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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237화 (237/375)

237화

“앞뒤 아무 설명도 없이 그게 무슨 소립니까?”

권열의 돌직구를 들은 한수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따지듯 물었다.

한수호가 관심을 가졌다는 걸 알았는지 권열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앞뒤 다 자른 덕분에 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 같군.”

“괜한 소린 관두고, 본론이나 말하시죠?”

“본론이야 간단하지. 내가 방금 한 말 그대로다. 내 대신 네가 한설이를 지키라는 거다.”

권열의 설명은 이랬다.

남들은 자신과 장한설이 어려서부터 집안으로 맺어진 사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집안이 가까운 건 맞지만, 권열은 정말 친오빠의 마음으로 장한설을 돌봐주는 것뿐이라는 것.

그건 장한설의 아버지인 귀부암왕 장현오와 권열의 아버지인 일패검 권현태가 절친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된 소문이라는 게 권열의 말이었다.

정작 장한설의 약혼자로 알려진 송지문은 소문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아무튼, 문제는 최근 들어 장한설이 권열의 보호를 이상하게 거부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건 권열도 잘 안다.

원래 권열은 무조건 장한설의 편에 서서 그녀가 불편해하는 일이 있으면 자신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곤 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장한설의 실질적인 약혼자인 송지문을 그녀의 주변에서 떼어내는 일이었다.

귀부암왕 장현오는 장한설을 송지문에게 시집 보내고 싶어 했고, 그것이 장한설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장한설 본인은 애정 없는 결혼은 죽어도 하기 싫다며 거부했고, 이에 장현오는 송지문과 결혼하지 않으면 가문의 비기인 ‘암연소수’를 전수해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암연소수.

이 무술은 경기도 분당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소수장왕가의 비전기술로, 지금의 귀부암왕을 있게 만든 주역이라 할 만큼 대단한 위력을 지녔다.

장한설은 그 암연소수를 이어받길 원했으나 장현오가 그걸 미끼로 송지문과의 결혼을 요구하자 미련 없이 포기해 버렸다.

그래서 장한설은 권열을 앞세워 송지문이 스스로 자신과의 혼약을 파기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고.

“선배도, 참 힘들게 사시는군요.”

이건 한수호의 진심이었다.

아무리 집안끼리 친하고,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정이 있다고 해도 남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그렇게 장한설을 두둔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테니까.

“그건 별로 힘들게 없었다. 내가 원하는 일이기도 했고. 한설이가 지금처럼 날 외면하는 게 오히려 더 힘들지.”

“외면… 이요?”

“너도 알 거다. 나와 송지문의 관계는 한설이로 인해 극과 극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리 둘은 완전히 의기투합했지. 한설이는 그 일 때문에 날 멀리하기 시작한 거고.”

“그럼 간단하네요. 송지문과의 친분을 정리하면 다시 장한설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게 그렇지가 않다. 난 지금 아버지의 명령 때문에라도 송지문의 곁을, 후우…. 떠날 수가 없다. 그 이유까진 말해줄 수 없으니 이해해다오.”

권열은 속이 답답한지 말할 때마다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래서 대신 나보고 장한설의 보모가 되라 이겁니까?”

“바로 그거다. 너라면 한설이를 지켜줄 수 있을 테니까.”

“왜 저죠?”

“난 네가 보통의 1학년 학생들과는 다르다는 걸 안다.”

권열의 눈빛이 강렬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눈빛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활화산 속에 노출된 것처럼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한수호는 갑자기 온몸으로 소름이 확 돋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어? 이거 뭐야?’

낯선 듯하면서도 전혀 낯설지 않은 묘한 느낌.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 누군가에게서 여러 차례 느껴본 적이 있었다.

“장태산. 한설이를 이대로 두면 조만간 반드시 무슨 일이 생긴다! 그러니 네가 꼭 한설이를 곁에서 지켜주었으면 한다. 내가 이렇게 부탁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다.”

권열이 한수호를 향해 고개를 푹 숙였다.

부러지지 않는 소나무처럼 늘 꼿꼿하던 권열이 장한설의 안위를 위해 고개까지 숙이는 모습에서 한수호의 눈에 누군가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건 자신보다 동생들의 안전부터 챙기던 사람.

자신이 다치는 것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동생들이 다치지 않기만을 바라는 지독하게 이타적인 사람.

그 사람은 바로 한수호의 친형인 한성찬이었다.

‘대체 왜 이 사람한테서 형의 모습이 겹쳐 보이지?’

아무리 봐도 권열의 얼굴은 한성찬과 조금도 닮지 않았다.

한수호가 기억하는 한성찬의 마지막 모습은 지금보다 좀 더 얼굴선이 곱고, 체격도 우락부락하지 않았다.

비록 13살의 어린 나이긴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완전히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체형이나 얼굴이 변했을 리는 없었다.

‘설마…. 한설아처럼 기억이 지워지고 얼굴까지 변형된 거라고?’

한수호는 자신이 쌍둥이 동생 한설아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음을 상기했다.

스승 부부는 분명 말했다.

