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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94화 (94/375)

94화

“다른 내용은? 더 생각나는 거 없어?”

한수호의 다급한 물음에 백윤후는 고개를 저었다.

“가르티아의 기억으로는 한계가 있다.”

“후…. 여러모로 아쉽네.”

“이제 어쩔 거지? 함께 이곳을 나가는 거냐?”

“그래야지. 나가면 한 달에 한 번 꼭 생혈과 근육을 섭취하는 거 잊지 말고.”

한수호는 그게 가장 걱정이었다.

지금 도플갱어가 차지한 백윤후의 육체를 계속 유지하려면 일정 기간마다 피와 근육을 흡수해야 했으니까.

“너무 걱정 마라. 지구에서는 굳이 사람을 해칠 필요가 없을 것 같으니까.”

“그게 가능해?”

“생혈은 혈액 팩으로 대체하면 될 것 같고, 근육은 꼭 인간의 것이 아니어도 된다. 소근육으로 10kg 정도면 충분할 거 같은데?”

소근육 10kg이면 상당한 양이다.

그만한 양을 생으로 흡수한다면 충분히 이상하게 여길 만했다.

“백윤후가 육회를 굉장히 즐기던 녀석이었으려나?”

“굉장히 좋아하는 건 아니어도 꽤 즐기던 편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천만다행이네.”

한수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캡슐 안쪽을 한 번 더 자세히 살폈다.

다른 흔적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백윤후. 한 가지만 더 묻겠다.”

한수호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뭐지?”

“네가 지금 백윤후의 기억을 온전히 가졌다면, 얼마전 아카데미에서 D반과 합동 수업을 했던 걸 기억할 거다.”

“음. 기억이 나는군.”

백윤후의 대답에 한수호는 눈을 빛냈다.

진작부터 백윤후에게 확인하고 싶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어쩌면 백윤후를 죽이고 그 몸을 도플갱어가 차지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이걸 알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날. 넌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마지막에 화려한 검술을 하나 펼쳤다. 단숨에 사방을 점하며 마치 꽃과 같은 검화를 피워 내던 그 검술. 그걸 누구한테 배웠지?”

10년 전, 지리산까지 쫓아온 하얀 가면의 암습자 중 하나가 펼쳤던 검술이기에 잘못 봤을 리가 없었다.

백윤후가 펼친 검술은 분명 그자의 검술과 거의 똑같았다.

그 말에 백윤후가 인상을 찌푸렸다.

기억을 뒤져 그때의 일을 회상하고, 어떤 검술인지를 스스로 알아내려는 모양.

그러던 백윤후가 찌푸렸던 눈을 풀며 말했다.

“생각났다. 8년 전인가? 우리 광양 백가로 검술 스승이 한 명 들어왔다. 30대 초반이었는데, 서양인 같은 구레나룻이 인상적인 인물이었지. 그 검술은 그 사내한테 배웠다.”

“검술 스승? 이름도 기억해?”

“이름이…. 그렇군. 오중현이었어.”

드디어 이름을 알아냈다.

광양 백가의 검술 스승으로 들어갔다는 사내, 오중헌.

그의 뒤를 캔다면 가면인들의, 이프리트의 정체를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이리라.

그때, 백윤후가 몇 마디를 덧붙였다.

“그 사람을 네가 왜 찾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쉽게 됐다. 지금 광양 백가엔 그 자가 없거든.”

“없다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는 뜻이야?”

“오중헌이 광양 백가에 머문 건 딱 1년이었다. 그 뒤로는 두 번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

“흐음….”

굉장히 아쉬운 상황이었다.

모처럼 단서를 발견했는데, 더는 사용할 수 없는 단서였다.

그래도 한수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가문으로 돌아가면, 그 사람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다.”

“그게 쉽지 않다는 건 너도 알 텐데? 나 또한 몸을 사려야 하는 상황이라.”

“그건 나도 알아. 최대한 의심 사지 않게 시간을 들여서라도 알아봐 줘.”

“큰 기대는 마라.”

백윤후의 대답에 한수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제 가 볼까?”

“내가 게이트를 나가면 이 결계는 무너진다. 그건 참고하도록.”

“알아. 네가 이 결계의 축이고, 알파 개체까지 지배하던 가장 큰 힘이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

“아는 게 많아서 대화하기가 편하네.”

