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4분 전.
윤재희와 팀원들은 크고 넓은 지하 통로를 빠르게 이동 중이었다.
처음 계획대로 던전에 있는 몬스터들은 전혀 건드리지도 않은 채 던전의 4층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통로 좌우로는 지하 감옥처럼 굵은 쇠창살로 폐쇄된 큰 방들이 가득했다.
그 감옥에는 방마다 몬스터들이 갇혀 있었는데, 인간의 마나력이 닿아야만 문을 딸 수가 있었다.
원래는 적당한 감옥을 찾아 쇠창살을 따고 들어간 뒤, 그곳에 있는 몬스터를 모두 해치우면 보상을 탈 수 있다.
때로는 두세 마리, 조금 난이도가 있는 경우엔 다섯 마리 정도가 감옥 안에 머무르고 있는 게 보통이었다.
던전 지하로 내려갈수록 강한 몬스터들이 나타나는데, 이전까지는 지하 4층까지 내려와도 특급 마공사 둘 정도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봐, 고태석. 4층까지 왔는데도 열린 감옥이 하나도 없는 걸로 봐서는 버스 태우기는 아닌 것 같은데?”
윤재희는 김재우에게 실망할 일이 생기지 않은 것에 대단히 안심했다.
“뭐, 다행이긴 하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5층까지는 가 봅시다.”
고태석은 마지막 지하 5층까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었다.
“좋아. 저 앞에 경사도만 돌면 바로 5층이니까 다 같이 직접 확인해 보자고.”
윤재희는 선두에 서서 팀을 이끌었다.
그때, 고태석은 지하 4층의 마지막 감옥을 힐끔 돌아봤다.
크르르르….
쇠창살 너머의 어둠 속에서 몬스터가 으르렁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고태석이 머리를 돌리자 헬멧에 부착된 플래시가 감옥 안쪽으로 향했다.
순간적으로 빛이 감옥을 훑었고, 고태석은 그곳에 모여 있는 세 마리의 케르벨크를 볼 수 있었다.
‘심봤다!’
고태석은 케르벨크를 보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케르벨크는 80% 이상의 확률로 B급 포션을 보상으로 주는 몬스터로 유명했고, 사체를 가져다 팔면 한 마리만으로도 E급 포션 5개를 제작할 수 있는 특별한 몬스터였다.
돈으로 환산했을 때, 저 세 마리 케르벨크를 잡는 것만으로 무려 5천만 원의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
고태석이 바로 앞에 있는 동료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고태석은 케르벨크가 있는 감옥을 가리켰고, 그 또한 한쪽 구석에 모여 있는 세 마리 케르벨크를 확인하고 눈이 커졌다.
두 사람은 눈빛으로 뜻을 교환했다.
실수를 가장해 감옥 문을 따버리면 윤재희도 어쩔 수 없이 몬스터를 처리할 수밖에 없을 터.
고태석의 눈빛을 받고 고개를 끄덕인 사내는 손가락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는 발을 헛디디는 것처럼 하며 섬광탄 하나를 흘렸다.
“엇! 모두 조심…!”
사내의 외침에 모두가 즉각 멈춰서 고개를 돌렸다. 윤재희를 비롯한 다른 두 요원은 바닥을 데구르르 구르고 있는 섬광탄을 발견했다.
“이런…!”
“야, 이 병신아!”
번쩍!
화아아아악
예상보다 훨씬 빠른 타이밍에 섬광탄이 터졌다.
세 사람은 눈부신 빛에 찰나적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 틈에 미리 눈을 감고 있던 고태석이 감옥 쪽으로 달려가며 거짓으로 소리쳤다.
“으아악! 뭐, 뭐야!”
뭔가의 습격을 받은 듯이 소리치며 감옥 쪽으로 총을 난사했고, 감옥의 쇠창살을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그 상태에서 마나를 주입하자,
지잉-
철컹!
쇠창살이 위아래로 빨려들듯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존재들이 뛰쳐나왔다.
크아아아앙
크르릉!
그제야 시력을 회복한 윤재희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급히 공격 명령을 내렸다.
“제길! 빨리 놈들부터 처리해!”
촤앙.
촤좡.
팀원들은 급히 각자의 무기를 뽑아 들었다.
그런데, 고태석의 예상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크르르르.
