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화
“계속할 겁니까?”
이산의 2미터 앞에서 멈춰선 한수호가 조용히 물었다.
“네놈 때문이야…. 네놈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졌다!”
이산이 악에 받친 듯 소리쳤지만 한수호는 눈썹 하나 꿈틀하지 않았다.
“남 탓은 그만 좀 합시다.”
“델링그를 내놔라. 혼마흑갑도, 투명화 반지도 모두 내놓으란 말이다!”
“욕심도 그만 부리시고요.”
한수호의 음성은 그저 담담했다.
이산의 말에 흥분하지도 않았고, 이산을 원망하는 기색도 없었다.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것이냐!”
이산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수호가 방해하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활의 4대 열쇠와 살의 3대 열쇠를 찾아 적절한 조치만 한다면 인류의 멸망을 막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한 열쇠는 단 두 개.
7개의 열쇠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는 화상의 사내와 용의 갑주를 걸친 자.
그중에서도 용의 갑주를 걸친 자를 없애기만 한다면 인류 멸망의 시나리오를 절반은 막아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혼마흑갑과 투명화 반지는 바로 그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였다.
이프리트라는 조직의 심장에 숨어들어서, 그들이 가장 깊은 곳에 숨겨놓은 마화기를 찾아내거나, 그 마화기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했으니까.
이산이 알기로, 용의 갑주는 7대 마화기 중 하나다.
회귀 전의 이산이 목격한 용의 갑주를 걸친 자는 마화기의 주인이었던 것이 틀림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활의 열쇠들을 단 혼자서 상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놈이 사용하게 될 마화기를 내가 먼저 찾아내 빼돌린다면….’
그것만 해낸다면 대마왕 발자크와의 마지막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산은 한수호가 서은채에게 넘긴 델링그와 혼마흑갑, 그리고 투명화 반지를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다.
“보면 볼수록 추잡한 분이로군요.”
한수호의 입에서 담담하게 흘러나오는 말에 이산의 사고가 잠시 정지했다.
“…. 뭐?”
“2058년에 벌어진 최후의 전쟁까지 직접 경험하신 분이 생각은 왜 이리 편협한 겁니까?”
“함부로 말하지 마라! 인류는 최후의 최후까지 발자크에게 항전했고, 그 항전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었다! 그걸 뒤집은 놈만 없었다면, 승리는 인류의 것이었단 말이다!”
이산의 눈은 실핏줄이 터져 벌겋게 변해 있었다.
양손에서 뻗어 나가던 빛의 기둥은 사라진 지 오래.
그 앞에 오연한 자세로 서 있던 한수호가 이산의 두 손을 살며시 밀어냈다.
“아직까지도 마지막 살의 열쇠를 찾아 죽인다면 인류의 멸망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물론이지! 놈이 입고 있던 용의 갑주는 마화기가 분명하다. 그 마화기를 세상에서 없앨 수만 있다면, 놈은 4명의 활의 열쇠들이 가진 힘을 절대 이길 수 없다! 그건 발자크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회귀를 택하신 겁니까? 당신의 잘못된 선택을 되돌리기 위해서…. 당신의 판단 착오로 목숨을 잃어야 했던 활의 열쇠들을 되살리기 위해서?”
가슴을 파고드는 한수호의 말에 이산이 평정심을 되찾았다.
무려 3천이나 되는 마나력을 쏟아부었는데, 그 힘을 맨몸으로 가볍게 막아내는 한수호의 모습에 이산은 극도로 흥분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이성이 돌아왔다.
김명중을 데리고 사라졌던 한수호가 뭔가 많은 걸 알아낸 듯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
“너…. 어디까지 알고 있지?”
이산은 그렇게 질문을 던지고는 저 멀리서 무릎 꿇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김명중을 응시했다.
왠지 허탈해 보이는 김명중의 표정.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한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홀가분해 보인다고 해야 할까?
김명중은 마치 양어깨에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크게 내려놓은 듯 평온해 보이기까지 했다.
