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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252화 (252/375)

252화

>>훌륭한 선택입니다.

>>10초 뒤, 9단계 시험이 시작됩니다.

>>10

>>9

..

한수호는 어느덧 9단계 시험까지 진입했다.

7단계 시험에서 사이클롭스 20마리를 상대로 고니와 멋진 듀오를 이룬 덕분에 7분 만에 전멸이라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더불어 사이클롭스의 심장을 뜯어먹은 결과, 진화율을 85%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한수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고 곧바로 8단계에 도전했다.

>>6

>>5

>>4

..

8단계는 과연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어려웠다.

쭉 찢어진 균열에서 떨어져 내린 몬스터는 다름 아닌, 미노타우르스.

무려 15미터에 이르는 거구에 방어력과 공격력까지 무지막지한 미노타우르스가 무려 10마리나 등장했다.

고니가 그중 4마리를 상대해 주지 않았다면, 한수호가 8단계를 통과하는 건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9분 54초 만에 간신히 10마리 미노타우르스를 쓰러뜨린 한수호.

그 결과 한수호는 진화율을 99%까지 상승시킬 수 있었다.

괴인혈 특성을 2단계로 진화시키는 데까지 남은 진화율은 단 1%.

9단계만 잘 버텨내기만 한다면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2

>>1

>>0

쩌저저저적-

드디어 9단계 시험을 위한 균열이 열렸다.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균열은 하나가 아니었다.

500미터 간격을 두고 세 개의 균열이 나타났고, 그 균열 속에서 각기 다른 색을 지닌 세 마리 몬스터가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쿠웅.

쿵. 쿵!

고니와 한수호가 미처 움직일 시간도 없이 빠르게 협곡 안으로 착지한 세 마리 몬스터들.

놈들의 모습을 알아본 한수호는 괴수와 같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으르렁거렸다.

‘여기서 발록이라니!’

9단계에서 등장한 몬스터는 다름 아닌 발록이었다.

두 마리는 한수호의 앞뒤를 가로막았고, 한 마리는 고니와 한수호의 사이에 내려섰다.

한수호의 앞뒤를 포위하고 선 두 마리 발록은 빨갛고 파란 피부를 지니고 있었고, 고니를 막아선 발록은 새까만 어둠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놈들은 몬스터들의 군단장으로 여겨질 정도로 엄청난 존재였으며, 1급 게이트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일각에선 드래곤과도 맞수를 이룰 유일한 몬스터라고 말하는데, 근접전에서의 전투력은 오히려 드래곤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한수호는 잘 알고 있었다.

드래곤의 마법적인 공격을 크고 두터운 날개를 이용해 막아낼 수 있으며, 드래곤의 브레스와 다름없는 빔 공격이 가능하고, 심지어 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는 몬스터가 바로 발록인 것이다.

그런 발록이 무려 세 마리.

한수호는 급히 고니를 살폈다.

고니도 발록의 강함을 느낀 것일까?

늘 선제공격을 감행하던 고니가 극도로 긴장한 상태로 발록을 노려보며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만 있었다.

덩치만 따져보면 고니가 발록의 두 배.

하지만 검은 발록은 우두커니 선 채로 고니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시선만 움직일 뿐이었다.

한수호는 고니의 긴장감을 풀어주고자 큰 소리로 외쳤다.

“물고, 뜯고, 찢어버려! 너라면 할 수 있다, 고니!”

한수호의 외침을 신호로 삼은 고니가 검은 발록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때를 함께해 적색 발록과 청색 발록이 한수호를 향해 입을 쩍 벌렸다. 순간,

쮸우우우우우웅-

쿠아아아아아악!

발록의 입에서 두 줄기 레이져가 뿜어져 나왔다.

꽈과과과과광!

한수호가 서 있던 자리로 거대한 폭발이 일었다.

하지만 그곳에 한수호는 없었다.

어느새 청색 발록의 등뒤에 달라붙은 한수호가 뾰족한 손톱을 하나로 모아 놈의 몸통에 구멍을 뚫어 버렸다.

하지만,

스슥

놀랍게도 발록 또한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

거의 동시에 한수호의 좌우로 두 마리 발록이 나타났고, 손에 든 거대한 검을 땅까지 가를 기세로 세차게 휘둘렀다.

콰앙! 콰아아앙!

두 개의 검을 두꺼운 양 팔로 막아버린 한수호.

