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마공사-53화 (53/375)

53화

김재우의 부탁은 의외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다.

현재, 특무부에서는 던전 조사팀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던전이 게이트를 위장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었고, 던전에 대한 전문가가 많지 않아 조사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전문적으로 던전만 조사하는 팀을 만들어서 위험도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분류를 한 뒤 폐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던전 내에 숨겨진 기믹을 모조리 찾아내 파괴한 뒤 안전을 확보해 학생 실습용이나 마공사 수련용으로 사용하겠지만,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던전이 속속 등장하는 터라 전보다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미 예상외의 던전으로 인해 특무부 마공사를 비롯해 대한맹이나 정의국 쪽에서도 상당수 피해를 입었다.

김재우는 그런 던전 조사에 한수호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조사팀에 합류하는 게 아닌, 윤재희가 뛰어들려고 하는 던전을 사전에 검증해 달라는 게 김재우의 부탁이었다.

“공식적인 조사팀 합류는 아니라는 거죠?”

만약 그렇다면 두고 볼 것도 없이 거절이다.

공식적으로 던전 조사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자신이 던전의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직은 특무부가 됐든, 다른 어디가 됐든 주목받고 싶지 않았다.

“재희가 관심을 가질 만한 던전에 대한 사전 검증. 그거면 충분해. 위험한 던전이다 싶으면 내가 직접 재희와 같이 던전에 들어가면 되니까.”

“아니. 아무리 던전 덕후…. 크흠. 던전에 관심이 많아도 그렇지 무턱대고 던전에 뛰어드는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둡니까?”

“고집이 보통이 아니거든. 게다가 재희 아버님이 인사부장이셔서 끗발이 세요.”

“어?”

이건 한수호도 몰랐다.

회귀 전, 인천공항에서 윤재희가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키고 특무부의 인사부장이 경질된 것까지만 알았지, 인사부장이 윤재희의 아빠라는 건 전혀 몰랐다.

사건이 터졌을 때 한수호는 아직 학생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잘 몰랐던 탓이었다. 특무부 요원들이 그때의 사건에 대해 쉬쉬했던 이유도 있었고.

“이건 공공연한 비밀이니까 너도 조심해 줘라.”

그럼 말을 하질 말던가.

한수호는 자기가 말해놓고 조심하라고 하는 김재우의 태도에 살짝 어이가 없었다.

“어쨌든, 전 그냥 던전이 있는 곳에 먼저 가서 그 던전이 위험한지, 아니면 그럭저럭해 볼 만 한지 그 감을 느껴보고 결과를 알려주면 된다는 거죠?”

“그렇지. 이것도 원래는 특무부 허락을 받고 해야 하는 건데, 그러려면 네가 감으로 그런 걸 느낄 수 있다는 걸 공론화해야 하거든. 너도 그걸 원하진 않을 거잖냐?”

이 말은 곧, 도와주지 않으면 한수호가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걸 까발리겠다는 의미다.

‘이야…. 재우 형한테 이런 면이 다 있었네?’

회귀 전에는 세상없이 착한 줄로만 알았던 김재우였다.

그런데 이제 보니 여자친구를 위해서 어린 동생을 협박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걸 그냥 해줄 수는 없어요. 아무 때나 절 부르면 학업에도 지장이 있고, 그냥 감을 느끼는 거긴 해도 나름 정신력이 소모되는 일이니까요.”

대가 없이는 돕지 않겠다는 말에 김재우는 사람 좋게 웃음을 그렸다.

“그냥 도와달라는 건 아니야. 그 던전에서 얻게 될 물건의 3할을 주도록 하지.”

“3할이요?”

꽤 좋은 조건이다.

던전에서 나오는 물건은 그걸 얻은 사람에게 소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요원이라고 해도 그걸 특무부에 바쳐야 할 의무는 없다.

즉, 던전에서 보상 3개를 얻으면 그중 한 개를 주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한수호에겐 그보다 더 좋은 생각이 있었다.