“김명중 회장이 모든 걸 말해 주더군요. 마공전뇌 이산. 당신이 어떤 미래를 보았고, 그 자신이 본 미래는 어떤 것이었는지를.”
한수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돌려 김명중에게 시선을 던졌다.
“저 녀석이 너한테 모든 걸 말했다고? 김.명.중…. 저 바보 같은 녀석이!”
이산이 화가 난 듯 눈을 부릅뜨자 한수호는 다시 이산을 바라봤다.
“어차피 그 미래에 저는 없었다고 하니 이제 와서 제가 모든 걸 알았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을 겁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방법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더군요.”
“방법을 바꾼다? 나와 김명중 회장이 세워놓은 계획에 네가 방해를 놓겠다는 것이냐?”
이산의 반문에 한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방해가 아니라 공조입니다.”
한수호는 전투 영역에서 김명중을 굴복시키고 그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수호를 대업에 걸리적거리는 방해물 정도로 생각했던 김명중은 한수호가 지닌 가공할 힘을 직접 겪게 되면서 전혀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한수호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모조리 말해 주었다.
이산이 어떻게 회귀할 수 있었고, 그 자신은 또 어떤 방법으로 회귀하게 되었는지를.
“…공조?”
“네. 공조요. 김명중 회장은 저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할 것이고요. 그러니, 이런 의미 없는 다툼은 관두고 이만 돌아가 주시죠.”
한수호는 정중한 태도로 이산에게 돌아가 줄 것을 요구했다.
그의 말과 태도에는 상대를 무시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이산도 그걸 알아보지 못할 만큼 멍청하진 않았기에 더는 괜한 오기를 부리지 않았다.
흥분했던 이성이 차갑게 가라앉았기에 김명중이 왜 한수호에게 그런 약속을 하게 되었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은…. 알겠다.”
이산은 자세를 바로 했다.
김명중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냐, 공조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이냐와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았다.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낸 그는 고개를 슬쩍 돌려 유희진에게 말했다.
“너희 회장을 챙기거라.”
“…. 네, 어르신.”
유희진은 그나마 멀쩡한 정장 사내들과 함께 여전히 넋을 놓고 있는 김명중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가기 전에, 하나만 묻지.”
이산이 한수호를 똑바로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말씀하시죠.”
“네 진짜 정체가 무언지 알려줄 생각은 있느냐?”
이산은 한수호가 김명중을 굴복시킨 시점에서 그가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김명중은 이미 사왕의 대마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춘 상태다.
비록 수많은 전투를 통해 직접적으로 쌓아 올린 강함은 아닐지라도, 김명중이 지닌 특성에 그 엄청난 마나력이 더해지면 사왕과 일대일로 싸워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여기서 몇 가지 기연만 더해진다면 2058년이 오기 전에 사왕을 월등히 능가하는 최강자로 거듭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김명중이 한수호에게 완벽하게 굴복했다.
그렇다는 건, 한수호 또한 미래에 벌어질 발자크와의 결전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인 셈.
이산이 아무리 꽉 막힌 사람이라고 해도, 이렇게나 강한 자를 상대로 굳이 안 좋은 쪽으로 관계가 엇나가게 만들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이산은 한수호의 진짜 정체가 궁금했다.
그가 회귀 전에 겪었던 세상과 김명중이 회귀하기 전까지 경험했던 세상에서는 한수호 같은 인물이 등장한 적이 없었으니까.
“저절로 알게 될 날이 올 겁니다.”
“그렇군. 너 또한 평범한 존재는 아니었던 게야.”
이산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수호의 말에서 뭔가 감을 잡은 것이다.
2058년의 미래에서 회귀한 자신과, 2057년의 끝자락에서 회귀한 김명중.
이 두 사람의 비밀에 맞먹는 엄청난 뭔가가 있지 않고서는 회귀의 진실을 알고도 저리 담담할 수가 없었으니까.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한수호의 말에 이산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툭 던지듯 한마디를 건넸다.
“다음에 볼 때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길 나눌 수 있기를 바라지.”
이산은 자신이 타고 온 하얀색 세단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다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서 있는 이하이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너도 가자. 지금은 네가 남아 있어 봐야 방해만 될 거다.”
