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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146화 (146/375)

146화

6시가 되기 5분 전.

한수호는 평범한 차림으로 아카데미 앞으로 나갔다.

아카데미 앞에는 늘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곳에 서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교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시선을 한몸에 받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서은채였으니까.

멀리서도 한눈에 서은채라는 걸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마치 몸이 빛을 내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아담한 키지만 작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훌륭한 비율.

청바지와 흰색 셔츠만 입었는데도 마치 연예인처럼 눈에 확 띄는 외모.

한쪽 어깨엔 기타 케이스를 메고 있어서 음악을 하는 학생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수호는 서은채가 이렇게나 예쁜 아이였다는 걸 이제야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한수호가 다가가자 서은채도 알아봤는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마치 조신한 숙녀라도 되듯 다소곳이 한 손을 들어 살살 흔들었다.

그 모습에 여기저기서 수근거린다.

“와. 저 여자애 엄청 예쁜데? 아이돌 연습생인가?”

“어머! 몸매 비율이 어쩜 저리 좋을까? 비법이 따로 있나 봐!”

“아직 어려 보이는데 막 빛이 난다, 빛이 나.”

어떤 남학생들은 가던 길까지 멈추고 멍하니 서은채를 쳐다보기까지 했다.

한수호는 뜻하지 않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서은채에게 다가서며 손짓했다.

“그러고 있지 말고, 따라와. 뭐 먹을래?”

“나흘 만에 보는데, 인사부터 좀 해요. 오빤 제가 반갑지도 않은가 보네?”

서은채가 뾰로통한 얼굴로 입을 삐죽거리자 한수호는 한숨이 나왔다.

“너 지금 사람들 시선 즐기는 거지? 잔말 말고 따라와.”

“앗, 들켰다. 헤헤.”

서은채는 혀를 쏙 내밀고는 혼자 성큼성큼 가고 있는 한수호를 쪼르르 뒤따랐다.

한수호는 한 블럭 옆에 있는 번화가로 향했다.

수많은 음식점과 놀 거리가 잔뜩 모여 있는 곳으로 가자 서은채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더욱 늘어났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플래쉬가 터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서은채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네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몇 발자국 떨어져서 걷고 있던 한수호는 이 상황이 너무나 불편했기에 근처에 보이는 아무 음식점으로 서은채를 데리고 쑥 들어가 버렸다.

거긴 하필이면 비싼 한우집이었다.

칸막이가 있는 음식점으로 가려다가 이왕 들어온 거 어쩔 수 없다 싶어 그냥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역시나 음식점 안에 있던 사람들한테서도 뜨거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에고. 옷에 고기 냄새 배겠다.”

“싫어도 날 위해서 그냥 먹어라. 자리 옮기는 게 더 스트레스거든?”

“싫다고 안 했는데요? 저 고기 엄청 좋아해요.”

서은채는 일부러 그러는 건지, 또다시 깜찍한 표정으로 웃으며 혀를 날름 내밀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바로 주문이 이어졌다.

그런데 주문을 받는 남자 종업원이 서은채의 미모에 넋이 나갔는지 한참을 어버버 거리고 서 있었다.

어렵사리 주문을 끝낸 한수호는 배시시 웃고 있는 서은채를 다시 찬찬히 살폈다.

특별히 꾸미거나 옷이 화려한 것도 아닌데, 저절로 시선이 가는 외모다.

스스로 빛을 낸다고 해야 할까?

예전엔 몰랐는데 몸매가 드러나게 좀 달라붙는 옷을 입어서 그런지 미모가 더욱 돋보이는 느낌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펑퍼짐한 교복 차림이었고, 던전에서 만났을 땐 모자에 스카프, 두툼한 스웨터까지 걸치고 있어서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하윤이 흉터가 사라지면 가히 쌍벽을 이루겠는데?’

한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이하윤과 서은채를 비교하고 있었다.

그때, 서은채가 눈매를 좁히며 말했다.

“오빠. 지금 다른 여자랑 저 비교했죠?”

“뭐? 갑자기 뭔 소리야? 비교라니…. 그보다. 크흠. 팔은 어때?”