밖으로 뛰쳐나온 케르벨크가 이미 세 마리인데, 감옥 안쪽에서 또 다른 몬스터들의 으르렁거림이 들린 것이다.
고개를 홱 돌린 고태석은 감옥 안쪽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여덟 마리의 케르벨크를 확인하고는 크게 경악했다.
“이, 이게 뭐야? 저리 가, 이 괴물 새끼들아!”
당황한 고태석은 케르벨크들을 향해 총을 마구 갈겼다.
드르르르르륵
하지만 그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몬스터는 없었다.
무려 여덟 마리.
감옥 안에는 고태석이 미처 보지 못한 케르벨크가 여덟 마리나 더 숨어 있었던 것이다.
* * *
카가가가가가강-
듀라한은 보스 방을 뛰쳐나가자마자 주변에 있는 감옥의 쇠창살을 대검으로 베어버렸다.
원래는 인간이 지닌 마나로만 열리는 쇠창살이지만, 위험도 상승으로 강력해진 듀라한은 힘으로 쇠창살을 잘라내고 있었다.
크와아아악
감옥 안에서 몬스터들이 뛰쳐나왔다.
지하 5층에 있는 감옥은 총 12개.
그중 5개 감옥의 쇠창살이 듀라한의 대검에 박살 났다.
몬스터들은 밖으로 뛰쳐나오자마자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한발 늦게 보스 방을 벗어난 한수호와 김재우를 보고도 무시한 채 듀라한의 뒤를 쫓아갔다.
“저 새끼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김재우는 상당히 당황해 있었다.
스캐너로 던전에 윤재희와 그녀의 팀원들이 진입했다는 걸 알게 된 직후, 갑자기 듀라한이 더욱 흉악하고 무섭게 변했다.
발악하듯 보스 방의 온 사방을 마구 때려 부수던 놈은 갑자기 움직임을 뚝 멈췄다. 그리고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머리가 냄새를 맡듯 킁킁대더니 무작정 문을 부수고 밖으로 달려 나간 것이다.
“놈이 목표를 바꿨어요. 혹시 재희 누나 팀원 중에 치료 특성 가진 마공사 있어요?”
한수호는 지금 이 상황을 너무도 확실히 파악하고 있었다.
윤재희와 그녀의 팀원이 던전에 난입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몬스터들을 마구 때려잡기 시작한 게 틀림없었다.
그로 인해 던전의 위험도 상승률이 100%를 채운 것이고, 결국 위험도가 5성으로 상승하게 된 것이리라.
“치료 특성? 있지. 나보다 2기수 선배인데, 아까 너도 봤잖아. 안기보 요원. 그 형님 특성이 상처 개선이야. 그런데 그게 왜? 치료 특성을 가지면 무슨 문제…. 허! 설마?”
“네. 설마가 사람 잡았네요.”
듀라한의 약점은 치료다.
그래서 치료의 효과가 있는 포션을 이용해 놈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그러니 상처 개선이라는 특성을 지닌 마공사는 놈에게 있어 최대의 적.
아마도 특무요원 중 누가 부상을 당해 안기보라는 사람이 특성을 사용했을 것이고, 저 지랄 맞은 듀라한은 그걸 느끼고 그자부터 해치우려고 득달같이 달려 나간 것이다.
“빨리 가서 그 사람 죽이지 못하게 막아야 해요!”
“가자. 빨리 가!”
두 사람은 길고 긴 통로를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한수호와 김재우가 뒤를 쫓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듀라한을 뒤쫓던 몬스터들 중 일부가 방향을 틀었다.
네개의 발을 지니고 날개까지 달린 비행 몬스터 ‘가골’도 보이고, 개미핥기를 닮은 외형에 고슴도치의 가시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케찰카’도 있었다.
둘 다 오크보다는 약한 몬스터지만, 지금은 던전 버프 때문에 두 배로 강해진 상태라 오히려 오크보다 강해졌다.
“뒤에서 저놈들 약점 파악해 주세요!”
한수호는 그렇게 외치고는 허벅지에 차고 있던 라뮬을 뽑아 들었다.
푸하하하학.
라뮬에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위험도 상승 전까지만 해도 라뮬을 꺼내지 않고 듀라한을 상대하는 여유를 보였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를 보일 수가 없었다.
