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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104화 (104/375)

104화

부우우웅-

한수호는 김재우의 픽업트럭에 타고 가까운 9급 던전을 향해 이동 중이었다.

“자, 이거 받아라.”

김재우가 전방을 주시하며 조수석의 한수호에게 작은 은색병을 건넸다.

“역시, 약속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지키시네요. 감사합니다.”

“내가 약속 안 지키는 놈들은 상종을 안 하는 편이거든. 크흠. 그런데, 그 음료는 네가 마시려고? 위험한 던전에 들어갈 생각이라면 관둬라. 저번에 겪은 걸로 이미 충분하거든?”

김재우는 청계천 던전에서 동료를 넷이나 잃은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물론, 그중 두 명은 팀장인 윤재희와 다른 동료를 배신하고 죽게 만들었으니 죽어 마땅했다.

하지만 다른 두 요원의 죽음은 너무도 억울했다.

게다가 윤재희도 죽을 뻔했고, 한수호는 죽다 살아났다.

두 번 다시는 그런 위험한 일에 두 사람을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이거 제가 먹을 거 아닌데요? 그리고 특별히 위험한 일은 없을 거예요.”

“그 거짓말 진짜냐?”

김재우가 가재 눈을 뜨며 살짝 흘겨봤다.

“어허, 전방주시! 아무리 자율 주행이 완벽해졌다고 해도 전방 주시 태만은 불법이라고요.”

“아이고,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으시네요.”

“저 번데기 아닌데요. 그보다는 훨씬 더 크고 웅장한….”

“하! 어린 노므시키가 어른 앞에서!”

“아, 왜요? 크고 웅장한 넓은 마음씨를 가졌다는 건데요?”

곧장 말을 돌려버리자 김재우는 헛웃음을 흘렸다.

“헛소린 그쯤하고. 암튼, 나노 음료 그거 귀한 거니까 함부로 낭비하지나 마라.”

“네네. 걱정 마세요.”

한수호는 나노 음료를 얼른 아공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근데, 너…. 오늘 무장 상태가 뭐 그리 허술해?”

그래도 지난번엔 등에 정글도 같이 생긴 검이라도 차고 있더니 지금은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았다.

“다 준비해 왔으니까 걱정 마요. 그리고 오늘은 그다지 위험할 거 없다니까요?”

한수호가 웃으며 대답하자, 김재우는 입을 삐죽거렸다.

“너 그거 플래그다. 영화 보면 그런 말 하면 꼭 위험해지더라.”

“그럼 주인공은 절대 죽을 일 없다는 것도 알겠네요?”

“자신이 주인공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야. 엑스트라의 마음을 가지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늘 대비해야 하지.”

“왜 자꾸 안 좋은 쪽으로 이야길 끌고 가요? 오늘 이상하시네.”

한수호가 투덜대자 김재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다시는 너 병원에 드러눕는 거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래. 그러니 혼자 잘난 척 영웅놀이 하는 건 그만둬라.”

김재우의 표정은 나름 진지했다.

그리고 그의 말에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알았어요. 앞으로는 꼭 형한테 도움을 요청할게요. 그럼 됐죠?”

“아니, 내 말은 도움을 요청하라는 게 아니라 아예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에휴. 됐다. 어쨌든 최대한 조심하라고.”

“네. 그럴게요.”

김재우의 진지함에 한수호도 더는 장난식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30분 뒤, 김재우가 모는 차량은 화곡동에 위치한 9급 던전, ‘전갈의 숲’ 근처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내리려고 할 때, 한수호가 김재우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요.”

“어? 왜?”

“부탁이 있어요.”

한수호는 내친김에 이산의 딸이 타고 다니던 차 번호 조회와 방태식에 대한 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려는 것이다.

다만, 지금 바로 해달라고 하면 해킹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는 김재우의 폰으로 연락할 것이 뻔했기에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부탁? 뭔데?”

“차량 번호 하나만 조회해 줘요. 단, 지금 말고 내일 특무부로 출근한 다음에요.”

“그 정도는 바로 전화 한 통화만 해도 가능한데?”

“전화는 절대 안 돼요. 그리고 제가 부탁했다는 사실은 누구한테도 알려지면 안 되고요.”