한수호의 가족 중에서 목숨을 잃은 건 오직 아버지 한철형뿐이라고.

형인 한성찬과 동생인 한설아, 한별이, 그리고 어머니 이태희까지.

이들은 모두 누군가의 도움으로 생존해 있다고 했다.

‘정말…. 형일까?’

한수호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동생 한설아를 보호해 줘야 한다며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권열이 한성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벅찬 감정이 솟아올랐다.

‘확인할 방법이 있어.’

한수호는 권열이 한성찬이 맞는지, 그저 그리움 때문에 생긴 기분 탓인지를 알아낼 방법을 떠올렸다.

한성찬의 오른쪽 허벅지에는 13살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은 동전만 한 푸른 반점이 있다.

독특하게도 초승달 모양으로 생겨서 한 번 보면 잊어버릴 일이 없는 한성찬만의 특징인 셈.

한수호의 시선이 권열의 오른쪽 허벅지로 향했다.

그때, 권열이 고개를 들어 한수호를 바라봤다.

“내 부탁…. 들어주기 힘든가? 너만은 장한설을 사심 없이 대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는 부탁이다.”

“그럼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요? 장한설을 이대로 두면 큰 사고가 생길 거라는 건 대체 무슨 소린지, 그리고 선배는 왜 등을 지고 있던 송지문과 꼭 붙어 다녀야 하는 건지를요.”

“그건….”

권열이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내린 그 순간이었다.

한수호가 돌연 손을 뻗어내 벤치에 앉아있는 권열의 허벅지를 잡아 뜯었다.

찌아악

두꺼운 허벅지를 감싸고 있던 청바지 한쪽이 북 찢겨나간 뒤에야 권열이 반응했다.

“뭐 하는 짓이야!”

권열이 튕기듯 5미터 밖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옷은 찢겨나간 뒤였고, 한수호는 찢긴 옷 너머에 감춰져 있던 권열의 허벅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기계?’

찢긴 틈으로 보이는 권열의 다리는 기계장치로 되어 있었다.

진짜 피부였다면 바지만 찢겨나갔을 테지만, 가짜 피부였기에 옷과 함께 쉽게 뜯겨 나가고 말았던 것.

한수호는 권열의 오른 다리 전체가 기계로 되어 있다는 걸 보자마자, 왜 그의 신체 수치가 이상하게 나타났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마나코어가 달린 기계로 만들어진 다리라서 이상하게 수치가 높았던 거구나.’

그 이유는 알게 되었지만, 권열이 한성찬이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죄송합니다. 내가 아는 권열 선배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내가 맞는지 확인을 해? 뭣 때문에?”

권열은 한수호가 적의를 가지고 공격한 게 아니라는 걸 알기에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요즘 새한교나 황도 13궁의 악도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너무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내가 가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군. 그래서 확인한 결과는?”

“선배가 맞는 것 같네요.”

한수호는 겉으로 드러난 기계 다리를 응시했다.

“하. 내 다리가 기계로 되어 있다는 거랑 내가 가짜가 아니라는 게 무슨 상관이지?”

“A급의 마나코어로 가동되는 기계식 다리를 가진 인물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새한교나 황도 13궁 정도면 그것도 가짜로 흉내 낼 수 있지 않을까?”

“제가 가짜와 진짜도 구별 못 할 만큼 어리석은 놈은 아닙니다만.”

한수호는 대충 둘러대는 중이었다.

권열의 오른쪽 다리가 기계라는 건 지금 방금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했다.

“보면 볼수록 참 대단한 녀석이야. 이 다리가 기계라는 건 한설이도 모르는 사실인데 말이지.”

“남들이 잘 모르는 비밀을 좀 많이 아는 편이죠.”

“어쨌든…. 이번 무례는 내가 그냥 넘어가 주겠다. 대신 내가 했던 부탁에 대한 답을 확실하게 받았으면 하는데…?”

지금 권열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한수호의 답변이었다.

한수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건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조건부?”

“선배의 말대로 장한설을 보호하겠습니다. 단, 내가 직접 보호하는 건 아닙니다. 내 동생, 라라를 장한설 옆에 붙여주죠.”

“라라? 아, 네 동생 장나라를 말하는 거냐?”

권열은 살짝 안심했다.

솔직히 한수호에게 이 부탁을 하면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만큼 장한설이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부탁이었는데, 생각보다 큰 소득을 얻었다.

권열도 장나라에 대한 건 어느 정도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다.

서양인의 피가 상당히 섞인 16살의 소녀, 장나라.

그녀도 한수호처럼 비돈귀살의 양녀였으며, 한수호 못지않은 강력한 능력을 지닌 실력자라는 사실을 모두 확인한 상태였다.

장나라가 장한설을 지켜봐 준다면 나쁘게 전혀 없었다.

“방학 동안 라라가 장한설과 가까이 지낼 수 있게 구실만 만들어 주세요.”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럼 된 거죠?”