‘젠장. 시작부터 라뮬로 듀라한을 처치해 버렸어야 했는데.’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한수호는 입을 꽉 다문 채로 가장 앞서 날아오고 있는 가골을 향해 몸을 날렸다.
놈은 무시무시한 괴성을 내지르며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발로 한수호를 움켜쥐려 했다. 그때, 한수호가 라뮬을 꽉 움켜쥐며 소리쳤다.
“더는 안 봐줘, 이 새끼들아!”
라뮬이 허공에서 번쩍했다.
촤아아악
키에에엑!
가골의 몸통이 반으로 갈라지며 뜨끈한 내장을 확 쏟아냈다. 곧이어 상처에서부터 불꽃이 확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새까맣게 타버리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오른팔] : 99(+20)
라뮬을 쥔 한수호의 오른팔 스탯은 지금 119라는 엄청난 수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단순히 라뮬을 손에 쥔 것만으로도 스탯을 20이나 올려주기에 몸통 스탯이 70 수준인 가골은 단숨에 갈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
한수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가골에 이어 케찰카까지 목을 갈라버렸고, 그 뒤에 덤벼드는 몬스터들을 죄다 도륙하기 시작했다.
라뮬에 닿는 건 무엇이든 갈라지고 불타올랐다.
마치 불의 전사가 강림한 듯, 어둑한 지하 통로에 한수호의 모습만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김재우는 당황하다 못해 아예 넋을 놓고 있었다.
‘이게 저 녀석의 진짜 실력이라고?’
자신이 몬스터의 약점을 분석하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었다.
아니, 분석을 해내기도 전에 몬스터를 도륙해 버리니 알려줄 정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저 녀석…. 대체 정체가 뭐야?’
이게 과연 19살짜리 마공 아카데미의 학생이 가질 수 있는 실력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동안 수많은 마공사를 만나봤지만 한수호처럼 강렬한 임팩트를 보이는 인물은 없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공 특무부의 본부장인 유대룡이나 사왕오패의 젊은 시절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대단했다.
비록 김재우 또한 그들의 젊은 시절을 오래된 영상 같은 걸로 봤던 것이 다였지만, 당시 그들이 게이트를 폐쇄하고 몬스터들을 처치하는 영상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었다.
한수호의 지금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때의 충격이 되새겨지고 있었다.
촤아악.
후두두둑.
통로가 몬스터들의 시체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갈라지고 찢겨 통구이가 된 모습으로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김재우는 그 와중에도 사체에서 심장을 빼내 아공간 백에 챙겨 담았다.
오크 이하의 몬스터들에게서는 심장에서 마나력을 뽑아내 정제해봐야 정제에너지가 더 크게 소비되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몬스터들은 갑자기 마나력이 증가한 돌연변이들이라 정제할 가치가 충분했다.
김재우는 이 심장들에서 뽑아낸 마나력을 정제해서 마나 코어를 생성시켜 한수호에게 건네줄 생각이었다.
전투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한수호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업적을 쌓게 해주려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작은 행동이 네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김재우는 순식간에 지하 5층을 정리하고 4층으로 올라가는 한수호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 * *
“재희야!”
김재우는 지하 3층에서 윤재희와 조우했다.
그녀는 ‘안킬로우스’라는 공룡 형태의 몬스터 사체 아래에 깔려 있었다.
몸 여기저기에 상처들이 가득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보였다.
“재우…. 씨. 으윽. 내 팀원…. 팀원들은?”
김재우는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바닥을 살피고 있는 한수호를 바라봤다.
한수호는 김재우의 시선을 받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수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곳에 두 구의 시체가 처참한 모습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김종현와 최천효. 둘 다 윤재희의 팀원이었다.
“종현 형하고 천효는 죽었다. 다른 두 명은 어딨어?”
“죽었…. 다고? 그렇구나. 죽었어…. 흐흑. 나 때문에…. 내가 이곳에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재희야! 윤재희! 정신 차려! 다른 둘은? 고태석이랑 기보 형은? 그 둘은 어디에 있냐고?”
김재우는 눈이 살짝 풀린 윤재희가 정신을 놓지 못하게 팔을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고통에 정신을 차렸는지 윤재희의 눈에 다시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고태석, 안기보! 그 두 새끼 반드시 잡아 죽일 거야!”
