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마공사-43화 (43/375)

43화

“야, 장태산! 너 행동이 왜 이렇게 굼떠?”

역사관에 들어서자 어떻게 알았는지 먼저 와 있던 양소혜가 잔소리부터 해댄다.

“통화 좀 하느라.”

한수호는 이곳으로 달려오기 직전, 마공 특무부의 김재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특무부의 힘을 빌려 내일 오전부터 이 역사관을 찾는 사람들의 방문을 막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역사관은 주말에 가장 붐빈다.

35년간의 마공사 역사가 현시점까지 매우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많은 사진과 영상자료가 가득 전시된 곳이기에 이곳을 찾는 꿈 많은 학생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런 학생들이 잔뜩 몰려 있는 시간에 최지혁의 자살 폭탄테러가 일어난 것이다.

정확한 사정을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희생을 막기 위한 최선의 조치라는 한수호의 말에 김재우는 순순히 부탁을 들어주기로 약속했다.

“사람이 실종됐는데 그것보다 통화가 먼저냐?”

양소혜가 인상을 쓰며 따지자.

“어.”

짧은 대답이 나왔다.

한수호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계단 입구를 살피고 있는 최지혁에게 다가갔다.

마나력을 끌어올려 눈 위로 덧씌우자 허공에 흐릿하지만 미세한 마나선들이 미끄러지듯이 계단 아래로 흘러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마나선의 종류가 총 세 종류다.

어둡고 음침한 느낌이 나는 검은빛의 마나선과 붉고 강한 힘이 전해지는 마나선, 그리고 잔잔하게 약동하는 듯한 푸른 마나선이었다.

허공에 그려지듯 둥둥 떠 있는 마나선은 미세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마나선의 흐름과 사그라드는 속도를 보아하니 검은빛이 가장 먼저 이곳을 지났고, 그 뒤를 붉은빛이 따랐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푸른빛이 따라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붉은 건 네 사형이고, 푸른 게 스승이구나?”

“맞아. 그런데 이상해. 사형이 스승님 신변 보호를 내팽개치고 누군가를 뒤쫓을 리가 없거든.”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근데, 쟤는 왜 불렀어?”

한수호는 양소혜가 이 자리에 있는 게 불편했다.

“부른 거 아니다. 너랑 통화 끝나자마자 갑자기 여기로 들이닥쳤어. 이쪽으로 수상한 사람들이 숨어드는 걸 봤다면서 말이야.”

“수상한 사람들?”

한수호가 의아해하며 묻자 대답은 뒤에서 들렸다.

“머리에 무슨 후드 같은 걸 푹 눌러쓴 녀석이 이상한 방패를 매고 은밀하게 여기로 스며들더라고. 난 또 그게 장태산, 넌 줄 알았지. 교내에서 후드로 얼굴 가리고 다니는 건 너밖에 못 봤으니까.”

“본 건 그게 다야?”

“아니, 한 명 더 봤지. 그 이상한 놈 뒤를 처음 보는 아재 하나가 쫓고 있던데? 체격 하나는 끝장나게 후덜덜하더라고.”

후드를 입은 사내를 좇던 엄청난 체격의 사내. 그가 바로 최지혁의 사형, 조정석이었다.

“다른 사람은 더 없었고?”

“내가 본 건 두 사람뿐이야. 그 뒤로 최지혁까지 보이길래 따라온 거지.”

양소혜도 최지혁의 스승을 보진 못한 듯했다.

잠시 생각을 한 한수호는 다시 최지혁에게 질문을 던졌다.

“통화 시도나 위치추적 같은 건?”

“폰이 꺼진 걸로 나와. 위치 파악도 안 되고.”

그렇다는 건 두 사람이 누군가에게 잡혔거나 그들이 있는 곳이 통화권 밖이라는 소리다. 그때 양소혜가 또 끼어들었다.

“최지혁. 정말 네 스승님하고 사형이 실종된 거면 경찰이나 특무부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건 안돼. 두 사람 다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는 상황이다.”

“아이, 씨. 그럼 어쩌자고? 그냥 여기서 손가락이나 빨고 있게?”

