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한수호를 비롯한 친구들이 게이트로 들어간 직후였다.
매표소 쪽으로 한 사람이 다가섰다.
눈에 확 띄는 금발에 선글라스를 낀 여인.
그녀는 매표소 직원에게 10만 원 권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방금 들어간 학생들이요. 어떤 메뉴를 골랐는지 알 수 있을까요?”
여인, 이하이는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며 배시시 웃음을 그렸다.
“아, 그 학생들이요? 어린 학생들끼리 이런 곳에 와서 놀라셨나 보다. 걔들 다 마공 아카데미 학생이에요. 돈도 많아서 1인당 천만 원짜리 1박 티켓을 구매하더라고요.”
매표소 여직원은 자연스럽게 대답해 주며 이하이의 손에서 돈을 슬쩍 챙겨갔다.
“저도 같은 거로 주세요.”
“어머! 손님도 1박 하시게요? 예약은 하셨….”
스윽
이하이의 손에 다시 10만 원 권이 들리자 여직원은 아무 소리 없이 삼도천 1박 티켓을 끊어주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세요!”
여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자리를 뜬 이하이는 잠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운전석에 올라탄 그녀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아빠.”
-오, 그래. 일은 어떻게 됐지?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이하이의 표정이 다소 무거워졌다.
“하윤이 말이야. 아무래도 장태산하고 친한 모양이야. 가양 삼도천에서 1박 하는 티켓을 샀더라고.”
-뭐! 1박 티켓? 몇 명이서?
“남자애 셋에 여자애는 넷. 알아보니까 다들 아카데미에서 유명한 녀석들이더라고.”
이하이는 아버지 이산에게 자신이 알아낸 정보를 전달했다.
그 정보엔 장태산의 특성이 무언지, 그리고 누구와 친하며, 교우 관계는 어떤지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지평학 교수는 뭐라고 하더냐?
“아빠도 알잖아. 그 교수는 명중 씨가 아니면 우리랑 대화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거.”
-허. 그 양반은 그 나이 먹도록 아직도 고집불통이구나. 할 수 없지. 그보다 넌 이제 어쩌려고?
“나도 따라가 볼까 해.”
이하이가 눈을 반짝였다.
원래는 장태산이라는 학생의 근황을 확인하려고 접근했던 건데, 두 살 아래 동생인 이하윤이 끼어든 이상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너도 알다시피 가양 게이트는 위험군에 속한 곳이야. 지금 거길 들쑤셨다가는 이프리트에서 눈치챌지도 모른다고.
“나도 잘 알지. 그래서 더 가 보려는 거야. 가는 김에 보더쉘터 상태도 확인해 볼게.”
-혹시 모르니 김 대표한테는 내가 미리 언질해 두마.
“에이,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명중 씨…. 안 그래도 바쁜 사람이야. 이런 일 정도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자.”
-끄응. 너 이 녀석. 아직 시집도 안 갔으면서 벌써 김 대표 편만 드는 거냐? 이래서 딸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말이 나오지. 휴우….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러네. 암튼, 내일 귀환하면 연락할게요.”
이하이는 그렇게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귀를 잠시 만지작거렸다.
순간, 물방울 모양의 푸른 귀걸이가 환하게 빛을 내더니 그녀의 손 위로 기다란 장검 한 자루가 번쩍하고 나타났다.
잠시 검을 쓰다듬던 이하이는 등 뒤에 검을 둘러매고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게이트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장태산. 하윤이 신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널 가만 놔두지 않겠어.’
이하이는 자신과 동갑인 장태산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첫째로, 이하윤이 장태산을 너무 잘 따른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둘째로 주변의 시선을 확 끌어당길 정도로 잘생긴 외모는 짜증이 날 정도로 싫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하이도 장태산의 정확한 실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버지 이산이 제작한 스캔 렌즈로 읽히는 장태산의 마나력은 300을 조금 넘는 수준.
수치상으로는 분명 진급 중반 정도인데, 장태산에게서 느껴지는 힘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이하이는 극도로 감각이 발달되어 있어 굳이 측정기 같은 도움이 없어도 상대의 강함을 어느 정도 읽어낼 수가 있다.
그녀의 감각으로 전해지는 장태산의 힘은 궁급 이상.
스캔 렌즈로 읽어낸 결과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이 스캔 렌즈는 이산이 제작한 것이니 절대 오류가 있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감각이 잘못된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감각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했으니까.
