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마공사-138화 (138/375)

138화

까드득. 까득.

한수호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드레고니안은 세 뿔 가고일의 뿔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고니야. 체하겠다. 천천히 먹어.”

그사이 한수호는 이 드레고니안 로봇에게 ‘고니’라는 이름까지 붙여주었다.

미야오-

고니는 고양이 같은 울음소리를 내더니 제 발을 한 번 핥고는 다시 뿔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히 제2의 월인데?’

월처럼 눈으로 말하는 건 아니었지만, 고니는 정확하게 한수호의 말 뜻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답을 소리와 행동으로 표현할 줄 알았다.

자가 수복이 끝나면 중형과 대형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될 테니, 그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대형은 드래곤 형태일 테고, 중형은 뭘까?’

하도 예상외의 상황이 많이 발생해서 감히 예상도 하기 힘들었다.

‘어쨌든 그건 나중에 알아보고….’

한수호는 아공간 관통 장갑을 집어 들어 손에 착용했다.

배 앞쪽으로 검은색의 구체가 나타나자 그 안에 담긴 물건들을 밖으로 꺼냈다.

코스트 용량 400의 아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장갑.

장갑의 아공간에는 코스트 총합이 158이나 되는 물건 4개나 들어있었다.

가장 먼저 꺼낸 건 금괴 50개였다.

개당 1킬로그램이나 되는 금괴 50개는 바로 금괴 상자에 던져 넣었다.

이로써 한수호가 가진 금괴는 무려 972개로, 현금화한다면 900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거액이었다.

한수호의 개인 계좌에도 22억이 넘는 금액이 있었으니 한순간에 천 억에 가까운 재산을 지닌 갑부가 된 것이었다.

그다음에 꺼낸 건 네모난 큐브였다.

한수호는 그걸 쥐고 정보를 확인해 봤다.

[아공간 확장팩]

-코스트: 40

-아스루나의 대공학자 ‘지크로우’가 제작한 아공간 확장용 아티팩트입니다.

-아공간류 아티팩트에 사용하여 사용 공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아공간과 관련된 아티팩트가 또 나왔다.

과연 용량을 얼마나 늘려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장팩까지 생긴 이상 아공간 주머니에 크게 연연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걸로 아공간 장갑의 용량을 확장시키면 다른 주머니들은 필요가 없겠는데?’

한수호는 기다릴 것 없이 바로 확장팩을 사용했다.

사용 대상은 당연히 아공간 관통 장갑.

>>’아공간 관통 장갑’에 확장팩을 사용하겠습니까? 사용 시, 최소 50 코스트에서 최대 100 코스트까지 확장됩니다. (YES/NO)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꼼꼼하게 살핀 한수호는 YES를 선택했다.

촤르르르르륵

확장팩 큐브가 수많은 조각으로 분해되더니 아공간 관통 장갑을 휘감기 시작했다.

잠시 후, 끊임없이 꿈틀대던 큐브가 눈 녹듯 사르르 사라졌다.

큐브가 녹아 없어지자 반손가락 장갑의 색이 전과 달라졌다.

원래는 칙칙한 검은색이었는데, 지금은 중간중간 붉은색 문양이 들어가 한결 멋들어져 보였다.

한수호는 장갑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했다.

-코스트: 108/500

대박이었다.

최대로 증가할 수 있는 코스트 100이 전부 적용되었다.

한수호는 주먹을 꽉 쥐며 쾌재를 불렀다.

‘좋았어!’

고민거리 한 가지가 해결되자 한수호는 더욱 가벼운 마음이 되어 다른 아티팩트를 여유롭게 살필 수 있었다.

세 번째로 꺼낸 건 코어였는데, 다른 마나 코어와는 다르게 골프공처럼 표면이 울퉁불퉁했다.

[마나력 배터리 코어]

-코스트: 80

-아스루나의 대공학자 ‘지크로우’가 제작한 마나력 지원용 아티팩트입니다.

-코어에 사용자 등록을 마치면, 사용자와 동일한 마나력이 저장됩니다.

-저장된 마나력을 모두 사용했을 경우, 마나력 재충전까지 24시간이 소요됩니다.

이것 또한 한수호에게 꼭 필요한 물건 중 하나였다.

용형4식을 사용할 경우, 초식 하나에 엄청난 마나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굉장히 껄끄러웠다.

하지만, 이제 이 배터리 코어가 있다면 적어도 한 번은 2천이 넘는 마나력을 단숨에 채워 넣을 수가 있게 되었으니 심장이 하나 더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용자 등록은 쉬웠다.

코어를 쥐고 마나력을 살짝 주입시키자.