“아니. 직접 찾아 나선다.”

최지혁은 허리에 차고 있던 30센티 길이의 단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살짝 힘을 주자.

촤르륵

단검이 삼단으로 늘어나더니 1미터 길이의 장검으로 변했다.

양소혜는 놀란 눈으로 그 검을 보다가 한수호가 매고 있는 두 개의 단검을 훑었다.

“둘 다 뭐야? 아예 작정하고 왔네?”

“넌 여기 남는 게 좋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

최지혁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조금은 모자란 듯 우물쭈물하던 모습이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자 양소혜는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뭐, 내가 겁쟁인 줄 알아? 누가 됐든 아카데미 안에서 사람을 납치하고 그런 거면 내가 작살을 내주겠어.”

“좋아. 그럼 한 가지 약속해라. 지금부터 보고 듣는 건 절대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말이야.”

최지혁은 양소혜도 함께 움직일 생각이었다.

스승과 사형이 실종된 이상 누구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받아야 했다.

“그런 약속이야 얼마든지 해 주지. 장태산, 너도 지혁이랑 이미 그런 약속한 거잖아, 그렇지?”

양소혜는 한수호의 팔뚝을 툭 치며 대답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수호는 팔뚝을 툭툭 털어내더니 피식 웃었다.

“난 입으로 하는 약속은 믿지도, 하지도 않는 체질이라서.”

“하. 날 못 믿는다는 소리야?”

“글쎄….”

한수호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계단을 앞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절대 소란 피지 말고 조용히 해라. 자신 없으면 빠지고.”

최지혁도 그렇게 몇 마디를 하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홀로 남은 양소혜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두 주먹을 힘차게 마주 때렸다.

“이것들이 감히 진천무가의 양소혜님을 뭘로 보고! 내가 니들 코 납작하게 해 준다!”

그녀는 호기롭게 중얼거린 뒤, 바로 허리를 숙이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친구들 뒤를 쫓았다.

* * *

역사관 지하는 창고였다.

길게 놓인 복도 좌우로 듬성듬성 철문이 달려 있었고, 그 철문을 열면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 쌓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 사람은 모든 창고 문을 열어 안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끊겼는지 수북하게 쌓인 먼지만 있을 뿐 누가 드나든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나흔은 지하로 내려오면서 완전히 끊겼다.

그래서 이 지하에서 어디로 그들이 사라졌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갈 길을 잃은 최지혁은 작은 흔적이라도 찾아내려고 주변을 샅샅이 훑었다. 양소혜도 큰 덩치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발자국 하나라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몸 대신 머리를 굴렸다.

‘최지혁은 자폭하기 전에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했었어.’

회귀 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때의 상황을 되새겼다.

그 당시 한수호는 A반 우등생으로 학업과 수련 외에는 일체의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래서 아카데미 내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는데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살짝 놀라움만 보였지 누가, 왜, 무슨 목적으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물론 나이 어린 학생들의 죽음은 가슴 아팠다.

하지만, 이 또한 사대광마나 황도13궁 같은 악인들이 벌인 짓이 뻔하니 그들을 처치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힘을 갈고 닦아야 한다며 각오만 더욱 다졌을 뿐이었다.

과거의 자신이 한 답답한 생각과 행동에 한숨을 내쉬던 한수호는 어렵게 어렵게 당시의 사건에 대한 정보 몇 가지를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특이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목격자들이 그랬지. 최지혁이 마치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1층 로비에서 이곳저곳으로 자리를 옮겨 다녔다고. 그러다 어느 한 자리에 우뚝 서서는 폭발 스위치를 눌렀다고 말이야.’

한수호는 목격자의 증언에 맞춰 1층 로비와 이곳 지하의 구조를 매칭시켜봤다.

‘최종적으로 멈춰선 장소가 인포메이션 데스크 앞이라고 했던가?’

한수호가 움직여 간 장소는 청소도구를 모아두는 작은 골방이었다.

다섯 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에 선반이 놓여 있고, 거기엔 이런저런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여긴 1층에서 유일하게 먼지가 쌓여 있지 않은 장소였다.

한수호는 천장을 바라봤다.