그래서 장태산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늘 베일에 싸여서 정체를 파악할 수 없게 만드는 이프리트의 인물들 위로 장태산이 이상하게 겹쳐지는 느낌이었다.
‘걸리기만 해봐. 아주 작살을 내줄 테니까.’
이하이는 그렇게 다짐하며 가양 게이트에 발을 내디뎠다.
* * *
“우와아아아-!”
게이트를 나선 양소혜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쩍 벌렸다.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거대한 나무가 모두의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계수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딱 이런 모습이리라.
무릎까지 자란 풀들이 쫙 깔린 야트막한 동산.
그 위에 하늘을 관통하듯 우뚝 솟은 나무의 크기는 정말 압도적으로 거대했다.
마치 빌딩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나무 기둥은 지름만 해도 100미터는 될 것 같았고, 높이는 아예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
가양 삼도천의 음식점과 호텔은 바로 그 나무 위에 건설되어 있었다.
음식점도, 호텔도 모두 목재로 지어졌다.
돈을 얼마나 처발랐는지 거대한 나무 위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지어진 건물들은 위화감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말로만 듣던 거랑 직접 보는 거랑 이렇게 다르네.”
장한설도 처음 와본 것이라 굉장히 놀란 눈치였다.
“빨리 올라가면 안 될까? 다들 우리만 보는 거 같아….”
신소이가 몸을 움츠린 채 꺼낸 말에 최지혁이 주변을 살폈다.
거대한 나무를 빙 두른 목책 위에서 사주경계를 하고 있던 용병들이 이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나이 든 부자들이나 능력 좋은 마공사들이나 찾아오는 이곳에 어린 학생들이 나타났으니 신기한 듯 쳐다보는 것이다.
“얼른 가자. 괜히 쑥스럽네.”
양소혜가 친구들을 소 몰듯이 몰아서 나무로 만들어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가까이 다가간 나무는 더욱 엄청났다.
한눈에 다 넣기도 힘들 정도로 크고, 높았다.
나무가 너무 크다 보니 계단으로는 저 높은 곳에 위치한 음식점에 오늘 안으로 도착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나무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조차 나무로 만들어진 거라 괜히 불안했는데, 막상 타 보니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안정적이었다.
안전장치도 훌륭히 마련되어 있어서 떨어질 걱정도 없었다.
휘이이이잉
엘리베이터는 작은 소음을 내며 빠르게 상승했다.
점점 시야가 넓어지면서 주변의 모습을 훤히 볼 수 있었다.
나무가 있는 언덕 아래쪽은 모두 울창한 숲이었다.
군데군데 바위산도 보였고, 산 위를 날아다니는 커다란 정체불명의 새도 눈에 띄었다.
“대박. 여기서 판타지 영화 찍으면 아주 죽이겠는데?”
양소혜는 여전히 놀라움을 지우지 못하고 감탄하는 중이었다.
“그치? 이 나무를 배경으로 오크 군세와 인간 군세가 대규모 전쟁을 벌이는 광경은 생각만 해도 짜릿한데? 막 파이어볼 날리고, 화살도 비처럼 쏘고 말이지.”
장한설이 웅장한 전쟁을 떠올리며 꺼낸 말에 양소혜가 손사래를 쳤다.
“야야, 뭔 전쟁이야? 이런 장소에선 로멘스가 제격이지. 나무둥치에 나란히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기사와 공주! 몬스터의 습격에 공주를 지키고자 목숨을 걸고 나서는 금발의 기사! 아우, 심장 떨려라.”
양소혜가 두 손까지 맞잡으며 호들갑을 떨자 최지혁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 영화에서 네가 몬스터 역할 하면 딱이겠네. 트롤이나 오거 같은 종류로.”
“야! 너 지금 뭐라는 거냐?”
그때, 한수호가 엘리베이터 안전바를 꽉 잡으며 한마디 했다.
“싸우려거든 내려서 해라. 엘리베이터 흔들려.”
“그러니까. 뭔 여자애 덩치가 웬만한 몬스터 저리가라인지. 자다가 호텔 안 무너지려나 모르겠네.”
최지혁은 끝까지 양소혜를 물고 늘어졌다. 그러다 뒤통수를 맞았음에도 최지혁은 끝까지 나불거렸다.
그들이 그렇게 투닥거리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목적한 음식점에 도착했다.