“네? 자, 잠깐만요. 저는 아직 장태산하고 할 말이….”
“하이야.”
이산이 진중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이하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더는 저 녀석을 건드리지 않을 테니 걱정 말아라.”
“정말…인가요?”
“마공전뇌의 이름을 걸지.”
이산의 말에 이하이는 몸에서 힘을 뺐다.
마공전뇌라는 이명을 그 무엇보다 명예롭게 생각하는 이산이기에, 그 이름을 걸었다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잘 알기 때문.
“알았어요.”
이하이는 이산을 따라 세단에 올라탔다.
이산과 김명중, 그리고 이하이까지 태운 세단의 운전석에는 유희진이 앉았다. 잠시 후, 세단과 다섯 대의 검은색 차량이 모두 조용하게 공터를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휑해진 공터.
한수호는 사자의 모습으로 자신에게 얼굴을 비비는 고니를 인벤토리에 쑥 넣어버렸다.
“고맙다, 라라.”
한수호가 갑자기 감사의 인사를 하자, 라라는 어리둥절해했다.
“네? 뭐가요?”
“네 덕분에 집이 무사했으니까.”
“아….”
한수호는 라라가 컨테이너 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부러 이산의 공격을 받아냈다는 걸 금방 알아봤다.
“그 보답으로 오늘은 특별히 뷔페를 시켜줄게.”
“뷔페요?”
“먹고 싶은 거 10가지만 말해. 그거 다 사줄 테니까.”
“정말요! 우와아앗, 오라버니 최고!”
맛있는 음식에는 사족을 못 쓰는 세이렌의 여왕, 라라였다.
* * *
라라는 거실에서 먹을 것들에 둘러싸여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치킨부터, 피자에 국밥 시리즈로 4종, 그리고 감자탕에 찜닭, 중화요리까지 없는 게 없었다.
10종이 넘는 음식을 식탁에 쭉 깔아놓고, 먹고 싶은 만큼 접시에 담아 마음껏 입에 들이붓고 있는 라라.
한수호는 그런 라라와 함께 대충 배를 채우다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또 어딜 가려고요?”
라라가 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채 묻는 말에 한수호는 짧게 대답했다.
“마무리할 일이 좀 있어서.”
고개를 갸웃하던 라라는 혹시 하는 표정을 짓더니 다시 질문을 던졌다.
“설마, 또 긴 잠에 드는 건가요?”
“잘 아네. 이번엔 12시간밖에 안 되니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저녁 8시를 넘은 시간이니 일요일 아침이면 잠에서 깬다는 말이었다.
“그럼 고니라도 꺼내줘요. 혼자는 심심하니까요.”
“안 그래도 고니도 불러낼 생각이다.”
한수호는 변신 쿨타임이 끝났을 고니를 인벤토리에서 꺼냈다.
사자의 모습이었던 고니는 거실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재빨리 작은 사막여우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캬르릉!
고니는 바로 한수호의 다리에 붙어 머리를 비볐다.
“고니야. 오늘도 라라하고 같이 내 경호 좀 부탁한다.”
캬릉, 캬르릉!
고니가 힘차게 대답하자 한수호는 환하게 웃으며 방문을 열었다.
“좋은 꿈 꿔요, 오라버니!”
라라가 방으로 들어가는 한수호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고, 고니도 그 옆에서 앞발을 들어 캬릉 소리를 냈다.
“둘 다, 내일 아침에 보자.”
한수호는 방으로 들어갔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약 2시간 전.
한수호는 전투 영역에서 김명중을 완벽하게 굴복시켰었다.
김명중이 자랑스러워하는 특성, 파황강림불을 오직 힘으로만 깨뜨린 한수호.
마나압축법 네 배를 적용한 힘에 광폭화 5단계까지 덧씌운 힘은 파황강림불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결국, 파황강림불은 오버히트했다.
한수호가 마나압축법으로 4,800까지 올린 마나력까진 문제없이 따라왔지만, 4천이 넘는 최대 마나력을 단숨에 8,000 이상으로 높여버린 광폭화의 힘에는 과부하가 걸리고 말았던 것.
