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마공사-250화 (250/375)

250화

>>침묵의 협곡에 들어오신 당신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협곡 안에는 당신을 위한 맞춤형 시험의 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세요.

>>협곡에 발을 디디는 순간, 시험이 시작됩니다.

한수호는 V자 협곡의 입구에 우두커니 서서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응시했다.

‘괴인혈을 쓴 상태로도 시험에 도전하는 게 가능하구나.’

괴인혈을 사용하면 각성자로 인식되지 않아 도전이 불가능한 게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가 없었다.

‘맞춤형 시험의 장이라….’

시험의 결과에 따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했으니 시험 난이도가 높을수록 더욱 엄청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게 분명했다.

다만, 이 던전을 넘겨준 자가 이프리트의 수장으로 여겨지는 가면인이라는 점이 살짝 걱정이었다.

‘그자도 이 던전의 시험을 통과했었다고 했지?’

이 던전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단 세 번뿐.

가면인이 한 번 사용했으니, 남은 기회는 두 번이다.

한수호는 그 두 번의 기회를 모두 자신이 이용할 생각이었다.

한수호는 마음에 준비를 하고 협곡 안으로 들어서려다가 멈칫했다.

‘맞춤형이니까 내 기본 능력이 높을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이왕 도전하는 거, 난이도를 더욱 높여서 보상의 질을 최대한으로 올려보고 싶어졌다.

‘좋아. 내친김에 그동안 쌓아 놨던 NP를 오늘 다 쓰자고.’

한수호는 980이나 되는 NP를 지금 사용해서 기본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한수호의 능력치 평균은 341이다.

지금 수치는 511이나 되지만 어디까지나 괴인혈 덕분에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이니 진짜 능력치는 아니다.

한수호는 굳이 특성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강력한 힘을 갖고자 했다.

‘7가지 신체 항목에 100씩 배분하면, 평균치도 100 오르겠지?’

매우 간단한 계산이었다.

총 7개의 신체 능력치 모두에 100NP를 배분하면 평균치도 똑같이 오르는 건 당연한 일.

한수호는 바로 모든 신체 항목 수치에 100씩을 투자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능력 정보를 확인해 봤다.

[신체외적능력] : 662/999

수치를 본 한수호는 살짝 당황했다.

‘611이 아니고 662라고?’

생각보다 높게 오른 것에 의아해 하던 한수호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군. 괴인혈 덕분에 1.5배로 상승했으니 662가 맞네.’

원래 평균치가 341이었는데, 100이 올랐으니 441이 되고, 거기서 괴인혈 특성에 의해 1.5배로 능력이 오른 걸로 계산하면 662가 맞다.

자신의 능력 정보에 662가 적힌 것을 보고 있자니, 왠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능력치의 최대가 100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자신의 능력치가 600을 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의 능력치가 이렇게까지 오를 수 있다는 건, 다른 사람, 특히 발자크 같은 대마왕은 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어쩌면 이프리트의 그 가면인은 이미 900을 넘겼는지도 모르고.’

영상만 봐도, 괴인혈을 사용한 조유현을 애들 다루듯 가볍게 상대하고 있으니 그 강함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었다.

‘감상은 나중에 하고, 도전부터 해 볼까?’

한수호는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좁고 깊은 협곡을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발을 옮겼다.

그렇게 협곡 입구에 발을 들이기 직전, 한수호는 광폭화까지 사용했다.

푸화아아악!

괴인혈을 발동시킨 상태에서 광폭화까지 사용하자 전과는 다른 현상이 일어났다.

예전엔 근육이 크게 부풀었다가 근밀도가 몇 배로 증가한 상태로 응축되었는데, 지금은 몸에서 검푸른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한수호는 한 번 더 자신의 능력 정보를 살펴봤다.

[신체외적능력] : 999/999

[신체내적능력] : 62/99

[마나] : 13,500(+780)/99999

[육체한계치] : 2/4

[마나 적합도] : 42%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엄청난 수치였다.

신체 외적인 능력치는 더 이상 오를 수도 없는 999를 찍어버렸다.

‘이대로 던전의 시험에 들면 최고 난이도가 나오겠는데?’

한수호는 조금 뿌듯한 마음으로 당당히 협곡 안으로 발을 디뎠다.