사뭇 진지한 당부에 김재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정 그렇다면야…. 그게 끝?”

“하나 더요.”

“말해봐.”

“방태식. 그 이름에 대한 정보를 좀 구해줘요.”

“…!”

이번엔 김재우도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 그 이름 어떻게 알아? 아직 뉴스에도 안 뜬 사건인데?”

“사건…. 이요? 그건 또 무슨….”

“뭐야. 너 며칠 전에 인천에서 터진 살인 사건에 대해 알고 그 이름 알아봐 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당연히 아니다.

한수호가 방태식을 조사하려는 건, 장한설의 기억상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일단, 그건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사건인데 그렇게 놀라요? 말해 줄 거죠?”

“끄응….”

김재우는 자기 입을 확 때리고 싶었다.

제 입으로 비밀 정보를 내뱉고 말았으니까.

그냥 아니라고 무마하기엔 한수호의 집요함이 보통이 아니었다.

“말은 해 주겠다만, 절대 거기에 관여할 생각은 하지 마라.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야.”

표정이 드물게 심각한 거로 봐서는 보통 사건이 아닌 모양.

어차피 방태식에 대한 정보만 알아볼 생각이라서 깊게 관여할 일은 없었다.

“알았으니까, 말해 줘요.”

“사실은….”

이어지는 김재우의 말은 실로 경악스러웠다.

이틀 전, 인천의 한 폐건물에서 세 구의 참혹한 시체가 발견되었다.

희생자는 40대 부부인 황도범, 조윤혜와 그들의 아들인 황윤성.

발견 당시, 그들의 시신 상태는 매우 끔찍했다.

셋 다 온몸의 피를 빨린 것처럼 바짝 마른 미라 상태였는데, 모두 머리만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부부의 머리는 그곳에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방파제에서 발견되었지만 황윤성의 머리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된 부부의 머리 아래엔 기괴한 장치들이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고 하는데, 마치, 인간의 머리를 기계에 결합하는 끔찍한 실험을 하다가 내버려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경찰과 특무부는 즉시 주변 CCTV를 모두 확인했고, 영상을 통해 방태식이라는 이름의 마공사가 범인이라고 특정해 냈다.

그런데 곧바로 정의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안 그래도 정의국 요원들은 얼마 전부터 방태식을 뒤쫓던 중이었고, 포위망을 좁혀가던 차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는 것.

사실 희생자는 한 명이 더 있었다.

부부의 딸인 황가련.

15살의 황가련 역시 폐건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약간의 흔적만 남았을 뿐, 소녀의 시체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한수호는 경악했다.

방태식의 살해 수법이 너무 끔찍해서가 아니었다.

‘황가련이라고? 설마 월미도에서 내가 살려준 그 황가련?’

두 달 전, 한수호는 인천 월미도에서 황가련과 그의 가족을 게이트 폭주에서 구해냄으로써 미래에 탄생하게 될 염의 마녀를 사라지게 했었다.

그런데, 마치 노린 듯이 그녀의 가족이 살해당했고, 황가련 본인은 실종되어 버렸다.

가족이 처참히 살해당한 이상, 황가련의 각성은 결국 이루어졌을 터. 끝내 염의 마녀가 탄생하는 걸 막지 못한 것이다.

“너도 놀랍지? 방태식, 그 괴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간과 기계를 결합시키는 끔찍한 생체실험을 해왔다더라고. 그놈 특성이 생체 조작이라든가?”

“….”

한수호는 말이 없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방태식이 황가련의 가족을 콕 집어 살해했다는 건, 그녀가 미래에 염의 마녀가 된다는 걸 알고 각성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는 말과 같았다.

‘나 말고 회귀자가 또 있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이 상황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함께 회귀했을 걸로 가장 의심했던 이대성은 이미 한수호의 손에 죽었으니 방태식이 회귀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자가 이프리트의 수장일까?’

부모의 단체 사진 속에는 없지만, 어쩌면 이프리트의 수장은 하나가 아닐지도 모른다.

“뭐 그렇게 심각해? 너 설마 방태식 때려잡겠다고 방방 뛸 건 아니지?”