결국, 김명중의 파황강림불은 오버히트 했고, 생전 처음으로 겪은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랐던 그는 세상을 다 잃은 것마냥 넋을 놓고 말았다.
한수호는 그런 김명중을 더 압박하지 않고, 대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그 결과 김명중은 한수호의 힘을 인정하게 되었고, 더는 한수호를 어린 학생으로 대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한수호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산이 두 번이나 회귀한 인물이었을 줄이야….’
김명중에 의하면 마공전뇌 이산은 단순한 회귀자가 아니었다.
무려 두 번.
한 번도 경험하기 어려운 회귀를 두 번이나 겪은 자가 바로 이산이었다.
최초의 회귀는 2058년도에 있었다.
이전에 최지혁이 말했던 것처럼, 2057년도에 발생한 악몽급 게이트로 인해 인류는 멸망의 수순을 밟아야 했다.
그 와중에 인류의 절반이 악몽급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들에게 죽음을 당했고, 발자크까지 등장해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갔다.
그렇게 2058년도를 맞이하게 되었고, 인류 최후의 희망으로 불리는 강자들이 악몽급 게이트에 직접 들어가 발자크와 마지막 결전을 벌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4개의 활의 열쇠와 3개의 살의 열쇠가 등장했다.
하지만 최후에 등장한 살의 열쇠 한 명이 모든 걸 끝장내 버렸다.
용의 갑주를 착용한 사내.
그는 활의 열쇠였던 이하이를 죽이고, 나스타샤를 불태워 죽였으며, 권존 김무성의 목까지 베었다고 한다.
다행히 얼굴에 화상을 입은 사내가 등장하여 용의 갑주를 한 사내를 쓰러뜨렸지만, 어이없게도 이하윤이 회생 특성을 사용해 그를 살려내고 말았다는 것.
결국, 되살아난 용의 갑주 사내는 화상을 입은 사내마저 반으로 갈라 죽여버렸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장난 상황에서 이산은 최후의 한 수를 사용하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회귀였고, 이산은 시간을 거슬러 2038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회귀한 이산은 미래의 기억을 토대로 두 번 다시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차근차근 결전을 준비했다.
자신이 본 미래에서 활의 열쇠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미리 찾아내 도움을 구했고, 그들과 함께 힘을 키웠다.
그리고 마지막 살의 열쇠를 찾고자 전 세계를 뒤지고 다녔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반드시 죽여야 할 살의 열쇠 중 한 명이 자신의 딸인 이하윤이였기 때문.
이산은 이하윤을 철저히 감시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로 하여금 용의 갑주 사내와 접촉하지 못하게 회생 특성을 계속 사용하게 만들어 끊임없이 몸을 약화시켰다.
그러다 결국, 이하윤은 17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인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생각한 이산은 더욱 적극적으로 적들을 없애고자 했다.
그러다 이프리트의 거점 중 한 곳을 침입했고, 거기서 김명중을 만나게 되었다.
이산은 회귀 전의 삶에서 김명중을 이미 본 적이 있었다.
발자크와의 마지막 결전이 벌어지기 직전, 이프리트의 암살단을 맞이했었는데, 그 암살단 중에 김명중이 소속되어 있었다.
김명중은 세상을 멸망으로 이끄는 이프리트에 불만을 품은 인물이었고, 마지막 순간에 이프리트를 배신하고 오히려 암살단을 모두 죽여버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김명중도 죽음을 면치 못했었다.
그런 미래를 알고 있었던 이산은 이프리트의 거점에서 김명중을 만나 그를 회유했다.
오랜 회유 끝에 그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 이산.
결국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구축한 상태에서 2058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나고 말았다.
악몽급 게이트가 열리고, 발자크와의 마지막 대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갑작스럽게 두 번째 회귀가 발생했던 것.
이유도, 원인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발생한 두 번째 회귀.
김명중의 말에 의하면 두 번째 회귀가 일어난 세상이 바로 지금의 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