>>사용자의 마나 회로가 등록되었습니다. 몸에 소지하고 있으면 24시간 후, 마나력 충전이 완료됩니다.

친절하게 메시지가 등장하여 이해를 도와주었다.

‘이제 마지막이구나.’

장갑의 아공간에 들어있던 네 번째 물건.

그걸 꺼내자 한수호의 눈을 의심케 만드는 정보가 나타났다.

[특수 각성석]

-코스트: 28

-아스루나의 대공학자 ‘지크로우’가 제작한 특수 각성석입니다.

-흡수와 동시에 특성을 각성하게 됩니다.

놀랍게도 그건 각성석이었는데, 각성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이 바로 각성을 이뤄주는 특별한 물건이었다.

특성석은 이미 마나 회로로 새겨져 있는 특성을 흡수할 수 있게 되지만, 이 특수 각성석은 어떤 특성을 획득하게 될지 모른다.

한수호는 새로운 특성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크게 설렜다.

‘지크로우라는 사람도 제작 특성을 가졌나 본데? 대공학자라…. 마공전뇌 이산보다 이 사람이 훨씬 뛰어난데?’

괜히 이산과 지크로우를 비교하던 한수호는 특수 각성석을 손에 꽉 쥐었다.

그리고 마나력을 일으켜 각성석에 주입시켰다.

지징. 징징징.

특수 각성석이 잔 떨림을 일으키며 환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특수 각성석에서 빛이 사그라들 때,

퍼석

각성석이 바스라지며 가루가 되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한수호의 눈앞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성을 획득합니다.

>>특성: 돌파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획득 포인트: 50,000LP

‘돌파?’

새로 얻은 특성의 이름이 좀 애매한 느낌이다.

한수호는 바로 돌파 특성의 설명창을 띄워봤다.

[특성: 돌파]

-엄청난 속도로 공간을 건너뛰며 발생하는 강력한 힘을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성 단계: 1단계(1/5)

-1단계 효과: 초속돌파. 100미터를 1초에 돌파할 수 있게 됩니다.

-쿨타임 2초

-2단계 업그레이트 포인트: 50,000LP

아직 1단계라서 그런지 엄청난 속도 말고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바로 2단계까지 가볼까?’

각성석을 흡수하면서 5만 포인트를 얻었으니 2단계 업그레이드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바로 업그레이드를 선택하자, 오랜만에 보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성: 돌파’의 단계를 업그레이드합니다. 50,000LP가 소모됩니다. YES/NO

한수호는 고민할 것도 없이 YES를 선택했다.

>>’특성: 돌파’가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1단계=>2단계

-2단계 효과: 음속돌파. 500미터를 1초에 돌파할 수 있으며, 사물 관통력를 지니게 됩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단계에선 초속돌파였는데, 2단계에선 음속돌파가 가능해졌다.

‘3단계로 가면 설마 광속돌파가 나오려나?’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돌파 특성의 3단계 업그레이드 포인트가 무려 백만이나 되기 때문이었다.

-3단계 업그레이트 포인트: 1,000,000LP

광폭화는 5단계까지 가야 백만이 필요한데, 돌파는 3단계에서 벌써 백만이다.

그만큼 돌파 특성의 3단계 효과가 엄청나다는 뜻.

한수호는 자신이 보유한 LP가 87만뿐임을 상기하고는 돌파의 3단계 업그레이드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지금은 2단계 만으로도 충분해.’

1초에 500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났다.

음속이 초속 331미터이니, 소리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한수호는 특수 각성석을 사용한 결과에 만족하며 아공간 관통 장갑을 다시 손에 들었다.

이제 장갑의 아공간은 텅텅 비워졌다.

눈앞에 깔린 아티팩트를 모두 집어넣어도 이젠 코스트에 여유가 넘친다.

우선 라그나로크와 용마검 팔찌, 그리고 염마갑의 코어까지 세트로 묶인 착용구를 넣고, 사보텐더의 뇌수로 만든 성수액을 넣었다.

다음으로 금괴 상자를 넣은 뒤, 소원의 묘목과 유엽비도까지 넣으니 코스트가 76까지 찼다.

‘아직도 코스트 여유가 424나 되다니…. 내 배가 다 부르네.’

한수호는 반손가락 장갑을 손에 착용한 다음, 남은 물건들을 살폈다.

‘배터리 코어는 충전을 위해서 하루 정도 내가 달고 다녀야 하니까 일단 주머니에 넣자.’

매추리알만 한 코어는 우선 공법폰 뒤쪽에 잘 끼워 넣었다.

그리고 마나 추출기를 들어 세 뿔 가고일의 심장에 푹 꽂아 넣었다.

