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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175화 (175/375)

175화

한수호는 사실 조마조마했다.

위험한 상황에서 이들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전투 영역밖에 없었고, 일부러 적의 시야를 가려 찰나에 전투 영역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들을 전투 영역에 데려온 것은 모험이나 마찬가지.

금붕어를 가지고 실험은 했었지만, 한수호 본인 말고는 처음으로 사람을 데려온 것이기에 여러모로 불안했다.

게다가 이들이 전투 영역에 들어와서 한수호의 집이나 수련장을 보게 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월이나 범이, 살이도 이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건 마찬가지.

한수호는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마나전음을 이용해 월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지시했다.

다행히 이 진입 차단실의 벽은 집이 위치한 방향부터 작업이 되어 있어서 이윤철 등이 자리를 벗어나지만 않으면 눈에 띌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몬스터 운운하면서 돌아다니지 말라고 경고를 한 것이고.

어쨌든 별 탈 없이 시간이 흘렀고, 진무현을 비롯한 팀원들 모두 별문제 없는 수준으로 부상을 회복했다.

전투 영역 체류 가능 시간은 아직도 2시간 30분이나 남은 상태.

이들과 함께 이곳에 들어온 지 이제 30분 정도가 지난 것이다.

한수호는 일부러 이들과 살짝 떨어진 곳에서 휴식을 취했다.

저들 나름대로 해야 할 이야기도 있을 테니 괜히 부담을 주기 싫었기 때문.

예상대로 한수호가 자리를 비켜주자 자기들끼리 한참 이야기한다.

엿들으려면 충분히 엿들을 수 있었지만 한수호는 일부러 듣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10여 분이 흘렀을 때, 이윤철이 한수호 쪽으로 다가왔다.

“잠시 대화 좀 나눌 수 있겠나?”

이윤철의 말에 한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요.”

이윤철은 한수호 맞은편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실 나나 내 대원들은 자네에 대해 궁금한 것이 엄청 많다네. 하지만,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원치 않으니 아무 질문도 하지 않을 생각이고.”

“이해해 주시니 감사하군요.”

“대신, 우리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서 자네가 누구인지, 어디 소속인지 나름 유추해 봤네.”

여기까지 말을 듣던 한수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한수호의 얼굴 대부분은 두터운 안면 마스크로 완벽하게 가려진 상태라 표정을 살피긴 어려웠다.

“그렇다고 자네한테 그걸 확인해 보겠다는 뜻은 아니네. 의외로 결론은 쉽게 났다네. 모든 걸 떠나서, 자네가 국가와 시민에게 해를 끼칠 인물은 아니라고 결정을 내렸지.”

이어지는 이윤철의 말에 한수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약속을 어기고 정체를 파고들려고 한다면,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고 바로 전투 영역에서 내쫓아 버릴 생각이었으니까.

“그래서 자네에게 세 가지를 제안하려고 하네.”

“제안이요?”

조금 뚱딴지 같은 상황이라 한수호도 무슨 의도인지 파악이 어려웠다.

“첫째, 위험을 벗어나게 되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주었으면 하네. 자네에게 받은 은혜도 갚고, 다 같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하는 스카우트 제안일세.”

“함께 일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전 어디에 소속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거든요. 대신, 여러분들이 몸담고 있는 곳을 방문하는 건 어렵지 않겠네요. 그곳이 어딘지 알려 준다면 말이죠.”

한수호는 정확히 선을 그었다.

이들로서는 한수호의 강력한 무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거겠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건 절대적으로 사양하고 싶었으니까.

“아쉽군. 자네 같은 마공사가 있어야 미래에 닥칠 위험을 막아낼 수 있을 텐데 말이지.”

이윤철의 말에 한수호가 흠칫했다.

‘미래에 닥칠 위험?’

왠지 이윤철이 속한 비밀조직도 악몽급 게이트로 인해 세상이 멸망하게 될 거라는 걸 아는 것 같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나와 내 팀은 국가수호대의 수호팀이네. 국정원 소속이지만, 체계도 달라서 국가원수를 빼고는 우릴 부릴 수 있는 사람은 없지.”

