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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249화 (249/375)

249화

한수호가 마나 친화도에 최종적으로 적용한 수치는 42%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42%를 넘어가게 되자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경고 메시지가 떠올라서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친화도를 42%로 수치화하는 데 소모되는 포인트는 24만.

마나 친화도를 높이는 데 투자한 포인트 치고는 매우 소소한 수치다.

한수호는 이 이상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친화도 42%면, 게이트를 만지는 정도는 가능해지겠지?’

그게 가능해져야 세상 곳곳에 등장한 게이트들을 모조리 자신의 전투 영역으로 옮길 수 있었으니까.

한수호는 당장이라도 괴인혈을 발동시켜 게이트와 접촉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었지만, 그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이왕 시작했으니 공간 조작 특성도 필요한 수준으로 개조해 봐야하지 않은가.

[특성: 공간 조작]

-10미터 범위 내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공간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조작 가능 범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유지 시간은 기본적으로 1초이지만, 창의성과 독창성 점수에 따라 증가할 수 있습니다.(+1~+5초)

-쿨타임: 없음. 단, 중첩 사용 금지

-패널티: 중첩 사용 시, 일정 비율로 지능 하락 및 감정의 석화 발생

*정신력이 낮은 경우,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공간 조작 특성에도 전제 조건이 붙어 있었다.

조건은 바로 ‘정신력’이었다.

‘내 정신 수치가 17이니까 이 조건도 높여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한수호는 바로 검증에 들어갔다.

‘정신력이 낮은 경우’라는 문구를 ‘정신력이 5 이하인 경우’로 수정하자,

>>정보를 수정하여 얻을 수 있는 포인트는 100,000입니다. 변경된 정보를 저장하시겠습니까? YES/NO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

애초에 이 공간 조작 특성에 걸려있던 조건이 정신력 5보다 낮게 설정되어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이번엔 최대치로 올려볼까?’

한수호가 정신력 제한 수치를 17까지 확 높였을 때,

>>정보를 수정하여 얻을 수 있는 포인트는 3,200,000입니다. 변경된 정보를 저장하시겠습니까? YES/NO

무려 3백 2십만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

실로 엄청난 이득.

앞으로 1주 정도만 더 지나면 라라로부터 정신 수치 3을 얻을 수 있게 되니 공간 조작 특성의 제한 수치를 2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 거의 4백만까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일주일만 참으면 4백만 포인트를 공짜로 얻을 수 있기에 당장 정보를 수정하는 게 망설여졌다.

‘이건 보류다.’

결국 한수호는 일주일을 더 참기로 했다.

제한조건을 건드리지 않은 채, 다른 정보를 바꿀 수 있는지도 확인해 봤다.

그 결과 조작 범위를 넓히거나 유지 시간 등을 변경하는 데 필요한 포인트가 최소 백만 이상으로 나왔다.

특히, 쿨타임 제한인 중첩 사용 금지를 ‘1회 중첩 가능’으로 변경할 경우엔 무려 3백만이라는 엄청난 포인트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패널티를 최소화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제한조건을 높이면 가능해질지도 모르겠군.’

한수호는 일단 공간 조작 특성의 정보 개조는 현 상태로 킵하기로 했다.

‘드디어 테스트를 해 볼 때인가?’

한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여전히 푸른빛을 뿜어내고 있는 게이트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월과 고니, 살이와 범이까지 전부 불러들였다.

“내가 이상한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놀라지 말고, 잘 지켜봐 둬. 나중에 큰 전투가 있을 때 종종 그 모습으로 변하게 될 테니까.”

한수호는 자신이 괴인혈을 사용하면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조유현의 경우엔 늑대와 사자가 합쳐진 것 같은, 끔찍한 혼종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좀 간지나는 모습이면 좋겠는데….’

겉모습은 19살이지만, 회귀 전의 삶까지 치면 무려 36살이나 된다.

그럼에도 수인화한 자신의 모습이 흉측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걱정마라, 주인. 주인이 무슨 모습이 된다 해도 우린 다 알아볼 수 있으니까.”

월의 말에 마음이 든든해진 한수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괴인혈 특성을 발동시켰다.

피이이잉-

괴인혈의 발동과 동시에 한수호의 눈앞에 붉은색 빛이 번쩍하더니 좌우로 길게 가로지르며 사라졌다.

바로 그 때였다.

쿠드드드득

한수호는 자신의 육체가 극심하게 뒤틀리며 덩치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순식간에 눈 높이가 두 배로 높아졌고, 몸통이 놀랍도록 두꺼워졌다.

한수호는 빠르게 변해가는 두 손을 내려다 봤다.