층수로는 2층이지만, 지상에서의 높이는 3백 미터가 넘는 엄청난 곳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운동장처럼 넓은 앞마당과 그 뒤에 그린 듯이 자리한 ‘스카이 우드캐슬’이라는 휘황찬란한 대형 간판이었다.
분명 나뭇가지 위에 만들어진 장소인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저희 스카이 우드캐슬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곳엔 미리 대기하고 있던 여직원이 유니폼을 입고 다소곳이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전, 오늘 여러분들의 안전은 물론, 삼도천의 훌륭한 음식 맛까지 절대 잊지 못하게 해드릴 스카이 우드캐슬의 우혜미라고 해요. 우선 기본적인 유의 사항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알려드릴 테니 집중해서 잘 들어주시기 바랄게요. 자, 이쪽으로.”
우혜미는 일행들을 데리고 삼도천 앞쪽으로 인솔해 갔다.
그곳엔 손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삼도천의 ‘스카이 우드캐슬’ 통합 안내도가 커다랗게 설치되어 있었다.
어디에 어떤 시설이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출입제한 시간은 몇 시인지 등등이 상세히 적혀져 있었다.
우혜미는 알기 쉽게 그 내용들 설명해 주다가 일행들이 지루해하자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언급했다.
“…. 그러니 내일 오전이 바로 여러분 일정의 피크타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생각해 보세요. 믿음직한 마공사 분들이 파이라를 사냥하는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직접 구경하는 자신을요. 이런 경험은 그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우리 스카이 우드캐슬만의 특별한 서비스랍니다.”
우혜미의 말에 한수호를 제외한 모두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이야 아직 몬스터 사냥을 많이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쳐도, 백윤후까지 무한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 한수호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당연히 한수호의 시선은 백윤후를 살폈고, 그가 ‘파이라 사냥’이라는 말에 침까지 삼키며 혀로 입술을 핥는 걸 보고는 그 이유를 예상할 수 있었다.
‘저 자식, 몬스터 잡아먹고 싶어서 저러는 거 아냐?’
아무래도 백윤후가 1박을 위한 추가 비용을 직접 내면서까지 이곳에 온 이유는 따로 있는 듯했다.
“자, 이제 준비된 식사를 하러 가 보실까요? 정확히 2시간 뒤 내일 여러분들을 책임져 줄 마공사 팀이 찾아갈 거예요. 다들 실력도 좋고, 매너도 좋은 분들이니 웃으며 인사해 주기 바랄게요! 지금까지 스카이 우드캐슬의 우혜미였습니다!”
우혜미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일행들은 드디어 삼도천 한식당 안으로 입장했다.
손님은 생각보다 많았다.
식당 내부가 축구장만큼이나 크지 않았다면 사람들 때문에 답답함을 느꼈을 정도.
이곳을 찾은 손님들에겐 모두 지정 좌석이 주어졌다.
한수호 일행은 1박을 지내는 특별한 손님이라서 지정 좌석이 창가였다.
크고 넓은 10인용 식탁에 자리를 잡은 그들은 창밖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
그러나 놀라움은 배고픔의 욕구에 금세 밀려났고, 양소혜를 필두로 음식이 진열된 장소로 우르르 몰려가 버렸다.
그들 뒤를 쫓아가려던 백윤후를 불러 세운 한수호는 어깨에 손을 걸친 채 창가로 스윽 끌고 가서는 조용히 물었다.
“빨리 불어. 너, 여기에 온 진짜 목적이 뭐야?”
“흠. 확실히 다른 사람에 비해 감이 좋군.”
“말 돌릴 생각하지 말고.”
“너도 알다시피 난 주기적으로 생혈과 근육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혈액 팩이나 소고기로는 아무래도 내 사냥에 대한 갈망이 채워지지 않는단 말이지.”
백윤후는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누가 듣기라도 하면 큰일이기에 주변을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1박을 하면서 몰래 사냥에 나서기라도 하시겠다?”
“여긴 7급 게이트라 위험할 것도 없다. 트롤이나 파이라 정도 되는 몬스터는 날 어찌하기 힘들거든.”
“어이구.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더니. 너 얼마 전까지 트롤이었던 거 까먹었냐?”
백윤후의 육체를 뒤집어쓰기 전에는 트롤의 육체였던 녀석이 트롤을 우습게 말하니 기가 막혔다.