“3할 말고, 던전 탐사 권한 주세요. 형 여친이 먼저 탐사를 끝마치면 그 뒤에 제가 들어가는 걸로. 그리고 특무부에서 보유한 모든 던전에 대한 정보도 필요해요. 서비스로 그 던전들 위험도까지 모두 측정해 줄게요.”

파격적인 제안.

이건 한수호에게도 크게 득이 되는 일이다.

윤재희가 던전을 탐사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던전의 히든피스를 찾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한수호가 뒤에 들어가서 얼마든지 진짜배기를 빼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세계 멸망을 바라는 알 수 없는 조직들이 어떤 던전에서 일을 벌이는지를 알아낼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던전을 공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LP 포인트였다.

던전 하나에 몇만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니 두세 개만 공략해도 단숨에 10만 정도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기회였기에 한수호는 던전 정보가 필요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김재우.

그는 곧 결정을 내렸다.

“좋다. 네 조건을 받아들이지. 근데…. 어째 넌 학생 같지가 않다? 스물도 안 된 꼬맹이가 흥정하는 것도 보통이 아니고 말이야.”

김재우가 눈을 얇게 뜨며 하는 말에 한수호는 모른 척 딴청을 피웠다.

“커피 안 먹을래요? 여기 라떼 맛이 기막힌데.”

“라떼? 라떼는 말이야, 여기보다 우리 재희가 직접 타주는 게 훨씬 끝내준다 이 말씀.”

김재우는 팔불출이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팔불출.

윤재희 때문에 특무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한수호에게 사적인 부탁을 했고, 내부 정보까지 빼돌리기로 했다.

특무부에 이 사실이 밝혀지면 자격 박탈에 가까운 징계를 먹을 수도 있었다.

지금은 윤재희의 아빠가 인사부장이니 걸려도 가벼운 징계로 끝날 수 있겠지만 위험한 행동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때, 한수호의 공법폰이 갑자기 울렸다.

한수호는 얼른 발신자를 확인해 봤다.

[발신자: 사기환]

이제야 연락이 오다니.

거의 5시간이 지날 동안 전화도 못 할 만큼 바빴던 걸까?

한수호는 김재우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어, 형. 대체 뭐 하느라 이제야 연락하는데?”

-흐흐. 미안. 전투 영역에 들어가 있다가 좀 전에 나왔거든.

“뭐? 전투…. 음. 어. 알았어. 내가 10분 뒤에 다시 전화할게.”

-아, 그래? 그럼. 난 잠깐 씻고 있을게. 몸에 먼지가 장난이 아니네.

한수호는 앞에 김재우가 있다는 걸 의식해서 전투 영역에 대한 말은 속으로 삼켰다.

“알았어. 끊는다?”

-오케이.

그렇게 짧게 통화를 마친 한수호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김재우를 불렀다.

“저기요.”

“얌마. 그냥 형이라 불러라. 나이 차도 얼마 안 나는구만.”

“아홉 살 차이면 아저씨거든요?”

“내년이면 같은 20대인데 뭔 아저씨? 게다가 아카데미 선배잖냐. 몇 년 뒤에 특무부에서 만날지도 모르고. 그러니 그냥 형이라 불러라.”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뭐, 알았어요. 재우 형.”

“그래. 얼마나 듣기 좋냐. 캬. 드디어 나한테도 남동생이 하나 생기는구만.”

뭔가 진심이 담긴 말에 한수호는 속으로 기분 좋게 웃었다.

김재우는 1남 3녀의 장남이라서 밑으로 여동생만 셋이다.

회귀 전의 김재우도 여동생들 등쌀에 고생만 했다면서 한수호에게 선배 대신 형으로 불러달라고 몇 번이나 요구했었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때도 한수호 말고는 다른 사람한텐 한 번도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재우를 형으로 부른 건 한수호가 처음이었고, 마지막이었다.

“이야긴 끝난 거죠?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이거 가져가라.”

김재우는 품에서 작은 스티커 하나를 꺼냈다.

“해킹 방지용 스티커다. 앞으로 던전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니까 보안을 신경 써야 할 거야.”

“네. 그럴게요.”