인간일 때보다 네 다섯 배 이상 팔이 두꺼워졌고, 2미터에 달할 정도로 길쭉해졌다.

두 손 부분이 특히 두터워졌는데, 손 크기만 거의 50센티가 넘어보였다.

손만 커진 게 아니다.

바닥을 딛고 선 두 발은 거대한 호랑이의 발처럼 크고 두꺼워졌다.

‘군데 군데 털이 잔뜩 나 있는 고질라 같은 모습인건가?’

수인화된 자신의 육체를 부분적으로 살펴 본 첫인상이었다.

팔뚝 안쪽은 드래곤의 껍질처럼 우둘투둘했지만, 바깥쪽은 사자의 갈퀴처럼 갈색의 긴 털로 뒤덮여 있다.

몸통도 마찬가지.

가슴팍과 복근 부분만 두툼한 각질로 되어 있고, 그 외에는 모조리 갈색 털로 가득했다.

‘어우야…. 이거 엄청난 괴수가 된 것 같잖아?’

한수호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크르르르….

자신의 입에서 한숨 소리가 아니라 괴수의 으르렁 거림이 흘러나왔다.

소리를 낸 자신도 깜짝 놀라 한 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쿠웅

육중한 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그때 한수호의 시야에 주춤주춤 물러서고 있는 월과 살이, 범이가 보였다.

녀석들은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경악한 눈으로 한수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오직 고니만이 별 두려움 없이 한수호의 등 뒤에서 요리 조리 움직일 뿐이었다.

“내 모습이 그렇게 흉측한가? 크르르….”

그냥 말을 했을 뿐인데 코에서 뜨거운 콧김이 훅 뿜어져 나온다.

그때, 몸의 한 곳에서 낯선 감각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등 뒤에서 고니가 기다란 꼬리에 올라타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꼬리?’

그건 자신의 꼬리였다.

2미터는 충분히 되어 보이는 굵고 넓적한 꼬리.

그런데 꼬리가 굉장히 특이하게 생겼다.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 지는 형태가 아니라 점점 부채처럼 펼쳐지는 형태였고, 가장 끝에는 수많은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한수호는 자기 모습을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에 게이트 앞에 정면으로 섰다.

푸른빛을 내는 거울 같은 반듯한 게이트 단면에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모습을 본 한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헉 하고 헛숨을 들이마셨다.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

4미터는 충분히 될 것 같은 크기.

거기에 온몸은 드래곤의 단단한 각질을 지닌 상태에서 부드러운 갈색 털로 완전히 뒤덮혀 있었다.

전체적인 모습은 단순한 괴수의 모습이 아니라, 쩍 벌어진 어깨에 기형적으로 큰 손과 발을 지닌 갑주를 걸친 이족 보행의 늑대였다.

얼굴도 굉장히 특이했다.

늑대의 얼굴에 이마엔 앞쪽으로 길게 뻗은 삼각형 모양의 커다란 뿔 두 개가 솟아나 있었다.

두 뿔의 중앙엔 갈색과 완전히 대비되는 회색빛의 갈기가 등 쪽을 타고 내려와 꼬리 끝까지 이어졌다.

한수호는 생각보다 훨씬 멋드러진 수인화 모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그렸다.

크르르르

미소를 짓는데도 으르렁 거림이 새어나온다.

피식 웃은 한수호는 수인화를 통해 크게 변해있을 자신의 능력 정보를 확인해봤다.

[신체외적능력] : 511/999

[신체내적능력] : 31/99

[마나] : 8,115(+780)/99999

[육체한계치] : 2/4

[마나 적합도] : 42%

‘전부 크게 늘었는데? 마나 적합도도 새로 생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늘어난 수치가 크다.

신체외적능력은 수치 170이 늘었고, 내적능력도 10이나 증가했다.

마나는 2천이 늘었으며, 육체한계치는 뒤쪽 숫자가 3에서 4로 바뀌었다.

‘육체의 한계치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거겠지?’

이게 괴인혈 1단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수인화한 자신을 스승 부부나 친구들이 본다면 무슨 말을 할지 꽤나 걱정이 된다.

인간의 육체를 몬스터화 시키는 M 바이러스와는 차원이 다른, 괴인혈 특성의 발동에 의해 변이되는 것이지만, 그들이 볼 때는 몬스터와 별반 다를 게 없을 터.

괴인혈을 함부로 사용했다가 친구들 손에 사냥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수호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우선 게이트부터….’

잡생각을 떨쳐버린 그는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길 멈추고 게이트 가장자리로 손을 뻗었다.

