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홍염의 성좌-67화 (67/174)

제66편

세 개의 가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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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짓이지?”

트레비스가 카밀턴의 얼굴에 조간신문을 들이밀며 험악하게 말하자,

카밀턴은 그 표제를 흘끔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럴 줄 알았어!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벌이는 건 온 세상에 자

네, 단 하나 뿐이라고! 크로반 군 어디 갔나! 말리지 않고 뭐한 거야,

대체!”

“힘껏 도와주던 걸.”

“다음부터 같이 다니지 마!! 젠장, 바보는 전염성이라니까--!”

트레비스는 신문을 찢어 버릴 듯이 흔들어 댔지만, 카밀턴은 그것을

빼앗아 읽기 시작했다.

“헤리! 내 말 듣고는 있는 건가!”

“설교는 내가 지난밤에 한 과업이 어떤 위대한 결과를 이룩했는지 확

인한 후에 듣자고.”

신문은 오늘 아침 집사와 하인들이 모조리 돌려 보고 있는 것을 압수

해 온 것으로, 주먹만한 글자로 ‘괴도 박쥐, 범행 실패!’ 그 밑에는

‘훌라그로 성의 하인에게 패하다!’ ‘그의 시대는 가는 건가?’‘놀라

운 비밀, 그 패배의 원인은?’ ‘카스톨의 영웅, 체포 임박!’ 등등의

얼굴 뜨끈한 문구가 열광하듯 줄줄 올라와 있었다. 어차피 사람들

이 집어가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만들어 내는 타블로이드 신문이라,

거의 ‘봉 잡았다.’ 라는 자세로 엄청난 가설과 추측과 억측을 사

실인 마냥 실컷 올려놓았고, 모조리 ‘믿을만한, 그러나 안전을 위해

신분을 밝힐 수는 없는 제보자’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카밀턴을 데려다 준 마부로부터 ‘어느 신문사를 들렀다.’ 라는 말을

듣고 온 트레비스라, 헤드라인을 보는 즉시 이 모든 것이 카밀턴의

짓이라 확신했다. 뿐만 아니라 신문사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어

제 헤리가 방문했지 뭔가. 그런데 아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거라며

굉장한 것을 전해주고 갔어. 궁금하면 오늘 아침 신문을 보라고!

그 기사를 우리가 독점하기로 했으니까, 내일 신문 판매량은 정말

엄청날 거야!’ 라는 말까지 듣고 왔으니 혹시? 하고 고개 갸우뚱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읽자마자 막 일어난 유릭을 흔들어 대며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고, 유릭은 점잖게 ‘카밀턴 경께 물어 보시면 됩니다.’

하고 답했다. 그래서 아직 자고 있는 카밀턴의 침실을 박차고 들어

와 그를 뒤흔들어 대는 중이다. 괴도 박쥐인지 생쥐인지 하는 녀석

과 카밀턴의 암살미수범이 동일범이라는 건 이미 들었으니, 이런

제보를 흘린 이유를 짐작 못 할 트레비스도 아니었다.

“미쳤냐고, 자네! 이렇게 암살범을 긁어놔서 뭘 하려고! 아예 바보 취

급을 해 놨잖아, 바보 취급을!”

“트레비스, 어제 기사 값으로 돈 좀 받았는데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하

겠나? 간만에 근사하게 사지.”

“이 바보 친구야, 그렇게 밤 마실 나선 고양이처럼 흐느적흐느적 나

돌아 다닐 땐가! 오늘 밤이라도 당장에 암살범이 들이닥쳐서 ‘나를

그 따위 바보로 만들다니!’ 하고 자네 목에 칼을 쑤실 거라고.”

“크로반 하사가 지켜줄 거 아닌가.”

“아무리 크로반 하사라도 매일 매일 밤샘하며 자네를 지켜 줄 수 있

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흑마법사라며! 다른 사람이 지킬 수도 없어!

으악, 그런데 맙소사, 흑마법사라니! 듣는 것만도 소름이 끼친다고,

나는.”

“아, 그건 걱정 말게. 특무부의 칼 뷰겐트 중령이 도와주기로 했어.

유리 군이 졸 때는 그 사람이 지켜주겠지. 뭐, 별로 믿음은 안 가

지만.”

트레비스는 신문을 말아 카밀턴의 머리를 신나게 후려쳐 버리고 싶었

다. 이렇게 속 박박 긁으면서도 해실해실 웃고 다니는 놈도 없을

것이다. 어젯밤에 그토록 눈물겹게 포옹하며 기뻐하고 앞으로의 안전

에 대해 걱정한 것마저 억울해 질 지경이다. 이딴 놈을 뭐 하러

걱정했단 말인가!!

