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화
짜악-
홍수빈의 손바닥이 백윤후의 뺨을 시원하게 날렸다.
이곳은 시작 지점의 막사였다.
모든 학생이 안전하게 귀환하자마자 지평학과 홍수빈은 두 사람을 막사로 불러들였다.
“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거지?”
홍수빈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백윤후를 노려봤다.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생각이 짧아? 그게 지금 변명이라고 하는 말이야? 너 때문에 많은 학생이 죽을 뻔했다. 블랙박스를 부수면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냐고!”
홍수빈은 화를 참지 못했다.
아무리 백윤후가 백진성이 끔찍이 생각하는 아들이라고 해도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흥! 그렇게 말하면 누가 정상 참작해 줄 거라고 생각했나?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갈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네 아빠 백을 믿고 그런 거라면 후회하게 될 거라고 미리 말해 두마.”
“모든 걸 감수하겠습니다.”
백윤후는 아무 변명도 하지 않고 달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자 홍수빈도 더는 다그칠 수가 없었다.
백윤후가 평소 행실처럼 뻔뻔하게 나왔다면 개 패듯이 패줄 생각이었는데, 너무 얌전하다 보니 패는 맛도 사라졌다.
“넌 중간 평가에서 탈락 처리할 거고, 점수도 크게 깎일 거다. B반이나 C반으로 떨어질 각오나 해! 아니, 어쩌면 감옥에 끌려갈 수도 있다.”
“모두 제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후…. 이제 데려가세요.”
홍수빈의 말에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던 특무부 요원이 백윤후에게 수갑을 채웠다.
큰 사건을 일으킨 만큼 특무부가 개입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특무부에 구속되어 처벌을 기다려야 했다.
백윤후는 요원의 손에 이끌려 나가면서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장태산. 너에겐 정말 큰 죄를 지었다. 반드시 그만한 보상을 해주마.”
눈물까지 흘리며 죄를 인정하니 홍수빈도 왠지 마음이 짠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수호는 기가 막힐 뿐이었다.
‘어우야. 저 새끼, 뭔 연기를 저렇게 잘하냐? 도플갱어는 다 연기 학원을 다니나?’
생각해 보니 회귀 전에 붙잡았던 도플갱어도 남을 속이는 재주 하나는 정말 끝내줬었다.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그걸 기회 삼아 두 번이나 탈출을 시도했으니 그것도 타고난 능력인 듯했다.
백윤후가 그렇게 나가자, 지평학이 한수호를 바라봤다.
“장태산. 이제 말해 보거라. 너와 백윤후가 들어갔던 그 장소. 거긴 대체 어디지? 거기서 뭘 본 거냐?”
“그곳엔 뉴에르다의 인간들이 남긴 문명이 있었습니다.”
한수호는 그 사실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회귀 전에는 뉴에르다의 세계가 아스루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그곳에도 인간이 문명을 이루고 살았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아내지 못했었다.
어쩌면 이미 몇몇 마공사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으나 비밀에 부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미 한수호가 아스루나에 대한 걸 알게 되었고, 그곳의 생명체인 도플갱어를 수하로 삼기까지 했다.
게다가 한수호의 부모는 여러 마공사들과 함께 아스루나의 비밀에 대해 굉장히 근접했던 거로 보였다.
그러니 이프리트라는 조직을 그늘에서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아스루나에 대한 정보를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인간이 남긴 문명? 그곳에 그런 게 있다고?”
지평학도, 홍수빈도 크게 경악했다.
아직까진 누구도 접하지 못했던 정보.
그걸 한수호가 직접 보고, 경험했으니 어찌 흥분되지 않을까.
“거기엔 캡슐이 있었고, 미라화된 뱀파이어가 있었어요. 백윤후, 그 자식이 뱀파이어를 살려 낸 탓에 죽을 뻔하긴 했지만, 어쨌든 잘 해결했습니다.”
“그 뱀파이어는 어떻게 됐고?”
“죽었어요.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서 백윤후와 협력해서 간신히 죽일 수 있었죠.”