한수호가 아닌 척 급히 말을 돌리자 서은채는 귀엽게 입을 삐죽거리다가 오른팔을 식탁 위에 턱 올려놨다.

“아~주 멀쩡하게 잘 달고 다닌답니다. 이제 와서 돌려달라는 건 아니죠?”

“불편하진 않고?”

“보시다시피, 완전 저랑 찰떡궁합이에요. 피부 느낌이랑 색도 완전 똑같고.”

서은채의 오른팔을 대신하고 있는 암즈는 사람 팔과 하등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다행이네. 그런데, 너…. 설마 오늘 학교 수업 땡땡이 치고 여기 온 건 아니지?”

“땡땡이는 아니고, 조퇴요. 인천에서 여기 오는 게 그리 쉽지는 않더라고요. 헤헤.”

“그럴 거면 주말에 보는 거로 하지 그랬냐?”

“주말엔 오빠도 바쁠 거잖아요. 거절당하기 전에 거절 안 당하는 날로 먼저 찜한 거죠.”

한수호를 대하는 서은채는 조금도 스스럼이 없어 보였다.

마치 수년간 친하게 알고 지낸 동네 오빠를 만난 느낌?

그래서인지 한수호도 다소 불편했던 마음이 편안해 졌다.

“말은 잘한다. 다음부턴 주중에는 여기 오지 않는 거로 해. 학업에 지장 주는 거 네 아빠가 알면 나 맞아 뒤진다.”

“어? 그럼 다음에 또 만나러 와도 된다는 거? 아싸!”

서은채는 한수호의 말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있었다.

“아싸보다 인싸가 좋은 법이다. 넌 나처럼 아싸되지 말고.”

“오빠 아싸였어요? 그 얼굴 가지고 그게 가능해요? 와, 얼굴 함부로 쓰시네.”

“내 얼굴이 뭐?”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거예요? 오빠 얼굴은 절대 아싸가 될 수 없는, 지극히 인싸의 정점을 달리는 얼굴이라고요.”

서은채의 반응에 괜히 농담을 꺼냈다고 후회한 한수호는 바로 화제를 돌렸다.

“그건 됐고. 내가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됐지?”

“어, 그건….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일단 먹고 말하면 안 되요?”

마침 식탁 위로 음식이 깔리고, 고기가 구워지기 시작했다.

고기가 구워지는 향긋한 내음에 한수호도 딱딱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했다.

“그래, 뭐. 일단 먹고 하지 뭐.”

“소주 한 잔?”

“아서라. 난 몰라도, 넌 안돼.”

“누가 나 먹겠데요? 오빠 주려고 그런 거지.”

서은채는 팔 하나가 없는 상태임에도 과하게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신체의 한 부분을 잃은 충격이 결코 작지 않을 텐데도, 서은채는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

한수호는 서은채가 맛있게 고기를 먹는 모습을 보며 이 아이에게 델링그를 준 것과, 오늘 아공간 주머니를 주기로 한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건, 원래대로라면 월미도에서 죽었을 아이를 자신이 살려냈다는 사실이었다.

회귀 전의 삶에서 서한광의 딸은 어린 나이에 죽었다.

당시, 딸의 이름이나 얼굴까지는 알지 못했지만, 태극검왕 서한광에 관련된 정보는 꽤 많이 기억하고 있었기에 그의 딸이 월미도에서 발생한 게이트 웨이브에서 희생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서은채도 어두운 미래에 작게나마 등불이 되어줄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한수호의 바람일 뿐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미래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1시간가량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7시가 훌쩍 넘어가자 서은채가 인천으로 되돌아갈 길을 걱정한 한수호는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자 했다.

“그럼 이제 아까 하던 이야기 계속해 볼까?”

“에이, 뭐에요. 매너 없게. 밥만 먹고 끝내게요? 커피는 아니어도, 과일주스 정도는 사줘야죠.”

“주스?”

순간적으로 한수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서은채를 데리고 커피숍 같은 곳에 가면 또다시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아야 할 게 뻔했다.

그런 분위기에선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가 부담이기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좋은 방법이 있었다.

“너, 내 집에 한번 가볼래?”

“오빠 집? 기숙사요?”