“아, 그건 그렇고 자네가 도와줄 게 있는데, 트레비스.”

“아무 것도 말하지 마. 무엇이든 절대 안 도와줄 테니까.”

“일전에 자네가 내 명의로 구입한 극장 말이야. 한번만 나를 위해 써

줄 수 없을까. 지배인에게 잘 말해보라고.”

“안 도와준다고 했잖아.”

“자네가 내 명의를 빌린 목적 자체가 ‘탈세’잖나. 나한테 분명 말했고,

증거는 지금 당장 국세청에 달려가도 혐의가 성립될 정도로 충분해.”

트레비스가 얼굴을 들이밀며 으르렁거렸다.

“그 탈세에 자네도 공범이라는 거 알고는 있나? 이번에는 ‘탈세’ 혐의

로 사문회 끌려가고 싶냐, 이 말이야!”

“감수하지, 뭐. 하루 이틀 끌려가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말자하자면

그곳이 좀 까탈스럽기는 해도 안전하기는 하잖아? 식(食)은 제공해도

숙(宿)은 허락하지 않는 다는 점이 낭패긴 하지만.”

“빌어먹을, 이번에는 뭐로 도와 달라는 거야!”

“조촐한 음악회를 열고 싶네. 자네가 지배인으로 있는 카스틸리아 극

장 전속 가수 몇 명 좀 초청하고, 자네가 아는 다른 가수들도 역시나

초청하고, 그들과 함께 조촐하고 우아한 공연을 하면서 말이야. 아,

물론...... 극장은 공짜로 빌려주겠지, 트레비스? 걱정 마. 음악회

비용이야, 가수들과 오케스트라단을 데리고 오는 것 외에는 모두

내가 부담할 테니.”

“아하, 알겠군. 그리고 그곳으로 자네가 아는 상류층 사람들을 잔뜩

초대할 예정이라 이거지? 내 가 아는 가수들이야 이름만 걸어놔도

누구나 올 정도로 유명한 스타들이니, 아무리 자네가 오라고 하는 거

라 해도 아--무도 거절 안할 테고.”

카밀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부전선에서 전사한 병사의 가족들을 돕기 위한 기금 모집 음악회,

정도로 생각하고 있네. 상류층 인사들뿐만 아니라 병사들의 가족들도

초청할 생각이야. 기부금도 모으고, 오랜 만에 아는 사람들 만나

서 씹을 사람 씹고 한방 칠 사람 치고 반갑게 안아줄 사람 안아주고.

그런 공연이니, 자네도 이 성스런 제국인의 일부로서 당연히 도

와야 하는 것 아닌가. 해 줄 테지?”

트레비스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외쳤다.

“너, 내손으로 죽여 버린다--!!”

트레비스가 자택에서 그렇게 10년 넘은 우정 따위 땅에 처박아 버리

겠다고 울부짖는 동안, 홀라그로성의 성주 알렉산더는 웃음을 참으며

하인이 가지고 온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 중 그 누구도 이 성에 다녀간 적이 없었건만,

기사를 읽다 보면 누가 이것을 작성하거나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

었는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사건을 만든 당

사자가 누구인 지도 충분히 짐작된다.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 군요, 그 카밀턴 장군은.”

“얼간이로 이름 높고, 행실 나쁘기로 더욱 유명하지. 젊었을 때는 온

브란 카스톨 여자들을 다 후리고 다녔고, 나중에는 그 때문에 이혼

까지 당했지. 경박한 젊은이들이야 좋아하지만, 점잖은 사람들은 정

말 혐오하는 인종이야.”

엄격한 사생활로 이름 높은 그레이브 치안청장은 경멸어린 어투로 그

리 말했다.

“하여간, 여자들은 그 멍청한 카밀턴 경에게 뭔가 하나 챙겨 주려고

안달들이라니까.”

“여자들은 원래 완벽한 남자보다는 조금 모자라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법입니다.”

“자기가 대단한 줄 착각하는 멍청한 여자나 그러는 거지.”

알렉산더는 신문을 접었다. 그레이브는 태워버릴 듯이 그 신문을 노

려보고는 고개를 휙 돌렸다.

“특무부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습니까?”

“그건 없어. 하지만 일이 어찌 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

니겠나.”

알렉산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인을 불렀다. 그에게 차가운 음료

몇 가지를 주문한 뒤에 아직도 씩씩거리며 거실을 오고가는 그레이

브에게 말했다.

