마나 고마운지!”
로웨나는 그저 경멸어린 눈초리로 아버지를 보고 있을 뿐, 조금도 화
내지 않고 있었다.
“대체 요점이 뭐죠? 저를 혼내려고 이러시는 건가요, 아니면 여기 계
신 분들에게 나는 정말 불쌍한 사람이란 말입니다, 하고 호소하시는
건가요. 말은 저한테 하시는데, 정작 제가 말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렇게 혼자 하고 싶은 말만 하시는 건가요.”
“잘못한 건 네 어미란 말이다.”
“저도 알아요.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가 서로를 얼마나 무시했는지도
잘 알고, 얼마나 싸워 댔는지도 잘 알고, 어머니가 얼마나 많은
돈을 날리고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지 다 알아요!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 게 두 분 모두를 위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는
것도 잘 알고요. 저는 어리기는 했지만 상황 파악도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버지, 지금 일은 그런 것과는 전
혀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어째서 세상 모든 일이 아버지를 중심으
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미안하지만, 아버지가 제게 어떤
잘못을 했든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어떤 잘못을 했든, 이 자리에서
그것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렇다면 대체 왜 아무 상관도 없는 저 소년이 이 일에 나선 거냐.”
로웨나는 유릭을 가리켰다.
“쟤한테 물어 보면 될 거 아니에요! 정작 물어 봐야 할 사람은 저기
있고, 따져야 할 사람도 저기 있고, 설득해야 할 사람도 저기 있어요.
제 앞에서 신세 한탄할 시간에 그거나 생각하세요.”
“말 돌리지 마라. 네가 솔직하게 말해야 저들을 설득할 거 아니니.”
“제가 솔직하게 말할 필요도 없어요. 아버지는 지금 제게 온갖 모욕
을 다 했어요. 그것도 만난 지 몇 주 밖에 안 된 또래 남자아이와,
아버지의 부하와, 저와 안면이 없다 할 수 없는 이 성주 앞에서요.
아버지가 옳다, 옳지 않다 말하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아무리
아버지가 옳다 할지라도, 아버지가 말하는 것이 아무리 진실이라 할지
라도, 아버지에게 아무나 무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건 아니에요.”
그레이브는 이를 악물었다.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눈치
다.
주위가 싸늘해지자 유릭은 오터를 흘끔 보았다. 오터가 입을 딱 벌리
고 있었다. 알렉산더를 보니, 이제 듣기도 싫어하고 있었다. 눈과 입
술 근처에는 경멸과 비웃음이 어려 있었다. 브랫 쪽을 보니, 후회하
는 것이 아주 역력하다. 정말 귀찮아 죽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그 역시,
일이 ‘추태’에 가까울 정도로 흐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유릭은 희생하기로 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정말 그레이브는 물론
이요 로웨나도 만신창이가 되고 알렉산더와 오터는 지쳐 쓰러져 다시
는 유릭을 이 성에 들여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유릭은 마침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아아, 그것이 진실이었군요.”
그레이브가 고개를 홱 돌렸다. 로웨나가 너 뭐 하는 거야, 하고 눈을
부라렸다. 유릭은 웃으며 그레이브에게 말했다.
“제가 강직하시고 책임감 넘치는 청장각하에 대해 너무 오해를 했지
뭡니까. 덕택에 잘 알게 되었으니, 이제 저 성급한 오해를 풀겠습니다.”
“오호, 그것 참 다행이군.”
“워낙에 어리석고 성격이 급해 앞뒤를 잘 따져보지 않고 실례를 범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알고 보니, 청장각하야 말로 존경받아 마
땅한 분이었군요.”
오터도, 알렉산더도, 심지어 브랫 키저마저도 유릭을 존경어린 눈으로
보았다. 로웨나도 눈을 크게 뜨고 ‘너 미쳤니!’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오해를 풀어서 다행이네. 하지만 다음부터는 여자의 감언
이설에는 절대 넘어가서는 안 되네. 여자란 아무리 착하고 친절해도 일
단 의심해 봐야 하는 거야. 알겠지?”
로웨나가 유릭에게 착하고 친절하게 해 준 적이 있었던가. 유릭은 가
식이라도 좋으니 로웨나가 한번 그렇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잘 알겠습니다. 인생의 교훈으로 알고, 이번 일을 거울삼아 늘 주의
하도록 하겠습니다......그런데 피곤하지 않으신지요? 이 새벽에 달려
오셨을 텐데.......”
기다렸다는 듯이 브랫이 나섰다.
“방금 전부터 피곤해 보이시던데, 이만 들어가서 쉬십시오. 새벽에 너
무 무리를 하셨습니다.”
“마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알렉산더였다.
“제가 말을 몰지요.”
오터였다.
*******************************************************************
작가잡설: 역시 넌 앙큼해. --;
...그런데 롤리랑 노는데, 자룡이가 계속 훼방 놓더군요. --
하지만 롤리가 너무 이쁜걸~ ^^
다음편은 5일 후에.
일단은 계속입니다. ^^
*********************************************************************
[홍염의 성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