이 위가 바로 1층 로비의 인포메이션 데스크였다.

‘데스크 앞이면 바로 저긴데….’

다시 시선을 내려보니 그곳엔 벽이 세워져 있었다.

거리상으로 조금 더 뒤에 벽이 있어야 정상이었다.

게다가 벽엔 이 초라한 골방에 어울리지 않는 멋들어진 그림이 커다란 액자에 담겨 걸려 있었다.

황금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사내가 길쭉한 창으로 트윈헤드 오거의 심장을 찌르는 역동적인 그림이었다.

그런데 사내가 든 창의 모습이 이상하게 눈에 익다.

불꽃을 피워내며 불타오르는 화려한 형태의 창.

놀랍게도 그건 한수호가 갖고 있는 라뮬의 변신 후 모습과 판박이였다.

‘라뮬이 왜 여기에…?’

의외의 장소에서 마주하게 된 라뮬이 그려진 그림.

그러고 보니 황금빛 머리카락의 사내도 본 적이 있다.

라뮬을 얻었던 지하 유적지의 신전 기둥에 새겨져 있던 동상이 이 사내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체 뭐야?’

이곳이 지하 유적지도 아니고, 게이트 너머의 뉴에르다 세계도 아닌데 왜 이런 그림이 여기에 있는 것일까?

한수호는 그 그림을 빤히 바라보다가 또 다른 특이점을 발견했다.

그림 속의 창끝이 마모되어 있다.

그림 자체가 마모된 것이 아니라, 마치 사람의 손이 자주 닿아 닳아버린 것 같은 모습.

한수호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거길 꾹 눌렀다. 순간,

달칵

뭔가 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나더니,

드르르륵

커다란 그림이 반으로 쫙 갈라지며 좌우로 미끄러지듯 벌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출렁이는 푸른 물결이 나타났다.

‘게이트?’

그건 게이트였다.

누군가가 이 게이트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기이한 장치로 게이트 입구를 막아둔 것이다.

이곳에 게이트가 있다는 건 회귀 전에도 전혀 들은 바가 없었다.

‘뭐야? 그럼 최지혁이 이 바로 위에서 폭탄테러를 일으킨 이유가…?’

게이트 차단이었다.

게이트 폐쇄와 차단은 완전히 다르다.

게이트 안에 들어가서 그곳의 몬스터를 모조리 죽여 생명체 숫자를 0으로 만들고, 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마지막으로 마나회로를 부숴버려야 지구에 생성된 게이트가 소멸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게이트 폐쇄다.

이 경우는 두 번 다시 게이트를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차단은 그렇지 않다.

그저 게이트가 있는 장소 자체를 세상과 격리시켜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바로 게이트 차단이었다.

즉, 회귀 전의 최지혁은 이 게이트를 차단시키기 위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는 말이었다.

‘어쩌면 본인의 의지가 아닐 수도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최지혁이 스스로의 의지로 폭탄 테러를 일으킨 건 아닐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했거나, 약점을 잡혀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거나.

“방금 무슨 소리야?”

액자가 좌우로 열리는 소리에 최지혁과 양소혜가 달려왔다.

그들도 벽 중간에 등장한 새파란 물결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기로 사라진 거군.”

최지혁은 스승과 사형의 실종이 저 게이트 때문이라는 걸 금방 깨달았다.

“아니, 역사관 지하에 뭔 게이트래? 이거 빨리 교수님들한테 알려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특무부나 정의국에라도….”

“정신 차려 양소혜! 너도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하라고. 저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역사관 아래에 게이트가 발생한 사실을 숨겼다는 의미야. 이게 가능하려면 아카데미에서 적지 않은 권력을 지닌 사람이어야 해. 어쩌면 한두 사람만 관여된 일이 아닐 수도 있고.”

최지혁은 양소혜의 주의를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이곳에 게이트가 있다는 걸 외부에 알리게 되면 스승과 사형을 찾는 일은 더 이상 할 수가 없으며, 어쩌면 누군가에 의해 자신들마저 처리될지 모른다는 경고였다.

“그럼…. 저길 들어갈 거야?”

“그래야 스승님과 사형을 찾을 수 있으니까.”