“그만 화내고 앉으십시오.”

“내가 화 내지 않게 생겼나? 이 기자들이 얼마나 파리 떼 같은 지 알

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오늘 정오가 되기도 전에 우르르

몰려들어서는 물어 댈 테지. 그리고 뭐 한마디 실수라도 하지 않나

눈 부릅뜨며 기다리다가, 내일 아침에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부풀

려서 신나게 떠들어 대고, 항의하면 언론의 자유니 뭐니 떠들어

댈 거라고. 헛, 참! 요즘 수상께서 너무 기자들을 풀어주는 것 같다니까.”

“하지만 이런 문제는 통제할 핑계가 없지 않습니까. 말 그대로 가쉽.

여배우의 스캔들만큼이나 가벼운 문제지요.”

“가벼운 문제? 하, 장사꾼들이야 그렇겠지. 명예가 무엇인지, 책임이

무엇인지, 자네 같은 젊은 졸부들이 알기나 할까. 그러니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거야. 치안청이 책임지고 있는 것은 제도 시민의

안전과 재산의 보호란 말이야! 그런 기관의 명예를 이런 천박한 신

문지들이 더럽히는 것은 용서하기 어려워.”

“치안청장이 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으셨지 않습니까. 이번이 첫 사

건이고, 제가 알기로는 경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관심 가진 적도

별로 없는 듯 한데요. 관심을 가지는 사건들은 언제나 ‘따로’ 있지

않습니까. 물론 마지막 장식이 별로 아름답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그레이브 청장이 알렉산더를 노려보았다. 그 때 마침 하인이 차가운

레몬수를 가지고 와, 유리잔 두개에 나누어 담았다. 그레이브는 입

술을 꾹 물고 있다가 하인이 나가자마자 쏘아붙였다.

“루이지아 주교 건 말이겠지! 백작, 한달, 아니 일주일! 일주일만 더

있었다면 그 자의 혐의를 밝혀낼 수 있었소! 레반투스 대공이 패거

리들이 그렇게 설치지만 않았다면 밝혀 낼 수 있었단 말이야. 그

시끄럽고 말 많은 패거리들은 이 나라의 안전과 발전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언제나 수상각하와 추기경 예하를 비난하고 방해

하지. 입만 산 불평분자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던 거요. 그러니 그

문제를 가지고 나를 조롱할 생각이라면 관두란 말이오.”

풋-알렉산더가 웃었다. 그레이브의 콧수염이 씰룩 움직였다.

“각하, 이건 조롱이 아니라 충고입니다. 오늘 아침에...... 오터

쪽으로 편지 한 장이 도착했더군요. 물론 온 시내에 제가 들고 있

는 그 신문이 다 깔린 직후에 온 편지랍니다.”

그리고 알렉산더는 테이블에 있는 책 사이에서 봉투 하나를 끄집어냈

다. 봉투 위에 투란바코스가 나비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레이브의

눈이 커졌다. 알렉산더는 그 화려한 십자가를 툭툭 쳤다.

“추기경께서 보내신 겁니다.”

“자네에게?”

알렉산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에게. 예하께서는 경께서 괴도 건으로 제 성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시고, 그래서 경께 몇 마디 전해주라는 전갈을

저에게 준 거지요.”

“직접 말씀하셔도 될 것을, 왜 자네에게 전한 건가.”

“그래야 효과가 더 좋을 테니까요.”

알렉산더는 봉투를 흔들었다.

“뭐라 하셨는가.”

“세 번은 용서하기 어렵고, 기회를 주기는 더더욱 어렵다고.”

그레이브의 눈에서 불꽃이 튄 듯 했다. 극심한 분노에, 그 입술과 턱

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성큼 성큼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보여 줄 수 있나.”

“물론입니다.”

알렉산더가 봉투를 내밀자마자 그레이브는 그것을 휙 낚아채어 서신

의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삽시간에 창백해지더니 그것을 와작

구겨버렸다. 알렉산더가 가면에 덮인 이마를 툭툭 쳤다.

“제게 온 것입니다만.”

그러나 그리 말해도 그레이브는 그것을 알렉산더 앞에 내동댕이쳤다.

“이건 말도 안돼! 내가 이 제국과 추기경 예하, 수상 각하를 위해 애

쓴 것이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그 정도 힘을 얻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고작 그런 실수로 이런 대우라니-! 고작 그런 실수로!”

“경께서 너무 무리하신 것이겠지요.”