발록의 공포스러운 힘이 실린 대검을 맨 팔뚝으로 막아냈음에도 한수호는 멀쩡했다.

이에 흠칫 놀란 두 마리 발록이 바닥을 발로 힘차게 구르더니 엄청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쿠화아아악!

콰과과과과!

붉고 푸른 불길이 한수호까지 뒤덮었고, 그 기운에 담긴 힘 때문에 협곡은 지진이 일어난 듯 크게 흔들렸다.

콰츠으으으으으으

발록이 뿜어낸 기운이 한수호의 몸에 닿자마자 기화되듯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땅이 갈라지고, 주변의 바위들이 쩍쩍 갈라지고 있었지만 한수호는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 수인의 육체로 강력한 힘을 모두 버텨냈다.

이에 두 마리 발록이 모든 기운을 대검에 실어 한수호를 갈가리 찢어버릴 듯한 기세로 베어버렸다. 바로 그때,

터억.

한수호는 미끄러지듯이 청색 발록의 거대한 팔뚝 옆을 스쳐 지나가 팔꿈치 부위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힘을 주어 역방향으로 꺾어 버렸다.

우득

청색 발록의 팔이 부러지며 피와 살점이 튀었다.

하지만 발록은 고통이 없는지 그 상태에서 다른 팔로 한수호를 짓뭉개려 했다. 하지만 한수호의 힘은 발록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살짝 뛰어오른 한수호는 오른팔로 발록의 다른 팔마저 잘라내 버렸고, 동시에 왼팔로 놈의 두꺼운 목을 빠르게 그었다.

서걱

허공에 떠오른 발록의 머리.

푸슈슈슛

잘린 목에서 핏물이 분수처럼 뿜어지는 그때, 한수호는 바닥에 내려서면서 오른손으로 발록의 몸통을 세로로 쫙 갈라버렸다.

후두두둑

잘린 몸통에서 온갖 내장이 쓰레기 더미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 모습을 본 적색 발록이 괴성을 내지르며 날개를 활짝 폈고, 거기서 어마어마한 음파가 쏟아져 나왔다.

키이이이이이이잉!

음파에 맞은 땅이 뒤집히고 바위가 퍽퍽 부서져 나갔다.

하지만 한수호의 움직임은 음파의 속도마저 뛰어넘고 있었다.

돌파 특성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적색 발록의 온몸을 맨손으로 가르고, 뜯어냈다.

가장 먼저 날개가 뜯겨나갔고, 다음은 두 팔이, 다음은 두 발이 뽑혀졌다.

쿠아아아아악

고통에 둔감한 발록도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비명을 내질렀다.

한수호는 그런 발록의 머리를 칼날 같은 손톱이 달린 양손으로 수십 조각으로 갈라버렸다.

쿠웅

머리를 잃은 발록이 바닥에 쓰러지며 짙은 흙먼지를 일으켰다.

그때, 고니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발록이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한수호를 노려봤다. 그때,

쩌억

검은 발록의 눈앞에서 고니가 입을 쩍 벌렸다.

그러자 이마에 길게 돋아난 세 개의 뿔 중에서 가장 앞쪽에 있던 붉은색 뿔이 새빨갛게 불타올랐다. 그 순간, 고니의 입에서는 레이저와 다름없는 붉은색 빛이 번쩍하고 뿜어져 나왔다.

쮸아아아아아아앙

붉은 빔이 발록의 머리를 가르고, 몸통을 가르더니 옆구리 쪽으로 빠져나왔다.

검은 발록은 한순간의 방심으로 빔 공격에 몸이 반토막 나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화르르르르륵!

어찌나 강렬한 열기였는지 잘려진 몸통이 땅으로 떨어지기도 전에 한 줌 재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한수호가 세 마리 발록의 죽음을 확인했을 때, 그의 눈앞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9단계 웨이브 종료.

>>남은 시간 [07:34]

>>성과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시험을 종료하고 보상을 취하겠습니까? 아니면 다음 단계의 시험에 도전하여 보상을 업그레이드 하겠습니까?

그 엄청난 발록 세 마리를 쓰러뜨리는데 고작 2분여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젠 내가 정말 괴물이 된 거 같네.’

아무리 고니가 발록 한 마리를 맡아줬다고는 하나 궁급 마공사 세 명이 덤벼야 상대가 가능한 발록 두 마리를 혼자서 끔살해 버리다니.

‘이게 신체 능력치 999의 힘인가?’