“가르티아는 내가 백열세 번째에 차지한 생명력 쩌는 육체 중 하나였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 됐고. 오늘 밤엔 나랑 같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혼자 사냥 나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
“밤에 할 일…?”
“괜히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렇게만 알고 있어.”
“뭐, 정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이제 가서 좀 먹어도 되나?”
“알았다. 가자 가.”
두 사람은 대화를 마치고 다른 친구들처럼 음식이 잔뜩 쌓인 쪽으로 빠르게 움직여 갔다.
* * *
삼도천 한식당의 음식 맛은 과연 일품이었다.
뷔페라고 해서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건 아닐까 했는데, 절대 그렇지가 않았다.
분야별로 이름난 쉐프가 손님 선호도에 맞춰 즉석에서 끊임없이 음식을 새로 만들고 있어서 맛도, 신선도도 최고였다.
한수호 일행은 한창 크는 나이답게 각자 기본으로 5접시를 먹었고, 지금도 또 두 접시씩 더 챙겨 자리에 앉은 상태였다.
명색이 한정식 집이라 기본 반찬도 상당했기에 이들이 입으로 삼킨 음식의 양은 실제론 더욱 엄청났다.
오죽하면 다른 테이블 손님들이 이들이 먹는 양을 보며 ‘어머, 어머’를 연발했을까.
그렇게 2시간이 거의 지났을 때였다.
어느 정도 손님이 빠져 한가해진 식당 안으로 낯선 인물 넷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주변을 살피다 한수호 일행을 보고는 곧장 다가섰다.
한수호는 그들이 우혜미가 말한 담당 마공사 팀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진급 한 명에, 특급 셋이라. 무난한 조합이군.’
딜러 둘에 탱커 하나, 원거리 하나로 구성된 팀이었는데 다들 피부가 반들반들한 것이 고생을 별로 안 해본 듯한 모습이었다.
“너희들이 아카데미 학생들이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진급 마공사가 학생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맞는데요? 아, 혹시 저희 담당 마공사 팀이신가요?”
장한설이 대장처럼 나서자 마공사 사내가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난 이경호라고 한다. 내일 아침부터 너희들을 캐어해 줄 팀장이고. 여긴 내 팀원들.”
“와, 반갑습니다! 전 장한설이고요, 여긴 양소혜. 신소이, 이하윤이에요. 저기 저 남자애들은 뭐, 이름 몰라도 되죠? 하하핫!”
장한설이 장난처럼 말하며 웃자 마공사들도 함께 웃었다.
“예쁘게 생긴 학생이 말도 재밌게 하네. 아무튼, 반갑다. 음식은 입에 잘 맞았니?”
마공사들 중 유일한 여자가 분위기를 위해 대신 나서서 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카이 우드캐슬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용병 마공사들로, 평소엔 메디컬 게이트 회사의 연구를 위한 몬스터 사냥을 담당한다고 했다.
그러다 지금처럼 1박을 하는 VIP 손님들이 생기면 그들을 캐어하며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체험하게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도 한다는 것.
마공사들은 장한설과 양소혜의 붙임성 좋은 성격 덕분에 금세 친해졌다.
“…. 그러니까 오늘은 다들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해. 내일 집합에 늦으면 돈만 날리는 거니까. 알았지?”
여자 용병, 조미란의 설명에 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밤 풍경은 낯보다 훨씬 아름답지. 방마다 야간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으니까 그걸로 밖을 바라보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을 거야.”
“오, 그래요?”
“자, 그럼 우린 이제 가 볼게. 내일 아침 8시 반까지 통합 안내도 앞으로 모이는 거 잊지 말고!”
“다들 내일 보자꾸나.”
마공사 팀원들과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때, 한수호는 전혀 다른 쪽에 신경을 쓰느라 이쪽 이야길 거의 듣지 못했다.
한수호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마공사 둘과 조용히 대화 중인 노랑머리의 여자였다.
게이트 앞 주차장에 차만 놓고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결국 여기까지 따라 들어왔다.
감지 범위를 벗어난 거리에 있어서 정확한 내용을 알아듣진 못했지만 몇몇 단어로 중요한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여인의 이름이 이하이라는 것.
그리고 이 삼도천에는 야간 이용권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여인이 추가금을 내고 그 이용권을 구매했다는 것.
그리고 밤 9시에 마공사 두 명과 따로 접선해 이 스카이 우드캐슬 밖으로 나갈 예정이라는 것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