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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225화 (225/375)

225화

일권에 다섯 번의 타격을 동시에 날릴 수 있는 화산신권.

여기에 중첩효과가 붙으면 일권에 열 번의 타격을 날릴 수 있게되며, 추가로 위력강화 효과까지 붙을 경우엔 거의 막을 방법이 없어진다.

한수호가 회귀 전, 유대룡의 화산신권을 경험한 건 위력강화 효과까지였다. 그다음 단계에 어떤 효과가 더 추가되는지는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그 두 단계의 추가 효과만으로도 유대룡의 강함은 사왕오패와 견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유대룡이 중첩효과를 사용해 화산신권을 펼쳐냈다.

‘할 수 없군. 근밀도강화법에 쇄혼까지 간다!’

한수호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쇄혼을 발동시켰다.

피부가 들어나 보이지 않은 팔뚝과 몸통, 다리 쪽에만 부분적으로 쇄혼을 일으켰고, 그 즉시로 유대룡이 펼쳐낸 화산신권이 날아들었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강

무려 열 번이나 되는 강렬한 타격.

한데, 이번엔 한수호도 그냥 맞고만 있지 않았다.

몸을 웅크리지 않은 상태로 자신을 향해 짓이기듯 날아드는 권격의 힘을 하나하나 쳐내고 있었다.

하지만 쳐내는 게 한계였다.

유대룡의 주먹은 한 방 한 방이 대포알과 같아서 한수호의 손과 부딪칠 때마다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유대룡이 뻗어낸 열 번째 주먹이 한수호의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하는 순간, 한수호가 두 팔을 엑스자로 교차시켜 얼굴을 보호했다.

꽈아아아아앙!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충격과 함께,

촤르르르르륵

한수호가 10여미터를 나는 듯이 튕겨져 나갔다.

그때, 잠시 물러났던 장한설과 양소혜, 최지혁이 달려들어 유대룡의 몸에 공격을 적중시켰다.

터더덩!

콰앙!

퍼벙!

장한설의 검과 양소혜의 너클, 거기에 최지혁의 검까지 유대룡의 몸 위로 동시에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간지럽구나.”

푸하아아악!

유대룡의 몸에서 거센 기운이 뿜어지자마자 세 사람이 트럭에 치인 것처럼 거칠게 튕겨지고 말았다.

“적의 포위가 단단할수록,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적만 집요하게 물고늘어진다면 이렇게 반격의 기회가 생기는 법이지.”

유대룡은 호흡조차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로 한수호를 바라봤다.

그러자 교차된 팔뚝에서 하얀 김을 피워내던 한수호가 자세를 풀며 꼿꼿이 섰다.

그런 한수호의 입가에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하얀 미소가 걸려있었다.

“맞는 말씀이지만, 그것도 상대 나름이지요.”

“…?”

유대룡의 눈에 이채가 떠오르자 한수호가 피식 웃었다.

“상대의 실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집요함이 오히려 독이 되거든요.”

한수호가 주먹을 꽉 말아쥐자 그 앞에 탁구공만 한 빛의 구체가 뭉쳐졌다.

키이이이이잉-

마나압축법.

김무성에게 배운 마나압축법이 유대룡을 상대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후욱

아무 기척도 없이 단숨에 10미터의 거리를 건너뛴 한수호.

그의 주먹이 유대룡의 복부를 향해 정직하게 뻗어나갔다.

흠칫한 유대룡은 손바닥을 활짝 펼쳐내어 한수호의 주먹을 움켜쥐려 했다.

주먹과 손바닥.

창과 방패가 정면으로 마주친 순간,

꽈아아아아앙!

엄청난 밝기의 폭발이 일며 주변 공기가 단숨에 확 뜨거워졌다.

정신없이 전투를 벌이던 사람들 모두, 이 폭발에 시선을 빼앗길 정도.

폭발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꽈아앙!

꽝!

콰아아아앙!

10미터, 20미터 간격으로 자리를 순식간에 옮겨가며 연속으로 세 번의 폭발이 더 일어났다.

한수호와 유대룡이 다른 사람들이 눈으로 좇기도 힘들 정도의 움직임을 보이며 일대 일로 공방전을 펼치고 있었다.

누구하나 밀리지 않는다.

유대룡이 밀렸다 싶으면 어느새 한수호가 튕겨져 나갔고, 한수호가 위험해졌나 싶으면 유대룡이 반대로 튕겨졌다.

두 사람의 공방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특무부 본부장 유대룡이 어떤 사람인가?

그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왕의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인물이었다.

다만, 유대룡이라는 인간 자체가 공명심을 갖지 않고 있기에 사왕의 자리를 거부한 것일 뿐.