윤재희가 살기를 뿜어내며 소리쳤다.
이어진 윤재희의 설명은 이랬다.
고태석과 안기보가 서로 짜고 고의로 지하 4층의 감옥을 오픈시켰고, 거기서 열 마리가 넘는 케르벨크가 뛰쳐나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어찌어찌 버텨내며 3층까지 도망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둘은 거기서 끝내지 않고 케르벨크들을 잡겠다고 설레발쳤고, 그러다 다른 감옥마저 열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결국 대규모의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여야 했다.
그렇게 자잘한 부상을 입으면서 간신히 몬스터들을 제압해 나가던 중 갑자기 던전이 심하게 뒤흔들렸고, 몬스터들이 갑자기 두 배로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 앞에 던전의 보스 듀라한이 등장했다.
듀라한은 단숨에 김종현를 날려버렸고, 최천효는 윤재희를 구하려다가 다른 몬스터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그런데 그들을 도와주어야 할 고태석과 안기보는 오히려 윤재희를 듀라한 쪽으로 밀어버리고는 도망쳤다는 것.
그 결과가 지금이었다.
“전 지금이라도 먼저 듀라한을 쫓아가겠습니다. 재우 형은 누나 데리고 천천히 따라오세요.”
한수호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홀로 듀라한을 잡겠다고 나섰다.
이 상황에 놀란 건 윤재희였다.
“저 학생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혼자 그 괴물을 쫓아가겠다니? 특급 마공사 다섯으로도 막지 못한 놈을?”
“재희야. 태산인 괜찮아.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오히려 우리가 짐이 되면 모를까.”
“그게 무슨….?”
윤재희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으나 김재우와 한수호가 온 방향을 돌아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통로가 몬스터들 사체로 가득했다.
윤재희와 팀원들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저 통로엔 기껏해야 한두 마리의 사체만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은 단칼에 베어진 사체들과 새까맣게 타버려 연기를 흘려내고 있는 사체가 한가득이었다.
그녀가 얼떨떨한 상태가 되었을 때, 김재우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 쫓아 가봐야 몬스터들 해치우다 보면 고태석도, 안기보도 둘 다 놓쳐. 놈들이 던전 바깥으로 나가면 더는 손쓸 수 없게 되는 거고.”
던전 안에서라면 그들을 잡아 복수를 한다 해도 아무도 모르지만, 던전 밖으로 나가면 법과 도덕, 그리고 윤리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김재우는 윤재희를 고기 방패로 내던지고, 김종현와 최천효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두 사람을 절대로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제가 다른 몬스터 무시하고 질주한다면 그 둘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되면 뒤에 두 분만 남게 됩니다.”
복수하자고 김재우와 윤재희를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재우에겐 방법이 있었다.
“나한테 아티팩트가 하나 있다.”
김재우는 꽁꽁 숨겨두었던 아티팩트인 ‘시작점으로의 복귀’를 꺼내 보였다.
작은 스톱워치처럼 생긴 물건으로 시선들이 쏠리자 김재우는 빠르게 설명을 이었다.
“이걸 쓰면 우리 셋 모두 던전 입구 앞으로 순간이동이 가능해. 거기서 그 두 놈을 기다렸다가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우린 바로 빠져나가면 된다.”
일단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듀라한이 뒤를 쫓아 나온다고 해도 다른 마공사들과 군병력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처리가 가능했다.
더군다나 던전 입구 바로 앞에는 고압의 철망을 자동으로 내릴 수 있는 장치까지 있었다.
이는 굉장히 좋은 생각이었다.
한수호도 이 생각엔 이견이 없었다.
다만, 한수호는 듀라한을 내버려 두고 던전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을 뿐.
“일단, 그렇게 하죠.”
“나도 동의해.”
“좋아. 그럼 바로 실행할 테니 준비해.”
김재우의 말에 한수호는 그의 곁으로 바짝 붙어섰다.
‘시작점으로의 복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반경 2미터.
한수호가 다가서자 김재우는 바로 아티팩트를 작동시켰다.
우우웅
스톱워치가 진동을 하더니 세 사람을 반투명한 구체로 감쌌다.
그리고 세 사람은 한순간에 촛불 꺼지듯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