백윤후가 기분 좋게 웃음을 그렸다.

생전에는 녀석의 웃는 낯짝이 그렇게도 얄미워 보였는데, 부활한 백윤후의 미소는 싱그럽기만 했다.

두 사람은 처음 왔던 문으로 향했다.

그러다 문뜩 뭔가를 떠올린 한수호가 다른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의 문 옆에는 붉은빛을 내는 동그란 버튼이 있었다.

그걸 꾹 눌러봤지만 열리지 않았다.

이 문 너머에는 또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확인해 본 거였는데, 열리지 않으니 호기심은 금방 식어 버렸다.

‘괜히 문 부쉈다가 큰일이라도 생기면 안 되니까.’

한수호는 살짝 아쉬운 얼굴이 되어 녹색불이 있는 문으로 되돌아갔다.

“다른 문들도 모두 감옥으로 연결되어 있을 거야. 그러니 궁금해할 필요 없다.”

백윤후가 피식 웃으며 하는 말에 한수호는 눈을 찌푸렸다.

“미리 말해줬으면 헛걸음 안 하잖아!”

“뭐든지 직접 내 손, 내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한 거다.”

오히려 백윤후의 충고를 받자 한수호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큭. 그러셔서 뱀파이어인지 도플갱어인지 확인도 안 하고 피부터 먹이셨군요?”

“크흠. 그 덕에 내가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게 되었으니 잘된 거 아닌가?”

“하하. 맞네, 맞아.”

한수호는 그렇게 웃으며 버튼을 눌렀다.

* * *

한수호와 백윤후는 유적지의 집터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대로 시작 지점으로 향하려던 한수호는 이하윤과 신소이가 생각나 무너진 신전이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이하윤, 신소이, 박현수까지 셋 모두 유적지에 그대로 있었다.

중형 놀 8마리가 아직도 그들 주변을 포위한 상태.

하지만 마음먹고 도망치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포위망을 벗어날 수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셋 모두 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친구들이었다.

멀리서 그들을 확인한 한수호는 백윤후를 돌아봤다.

“그냥 이렇게 나타나면 좀 이상하겠지?”

한수호의 묘한 표정에 백윤후가 살짝 뒷걸음질 쳤다.

“뭘 하려고?”

“내가 너 때려잡자고 쟤들까지 버려두고 갔는데, 네가 너무 멀쩡하게 나타나면 앞뒤가 안 맞잖아. 안 그래?”

“그, 그냥 내가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했다고 하면….”

한수호의 주먹이 백윤후의 안면을 강타했다.

뺨 한쪽이 금세 퉁퉁 부어올랐고, 코피까지 터졌다.

“야, 너!”

“야? 내가 암만 친구처럼 서로 협력 관계를 갖자고 했어도 지킬 건 지켜야겠지?”

“어…. 크흠. 그래, 뭐. 알았…. 다.”

백윤후는 비 맞은 강아지마냥 불쌍한 표정으로 시선을 내려뜨렸다.

“앞으로 잘하자. 알았냐?”

한수호가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하는 말에,

“그러지 뭐.”

백윤후는 기가 팍 죽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가자고.”

잠시 후, 두 사람은 친구들 쪽으로 달려들어 살아남은 중형 놀들을 빠르게 처리했다.

엄청난 마나 소모로 지칠 대로 지쳐 있던 이하윤은 한수호가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하자 뛸 듯이 기뻐했다.

“오빠!”

그건 신소이도 마찬가지.

하지만 한수호가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백윤후와 함께 나타난 것에 굉장히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백윤후를 살려 뒀네?’

그녀는 한수호라면 백윤후를 때려죽이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백윤후의 뺨이 부어 있고, 코피를 흔적까지 있는 걸로 봐서는 제대로 두들겨 맞은 모양이었다.

옷도 여기저기 찢긴 거로 보아 꽤 고생을 한 듯 보였다.

“다들 돌아가자.”

“어? 응. 그런데….”

이하윤이 백윤후를 무섭게 노려봤다.

그 시선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는 백윤후는 시선을 내리깔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하아…. 모든 게 내 잘못이다. 두 번 다시는 그럴 일 없을 거야. 믿지 못하겠으면 마음 풀릴 때까지 날 때려….”

퍽!