이 마나 추출기가 있으면, 굳이 마나 정제소를 찾아가지 않고서도 한수호가 직접 몬스터의 심장에서 마나를 추출해 코어에 담을 수 있었다.

주사기처럼 생긴 추출기의 피스톤 부분을 당기자 심장에서 뽑힌 노란 형광색 기체가 빨려 나왔다.

주사기 표면엔 눈금과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기체가 차오른 위치를 보니 412나 된다.

‘라라한테 줄 코어가 한 방에 해결됐네.’

심장에서 주사기를 뽑자, 심장은 순식간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고 이내 흐물거리며 녹아 사라져 버렸다.

한수호는 라라에게 주려고 준비해둔 마나 코어를 꺼내 거기에 마나 추출기를 꽂아 넣었다.

피스톤을 밀어 넣자 노란 기체는 거침없이 코어 속으로 스며들었다. 하지만 113만큼만 주입되고, 더 이상은 피스톤이 밀어지지 않았다.

코어가 담을 수 있는 마나력의 한계가 600이었으니 당연한 현상이었다.

마나 추출기에 남은 487만큼의 마나력은 마나력 배터리에 주입시켰다. 이로서 한수호의 마나력이 이 배터리에 다 채워지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히 단축되었다.

‘코어도 준비 끝났으니까 이것들도 일단 잘 챙겨 넣고.’

한수호는 마나 추출기와 마나력 600이 꽉 차 있는 코어까지 장갑의 아공간 속에 집어 넣었다.

이제 해결하지 못한 물건은 단 세 개.

세 뿔 가고일의 머리는 바로 옆에서 고니가 열심히 뜯어먹고 있으니 알아서 해결될 문제였다.

남은 건 아캄의 책자와 약탈[2]가 새겨진 특성석뿐.

‘특성석이 먼저겠지?’

메인 메뉴를 가장 나중에 먹듯, 맨 뒤로 빼놨던 검은 특성석.

한수호는 그 어느 때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특성석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특성석으로 마나를 힘껏 밀어넣었다. 순간,

치이이이잉-

특성석이 강한 빛을 뿜어냈고, 몇 초 후에 퍼석 소리를 내며 특성석은 가루로 화했다.

그때, 한수호의 눈앞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지가 등장했다.

>>특성을 획득합니다.

>>특성: 약탈[2]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획득 포인트: 250,000LP

약탈 시리즈 두 번째 특성이라 그런지, 특성을 획득하는 데에도 무려 25만의 포인트가 주어졌다.

이로써 그토록 기다리던 LP 백만이 채워졌다.

‘과연 두 번째 약탈은 어떤 능력일까?’

한수호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약탈[2]의 설명창을 띄워 봤다.

[특성: 약탈[2]]

-약탈 시리즈의 두 번째 버전입니다.

-반경 20미터 이내에 위치한 생명체의 신체를 6시간 동안 약탈합니다.

-피약탈자의 기억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약탈이 이루어지는 동안, 사용자의 신체는 수면에 빠집니다.

-약탈 중에는 피약탈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쿨타임 72시간

설명을 확인한 한수호는 순간적으로 눈이 크게 떠지고 말았다.

약탈[1]로는 상대의 상태 이상을 약탈할 수 있더니, 약탈[2]는 아예 상대의 육체를 약탈할 수가 있었다.

6시간뿐이긴 하지만, 제대로만 사용하면 정말 엄청난 특성이었다.

특히, 약탈 중에 피약탈자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내가 이산의 육체를 약탈하면, 그가 지닌 기억도 내가 모두 가져올 수 있다는 거잖아?’

한수호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이산이었다.

이프리트의 수장이 누구인지,

오래전 부모님과 단체 사진을 찍었던 대신전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사진 속의 인물들 대부분이 죽었으며, 생존한 사람들도 정보가 숨겨진 것인지 한 번에 알 방법이 생긴 것이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게 있었다.

누군가의 육체를 약탈했을 때, 자신의 육체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것.

만약, 이 약탈[2] 특성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몸에 대한 안전부터 확실하게 챙겨야 했다.

그 생각을 하자 한수호의 시선은 자연히 두 곳으로 향했다.

한곳에선 드래곤 봇인 고니가 세 뿔 가고일의 머리를 거의 다 먹어치우고 있었고, 다른 한곳에선 월이 범이와 살이를 데리고 열심히 공사 중이었다.

‘월하고 고니. 이 둘이면 충분하겠지?’

자신이 약탈[2]를 사용할 때, 저 둘을 옆에 붙여 놓으면 적어도 문제가 생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이 두 녀석을 더 강하게 성장시킬 필요가 있겠어.’

한수호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두 몬스터 봇을 한계까지 성장시키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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