“놈의 목을 제대로 자른 것이냐?”
지평학은 뱀파이어는 목을 잘려야 죽는다는 사실을 한수호가 알고 있길 바랐다.
“목…이요?”
한수호는 이 부분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다.
뱀파이어의 목을 잘라 죽였다고 말해버리면, 마공사들이 실험실을 찾아갔다가 시체를 발견하지 못해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여러 명의 특무부 요원들이 유적지로 향했다.
한수호가 게이트를 통과하는 영상까지 확보하고 있을 테니 그곳을 찾는 건 시간문제다.
그럼 캡슐이 있는 곳도 금방 발견이 될 테고, 캡슐 안쪽에 영문이 적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리라.
“뱀파이어는 목을 잘라야 죽는다는 걸 몰랐느냐?”
지평학은 아차 싶었다.
이제 1학년 1학기에 놓인 학생들에겐 아직 뱀파이어의 습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교육은 2학기에 예정되어 있으니 지금은 목을 잘라야 죽는다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몰랐습니다. 하지만 심장에 구멍을 냈고, 팔다리까지 모두 잘라 냈는데….”
“이런. 큰일이구나!”
지평학은 바로 통신기를 켰다.
그리고 유적지 쪽으로 향한 특무부 요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 게이트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존재로 보이는 뱀파이어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서둘러 전달했다.
“2학기 수업에서 교육이 있겠지만, 너한테는 미리 말해주마. 뱀파이어 몬스터는 반드시 목을 잘라 내야만 죽일 수 있단다.”
“그럼 어떡하죠? 특무부 요원들은 괜찮을까요?”
“방금 상황을 알렸으니 크게 위험하진 않을 게다. 지금은 어디 숨어서 회복 중이겠지. 놈이 완전히 재생하기 전에 처리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야.”
“휴…. 뱀파이어는 정말 엄청난 존재군요.”
한수호는 자신도 연기가 꽤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백윤후도 그렇지만, 너도 정말 대책 없는 녀석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뉴에르다에서 어디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게이트에 무작정 뛰어들다니….”
“죄송합니다.”
“네가 죄송할 건 없다. 다만, 앞으로 그런 수상한 게이트를 만나면 반드시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해라.”
“네, 교수님.”
한수호의 연기는 훌륭하게 통했다.
지평학도, 홍수빈도 한수호가 거기서 무슨 짓을 벌였는지는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네가 평가 점수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거구나.”
“네?”
“네 가슴 보호대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최후 생존이 인정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아…. 네.”
이번 중간 평가에서 최종 생존자들에게는 생존 점수 100점이 주어지지만, 한수호는 보호대가 파괴되어 점수를 받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지 교수님. 장태산의 경우는 예외로 인정하고 제대로 점수를 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홍수빈은 고의도 아니고 백윤후를 구하려다가 어쩔 수 없이 부서진 건데 생존 점수를 주지 않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평학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가슴 보호대가 망가져 탈락한 녀석들이 네 명이나 된다네.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녀석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 생존 점수를 주면 다른 학생들도 똑같이 적용시킬 수밖에 없지. 형평성에 어긋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 점수가 없다 해도 이 녀석 점수는 상위 3% 안에 든다네. 그러니 형평성을 지키는 게 맞지 않을까?”
지평학은 한수호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었다.
알파 개체를 쓰러뜨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백윤후를 구해냈으며, 뱀파이어까지 잠복기에 들 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추가 점수를 얹어 줘도 모자랄 판인데 형평성을 이유로 받아야 할 점수마저 주지 않겠다니.
하지만 한수호 입장에서는 그다지 나쁜 상황이 아니었다.
지평학은 한수호가 한 일을 최대한 감춰 주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친 것이었다.
이건 한수호도 바라 마지않는 일이다.
괜히 추가 점수를 주겠다며 소란을 일으키느니 생존 점수를 포기하고 수면 아래로 감춰지는 편이 훨씬 나았다.
“전 괜찮습니다.”
“고맙구나. 대신 네가 한 일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조치해 두마.”
