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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49화 (49/375)

49화

역사관의 폭발로 아카데미가 발칵 뒤집혔다.

매스컴에서는 하루 종일 이 폭탄 테러 사건을 집중 조명했고, 주변의 목격자를 찾아 인터뷰하는 데 집중했다.

다행히 한수호나 최지혁, 양소혜에 대한 정보는 김재우 선에서 숨겨졌기에 매스컴이 달라붙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은 단 한 명.

역사관이 통째로 무너지는 큰 폭발임에도 희생자가 한 명으로 끝났다는 사실에 아카데미 관계자들은 신이 돌봐준 거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매스컴은 특무부가 어떻게 이 사고가 터질 줄 알고 미리 역사관 출입을 제재했냐며 어디서 사전 정보를 입수했는지를 밝히라고 난리였다.

특무부는 이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역사관 출입제한은 지휘 요원인 코드네임 185의 김재우가 단독으로 진행한 일인데다가, 정보제공자의 안전을 위해 말할 수 없다며 입을 꽉 다물었기에 특무부 상급자들도 비밀에 부치기로 한 것이다.

폭탄 테러를 자행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아카데미 내의 CCTV 분석으로 어렵지 않게 밝혀냈다.

원래는 CCTV에 한수호와 친구들의 모습도 찍혀 있었지만 김재우가 사전에 그 부분을 삭제해 버렸다.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수호를 비롯해 두 친구 모두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취조를 받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늦은 밤인 지금도 김재우와 통화를 하며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는 중이었다.

-고마우면 내일 시간 내서 나 좀 보자.

“주중엔 수업 때문에 어려워요. 주말에 뵙죠.”

-수업 끝나고 보는 건데 뭐가 어려워? 네가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도 있으니까 군소리 말고 내일 시간 내.

“무슨 정본데요?”

-내일 말해주마.

일부러 구실을 만들려고 하는 걸 수도 있었지만 김재우 성격상 거짓말은 하지 않을 테니 뭔가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는 말은 사실이리라.

“휴…. 알았어요. 오후 6시에 아카데미 앞 교차로에 있는 카페에서 뵙죠.”

-오케이. 늦지 말고 나와라. 나 이래 봬도 바쁜 몸이야.

“바쁘면 나중에 보자니까요?”

-야, 씨.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암튼 내일 보자고!

그렇게 김재우와의 전화를 끊은 한수호는 계속 켜 뒀던 티비의 음성을 키웠다.

[…. 유일한 희생자이자 테러를 일으킨 당사자인 조정석 씨는 경호원으로서 실력이 출중했던 것으로 보이며, 평소 말수도 적고 본인의 임무에만 충실했던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 조정석 씨가 대체, 왜? 무슨 이유로 이번 폭탄 테러를 자행한 것일까요? 한편, 조정석 씨의 가문인 ‘금강조가’는 긴급 기자 회견을 열어 이 사건에 그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그들은 조정석 씨가 이미 7년 전, 가문과의 연을 끊었음을 밝혔으며, 최근엔 연락조차 한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수호는 한 여성 리포터가 무너진 역사관을 배경으로 하여 열심히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

‘결국 폭탄 테러는 막지 못했어.’

회귀 전에는 최지혁이 희생자였지만, 지금은 그의 사형인 조정석이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많은 어린 학생들의 죽음을 막은 건 정말 다행이었다.

‘내가 끼어들어도 어차피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이건가?’

미래를 알고 있는 한수호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여러 가지 상황이나 결과는 달라질지언정 있던 사건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한수호는 다시 수첩을 꺼내 들었다.

그곳에 적힌 수많은 사건을 살피던 한수호는 몇몇 날짜들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건 한수호의 기억에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꽤 참혹한 폭탄 테러가 발생한 날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아카데미의 역사관 테러를 시작으로 2057년까지 무려 11번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었고, 그때마다 상당수의 인명 피해가 있었다.

이 사건들을 한수호가 잘 기억하고 있는 건, 이 폭탄 테러가 마공사가 아닌 일반 시민을 목표로 자행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엔 이 테러들이 사대광마 중 하나인 폭마 박준규가 일으킨 범행으로 생각해 놈을 잡기 위해 특무부에서도 심혈을 기울였었다.

하지만 한수호는 이대성의 손에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도 끝내 놈을 잡지 못했다. 그것이 두고두고 한이 되었던 터라 꽤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런데 회귀한 이후에 직접 그 사건을 겪어보니 어쩌면 폭마 박준규가 아닌, 더 큰 뭔가가 얽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테러까지 5개월 정도 남았구나.’