“네? 아니요. 그럴 리가요. 일단, 알았으니까 그자에 대한 정보 좀 저한테 넘겨줄 수 있어요?”

“그건 나도 어렵다. 노력은 해보겠지만, 그 사건과 관련해서 특무부랑 정의국 모두가 긴장 상태거든. 정보 빼다가 걸리면 나도 모가지야.”

“아….”

이 정도로 사건이 커졌으면 아무리 김재우라고 해도 부탁을 들어주기는 힘들다.

한수호는 김재우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바로 포기했다.

“그럼 없었던 걸로 해요. 차량 조회만 해 주세요.”

“그래. 그건 내일 출근해서 바로 해주마. 그런데, 너. 방태식 이름은 어디서 들은 거냐?”

이제 김재우의 추궁이 시작됐다.

하지만 한수호는 이미 뭐라고 둘러댈지 준비해둔 상황.

“백윤후요.”

“백윤후? 정의국 백진성 국장의 아들?”

“네. 맞아요. 중간 평가 때, 저랑 트러블이 좀 있었거든요. 그 녀석이 방태식이라는 이름을 들먹이면서 날 제물로 바치네, 마네 하며 저주를 퍼붓더라고요.”

“허…. 그래서 그 이름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이거네?”

“그렇죠, 뭐.”

말이 안 되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신빙성이 있다.

김재우는 입맛을 다시며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 피식 웃고 말았다.

“백진성 국장은 크게 난 인물인데, 그 아들은 참 별 볼일 없구만.”

“그러게요.”

한수호도 맞장구쳐주며 떨떠름하게 웃어 보였다.

* * *

한수호와 김재우는 던전 앞에 서 있었다.

화곡동 9급 던전, ‘전갈의 숲’.

한수호가 개조를 이용해 정보를 살펴보니, 위험도는 1밖에 되지 않았다.

던전의 보유 포인트는 5천이었고, 발자크가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이었다.

‘5천이면 나쁘지 않네.’

바로 포인트 흡수를 진행했고, 위험도가 2로 올랐다.

여전히 발자크의 관심과 먼 상태여서 안심하고 그곳을 뜰 수 있었다.

“여긴 위험도 2에요. 다음은 목동 던전으로 가죠. 거기도 9급이니까 위험은 없을 거예요.”

한수호가 차로 돌아가며 한 말에 김재우는 조금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너, 정말 던전 위험도 제대로 보고 있는 거 맞냐? 내가 확인 못 한다고 대충 막 던지는 말 아니지?”

“그랬다가 큰일 나려고요? 저 못 믿으면 이 작업 끝내야죠, 뭐.”

“아니, 못 믿는다는 건 아니고. 솔직히 너무 궁금해서 그런다.”

김재우는 정말 궁금한 얼굴이었다.

답답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있으면 습관적으로 입을 상하좌우로 삐죽거리는데, 지금 김재우의 입이 딱 그랬으니까.

“뭐가 궁금한데요?”

“생각해 봐. 마공사가 특성을 하나 이상 가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잖아.”

“그게 정설이니까요.”

“그럼 넌 뭐냐 이거지. 이미 열화기라는 특성을 갖고 있잖아? 그런데 대체 뭔 수로 던전의 위험도를 알아낼 수 있는데?”

이건 김재우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당연히 궁금해할 문제였다.

자연 각성과 강제 각성으로 특성 두 개를 가진 것도 아닌데 그냥 던전 게이트를 잠시 지켜보는 것만으로 위험도를 파악해 낸다는 건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한수호는 그에 대한 답을 이렇게 내놨다.

“저번에도 말했죠? 제 감이 남다르다고요. 특성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초자연적인 감각이라고 보면 돼요.”

“거참, 신기하단 말이야. 네 말을 이렇게 직접 들으면 그렇구나 하고 이해가 되거든? 근데 또 뒤돌아서면 갑자기 이해가 안 된단 말이지?”

“쉽네요. 그냥 뒤돌지 말고 가요.’

“…. 응?”