지평학이 웃으며 하는 말에 한수호는 그저 감사하다고 인사만 전할 뿐이었다.
잠시 후, 한수호는 막사를 빠져나왔다.
다른 학생들은 이미 한참 전에 게이트를 통해 지구로 향해서 시작 지점의 부대에 남아 있는 학생은 한수호밖에 없었다.
한수호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군인들과 마공사들을 대충 살피며 게이트로 향했다.
그러다 멀리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올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아스루나…. 이미 멸망해 버린 세상이라 이건가?”
* * *
한수호는 바로 지구 쪽 게이트로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조교수에게 공법폰을 돌려받은 뒤, 그의 지시에 따라 부대 바로 옆에 위치한 마나 정제소를 찾았다.
마나 정제소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장소는 아니었다.
똑같이 막사로 된 장소였으며, 그곳엔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 커다란 기계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학생. 라이선스부터 주겠어요?”
마나 정제소엔 하얀 가운을 걸친 20대 후반의 여자가 머무르고 있었다.
그녀는 몬스터의 심장을 받아 마나를 정제하는 담당자였고, 좀 전까지 30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에게 심장을 받아 마나를 정제하느라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
1시간 동안 정제한 몬스터의 심장 개수가 대충 60개는 되는 것 같았다.
한수호는 라이선스를 건넸다.
여자는 라이선스를 받자마자 기계장치에 살짝 끼워 넣었다.
“흠. 장태산 학생이군요? 어디 보자, 이쪽으로 전달된 몬스터 심장은…. 어마? 스물여섯 개? 혼자서 이렇게나 많이 잡았어요? 와, 엄청나네요?’
여성이 화면에 뜬 자료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
놀란 건 한수호도 마찬가지.
그가 시작 지점으로 와서 조교수에게 넘긴 심장은 다 해서 14개였다.
그런데 게이트를 건너와 마주한 마나 정제소의 담당자는 26개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한수호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지평학 교수로군.’
막사에서 지평학 교수가 말했던 ‘확실한 보상’이 바로 이 몬스터 심장인 모양이었다.
아마도 지평학 교수가 학생들을 구하면서 해치운 중형 놀들의 심장을 한수호 이름으로 정제소에 넘겼으리라.
한수호는 지평학 교수의 진짜 정체가 권존 김무광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이런 관심이 꽤 부담스러웠다.
그의 이런 관심이 지속되다 보면, 한수호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
‘언제 한번 탁 터놓고 이야길 해 봐야겠는데?’
한수호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마나 정제소의 담당자는 뭔가 계속 이야길 하고 있었다.
“…는 이해하셨죠? 그러니까 마나 정제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거예요. 정제된 마나를 코어에 담아 본인이 가질지, 아니면 코어를 정부에 넘기는 대신 업적 수치를 얻을지를 말이죠.”
뒷말밖에 듣지 못 했지만 담당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바로 이해했다.
몬스터의 심장에서 정제한 마나는 특별히 제작된 소형 코어에 담기게 되는데, 그게 바로 구슬처럼 생긴 마나 코어다.
그 마나 코어는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인다.
몬스터를 해치우는 데 큰 위력을 발휘하는 마나 웨폰에 장착된다거나, 각종 첨단 기계장치의 강력한 동력원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이 마나 코어는 보통 개인이 가져가 봐야 그다지 쓸모가 없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무기를 만든다거나 거대한 마법 장치를 작동시키는 일을 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마공사들은 이 마나 코어를 정부에 넘기고, 그 대신 업적 수치를 얻는 게 보통이었다.
마나 코어는 아무리 낮아도 기본 업적 수치를 100 이상 올려주기 때문에 값어치가 상당했다.
다만, F급의 마나 코어 하나를 만들어 내는 데만도 상당한 양의 몬스터 심장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을 뿐.
죽은 몬스터의 심장에 남겨지는 마나는 그리 많지가 않다.
게다가 그 심장에서 마나를 정제해 내면 더욱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마나 코어를 만드는데 필요한 심장의 숫자가 적지 않은 것이다.