두 번째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건 8월 초.

장소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인천공항이었다.

여객 터미널.

그것도 항상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면세점 앞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폭탄 테러에 목숨을 잃은 민간인이 백여 명이 넘는다.

그 외에도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장소에 있었던 국내 마공사 5명과 하필 그 시각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 마공사 2명도 함께 목숨을 잃었었다.

‘그날 폭탄 테러를 일으킨 범인이 윤재희였지.’

윤재희.

그 이름을 잊을 수가 없는 것이, 그녀가 바로 김재우의 연인이자 특무부 경호요원이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경호해야 했던 목표는 러시아 출신에, 나스타샤라는 이름을 지닌 18살의 어린 소녀였다.

투시 능력을 각성한 그녀는 특무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고, 그녀를 경호하기 위해 공항에 마중을 나갔던 윤재희가 돌연 테러범으로 돌변해 폭발을 일으켰던 것.

이 일로 특무부는 윤재희가 사대광마의 하수인인지도 모르고 요원으로 뽑았냐며 온 국민의 무거운 질타를 받아야 했다.

오죽했으면 당시 특무부 인사부장으로 있던 인물이 경질되고, 본부장인 유대룡이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했을까.

이 일을 계기로 김재우는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다.

사랑했던 여인을 잃은 것으로도 모자라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썼기에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고 한다.

훗날 한수호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특무부에 들어갔을 때도 처음엔 무뚝뚝하고 항상 날이 선 것 같은 행동에 친해지기가 정말 힘들었었다.

그러다 차츰 서로의 진심을 느끼고 친한 선후배 사이가 되고 나서야 김재우는 마음을 열어 보였다.

‘어쩌면 이 일이 계기가 돼서 재우 선배가 죽은 걸지도 몰라.’

2056년에 벌어진 김재우의 죽음이 윤재희의 테러 사건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99%의 확률로 공항에서 벌어지는 폭탄 테러는 윤재희가 벌인 게 아닐 것이다.

쉘턴 헷지와 같은 제삼의 인물이 뒤에서 조종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놈들이 노리는 건 그 틈새를 더욱 넓히는 거겠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조직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들은 사대광마를 가장하여 죄 없는 마공사를 조종해 폭탄 테러를 일으키고 있으며, 그걸 통해 민간인을 죽여 특무부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고 이계와의 틈새를 계속 넓히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그럼 공항 안에도 게이트가 발생한다는 건가?’

틈새를 넓히기 위해선, 마공사가 게이트 근처에서 자폭함으로써 마나 폭발을 함께 일으켜 게이트를 포식자의 입에 던져넣는 행위가 필요한 듯 보였다.

하지만 한수호가 알기로 공항 내부에는 게이트가 발생한 적이 없다.

공항 주변에선 7급짜리 게이트 두 개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모두 폐쇄되었다.

‘이 게이트도 숨겨져 있다, 이거군.’

역사관 지하에 숨겨진 쉘턴 헷지의 실험실이라는 던전처럼.

한수호는 5개월 내 사전 답사를 통해 공항 어디에 게이트가 숨겨져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 보기로 했다.

‘이거 주말마다 공항에 다녀와야 할 판이네.’

그게 아니면 김재우에게 또 감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서 공항을 샅샅이 뒤지게 하던가.

안타깝게도 사고지점이 정확히 어디인지까지는 기억이 안 났다.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규모가 크다.

당연히 면세점도 엄청 많아서 숨겨진 게이트를 찾는 일은 굉장히 어려울 터.

‘그래도 꼭 해야 할 일이야.’

이번만큼은 시민의 목숨과 더불어 폭탄 테러를 일으킬 장본인까지 꼭 구해내고 싶었다.

테러 사건 자체를 없애버리고, 이를 주도하고 있는 조직의 뒤를 캐내는 것.

그것이 한수호의 새로운 목표로 자리 잡았다.

* * *

한수호는 시계를 확인했다.

[20:18]

12시가 되려면 아직 4시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일일 미션을 아직 완수하지 않았으니 0.2포인트라도 챙기기 위해선 꼭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오늘의 미션은 ‘물구나무선 채로 팔굽혀 펴기 20,000회’.

1초에 하나씩을 한다 해도 6시간은 족히 걸리는 미션이다.

‘오늘은 좀 빡세겠는데?’