한수호가 묻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자신들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이렇게 막 말해 줘도 괜찮은 겁니까?”

“우리 국수대의 좌우명이 ‘원수는 두 배로, 은혜는 열 배로’일세. 이 정도야 약과지.”

“괜히 부담되네요.”

“이제 시작인데 벌써 그러면 쓰나? 이제 두 번째 제안을 하겠네.”

이윤철은 시원시원하게 대화를 이끌어 갔다.

한수호가 그의 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이윤철의 표정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지붕 아래에서 일할 수 없다면,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건 어떻겠나? 자네의 무력을 따져보면 우리가 버스를 타는 느낌이 없지 않네만, 자네 혼자 할 수 없는 일도 있을 테니 서로 돕자는 의미네.”

이건 한수호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리 부담될 사항은 아니다. 다만, 협력이 서로를 향한 제약이 되어선 안 된다는 확실한 보장이 필요할 뿐.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서로 의무는 지우지 않는 걸로 하죠. 의뢰와 보상의 관계가 좋겠군요. 서로 줄 건 주면서 협력을 구하자는 말입니다.”

“필요한 쪽이 의뢰를 하고, 의뢰를 수락하면 합당한 보상을 내어준다? 매우 좋군. 아마도 우리 국수대 쪽에서 의뢰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보상으로 뭐가 좋을지 모르겠군. 아무튼, 자네가 동의한다면 의뢰에 따른 보상은 충분하게끔 준비해 주겠네.”

“그럼 저도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제안일세.”

“말씀하시죠.”

분위기를 봐서는 이 세 번째 제안이 핵심이다.

과연 또 어떤 제안이 나올지 살짝 기대하고 있던 한수호.

이윤철의 입에서 놀라운 말들이 흘러나왔다.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보답을 하고 싶네. 국수대를 통해 치러질 보답 말고, 우리 네 명이 모두 개인적으로 보답을 하고 싶다는 말일세. 무엇이든 원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말해주게나. 다시 죽으라는 요구만 아니면 무조건 들어줄 테니.”

이윤철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어느새 진무현과 임향기, 최민우까지 모두 이쪽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그들은 뭐든 말만 하라는 표정으로 한수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하…. 이건 너무 부담스러운데.’

이들에게 무엇을 달라고 말해야 할까?

돈? 무기? 아티팩트?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그런 걸 요구해서 받는 것도 참 그렇다.

그때, 한수호의 머리에 번쩍하고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분명 뭐든지 해주겠다고 했지?’

때마침 이들에게 원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정말 무엇이든 가능합니까?”

“물론이네. 뭐든지 말만 하게. 뭔가를 주지 않으면 우리 마음이 편치 않을 거 같아 그러네.”

한수호는 네 사람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제가 특성을 달라고 해도 줄 수 있겠습니까?”

그 말에 네 사람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특성을 달라고 할 줄은 생각도 못한 얼굴.

마공사에게 특성은 목숨과도 같은 것인데, 그걸 어떻게 줄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특성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무슨 수로 달라는 걸까?

그들의 표정에서 그런 의문점을 읽은 한수호는 아공간에서 인챈트 스톤을 꺼내놨다.

“이건 인챈트 스톤이라는 겁니다. 여기엔 특성을 새길 수 있고, 특성이 새겨지면 다른 사람이 그 특성을 흡수할 수 있게 되죠.”

“…. 그게 사실인가?”

이윤철이 침을 꿀꺽 삼키며 되묻자 한수호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말씀하셨죠? 무엇이든 줄 수 있다고. 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보다, 정말로 무엇이든 줄 각오가 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이는데요?”

“…. 맞네. 무엇이든 주겠다고 했지.”

생각도 못 한 요구에 이윤철이 난색을 표했다.

사실 그 자신은 인챈트 스톤에 특성을 새겨줘도 상관이 없었다.

그의 특성은 지원형이라 다른 사람이 그 특성을 가져도 그다지 문제될 게 없었으니까.

아니, 오히려 한수호 같은 강력한 마공사가 자신과 똑같은 특성을 사용해 준다면 오히려 자랑스러울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대원들은 달랐다.

가장 먼저 진무현.