한수호가 협곡 안쪽으로 몸을 들이밀었을 때였다.

>>침묵의 협곡에 입장하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그 어떤 특성도, 그 어떤 아티팩트도 효력을 발휘하지 않습니다.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시험을 통과하세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가 한수호를 충격에 빠뜨렸다.

특성과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이 걸린 시험.

한수호는 침묵의 협곡이라는 의미가 이런 것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X됐다.’

한수호 급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가늠해 봤다.

괴인혈 특성은 마나가 1200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계속 유지할 수 있지만, 광폭화 특성은 12시간이 최대다.

만약 이 협곡에서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12시간을 넘어가게 되면 절대 시험을 통과할 수 없게 된다.

‘일단 빠졌다가 다시 들어와야겠다.’

한수호는 최고 난이도로 시험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곧장 발길을 되돌렸다. 하지만,

방금 통과했던 협곡의 입구가 알 수 없는 막으로 막혀 있었다.

‘이건 또 뭔…?’

한수호가 어리둥절해할 때, 눈앞으로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 번 협곡에 들어오면, 시험을 통과하기 전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1분 후, 시험이 시작됩니다.

>>시험 난이도: 극악

>>시험 내용:

-협곡으로 밀어닥치는 몬스터 웨이브를 저지하세요.

-10분이 지날 때마다 웨이브 단계가 상승합니다.

-10분 내로 등장한 몬스터를 모두 없애면, 시험을 계속할지 여부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10분 내로 모두 없애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다음 단계의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웨이브 횟수: 10회

>>끝까지 견딘다면, 최고의 보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드시 생존하시길.

“하….”

한수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협곡에 발을 디딘 이상, 어떡하든 한 번의 웨이브를 이겨내야 했다.

10분 내로 몬스터를 모두 없애고 이곳을 빠져나갈 선택권을 얻어내야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몬스터들 때려잡아서 심장이나 흡수해야겠군.’

한수호는 이 시험을 괴인혈의 단계를 높이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54

>>53

>>52

..

.

메시지는 친절하게 초가 줄어드는 상황까지 눈앞에 띄워주었다.

한수호는 입맛을 쩝쩝 다시며 협곡 안쪽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어갔다.

등 뒤가 막혀 있는 이곳에서 몬스터 웨이브를 맞이하는 건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에 배수의 진을 친다는 느낌으로 벽을 등지고 서는 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 자유롭게 움직이며 몬스터들을 상대할 생각이었다.

>>34

>>33

..

.

남은 시간은 30초.

한수호는 혹시나 싶어 쇄혼 특성이나 얼음불 특성을 사용해 봤지만, 역시나 특성은 발동하지 않았다.

인벤토리에서 라뮬을 꺼내 봤지만, 늘 불타오르던 화염도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무기를 쓰는 게 낫겠네.’

괜히 귀한 아티팩트 무기를 사용했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그래서 조유현의 아공간 복주머니에서 얻은 커다란 언월도를 꺼내 들었다.

묵직한 느낌이 꽤 마음에 들긴 했지만, 수인화한 모습으로 언월도를 들고 있자니 굉장히 어색했다.

‘웨이브가 얼마나 지독하려나?’

난이도가 극악으로 표현될 정도면 보통은 아닐 터.

한수호는 협곡 안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어서며 웨이브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8

>>7

...

이제 곧 시작이었다.

>>2

>>1

>>0

눈앞에 떠오른 숫자가 드디어 0이 되었을 때였다.

쩌저저적

위로 뻥 뚫려있는 협곡의 하늘이 크게 갈라지더니 5미터 크기의 커다란 몬스터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늘 위에서 떨어져 내릴 줄 몰랐던 한수호는 반쯤 입을 벌리고 협곡 안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몬스터들을 바라봤다.

오우거.

투윈 헤드는 아니었지만, 팔뚝에 붉은 줄이 그어져 있는 걸로 봐서는 일반 오우거가 아닌, 오우거 워리어였다.

그것도 5미터나 되는 거구들.

쿠웅.

쿠구궁.

터덩! 텅! 텅!

떨어지는 오우거들을 대충 세어봐도 백은 족히 넘어간다.

놈들은 협곡으로 구르거나 점프를 해대며 한수호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놈들을 10분 내로 다 없애라고?’