“내가 무리?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란 말이오! 그 분들이

지금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내가 도운 것이 얼마나 많은데!

어째서 자네 같은 졸부 출신의 평민이 그런 말을 하는 거요.”

“각하.”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 제국의 혼란과 분열을 대체 누가 막았소.

수상과 추기경이 위대한 분이라는 건 알지만, 나 같은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업적이란 말이오. 오로지 제국만을 위해 모든 것

을 바쳐 왔는데! 그런데 어떻게 자네처럼 돈 밖에 없는 평민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이 도시가 모든 것이 안정되자마자 들어와

와 권리만을 주장하느냐, 이 말이야!”

“그만 하십시오. 이 일은 경 혼자의 책임이지, 제 책임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책임이 없다? 그런 말을 과연 내가 믿을 거라고 보오? 당신이 오기

전 까지,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 문제도 없었단 말이오! 불순분자를

색출하는 데, 그 분들은 언제나 나를 믿고 지원해 주었소. 당신 같

은 장사꾼들이 어째서 그리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

는 거요. 그 모든 것이 나와 안보위원회가 그늘 속에서 제국의 안

전을 위해 힘쓰고 있었기 때문이오. 고되고 힘들고 위험해도 우리가

그렇게 힘쓴 것은 오로지 이것이 제국의 안전을 위해, 나라의 영

광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소. 그런 긍지 하나뿐이었소

! 돈 밖에 없고, 그 돈의 힘으로 모든 것을 사려 하는 당신 같은

자들이 우리의 긍지를 빼앗는 다는 건 결코 허락할 수 없는 일이야!”

“네, 긍지라.........”

알렉산더는 나른하게 말했다. 그레이브가 이를 뿍 갈았다.

“조롱하지 마시오. 내가 처음으로, 아무 사심 없이 그저 제국의 안

전을 걱정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체포했던 자도 당신

같은 자였지. 돈밖에 모르는, 그리고 그 돈의 힘만을 믿고 제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오만을 부리는 자.”

잠시 알렉산더의 손이 멈추었다.

“.......저더러 조심하라는 겁니까?”

“각자에게는 선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요! 특히나 자네처럼 별로 떳떳

하지 못한 수단으로 돈을 버는 자야 말로 선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의 보호를 받고, 우리의 힘에 기생하여, 우리 덕으로 돈을 버는

자가, 오히려 우리들의 힘을 탐한다면 그건 선을 너무 넘는 거야.”

알렉산더는 턱을 쓸어 올렸다. 귀 뒤로 손끝을 가져가, 그 부분을 가볍

게 툭툭 쳤다.

그레이브는 그것이 그가 긴장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눈가에

힘을 주고는 그를 노려보았다. 알렉산더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는 나

른히 말했다.

“주의하도록 하지요, 각하.”

“잘 생각했소. 나도 자네 같은 사람을 파난 섬의 감옥에 가두는 일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알렉산더는 고개를 젖히며 가면 아래의 눈동자로 그레이브를 빤히 바

라보기 시작했다. 가면의 그림자 안에 있어, 그레이브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시선이 담은 싸늘한 빛만은 감추어지지 않았다. 그레이브

가 쏘아붙이듯 말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소?”

“아뇨........ 아닙니다. 다만-”

“다만?”

“너무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실없군. 이만 돌아가겠소.”

그레이브는 휙 돌아섰다. 알렉산더가 말했다.

“경찰은 이제 철수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녀들은 물론이요, 하인들까

지 제 할일을 못하고 있을 정도군요.”

“아, 일부는 남겨 놓도록 하겠소. 또 도둑이 들지 모르는 것 아니겠소.

그리고 이 성의 성주께서 무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몇 명 필요하

겠지. 하지만 백작, 분명히 말해두지만 당신이 어떤 일을 당하든 그 모

든 것은 본인 소관이오. 알겠소?”

알렉산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뒤 밖으로 나간 그레이브가,

그를 기다리고 있던 브랫 키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험악

한 말들이 쏟아지고, 고분고분한 답이 들려왔다. 잠시 뒤 브랫 키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해쓱한 얼굴이 더욱 해쓱해 보였다.

“경찰은 오늘 중으로 철수시키겠습니다, 성주님. 그리고........그레

이브 각하께서 오늘 상당히 피곤하신 듯 하니,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러이 봐 주시길 바랍니다.”

알렉산더는 고개만 끄덕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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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잡설: 카밀턴.............네가 그러면 그렇지. -_-

일단은 계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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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염의 성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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