스티커를 받아든 한수호는 김재우와 인사를 나누고 기숙사로 돌아갔다.

* * *

한수호는 기숙사에 돌아온 직후, 바로 사기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까 한 얘기 다시 해봐. 전투 영역에 5시간이 넘게 들어가 있었다는 소리야?”

-어. 너도 전투 영역 경험해 봤지? 어때, 쓸 만해?

“쓸 만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훌륭해. 그보다 나한테 준 고블릿봇으로는 전투 영역을 10분밖에 사용 못 하던데, 형은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가 봐?”

한수호는 그게 가장 궁금했다.

사기환이 한수호의 연락을 확인하지 못한 텀이 최소 5시간이었으니까.

-내가 만든 회로로는 아직 10분이 최고야. 근데 난 예외더라고. 아무래도 내 특성이 2단계로 진화해서 뭔가 달라진 게 있는 모양이야.

“2단계? 정보 수집 특성이 2단계가 된 거야?”

-응. 1단계에선 내가 직접 눈으로 봐야 사람이나 사물의 정보를 간단하게 읽어내는 정도였잖아? 지금은 그게 검색으로도 가능해졌어. 내가 전혀 접해보지 않은 건 안 되지만, 한 번이라도 내가 봤거나 관련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검색으로 정보 확인이 가능해진 거지. 그 덕에 전투 영역도 개발할 수 있었고.

정보 수집의 2단계로의 진화.

이건 한수호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회귀 전의 사기환이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 정보 검색 능력 때문이었으니까.

“형! 혹시 이태희라는 이름으로 검색 가능해?”

-이태희? 일단 해보긴 하겠지만 본적도 없고 아는 정보가 전혀 없으면 아마 안 될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부탁할게, 형.”

한수호는 바로 엄마 이태희의 정보 검색을 부탁했다.

잠시 후, 사기환의 김빠진 음성이 들려왔다.

-역시, 안 되네. 사진이라도 있으면 검색이 가능할 텐데…. 내가 대상에 대해 아는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자세한 내용이 뜨더라고.

“…. 그렇구나. 어쨌든 고마워.”

-하하. 내가 뭘…. 오히려 내가 고맙지. 네가 특무부 개발과장님하고 다리를 놔준 덕분에 전투 영역 개발이 가능했거든. 그분이 나한테 소형 아공간 주머니를 하나 줬는데, 그게 너무 신기해서 며칠 밤을 새우면서 작동 원리를 분석했지 뭐야. 그러다 특성이 진화한 거고. 그래서 검색 기능으로 아공간에 대해 훨씬 많은 걸 알아내서 전투 영역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거거든.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던 건지 사기환은 숨도 안 쉬고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 전투 영역이 약탈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에 한수호는 살짝 실망했다.

약탈 특성과 비슷한 마나공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목소리엔 전혀 그런 기분을 담지 않았다.

수월해질 거 같아.”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다. 아직은 프로토 타입이니까 너 혼자만 알고 있어라. 전투 영역에 대해서는 개발과장님한테도 말 안 했어.

“형. 그래서 말인데. 그거 앞으로도 계속 비밀로 했으면 좋겠어.”

-계속?

“어. 이 기술이 세상에 오픈되면 아무래도 엄청난 파장이 일 거 같아. 현실과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서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게 보통 사건은 아니니까. 어쩌면 당장에라도 형을 납치해서 그 기술을 내놓으라고 협박 같은 거 할지도 모르고. 그럼 지금처럼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없게 되겠지.”

사기환이 아직 인물 탐색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위험했다.

최대한 사기환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게 해야 그가 안전할 수 있었다.

-네 말이 맞겠다. 지금은 나랑 너밖에 없는데, 그런 기술이 알려지면 위험해지겠어. 네 말대로 하마.

“이해해 줘서 고마워. 대신 내가 형의 안전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게 되면, 그땐 형의 천재성이 세상에 알려지도록 최선을 다할게.”

-하하. 내가 무슨 천재씩이나 된다고. 그런데, 태산아. 그거 말고는 할 말 없어? 전투영역에서 고블린 봇이랑 한판 붙어봤으면 재밌는 거 발견했을 텐데?