이하윤이 주먹으로 백윤후의 얼굴을 후려쳤다.

“야! 똑같은 곳을 때리면….”

퍽!

이번엔 반대쪽 얼굴.

그대로 쌍코피가 터진 백윤후는 입술까지 찢어져 피를 줄줄 흘렸다.

“진심으로 사과할게.”

백윤후는 반격도 하지 않고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야 분이 좀 풀렸는지 이하윤의 표정이 풀렸다.

한수호는 신소이를 바라봤다.

“너도 분 풀어. 이 자식,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거든.”

“응? 아, 아니. 난 괜찮아. 하윤이가 내 몫까지 때려 줬는걸.”

거의 30여 분을 함께 생사를 걸고 싸워서인지 이하윤과 신소이는 사이가 가까워진 모양.

한수호는 다음으로 박현수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러자 박현수는 입을 꽉 다물더니 그대로 날아 차기를 날렸다.

퍼억!

가슴팍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백윤후는 바닥을 떼굴떼굴 굴렀다.

“너, 이 새끼!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새끼야!”

“크윽. 미안…. 하다.”

백윤후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서는 또다시 사과했다.

박현수는 한참을 씩씩대다가 화가 가라앉았는지 한숨을 내쉬고는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주변엔 무려 26마리의 중형 놀이 쓰러져 있었다.

이놈들 심장을 꺼내 가면 상당한 점수를 획득할 수가 있으니 버리고 갈 이유가 없었다.

몬스터들의 심장은 공평하게 나누었다.

이하윤과 신소이는 자신들 몫의 심장 상당량을 한수호에게 넘기려 했지만, 이는 한수호가 거절했다.

모두 함께 해치운 것이니 정확하게 4등분을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사실은 알파 개체의 심장만 챙겨도 상당한 양의 마나를 정제해 낼 수 있어서 괜한 욕심을 부리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백윤후에게 돌아가는 심장은 하나도 없었다.

주변이 정리되자 다섯 사람은 서둘러 시작 지점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시작 지점.

그곳의 부대 막사 안에 있던 지평학과 홍수빈, 그리고 다수의 교수는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에 경악했다.

[게이트 유지를 위한 몬스터의 숫자가 최소수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알파 개체가 등장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섬 전체가 뒤흔들렸고, 기분 나쁜 마나가 사방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들은 막사 내에 설치된 181개의 소형 모니터 중 몇 개에 집중하고 있었다.

모니터 아래엔 학생들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교수들이 집중해서 살피는 모니터는 장태산, 이하윤, 신소이, 백윤후, 박현수 다섯 명의 것이었다.

한수호가 예상했던 것처럼, 가슴 보호대에 장착되어 있는 블랙박스는 실시간 감시용이었다.

섬이라고는 해도 교수나 조교수들도 없이 학생들끼리만 5일을 버티는 중간 평가였기에 실시간 상황 파악은 필수였다.

어쨌든, 교수들은 모니터 감시를 통해서 알파 개체가 튀어나오게 된 과정을 고스란히 목격할 수 있었다.

백윤후.

정의국 국장의 아들이 정말로 동급생들을 해칠 의사를 가지고 일부러 알파 개체를 깨웠다.

지평학은 이 모든 상황을 밖에 알릴 필요를 느꼈고, 상황이 녹화된 칩을 어느 한 교수에게 건넸다.

그 교수는 즉시로 게이트를 넘어 지구로 돌아갔으며, 곧장 특무부에 연락해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는 사이 지평학과 홍수빈은 학생들이 있는 유적지 쪽으로 직접 달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마저 녹록지 않았다.

시작 지점으로 귀환하고 있던 학생들을 노리고 많은 중형 놀들이 등장했기 때문.

이대로 산 쪽으로 향한다면 귀환하는 다른 학생들의 목숨이 위태로웠다.

지평학과 홍수빈은 어쩔 수 없이 귀환 중인 학생들부터 구해야 했다.

시간은 정신없이 흘렀다.

이미 70명에 달하는 학생이 리타이어 되어 시작 지점에 되돌아가 있었지만, 아직 111명의 학생이 섬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지평학은 한수호를 믿었다.

그 녀석이라면 아무리 알파 개체를 마주치더라도 얼마간은 버텨낼 수 있을 거라고.