그런 유대룡을 고작 19살의 아카데미 학생이 단독으로 맞상대하고 있는 것이니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놀라울 수밖에.

이들의 전투에 고양감이 상승한 학생들은 다시 자신들만의 전투를 시작했다.

강우진은 송지문과 일대일로 붙었고, 권열은 백진성을 목표로 잡아 평창권가의 진수를 펼쳐내기 시작했다.

백윤후도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유재형을 상대했다.

한수호의 엄청난 성장 덕분에 생명 코어가 크게 확장된 상태라 마음만 먹으면 진급의 유재형은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진성과 강우진이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고 있다는 한수호의 마나전음을 들었기 때문에 최대한 실력을 감추려 했다.

그런데, 정작 실력을 가장 감추어야 할 한수호가 유대룡을 상대로 놀라운 무위를 선보이고 있으니 백윤후도 덩달아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백윤후가 조금씩 진심을 실은 공격을 가하자, 유재형은 바로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그러자 양소혜와 최지혁이 유재형을 돕기 위해 달려나갔다.

구진철을 상대하고 있던 이하윤과 신소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궁지에 몰렸고, 신소이의 속박 특성과 이하윤의 원격제어 특성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기는 중이었다.

이에 장한설이 그들을 돕기 위해 움직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비로소 백진성에게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는 유대룡과 당당히 맞상대를 하면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 한수호를 바라보며 눈을 강하게 빛냈다.

‘역시 보통 놈이 아니야. 저 괴물 같은 유대룡을 상대로도 평수를 유지하다니….’

이래서야 한수호의 정체를 드러내게 만들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다.

위험한 순간이라도 있어야 도움을 핑계로 한수호에게 접근한 뒤, 실수를 가장하여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평수를 유지하고 있으니 접근할 명분이 없었다.

‘부상을 입히지 않고서는 강우진의 특성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텐데…’

백진성이 노리는 건 강우진이 숨기고 있는 특성, ‘흑막의 주인’이 발동되는 시점이었다.

특성, ‘흑막의 주인’은 정체를 숨긴 적의 본 모습을 강제로 드러내게 하거나, 인간으로 모습을 변형해 살아가는 몬스터들의 실체를 밝히는 데 매우 유용했다.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큰 압박을 받거나 육체에 문제가 생긴 상대에겐 99% 확률로 흑막의 주인 특성을 성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마나력이 높거나 정신력이 높을수록 성공 확률은 떨어진다.

백진성은 강우진의 특성에 대해 꽤 자세히 알고 있었고, 언제든 기회가 되면 한수호를 상대로 강우진이 흑막의 주인을 사용할 거라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군.’

백진성은 한수호의 몸에 알파 몬스터가 빙의해 있음을 확신했기에 강우진을 이곳에 끌어들인 것이었다.

‘감히 나를 상대로 눈속임을 하려 들다니. 어리석은 놈!’

백진성은 여의도 게이트의 보더쉘터에서 한수호와 백윤후가 특수한 뱀파이어를 만났다는 걸 망가진 영상을 통해 확인했었다.

그리고 그 뱀파이어가 한수호를 먹이로 삼았으며, 백윤후의 정신까지 지배하에 둔 거라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비돈귀살의 양자에 불과한 한수호가 갑자기 궁급을 넘어서는 마공사가 되어 황도13궁 중 하나인 천갈궁 소궁주를 혼자 상대할 수는 없었다.

‘나와 우리 황도13궁에 방해가 되는 존재는 절대 그냥 둘 수 없지.’

한수호를 없앨 기회는 지금이 적기였다.

유대룡과 강우진이 있는 이 자리에서 한수호가 뱀파이어의 숙주라는 것만 밝혀낸다면 그들이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니까.

문제는 생각 이상으로 강한 한수호에게 어떻게 부상을 입힐 수 있을지였다.

백진성의 시선이 돌연 유재형 쪽으로 향했다.

‘결국, 그 수밖에 없는 건가?’

백진성은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이다가 구진철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장한설, 이하윤, 신소이 세 명을 상대로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있었다.

구진철은 백진성이 달려들자 눈살을 찌푸렸다.

이미 모든 조건이 갖춰졌는데도 백진성이 시원하게 상황을 마무리 짓지 않는 것에 의구심이 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구진철은 백진성과 눈을 마주쳤다.

순간, 백진성이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유재형 쪽으로 돌렸다.

그 시선이 의미하는 바를 단번에 눈치챈 구진철.

그는 크게 한발 물러서며 목에 걸고 있던 펜던트를 쥐고 마나력을 강하게 주입시켰다.

바로 그때였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

사람으로서는 인지할 수 없는 엄청난 수준의 초음파가 사방으로 뿌려졌다.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눈치챌 수 없어야 정상인 소리.