사기환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는 한수호도 잘 알고 있었다.

“뭐, 별거 없던데? 처음에 보내준 녀석보다 조금 더 튼튼하긴 하더라.”

사기환은 고블린 봇이 사용한 잔상기술에 대해 묻는 것이겠지만 일부러 모른 척했다.

-어? 정말? 그거 말고는 없었어?

당황함이 가득한 음성에 한수호는 더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농담이야, 농담. 뭔 놈의 고블린이 잔상 기술을 다 사용한데? 그건 또 어떻게 적용한 거야?”

-휴우…. 난 또 고장 난 줄 알았잖아. 그거도 정보 수집으로 알아낸 거야. 네 말처럼 내가 또 언제 위험에 처할지 모르겠다 싶어서 내 나름대로 위험을 벗어날 방법을 강구했거든. 그러다 분신술 같은 걸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지. 관련 서적을 엄청 조사하고, 유사한 특성을 지닌 마공사에 대해서도 분석한 결과로 그 기술이 탄생한 거야.

사기환의 탐구심은 한수호를 월등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런 훌륭한 탐구심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고.

“그럼 그 기술을 형도 쓸 수 있다는 말이야?”

-딩동댕! 정보 수집, 분석, 개발, 안착, 테스트. 이걸 모두 무사히 거치면 나도 그걸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더라. 몬스터 봇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말이야.

“와, 개 사기!”

-그런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야. 내 마나력이 감당할 수 없는 기술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막혀서 더 이상 진행이 안 돼.

“그래도, 그게 어디야? 정말 대단한데. 내가 형을 지켜줘야 할 게 아니라, 형이 날 지켜줘야겠는데?”

-아이고, 그런 소린 하지도 마라. 혹시 너도 필요하면 내가 분석까지 끝낸 자료들 보내줄게. 너라면 내가 개발하지 못한 기술도 터득할 수 있을 거 같거든.

그 말에 구미가 확 당기긴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이미 손에 쥔 것들을 소화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한번 손을 대면 멈추지 못하는 성격이니 아예 손을 대지 않는 게 오히려 낫다.

“고맙긴 한데, 당장은 나도 할 게 너무 많아서. 분석 자료들은 두세 달만 잘 보관해 줘. 그때가 되면 안 준다고 해도 내가 뺏으러 갈 거니까.”

-그래? 그럼 그동안 난 네가 혹할 만큼 괜찮은 기술을 분석해 놓을게.

“그래 주면 나야 좋지. 뭐, 다른 일은 없고?

-연구실 밖으로는 거의 나가질 않으니까 특별한 것도 없다. 너야말로 아카데미에 적응하느라 정신없겠네.

한수호는 사기환과 잠시 소소한 대화를 나눴고, 또 연락하자고 하며 통화를 끊었다.

‘정보 수집 특성이 벌써 2단계에 올랐을 줄은 몰랐는데?’

어쩌면 헤어진 가족을 찾게 되는 시점을 좀 더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기대감이 생겨서일까?

가족사진조차 하나 가지고 있지 못한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게 느껴졌다.

‘옛날에 살던 집에 사진이 남아있진 않으려나?’

10년 동안이나 비워진 집이라 멀쩡히 남아있을 리는 없을 거다.

하지만 한철형이나 이태희 모두 다른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특무부에서 알아서 정리해 버렸을 가능성도 있었다.

‘재우 형한테 집에 대해서 알아봐 달라고 하는 건 너무 위험하고….’

차라리 남몰래 옛집을 찾아가 상황을 파악해 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회귀 전에는 유대룡이 뒷수습을 해줘서 가족사진이 담긴 앨범 정도는 챙길 수 있었다.

그나마 앨범이나마 있었기에 그땐 옛집을 찾아가지 않았었다.

가봐야 안 좋은 기억만 떠오를 뿐이기에 일부러 피했던 것도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번 가보자.’

한수호는 남의 눈에 띄는 일 없게 최대한 조심해서 옛집에 몰래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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