쇠조차 우그러뜨릴 것처럼 무식하게 생긴 손으로 가장자리에 손을 가져다 대자,

빠지직. 티틱.

게이트가 엄청난 스파크를 일으키며 한수호의 손을 거부하려 했다.

하지만 한수호에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릿함을 느끼게 하는 스파크를 무시한 채 게이트를 꽉 움켜쥔 한수호.

놀랍게도 이번엔 게이트 속으로 빨려들어가지 않았다.

‘역시, 마나 친화도 때문이었어.’

한수호는 이제 게이트를 마음대로 전투 영역으로 끌어 오거나, 이곳에 있는 게이트를 밖으로 빼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게이트를 만질 수 있게 된 것은 좋지만, 계속해서 게이트를 전투 영역으로 가져오게 되면 한 장소에 계속 쌓이게 될 터.

적을 이곳으로 끌고 왔을 땐, 게이트가 놈들이 도망칠 탈출로가 될 수도 있었다.

‘이걸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으면 좋겠는데….’

한수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게이트를 쥔 손에 힘을 주었을 때,

‘…. 어?’

잡아당긴 방향으로 게이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도 되네?’

마나 적합도라는 건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한수호는 게이트 가장자리를 잡고 계속해서 끌어당겼다.

그러자 게이트는 얼음판 위의 썰매처럼 별다른 저항도 없이 미끄러지듯이 끌려왔다.

어느새 진입차단벽의 끝까지 움직여간 한수호.

그는 게이트와 벽을 번갈아 바라보며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월을 향해 말했다.

“야, 월. 이거 살짝 좀 부셔도 되지?”

“수리할 자재만 챙겨준다면 마음대로 부셔도 된다.”

월은 이제 한수호의 모습에 적응을 했는지, 가까이 다가와서 딱 부러지게 대답했다.

“오케이.”

한수호는 새까만 진입차단벽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마나를 살짝 끌어올리며 얼음불 특성 중, ‘열화기’를 발동시켰다.

한수호의 괴물 같은 손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순간,

푸스스스슥

단단하기 이를데 없는 벽이 눈처럼 녹아내렸다.

순식간에 5미터 가량의 구멍을 만든 한수호는 게이트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밖은 여전히 새하얀 공간 그대로였다.

멀지 않은 곳에 한수호의 보금자리인 3층 주택과 몬스터 봇들의 수련장이 보인다.

‘게이트는 수련장 옆에 모아놓는게 좋겠지?’

앞으로 이곳으로 가져올 게이트가 한두 개가 아니니 진입차단벽과 비슷한 큰 공간이 필요했다.

또한 게이트에서 몬스터들이 튀어나올 것에 대비해서 막강한 방어 시스템과 보호벽을 만들어 둬야 했다.

‘매번 벽을 부수고 다닐 수도 없으니까 게이트 창고와 이어지는 통로도 설치해야겠군.’

한수호는 수련장 옆쪽으로 움직이며 벌써 설계도까지 짜고 있었다.

“웃차. 여기가 좋겠네.”

한수호는 수련장에서 약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멈춰섰다.

그곳에 게이트를 내버려 둔 한수호는 월을 불러 새롭게 시작해야 할 건축에 대해 빠르게 지시했다.

“이곳엔 진입차단벽에 버금갈 정도로 단단한 창고를 짓는다. 어떤 구조로 짓냐면….”

한수호의 설명이 이어지자 월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던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라서 앞으로 뭘 하나 걱정이었던 월.

그런데 때마침 한수호가 새로운 작업 거리를 던져 줬으니 기분이 확 좋아진 것이다.

그건 살이나 범이도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두 녀석도 월 뒤에 얌전히 서서 한수호의 설명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모든 설명을 마친 한수호.

“…. 알았지? 일단, 바로 기본 뼈대 작업부터 시작해. 필요한 자재는 금방 가져다줄 테니까.”

“알았다.”

월은 힘차게 대답하고는 곧장 살이와 범이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고니야, 이리온.”

여전히 한수호의 꼬리에 올라타 말타기를 하며 놀고 있던 고니가 바로 한수호의 품으로 날아들었다.

“넌 나랑 같이 던전에 좀 다녀오자. 우리 둘이 함께하면 침묵의 던전이 주는 시험 정도는 우습지 않겠냐?”

지금 한수호의 모습은 무시무시했지만, 고니는 전혀 개의치 않고 품에 머리를 부비며 알았다는 듯 소리를 냈다.

캬르릉~

“좋아, 그럼 가 볼까?”

한수호는 거대한 괴수의 모습을 한 상태로 게이트 안으로 당차게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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