“학생도 알겠지만, 마나 코어를 정부에 넘기면 마나 정제 비용과 코어 비용은 들지 않아요. 모든 게 무료인 거죠. 하지만 코어를 개인이 갖게 되면 큰 비용이 들어가게 되죠.”
“비용은 얼마나 됩니까?”
“음. 심장 하나를 정제하는데 100만 원이고요. 코어 가격은 천차만별이랍니다. F급 코어는 천만 원, E급은 오천만 원, D급은 1억이에요.”
한수호도 가격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확인차 물어본 것이다.
어차피 한수호는 마나 코어로 업적 수치를 얻어낼 생각이 없었다.
그에겐 이미 A급의 엄청난 마나 코어가 있었으니 정제 비용만 내면 되는 것이다.
26개의 심장으로 얼마나 되는 마나량을 정제해 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코어가 꽉 채워지기만 하면 월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코어가 있으니 정제만 부탁드립니다.”
“아, 그래요? 개인 코어를 가지고 있다니, 굉장히 부럽네요.”
담당자는 정말 부러운 눈빛이었다.
기껏해야 스무 살 정도로 보이는 학생인데 기본이 천만 원이 되는 코어를 아무렇지 않게 들고 다닌다는 건 상당한 집안의 자식이란 의미였으니까.
“그럼 코어를 줘 볼래요?”
담당자의 말에 한수호는 공법폰을 분리해 안에서 A급 마나 코어를 꺼냈다.
선명한 남색 코어.
담당자는 코어를 건네받으며 입을 쩍 벌렸다.
“A급…?”
학생이 가지고 있다길래 F급이나 잘해봐야 E급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A급 코어다.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10억을 호가하는 엄청난 물건이었다.
그런걸 공법폰에 대충 끼워 넣고 다니다니.
도대체 얼마나 부자이면 이런 행동이 가능할까?
코어를 받은 담당자의 손마저 덜덜 떨린다.
이곳이 마나 정제소이긴 해도, 고작 8급의 게이트 옆이기 때문에 보관 중인 코어 수준은 C급이 최고였다.
즉, 담당자도 아직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는 A급 코어가 지금 그녀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저, 정제 시작할게요.”
담당자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매우 조심스러운 손길로 코어를 장치에 넣은 뒤, 심장을 꺼내와 하나하나 정제하기 시작했다.
코어에 정제된 마나가 담기는 과정은 한수호도 모두 지켜볼 수 있었다.
커다란 기계장치의 곳곳에서 굉장한 기계음이 들리며 형형색색의 불빛이 깜빡거린다.
기계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심장이 든 캡슐 안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만 봐도 뭔가 신비스러운 느낌이었다.
증기터빈 장치를 연상하게 하는 기계장치의 앞쪽엔 손바닥만 한 화면이 있었고, 거기엔 마나 코어로 정제되어 담기고 있는 마나량이 수치화되어 보였다.
[마나량: 26]
[마나량: 31]
…
[마나량: 66]
8번째 심장까지는 정제 한 번에 5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그런데 9번째부터 늘어나는 수치가 확 달라졌다.
[마나량: 72]
…
[마나량: 115]
[마나량: 129]
….
9번째부터는 최소 16에서 24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5번째 심장까지 모두 정제했을 때, 코어에 담긴 마나량은 무려 406까지 올랐다.
그 이유는 17개의 심장이 중형 놀의 것이기 때문.
드디어 마지막 심장이었다.
담당자가 보관 박스에서 꺼내든 심장은 다른 것보다 훨씬 크고 더욱 붉었다.
“이건 상당히 크네요? 여의도 게이트에 이런 크기의 심장을 가진 몬스터가 있었던가?”
담당자는 아직 게이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쥐고 있는 심장이 바로 알파 개체의 것이라는 건 짐작도 못 했다.
잠시 후 정제 결과가 한수호의 눈앞에 나타났다.
[마나량: 728]
알파 개체의 심장 하나로 마나량이 무려 322나 채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