하지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물이 이곳엔 세 사람이 있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한수호였다.

감지 능력치가 13이나 되고 신체 내적인 능력치 또한 평균 21이 된 이후로 한수호의 모든 감각은 완전히 인간을 초월한 상태.

회귀 전, 아버지처럼 따랐던 유대룡과의 전투에 잠시 몰두해 있던 한수호는 머리를 꿰뚫고 지나가는 초음파에 깜짝 놀랐다.

‘…. 이건?’

한수호가 전투 중에 고개를 확 돌려 구진철을 노려봤다.

그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

이 엄청난 초음파는 그 목걸이의 펜던트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초음파가 목표로 삼은 건 바로 유재형이었고.

‘대체 뭐지?’

초음파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공격을 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신호를 주는 것도 아니다.

한수호가 초음파의 정체를 생각하느라 잠시 신경을 분산한 순간,

“오만한 녀석이로구나. 날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하는 여유를 부리다니.”

유대룡이 인상을 굳히더니 허공을 향해 손을 확 뻗어 올렸다.

콰지직

허공이 갈라지며 거기서 에메랄드빛을 선명하게 뿜어내는 육중한 검 한 자루가 불쑥 튀어나왔다.

손잡이 부분만 30센티가 넘는 거대한 검.

손잡이와 검이 이어지는 경계 부분엔 야구공 크기의 원형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고, 마법진의 상, 하, 좌, 우엔 형형색색의 구슬이 박혀 있었다.

백색, 적색, 흑색, 녹색의 칼라를 지닌 구슬들.

유대룡이 검을 거머쥐자 검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사방을 환하게 밝혔다.

“잠깐만요!”

한수호가 다급히 유대룡을 말리려 했다.

하지만 어린 학생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한 유대룡은 손에 쥔 검을 거침없이 휘둘러 버렸다.

후우우웅

묵직한 진동음을 흘리며 유대룡의 애검, 황제기검이 한수호의 몸통을 향해 날아들었다.

‘제길!’

한수호는 잠시 현실을 잊고 옛 감정에 휩싸여 경계심을 풀었던 것을 크게 후회했다.

어쨌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정말 베어버릴 작정으로 날아든 대검을 피하는 것이었다.

한수호가 돌파를 이용해 벼락처럼 자리를 벗어나려는 그때,

“크아아아악!”

백윤후의 파상공격에 주춤하고 있던 유재형이 갑자기 머리를 붙잡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그런데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인물이 하나 더 있었다.

“크윽!”

백윤후.

어찌 된 일인지 백윤후까지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비틀대기 시작했다.

그들이 보인 뜻밖의 반응 때문에 한수호는 유대룡의 검을 피하지 못했다.

꽈아아아아아앙!

한수호의 가슴팍을 후려친 대검.

빛과 폭음이 터져 나온 순간 한수호가 섬전처럼 튕겨져 수십 미터를 날아갔다.

트레이닝존의 끝까지 날아간 한수호는 벽까지 뚫고 깊숙이 처박히고 말았다.

하지만 이곳의 그 누구도 한수호를 신경 쓸 수 없었다.

“크와악! 아으르르르륵, 카악!”

유재형의 몸이 괴물로 변하고 있었다.

몸집이 거의 네 배로 커지더니 양어깨로 사람 얼굴만 한 구체가 혹처럼 튀어나왔고, 오른팔은 기형적으로 길어지며 거대한 칼의 형태를 만들어 냈다.

목은 오우거처럼 두꺼워졌으며, 얼굴엔 백 살이 넘은 노인처럼 주름살이 가득해졌다. 게다가 머리가 성인 몸통만큼이나 커졌다.

“크르르륵…. 크륵?”

흉측한 괴물의 모습이 된 유재형은 수백 개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입을 벌린 채 누런 빛의 액체를 침처럼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 자신도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당황한 얼굴로 눈을 뒤룩뒤룰 굴렸다.

그러다 아버지 유대룡을 발견하고는 한발 내디뎠다.

“거기 멈춰! 다, 당신 뭐야?”

양소혜가 살짝 겁먹은 얼굴로 소리쳤다.

그 소리에 움찔한 유재형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모두가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할 때, 비틀대던 백윤후가 얼굴을 감싸며 괴롭다는 듯 몸을 웅크렸다.

“크으으으. 그, 그만! 그만하라고!”

백윤후는 지금 구진철이 지닌 펜던트에서 발생하고 있는 초음파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한수호를 제외한다면, 오직 몬스터들만 감지할 수 있는 초음파.

백윤후가 그 초음파를 느꼈다는 건,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이 자리에서 스스로 밝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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