그는 놀랍게도 특성을 두 개나 지닌 천재였다.

한 가지는 박혜리와의 전투 중에 사용했던 ‘혼천일격’이라는 특성이고, 다른 한 가진 아직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진무현이 어린 나이에 진급 끝자락에 이른 강한 마공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 알려지지 않은 특성 때문이라는 걸 이윤철은 잘 알고 있었다.

다음은 임향기.

그녀의 특성은 ‘유도 저격’으로, 최대 2킬로미터 떨어진 적에게 마나탄을 날려 저격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단순 저격이면 특별할 게 없지만, 그녀의 저격은 유도탄처럼 장애물을 피해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메리트가 컸다.

최민우는 또 어떠한가.

그의 특성 ‘충파’는 방어와 공격, 양쪽 모두에 특화된 능력이었다.

충파를 발동시켜 피부 위에 방어막을 만들면 상대의 공격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으며, 반대로 타격 시 충파를 덧씌우면 장애물 너머의 목표물까지 충격을 가할 수도 있었다.

사실, 유도 저격이나 충파는 특성 단계가 아직 2단계밖에 되지 않아 위력이 약하다.

하지만, 최대단계까지 상승하게 되면 엄청난 효과를 예상할 수 있었다. 잠재력이 엄청난 특성이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라, 이윤철 자신을 제외하고는 한수호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매우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윤철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줄게요, 특성.”

임향기가 별 고민도 없이 훅 대답을 해버리더니,

“저도 줍니다. 내 목숨을 구해준 분인데, 뭘 못 주겠습니까?”

최민우도 덜컥 대답해 버렸다.

너무 쉽게 허락하자 한수호도 살짝 놀랐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해본 말인데, 이토록 쉽게 수락하다니.

놀라움은 계속 이어졌다.

“저도 얼마든지 줄 수 있습니다. 단,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시죠.”

진무현은 조건을 달고 수락하려 했다.

조건이 뭔지는 몰라도 특성을 인챈트 스톤에 새겨 준다는데, 뭐든 약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슨 약속입니까?”

“제가 인챈트 스톤에 새겨넣은 특성이 어떤 것인지는 은인 한 분만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 말에 이윤철이 가장 격한 반응을 보였다.

“현! 너, 설마 그 특성을…?”

“하루에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해준 분한테 뭘 숨기겠습니까? 전, 자연각성을 한 상태에서 두 번째 특성까지 각성했죠. 그래서 특성이 두 개입니다.”

진무현의 말에는 한수호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진무현이 자연각성자였다니. 이건 나도 몰랐는데?’

회귀 전의 진무현은 ‘혼천일격’이라는 강력한 공격형 특성을 각성했고, 그 특성으로 수많은 황도13궁의 잔당과 몬스터들을 해치웠었다.

그 특성만 해도 엄청난데, 자연각성한 특성이 하나 더 있었다니.

진무현이 짧은 시간에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모양.

‘혼천일격보다 나은 특성이려나? 아니면 좀 그런데….’

사실 한수호가 가장 원하는 특성은 이윤철의 무기소환 특성과 진무현의 혼천일격 특성이다.

그런데 진무현의 태도를 봐서는 혼천일격이 아닌 다른 특성을 새기려는 모양이라 살짝 걱정이었다.

‘뭐가 됐던, 새로운 특성을 얻을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

한수호는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이윤철을 바라봤다.

“허어…. 나만 수락하는 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가 꼴찌로 수락하게 되었구만. 다들, 대단하구나. 역시, 내 팀이다. 하하하.”

이윤철도 당연히 수락했다.

솔직히 한수호는 이들의 결정이 솔직히 너무 의외였다.

그만큼 특성을 인챈트 스톤에 새기는 일이 간단하지 않기에, 거절해도 전혀 기분 나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네 명 모두 흔쾌히 수락해 주니 놀랍기도 하고, 너무 고맙기도 했다. 그래서 한수호 또한 이들에게 뭔가를 주기로 결심했다.

‘멸망을 막는 일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다 같이 성장할 필요가 있어.’