그래도 초인 중의 초인이라 불리는 진급 수준 마공사인데 이 정도 미션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건 창피한 노릇.

한수호는 3시간 내로 끝내겠다는 각오를 하며 웃통을 벗어젖혔다.

조각과도 같은 상체가 드러났다.

군살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거의 완벽 그 자체에 가까운 몸매.

같은 남자가 보더라도 넋을 잃고 볼만큼 매력적인 상체는 구릿빛으로 번들거렸다.

‘근 손실이라도 왔나? 왜 승모근이 약해 보이지?’

딱히 단련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오늘따라 목 양옆의 승모근이 부실해 보인다.

한수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양소혜의 단단하고 두꺼운 승모근과 비교하고 있음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승모근 단련에 무슨 운동이 좋나를 떠올리던 한수호는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준비 운동을 했다. 그런데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아, 맞다!’

그제야 던전에서 획득한 보상을 주머니에 챙겨놨다는 사실을 떠올린 한수호.

그는 곧바로 침대에 올라앉아 주머니에서 아공간 주머니와 특성석을 꺼내놨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가죽 주머니는 알 수 없는 문양이 그려졌다는 점을 빼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없는 평범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이 주머니는 2만 LP를 보유하고 있었고, 크기나 부피, 무게에 큰 상관없이 한수호가 들 수 있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안에 담을 수 있는 아공간 기능을 갖고 있었다.

‘2만 LP를 얻고 주머니를 파기하느냐, 아니면 포인트를 포기하고 아공간 기능을 활용하느냐의 문젠데….’

이 주머니가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를 흡수하면 2만 LP를 얻을 수 있는 대신 주머니가 파괴된다.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2만 LP가 너무 아쉽다.

‘일단 안에 뭐가 들었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한수호는 주머니를 열고 손을 쑥 집어넣었다.

그러자 눈앞으로 주머니에 든 물건들이 16개의 네모난 칸들 속에 담겨 간략화된 이미지로 등장했다.

마치 슬롯 속에 아이템이 담긴 것처럼.

그 직관적인 모습에 한수호는 기가 막혔다.

‘보기 편해서 좋긴 한데, 굉장히 현실감이 없네.’

이런 현상이 생긴 건, 바로 개조 특성을 얻은 뒤부터였다.

자신과 상대의 신체 수치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고, 포인트가 있으면 사물의 정보까지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젠 아공간 주머니를 슬롯처럼 볼 수 있는 능력도 생겼다.

이런 아공간 주머니는 마공사들의 세계에서 실제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그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물건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알아서 손에 쥐어지는 딱 그 정도.

그런데 이건 아주 직관적으로 주머니 안에 든 물건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총 16개의 슬롯이 있는 하단부에는 ‘코스트: 64/100’라는 표기가 되어 있었다.

‘코스트?’

한수호가 아는 그 코스트가 맞다면, 이 아공간 주머니는 총 100이라는 수치까지 물건을 담을 수 있고, 현재는 64가 차 있다는 의미였다.

16개의 슬롯 중에 물건이 들어 있는 건 5개.

기계 팔처럼 생긴 물건과 6자루의 얇은 단검 세트, 붉은빛의 너클이 보인다. 그리고 파란색과 붉은색 약병 같은 것도 있다.

한수호는 우선 파란색 약병을 꺼내겠다고 생각했고, 그 순간 손에 뭔가가 쥐어졌다.

슬롯에선 어느새 파란색 약병이 사라졌다.

손을 빼내자 야쿠르트 병 크기의 물건이 나왔다. 그 물건을 개조 특성으로 살피자.

[디버프 해제 포션]

-코스트: 8

-포션을 섭취해 몸에 걸린 디버프를 해제합니다.

신기하게도 포인트가 없는데도 정보가 읽힌다.

그 이유가 코스트에 있는 게 아닐까 했지만 현재로서는 추측일 뿐.

한수호는 파란색 약병을 다시 넣고 붉은색을 꺼냈다.

[치료 포션]

-코스트: 5

-포션을 섭취해 부상을 치료합니다.

이번 건 치료 포션이었다.

다른 물건들도 다 꺼내 봤다. 그리고 일일이 정보를 확인했다.

[암즈]

-코스트: 21

-태초의 거인이 사용했던 팔이자 무기입니다.

-암즈를 몸에 부착하면 인간의 팔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엽비도]

-코스트: 16

-유도탄처럼 목표를 끝까지 쫓아 명중시킵니다.