“아니. 요 근처에 내가 따로 마련한 집이 있거든. 괜찮으면 거기 가서 이야기하자.”

집으로 가자는 말에 서은채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잘됐다! 그럼 아예 거기서 하루 묵으면 안 되요? 내일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쉬는데.”

“…. 어?”

혹 떼려다 혹 붙였다.

“아빠한테는 오늘 외삼촌 집에서 잘지도 모른다고 이미 말해 놨으니까 걱정 마요. 어차피 오빤 기숙사에서 잘 테니, 제가 하루 잔다고 해서 안 될 건 없잖아요. 그쵸?”

“음. 어…. 뭐, 그렇긴 한데….”

“그럼 됐네요. 고고고!”

서은채는 신나서 벌떡 일어나서는 옆에 내려둔 기타 케이스부터 챙겼다.

“휴…. 일단 가자.”

한수호는 차마 다른 데 가서 자라고, 아니면 그냥 집에 가라고 말하지 못했다.

아직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재워본 적이 없긴 하지만, 서은채가 그 집에서 하루 묵는다고 해서 무슨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었으니까.

한수호는 계산을 마치고 서은채와 함께 컨테이너 하우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서은채가 먹을 간식거리와 과일음료 등도 여러 개 구매했다.

음식점에서 컨테이너 하우스까지는 불과 1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조금 외진 장소이긴 했지만 번화가가 가까워서 오가는 사람들이 적은 편은 아니었다.

“다 왔다.”

한수호가 컨테이너 하우스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려고 하자 서은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게 집이에요? 그냥…. 공사장 아니고?”

겉으로 보기엔 커다란 컨테이너 세 개가 아무렇게 널브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전혀 달랐다.

한수호는 피식 웃으며 문을 열었다.

“들어가 보고 다시 판단해 봐.”

“….”

서은채는 조심스레 컨테이너 하우스에 들어섰다. 그리고,

“우와아!”

서은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밖과 안이 완전 천지 차이다.

초라하고 지저분해 보이는 바깥과는 다르게, 컨테이너 안은 너무도 예쁘고 안락해 보였다.

서은채는 다다다 뛰어서는 거실 소파에 몸을 날렸다.

“여기 완전 좋은데요?”

“정말 부모님한테 말씀드리고 온 거지?”

“제가 뭐 그런 거로 거짓말 할까 봐서요? 그런 걱정일랑은 붙들어 매시라고요. 아빠한테 걸려서 뒤지게 맞을 일은 없을 테니까.”

서은채는 소파 쿠션을 시험이라도 하는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폴짝거렸다.

“너 아빠랑 사이 안 좋은 거 아니었냐? 그래서 밤 늦게 공원 같은데 혼자 싸돌아다니고 그런 거 아니었어? 게다가 오늘은 어째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그 아저씨들이 한 명도 안 보이네? 이젠 각성했다고 경호원까지 다 떼놓고 다니는 거야?”

한수호가 한꺼번에 질문을 우수수 던지자 서은채가 박장대소했다.

“푸하하! 오빠, 되게 웃기다. 그런 건 집에 오기 전에 물어봤어야죠. 집에 들어와서 자리 잡은 다음에 물어보는 건 또 뭐래?”

“딴소리 말고 대답이나 해.”

“네네. 묻는 말에 대답합니다, 해요. 오빠도 알다시피, 우리 아빠…. 각성 못 한 자식은 사람 취급도 안 해요. 제 친오빠는 14살에 자연 각성했는데 저는 15살이 넘어가도록 각성을 못 했으니 집에서는 완전 버린 자식이었거든요.”

서은채의 말은 이랬다.

태극서가는 할아버지인 서문종부터 아버지 서한광, 오빠인 서병찬까지 모두 자연 각성을 한 대단한 집안이었다.

그렇다 보니 서한광의 혈통에 대한 자부심은 보통이 아니었고, 태극서가의 자식이라면 당연히 자연 각성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 의무감의 희생양이 바로 서은채였다.

서한광은 13세, 서병찬은 14세에 자연 각성을 한데 반해, 서은채는 15살이 지나도록 각성을 못 하니 집안에서 미운털이 박히고 말았다.