한수호는 이들도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

“어려운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수락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 여기, 하나씩 스톤을 드리겠습니다. 마나를 살짝 주입하면 정보가 떠오를 것이고, 그에 따라 실행해 주시면 됩니다.”

한수호는 총 여덟 개의 인챈트 스톤을 꺼내 그중 네 개를 나눠줬다.

인챈트 스톤을 받아든 국수대 대원들은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그들이 특성을 새기는 사이, 한수호도 네 개의 스톤에 동일한 특성 하나를 새겨넣기 시작했다.

>>인챈트를 시작합니다.

>>인챈트 시전자의 각인 적합도는 27%(+46%) 입니다.

>>마나력 700을 소비하여 궁급 이하의 특성을 각인할 수 있습니다.

>>각인을 원하는 특성을 선택하세요.(광폭화/개조/얼음불/쇄혼/돌파/약탈[1]/약탈[2])

총 7개의 특성 중에서 스톤에 새길 특성은 ‘얼음불’.

이들에게는 얼음불 정도가 딱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진무현에게만 따로 광폭화나 쇄혼, 또는 돌파 특성을 주고 싶었지만, 종류가 다른 특성을 두 개나 새겨 주면 자신에게 특성이 최소 세 개나 된다는 걸 자랑하는 꼴이라 그럴 수는 없었다.

한수호는 얼음불을 선택해, 네 개의 인챈트 스톤에 특성을 하나하나 새겨넣었다.

보라색이었던 스톤은 특성이 새겨지면서 검게 변했고, 예전에 한수호가 우연히 얻었던 특성석과 동일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얼음불이 새겨진 네 개의 특성석.

한수호는 그걸 앞에 두고, 네 사람이 작업을 마치길 조용히 기다렸다.

한수호야 이미 인챈트 스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기에 금방 끝났지만, 국수대 대원들은 이런 걸 처음 경험하기에 신기해하며 느릿느릿 진행했다.

잠시 후, 네 사람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작업을 끝마쳤다.

“이런 돌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 자넨 이걸 어디서…. 아니지. 궁금해도 묻지 않기로 했으니 입 다물어야겠구만.”

이윤철이 말을 하다 말고 어색하게 웃었다.

이에 한수호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건 대답해 드리죠. 게이트 너머에서 찾은 겁니다. 혹, 뉴에르다에 갈 일이 생기면 보라색으로 빛나는 바위를 찾아보세요. 하지만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시고요.”

“오, 보라색 바위 말인가?”

“팀장님, 우리 게이트 한번 털러 갑시다!”

“그래요. 이런 게 있으면 서로 특성을 공유할 수 있고 얼마나 좋아요?”

다들 기대에 부풀어 한마디씩 했다.

“참고로 알아두셔야 할 건, 인챈트 스톤에 새긴 특성은 100% 효율이 아닙니다. 아마, 작업할 때 적합도라는 게 떴을 텐데. 그 적합도가 바로 새겨진 특성의 효율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종의 열화판이 되는 거죠.”

한수호는 이들에게 약간의 정보는 흘려주기로 했다.

그의 설명을 듣자마자 임향기가 어머 소리를 냈다.

“그럼 난 적합도가 37%라는 거네요?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죠? 효율이 너무 낮은데….”

“향. 나보단 네가 낫다. 내 적합도는 31%야. 큰소리 뻥뻥 처 놓고 저효율 특성을 주게 되다니. 어휴…. 그런데, 팀장님은요? 적합도 몇입니까?”

최민우가 궁금해하며 묻자 이윤철이 살짝 미소를 그린다.

“난 40% 나왔다. 그나마 내가 체면을 살린 건가? 현, 너라면 나보다 낫겠지?”

이윤철의 질문에 진무현이 뭔가 애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표정이 왜 그래? 설마 30% 밑이냐?”

“아니요, 그게 아니라…. 이게 맞는 건가 싶어서요.”

“몇이 나왔는데 그래?”

“52%라고 해야 하나? 옆에 +36%가 붙어 있으니 88%라고 해야 할까요?”

“…. 뭐라고요?”

마지막 외침은 한수호에게서 터져 나왔다.

88%.

이 적합도는 한수호보다도 15%나 높은 수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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