“몇 급 짜리 게이트인지도 모르잖아?”

“7급.”

대답은 한수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7급?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어? 아니,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서.”

거짓말이다.

한수호는 실제로 게이트의 등급을 눈으로 보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개조 특성의 ‘상대방 스탯 조정’ 효과를 게이트에 사용해 봤더니 눈앞으로 등급과 각종 정보가 창처럼 떠올랐다.

[7급 던전 ‘네크로맨서의 실험실’]

-보유 포인트: 30,000LP

-위험도: ★★★★☆☆☆☆☆☆

-아스루나 대륙의 궁급 네크로맨서 ‘쉘턴 헷지’의 비밀 실험실입니다.

-쉘턴 헷지가 마나 폭발을 준비 중입니다.

-진행율: 94%

-발자크가 이곳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포인트를 흡수하면 던전의 위험도가 상승하여 클리어 보상 수준이 상승합니다. 포인트를 흡수하겠습니까? YES/NO

이건 게이트가 아니라 던전이었다.

그것도 3만 포인트를 지닌 누군가의 실험실이란다.

‘이 던전을 깨부수면 3만 LP를 얻을 수 있는 뭐, 그런 건가? 그런데 마나 폭발? 발자크? 이것들은 다 뭐지?’

개조 특성으로 게이트의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아마도 포인트를 보유한 사물 같은 것에도 개조 특성을 적용해 정보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 듯했다.

‘포인트를 흡수하면 위험도가 상승한다라….’

당장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데 괜히 보상 높이겠다고 포인트를 흡수해서, 4성급 위험도를 더 높일 필요가 없기에 당연히 NO를 선택했다.

“이게 몇 급이 됐든 스승님과 사형을 찾으려면 들어가야 해.”

“이거…. 좀 떨리는데?”

양소혜는 말만 그럴 뿐 혀로 입술을 핥으며 기대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혹시 가호가 서린 무기나 성물 같은 거 가진 사람?”

던전의 주인이 네크로맨서인 이상 안에서 나오는 몬스터는 언데드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최지혁이나 양소혜한테 이 게이트 너머에 던전이 있으며, 네크로맨서의 실험실이라고 말해줄 수는 없었다.

자신이 게이트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싫었다.

“성물은 아니지만 파괴 신의 가호가 깃든 무기는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양소혜가 그런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 양소혜는 그걸 오른손에 끼웠다.

반손가락 장갑처럼 생긴 너클이었다.

손등 부위에 뾰족한 쇠붙이가 네 개나 붙어 있는데, 한 대 제대로 맞으면 엄청난 고통과 부상이 뒤따를 것만 같았다.

‘어우야…. 괴력 특성을 지닌 녀석이 저런 무식한 너클까지 가지고 다니네.’

양소혜는 타고난 탱커였다.

두 다리의 스탯이 67에 이를 정도로 하체는 튼실했고, 가슴은 62나 된다. 대신 다른 신체 부위가 50 미만이어서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하체와 가슴이 강력한 만큼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탱킹력이 엄청났다.

‘어쨌든 가호가 깃들었으니 언데드한테는 효과가 있을 거야.’

언데드는 일반적인 물리력으로는 쉽게 해치울 수가 없다.

성수라든지, 성스러운 힘이 담긴 성물, 아니면 신의 가호가 깃든 무기여야만 효과를 보인다.

“혹시라도 언데드가 등장하면 그걸로 잘 좀 처리해라.”

“갑자기 무슨 언데드? 이 게이트 안에 언데드라도 있다는 소리야?”

“그거야 나도 모르지. 음침하게 지하에 생긴 게이트니까 살짝 걱정되는 것뿐이라고.”

한수호는 대충 얼버무리고는 게이트 앞으로 다가섰다.

“최대한 떨어지지 말고 붙어서 움직여야 할 거다.”

슬쩍 주의를 준 그는 그대로 게이트를 향해 뛰어들었다.

파란 물결 속으로 한수호가 사라지자 뒤이어 최지혁과 양소혜도 몸을 던졌다.

세 사람을 삼킨 게이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푸른빛만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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