[너클팽]

-코스트: 14

-충격파를 발생시켜 1초간 상대의 몸에 스턴을 겁니다.

하나같이 놀라운 무기들이었다.

특히 코스트 21짜리의 암즈라는 물건은 한수호도 처음 보는 재질의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표면에 살구색 칠을 한다면 실제 사람의 팔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현실감이 넘쳤다.

‘최대 코스트만 넘지 않으면 무엇이든 다 들어간다는 거잖아?’

아공간 주머니의 효능이 보통이 아니다.

이건 포인트를 손해 보더라도 한수호가 직접 사용할 필요가 있었다.

‘라뮬이나 그랑도 들어가려나?’

생각난 김에 바로 실험해 봤다.

먼저 아공간 주머니를 싹 비운 다음, 그랑을 검집째로 주머니에 쑥 밀어 넣었다. 그러자 뭔가에 막힌 듯 멈춰서 더 이상 들어가질 않는다.

대신 눈앞으로 메시지가 떴다.

>>해당 사물의 코스트가 확인되지 않습니다. 코스트 산정에 5초가 필요합니다.

아예 넣지 못 하는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정확히 5초가 지났을 때, 라뮬이 아공간 주머니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자 16칸의 슬롯이 등장했다.

그중에 단 한 칸에만 라뮬과 똑같이 생긴 그림이 나타났다.

그리고 슬롯 하단의 코스트 표시를 보던 한수호는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코스트: 81/100]

라뮬 하나의 코스트가 무려 81.

코스트 21인 암즈보다도 네 배 가까이 높은 값어치를 지닌 물건이었다.

이번엔 그랑이었다.

라뮬을 빼고 그랑을 넣으려 하자 전과 똑같은 메시지가 떴고, 5초 후 그랑은 주머니로 들어가졌다.

그렇게 확인된 그랑의 코스트는 무려 80.

라뮬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엔 로크였다.

같은 방법으로 로크의 코스트를 확인해 본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코스트 산정을 위한 5초가 지났을 때,

>>코스트 오버로 해당 사물은 보물창고에 보관할 수 없습니다.

기가 막힌 결과였다.

코스트 오버.

그 말은 로크의 코스트가 아공간 주머니의 최대 수치인 100을 넘긴다는 의미였다.

한수호는 코스트 산정이 끝난 로크를 개조 특성으로 살폈다. 그러자 전과는 달리 로크의 정보를 불 수 있었다.

[용맹의 검, 로크]

-코스트: 128

-아스의 파괴검 세트 중 하나입니다.

매우 간단한 정보.

하지만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로크의 코스트가 무려 128이라는 점. 그리고 로크가 아스라는 누군가의 검이었다는 사실을.

‘그러고 보니 쉘턴 헷지가 나한테 아스의 후예라고 했었지.’

한수호는 네크로맨서 쉘턴 헷지가 로크를 보자마자 자신을 아스의 후예라고 불렀던 걸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쉘턴 헷지가 아스라는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한수호가 생각하기에 아스라는 인물은 뉴에르다 세계의 역사에 존재하는 영웅이다. 그렇기에 그 지하유적지의 신전에 그의 동상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고.

그런데 쉘턴 헷지가 로크를 보자마자 아스를 떠올렸다?

그렇다면 그 또한 뉴에르다 세계의 아스라는 영웅을 알고 있다는 말이 된다.

‘뭐야? 그럼 쉘턴 헷지도 지하유적지에 갔었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한수호는 가만히 생각을 거듭하다가 던전에 대한 정보 중에 의미심장한 문구가 있었던 걸 기억해냈다.

한수호가 역사관 지하의 던전 정보를 확인했을 때, 거기엔 분명 이런 문구가 있었다.

-아스루나 대륙의 궁급 네크로맨서 ‘쉘턴 헷지’의 비밀 실험실이다.

아스루나 대륙.

처음 들어보는 대륙의 이름이지만 왠지 낯설지가 않다.

‘어쩌면…. 뉴에르다 세계의 대륙이 아스루나로 불리는 걸지도 몰라.’

그렇다면 쉘턴 헷지는 게이트 너머의 세상에서 건너온 이세계의 인간일 수도 있었다.

‘그럼 쉘턴 헷지 말고도 뉴에르다 세계의 인간이 더 있을 수 있다는 말이잖아?’

한수호는 자신이 상대해야 할 적의 정체가 더욱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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