괴인혈에 광폭화까지 사용해 999를 꽉 채웠지만, 사실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그 강함을 확실히 깨달았다.

발록의 능력치는 평균 300이 넘는다.

단순한 수치만 봐서는 특성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의 당채룡이나 백진성보다도 높다.

그런 발록을 육체의 힘만으로 찢어발기는 힘을 보였으니 그 강함은 상식을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어쨌든 이제 9단계도 통과했으니 마지막까지 가볼까?’

그 전에 한 가지 일을 해결하고 가야 했다.

한수호는 머리만 날아가 쓰러져 있는 발록의 사체로 다가가, 놈의 심장에 손을 쑤셔 박았다.

성인 몸통보다도 커다란 심장을 꺼내든 한수호.

그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심장을 그대로 씹어먹기 시작했다.

그 커다란 심장을 절반쯤 목구멍으로 삼켰을 때였다.

피이이이이잉-

한수혼의 눈앞에 한 줄기 빛이 쭉 그어진 순간,

“크헉!”

한수호는 뇌를 관통하는 강렬한 통증에 머리를 뒤로 확 젖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4미터에 달했던 육체가 조금 더 커지더니, 두 어깨 부분만 도드라지게 부풀어 올랐다.

어깨에서는 마치 강철 뿔처럼 뾰족한 돌기들이 솟아 나왔고, 새파란 스파크를 일으켰다.

새파란 빛은 어깨에서 시작해 옆구리를 타고 내려왔으며, 복근이 있는 곳에서 엑스자로 교차되었다가 양쪽 허벅지로 이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등 뒤에 길게 자라난 회색 갈기들 또한 새파랗게 변해 눈부신 스파크를 팍팍 튕겨내고 있었다.

말로 형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독특한 외형이 된 한수호.

뇌를 휘젓던 끔찍한 고통이 사라졌을 때, 한수호는 더욱 강력해진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신체외적능력] : 999/999

[신체내적능력] : 70/99

[마나] : 18,600(+780)/99999

[육체한계치] : 2/4

[마나 적합도] : 65%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

방금 전 발록을 상대하면서 거의 풀로 사용했던 마나력이 순식간에 채워지고, 최고치마저 갱신했다.

‘이게 괴인혈 2단계구나?’

-2단계: 수인화, 인간화가 자유로워집니다. 인간 상태에서도 수인화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괴인혈의 정보를 상기한 한수호는 바로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려 봤다.

스르르륵

그의 육체가 순식간에 작아져 원래 한수호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수인화 하면서 찢겨나간 줄 알았던 옷들도 고스란히 되돌아온 상태라 알몸으로 최종 시험을 치르지 않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크허엉!”

초대형의 괴수 드래곤이 된 고니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한수호에게 머리를 부볐다.

이에 한수호는 고니의 콧잔등을 살짝 쓰다듬어 주다가 메시지에 집중했다.

‘드디어 마지막 10단계구나. 후우….’

한수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괴인혈 2단계에 올라서게 되면서 인간화가 되어도 수인화와 똑같은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2단계 수인화를 통해 얻어낸 짙푸른 스파크의 기운을 지금은 사용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

‘안 되면 수인화 상태로 다시 변신하면 되겠지.’

아직 괴인혈 특성을 해제한 게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수인화와 인간화가 가능했다.

한수호는 한 손으로 고니를 쓰다듬으며 다음 단계의 시험을 진행시켰다.

>>훌륭한 선택입니다.

>>최종 단계의 시험에서는 오직 시험자 본인의 힘만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갑자기 추가된 메시지.

그 메시지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전이었다.

투웅

바로 옆에 있던 고니의 몸이 보이지 않는 장막에 튕겨지더니 순식간에 협곡 바깥으로 날아가 버렸다.

“고니!”

한수호가 고니의 이름을 부른 순간,

>>5초 뒤, 최종 단계 시험이 시작됩니다.

>>5

>>4

바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고, 한수호는 재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눈앞에 등장할 최종 보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2

>>1

>>0

제로가 뜨자마자 협곡 위 하늘을 올려다본 한수호.

그런데, 하늘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균열이 열리지 않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한수호는 곧바로 감각을 확장시켰고, 저 멀리 협곡의 끝에서부터 무시무시한 기운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최종 보스는 균열이 아니라 협곡 안에 있었던 건가?’

한수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강한 기운을 향해 마주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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