한수호가 엉뚱한 소릴 하고는 바로 차에 올라타자 김재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두 사람은 다시 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오전 11시에 김재우를 만나 던전을 돌기 시작한 지 7시간이 지났을 때, 두 사람은 무려 일곱 개의 던전을 돌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한수호는 무려 4만2천이라는 엄청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

대충 이 정도면 나노 음료의 마나 회로를 살짝 개조하는 데는 충분할 것 같기도 했다.

“이제 오늘은 그만할까?”

“음…. 딱 한 곳만 더 가보죠.”

한수호는 뭔가 아쉬움이 느껴져서 한군데만 더 돌기로 했다.

“괜찮겠어? 내일부터 다시 수업이잖아?”

“학생이 수업 듣는 게 뭐 힘들다고 걱정을 해요? 전 괜찮으니까, 석촌 호수로 가요.”

다음 목적지는 잠실 석촌 호수 던전, ‘요마의 호수’였다.

오늘은 두 번째로 마주하는 8급 던전이었고, 많은 남자 마공사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기도 했다.

요마의 호수에서 나오는 몬스터는 대부분 여성체.

상체만 여성체이고 하체는 물고기이지만 따로 옷을 걸치지 않기에 남자 마공사들이 자주 찾는 편이었다.

이 여성체 몬스터의 이름은 세이렌으로, 전설상에 등장하는 반인반조의 마녀와 상당히 닮은 모습이었다.

“그럼 석촌 던전이 끝이다?”

“네. 일구이언 안 해요.”

“공자 앞에서 문자쓴다. 으이그.”

“공자가 어디에 있는데요?”

한수호가 손으로 미간을 가리며 두리번거리는 시늉을 하자 김재우는 큭큭 웃으며 차를 몰아갔다.

20여 분 뒤, 그들은 한때 석촌 호수의 놀이동산으로 유명했던 ‘매직 아일랜드’ 섬에 진입했다.

놀이동산이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그곳은, 이제 군부대가 들어서서 사방을 철저히 감시 중이었다.

섬 중앙.

그곳에 게이트가 있었다.

한수호는 김재우와 함께 게이트 앞에 섰고, 바로 정보를 훑었다.

[8급 던전 ‘요마의 호수’]

-보유 포인트: 30,000LP

-위험도: ★★☆☆☆☆☆☆☆☆

-아스루나 대륙의 8급 몬스터 요마의 호수입니다.

-요마의 여왕이 운명의 끈을 연결할 대상을 찾고 있습니다.

-발자크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포인트를 흡수하면 던전의 위험도가 상승하여 클리어 보상 수준이 상승합니다. 포인트를 흡수하겠습니까?

YES/NO

‘8급짜리 던전인데 포인트가 3만?’

예상외였다.

위험도가 2밖에 안 되는데도 던전이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가 상당하다.

마공사들은 이곳의 몬스터에게 세이렌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지만 한수호가 보는 정보상에는 요마로 표시되고 있었다.

‘위험도가 2니까 한 번쯤은 괜찮겠지?’

포인트 3만의 유혹은 상당히 컸다.

한수호는 별걱정 없이 YES를 선택했다.

>>포인트를 흡수하였습니다.

>>획득 포인트: 30,000LP

>>위험도가 상승하였습니다.

>>던전에 포인트가 축적되기 시작합니다. [29:23:59:56]

>>포인트 축적이 끝나면 포인트 재흡수가 가능합니다.

보기만 해도 뿌듯해지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런데 한수호의 감이 이상하게 싸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게 뭔가 잘못 건드린 것 같다는 기분이랄까?

깜짝 놀란 한수호는 급히 던전의 정보를 살폈고,

[7급 던전 ‘라라의 호수’]

-보유 포인트: 1LP

-위험도: ★★★☆☆☆☆☆☆☆

-아스루나 대륙의 6급 몬스터 라라가 깨어납니다.

-요마의 여왕, 라라가 운명의 끈을 연결할 대상을 찾고 있습니다.

-발자크가 라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너무도 엉뚱한 상황에 헛숨을 들이마시고 말았다.

요마의 호수가 라라의 호수로 바뀌었고, 8급에서 7급 던전으로 바뀌었는데 신기하게도 6급 몬스터 라라가 깨어났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발자크였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발자크가 던전이 아닌, 몬스터 라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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