때문에 홍수빈과 함께 다른 학생들을 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다행히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다.

지평학과 교수들이 빠르게 조치한 덕분에 특무부의 마공사가 10분 만에 투입되었고, 20분이 더 흘렀을 때 106명의 학생 모두를 구해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5명뿐.

지평학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시 막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막사에서 내내 모니터를 감시하던 군인을 통해 알파 개체가 이미 20여 분 전에 한수호의 손에 처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알파 개체가 쓰러지면 곧바로 게이트 폐쇄를 알리는 메시지가 떠야 하는데 아무런 통지가 없었다.

게다가 한수호와 백윤후의 모니터 모두 이미 꺼져 있는 상태.

이유를 묻자 감시병은 녹화된 영상을 틀었다.

그 영상 속에는 백윤후가 고의로 자신의 블랙박스를 부수는 장면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게이트를 통해 이동한 장소에서 백윤후가 뱀파이어를 깨웠고, 한수호가 백윤후를 돕고자 나섰다가 뱀파이어의 손에 블랙박스가 파손되는 영상도 담겨 있었다.

“홍 교수. 아무래도 저 뱀파이어가 이 섬의 결계를 지탱하고 있는 최종 몬스터인 것 같은데?”

지평학은 1세대 마공사답게 상황을 금방 파악했다.

“대체 백윤후, 저 빌어먹을 자식이 무슨 짓을 한 거죠?”

“나도 처음 겪는 일이라 경황이 없네만, 지금 당장 아이들을 구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길 거라는 건 알겠어.”

“그럼 당장 가요!”

두 사람은 모든 걸 내팽개치고 유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그들 뒤로는 진급에 이른 마공사 셋도 함께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동하는 중간에 계속해서 중형 놀을 만난 탓에 시간이 계속 지체되고 말았다.

단말기의 스캔 기능을 켜고 이하윤과 신소이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지만 아직도 거리가 멀었기에 위치가 잡히지 않았다.

“이대로는 늦겠어요!”

“조급해하지 말게나. 그 아이들 모두 보통은 아니라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도록 하세.”

지평학은 침착했다.

그만큼 한수호를 믿고 있다는 것이다.

홍수빈은 솔직히 놀라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너무도 어린 학생들이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죽을까 봐 걱정이 태산인데, 지평학은 차분하게 놀들을 해치우며 나아가고 있었다.

“지 교수님. 학생들이 있는 위치를 특정할 수는 없습니까?”

특무부 마공사 요원도 답답한지 답이 없는 질문을 해왔다.

“내가 줄 수 있는 답은 이 산 중턱 어딘가에 학생들이 있을 거라는 말뿐이라오.”

“그냥 모두 흩어져서 주변을 수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두 교수까지 포함해 진급 마공사가 다섯 명이다.

이들이면 한 명씩 떨어져 행동해도 크게 위험할 일은 없었다.

“할 수 없군. 한 번만 더 스캔해보고 그래도 위치가 파악되지 않으면 흩어집시다.”

지평학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그리고 단말기를 꺼내 주변을 스캔했다. 그런데,

삐잉. 삐잉. 삐잉.

가까운 거리에서 세 개의 흰 점이 나타났다.

그 점에는 이하윤, 신소이, 박현수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아이들을 찾았소!”

그 말에 홍수빈은 크게 안도했다. 그리고 단말기에 떠오른 방향을 가늠한 뒤, 단숨에 달려 나갔다.

“모두 갑시다!”

지평학도 그쪽으로 뛰었다.

울창한 숲을 헤치며 얼마간 나아가자 드디어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총 다섯 명이었다.

블랙박스가 부서진 한수호와 백윤후도 함께였다.

홍수빈은 이하윤을 보자마자 덥석 끌어안았다.

“하윤아!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교수님!”

이하윤도 담당 교수 홍수빈을 만나 반가웠는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에 반해 한수호와 지평학은 조금 서먹했다.

“녀석, 살아 있어서 다행이구나.”

“많이 늦으셨네요. 사건 다 끝나고 나서야 나타나시고.”

“너라면 별일 없을 것 같아서 좀 놀다 왔지. 왜, 불만이냐?”

“큽. 나이도 지긋하신 분이 여기서 뭐 놀 게 있다고요. 아무튼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수호는 환하게 웃으며 지평학과 특무부 요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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