최소 6초에 한 마리씩 때려잡아야 10분 안에 처리가 가능했다.

만약, 10분 안에 처리하지 못한다면 곧바로 다음 단계 웨이브가 시작 될테고, 이 오우거 워리어들보다 더 강한 놈들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그게 반복되면 점점 몬스터들은 쌓이게 될 터.

결국, 10번의 웨이브가 다 끝나기도 전에 한수호는 죽고 말리라.

‘뭐 이딴 시험이 다 있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이다.

퇴각은 존재하지 않는, 무조건 한 번은 웨이브 방어를 성공시켜야 하는 지독한 시험.

이런 식의 시험이면, 10회의 웨이브를 모두 성공시킬 확률은 1%도 되지 않으리라.

하지만, 한수호는 이미 이 시험을 통과한 인물 한 명을 알고 있었다.

꽃잎 10개의 가면인.

그는 지금 한수호가 겪는 난이도에 버금가는 시험을 치렀으며, 그 시험을 통과했으니 멀쩡히 살아 있는 것이다.

‘나라고 못 할까!’

오기가 생긴다.

한수호는 언월도를 있는 힘껏 꽉 움켜쥔 상태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오우거들을 당당히 마주 섰다.

“누가 센지 한번 보자고!”

한수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푸른 기운이 더욱 짙어진 순간,

푸확!

가장 먼저 덤벼든 거대 오우거의 몸통이 반으로 갈라졌다.

* * *

그러부터 5분 뒤.

한수호는 협곡 가득히 쓰러져 죽어버린 100마리의 오우거 사체 속에서 홀로 우뚝 선 채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한수호의 무력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엄청났다.

첫 번째 오우거를 향해 가볍게 휘두른 언월도에 그 두껍고 단단한 가죽을 지닌 오우거가 두부처럼 갈려 나갔다.

한수호도 너무 의외였는지, 반으로 쪼개진 오우거를 보며 흠칫 놀라고 말았다.

금방 정신을 차린 한수호는 지금 자신이 지닌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닫고, 오우거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단 5분.

주어진 10분에서 불과 절반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한수호는 100마리 오우거들을 전멸시켰다.

그리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지긋이 바라보며 오우거의 심장을 꺼내 게걸스럽게 씹어먹기 시작했다.

눈앞의 메시지가 알려주는 내용은 간단했다.

>>1단계 웨이브 종료.

>>남은 시간: [04:58]

>>성과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시험을 종료하고 보상을 취하겠습니까? 아니면 다음 단계의 시험에 도전하여 보상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까?

한수호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심장을 뜯어먹었다.

그렇게 4분 여가 흘렀을 때,

-1단계 진화율: 10%

생각 밖으로 괴인혈 1단계의 진화율 상승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심장이 조각난 오우거 45마리를 제외하면 55마리의 심장을 흡수했는데도 11%를 넘기지 못했다.

처음 세 마리 때까지는 3%씩 쑥쑥 올라가더니, 여섯 마리째부터는 1%도 올라가지 않았고 55마리의 심장을 다 섭취했음에도 고작 1%만 더 올라가는 걸로 끝나버렸다.

같은 종의 몬스터 심장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건 진화율 상승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

‘그렇긴 해도 여기서 멈춘다면 언제 또 진화율을 올릴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이 최고의 기회였다.

게다가 이 시험을 진작에 통과했을 가면인을 떠올리자 호승심까지 불타오른다.

‘계속 가보자!’

그렇게 결정을 내린 한수호는 보상의 업그레이드를 선택했다.

>>훌륭한 선택입니다.

>>10초 뒤, 2단계 시험이 시작됩니다.

>>10

>>9

한수호는 숫자가 줄어드는 동안 빠르게 자신의 정보를 확인했다.

[마나] : 13,000(+780)/99999

100마리의 오우거 워리어를 때려잡는데 마나력이 500밖에 소모되지 않았다.

‘이 정도면 5단계까지는 무난하게 가겠는데?’

한수호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웨이브를 견뎌내자 자신감이 붙었다.

>>2

>>1

>>0

그사이 시간은 0이 되었고,

쩌저저저적-

협곡 위의 하늘엔 두 번째로 균열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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