한수호는 간단히 권열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 자신은 다른 할 일이 있었으니 라라로 하여금 장한설, 아니 쌍둥이 동생인 한설아의 안전을 지켜주기로 한 것이다.

‘어차피 설아는 내 동생이야. 오빠로서 내가 지켜주는 건 당연한 거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권열에게 빚을 지워놓았으니 한수호는 손해 볼 게 하나도 없었다.

“고맙다. 그런데…. 다른 조건은 없는 거냐?”

권열은 한수호가 별다른 조건도 없이 부탁을 들어주자 의구심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 뭐, 돈이라도 요구할까요? 보호비 같은 거?”

“크흠.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지. 그것보다 더한 조건이 있어도 들어줄 용의가 충분히 있고.”

“됐어요. 친구의 안전을 도모하는데, 무슨 조건을 답니까?”

한수호는 손사래를 치며 벤치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권열이 몇 걸음 다가서며 머쓱하게 입을 열었다.

“한 가지는 알려주마. 내가 왜 장한설의 안전에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지 그 이유를 말이야.”

한수호가 걸음을 멈추고 다시 몸을 돌렸다.

“말해준다면 들어는 볼게요.”

“한설이를 노리는 무리가 있다. 원래 놈들의 목표는 귀부암왕 장현오 선배님이지만, 선배님에게서 틈을 찾지 못하자 타겟을 한설이 쪽으로 옮긴 거지.”

“장한설을 위협해 장현오 선배님을 압박하겠다, 뭐 이런 건가요?”

“아니. 놈들은 한설이를 죽여서 장현오 선배님에게 절망을 주려는 것이다.”

“…!”

한수호로서도 놀랄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단순히 협박을 위해 장한설을 납치하거나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아예 목숨을 노리고 있다니.

“이번에 유대룡 본부장님 댁에 찾아갔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장현오 선배님을 노리는 무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더군.”

“그걸 미리 알았으면, 요원들을 움직여서 먼저 해치우면 되는 거 아닙니까?”

“본부장님도 그러려고 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요원들이 움직이기만 하면 귀신같이 미리 알고 도망쳐서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하셨다.”

권열의 말이 의미하는 건 간단했다.

특무부 내에도 놈들의 눈과 귀가 숨어들어 있다는 것.

“대체 그놈들의 정체가 뭡니까?”

“이프리트라는 신흥 조직이다.”

“이프리트!”

한수호의 눈에 경악의 감정이 차올랐다.

그 어디서도 듣기 힘들었던 이름, 이프리트.

이산이나 김명중처럼 회귀한 인물들이나 알고 있는 이프리트가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자세한 건 모른다. 다만, 그 이프리트라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강력한 힘을 지녔고, 평범한 마공사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특성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건 안다. 유대룡 본부장님 말씀으로는, 새한교나 황도 13궁 중에서 한 곳은 그 이프리트의 일부에 속할 거라고도 하고.”

“…. 알겠습니다. 놈들이 왜 장현오 선배님을 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장한설을 지키는 일은 확실하게 해 드리죠.”

이제 장한설을 보호하는 건, 단순히 동생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넘어 이프리트를 추적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되었다.

‘유대룡 아저씨는 어디서 이프리트에 대한 정보를 얻은 거지?’

이프리트는 한수호가 회귀하기 전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땐 유대룡도 이프리트에 대한 걸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만약 알고 있었다면 한수호에게 말해주지 않았을 리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세상에선 유대룡이 스스로 이프리트의 존재를 파악하고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건 꽤나 놀라운 일이었고, 자칫 잘못하면 유대룡을 죽음으로 이끄는 방아쇠가 될지도 몰랐다.

‘조만간 아저씨를 찾아뵈어야겠어.’

유대룡이 자신의 말을 어느 정도까지 귀담아 들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안전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정보를 넘겨줄 필요가 있었다.

“그럼 잘 부탁한다.”

“나중엔 송지문 선배와 무슨 일이 엮여 있는지도 알려주길 바랍니다.”

“그건…. 흐음. 알았다.”

권열은 뭔가를 더 말하려다가 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권열 선배. 그 다리는 언제 그렇게 된 거죠? 선천적인 건 아니라고 들었는데요.”

한수호는 슬쩍 권열의 기계 다리에 대한 걸 물었다.

선천적 이유인지 후천적인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그렇게 말해버렸다.

넘겨짚은 생각이 맞았는지 권열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10년 전인가? 내 기억에는 없지만, 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아마도 사고 충격으로 그 당시 기억만 잃은 게 아닌가 싶다.”

쉽게 말해 해리성 기억상실이었다.

너무 충격이 커서 뇌가 스스로 특별한 순간의 기억만을 지워버리는 현상.

하지만 한수호는 이게 기억상실이 아니라, 외부의 힘에 의한 기억 조작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렇군요. 언젠가는 기억이 돌아오길 바랍니다.”

“걱정해 줘서 고맙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약속은 꼭 지킬 테니 걱정 마시고요.”

권열을 대하는 한수호의 태도가 사뭇 달라져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권열이 어쩌면 10년 전 헤어진 친형인 한성찬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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