어린 나이인 서은채는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집 밖으로 나돌면서 반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한수호의 도움으로 월미도 게이트 사건에서 자연 각성을 이루었다.

하필이면 각성한 특성이 보조형인 ‘가속’이어서 태극서가답지 못하다고 무시를 당하긴 했지만, 가문에서 서은채를 대하는 태도는 그때부터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서 아버지를 향한 미움의 감정이 많이 희석되었고, 며칠 전 두 번째 특성을 각성하게 되면서 이젠 서한광에게도 크게 신뢰를 받고 있었다.

지금은 태극서가에서 서은채의 입지는 오빠인 서병찬보다도 더 높아졌기에 모든 것에 자유로워진 상태였다.

“그래서 이젠 경호원도 없이 어디든 가도 되고, 무단으로 외박해도 아무런 제지가 없다 이거냐?”

“무단까지는 아니어도 자유로워진 거는 사실이죠.”

“내가 아는 서한광 맹주는 절대 그렇게 녹록한 분이 아닌데….”

한수호는 다시 한번 서은채의 신체 수치를 확인했다.

평균 수치 71에 오른팔만 97이나 된다.

확실히 엄청난 수치이긴 하지만, 아직 가문의 기술을 제대로 익히지도 못 했을 텐데 자식을 마음껏 풀어놓았다는 건 한수호가 아는 서한광이 아니었다.

‘혹시?’

한수호는 기감을 펼쳤다.

반경 10미터 까지는 한수호가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접근하는 자를 바로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범위는 지금처럼 기감을 펼쳐 자세히 훑어야만 감지가 가능했다.

마나력의 파동이 주변으로 확 퍼져나가던 어느 순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한수호의 기감으로 두 사람의 기척이 감지되었다.

거리로는 약 20여 미터.

한 사람은 컨테이너 하우스 앞쪽에, 다른 사람은 뒤쪽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서은채를 암중에 보호하는 인물들이 분명했다.

“우리 아빠 잘 알아요?”

서은채가 묻자 한수호는 바로 말을 돌렸다.

“잘 아는 건 아니고. 세간에 알려진 소문이 있으니까 그러는 거다.”

“아. 하긴, 우리 아빠가 좀 유별나긴 하죠. 대한맹 맹주가 평범한 자리는 아니잖아요.”

“뭐, 그렇긴 하지.”

한수호는 가져온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얼음을 꺼내 시원한 주스 두 잔을 준비했다.

“자, 이거.”

“잘 먹겠습니다!”

서은채는 힘차게 대답하고는 오렌지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런데, 너…. 두 번째로 각성한 특성이 뭐야?”

“어라? 아직 말을 안 했던가요? 와, 오빠도 참 무심하다. 말을 안 한 내 잘못도 있지만, 여태껏 그걸 안 물어본 오빠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 안해요?”

“그런 건 나중에 따지고. 그래서, 특성이 뭔데?”

“치잇! 재미없어. 두 번째 특성은 ‘투기’예요. 일종의 전투 모드라고나 할까? 투기를 쓰면 10분 동안 힘, 속도, 마나력 이 세 가지가 40%나 상승해요. 단계가 올라가면 상승률이 좀 더 높아질 거 같고요. 이 정도면 훌륭하죠?”

훌륭한 정도가 아니라 굉장하다.

유지 시간이 좀 짧아서 그렇지 광폭화 1단계와 맞먹는 효과였다.

‘그러니 서한광이 이 녀석을 인정해 주게 된 거군.’

서은채의 투기 특성은 검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 태극검가에 매우 적합했다.

델링그를 사용한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가속 특성까지 가지고 있으니 서은채는 직, 간접 공격 모두가 균형 잡힌 마공사인 것이다.

‘나중에 얼마나 더 강해질지 기대되네.’

한수호는 서은채에게 도움을 주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앞에 마주 앉았다.

“이젠 내가 했던 부탁에 대해 답을 들어볼 차례겠지?”

“음…. 잠시만요.”

서은채가 갑자기 기타 케이스를 무릎 위에 올리더니 그 안에서 작은 목함을 하나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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