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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264화 (264/375)

264화

한수호의 일침에 구천승은 정신을 차렸다.

그의 예민한 감각에도 전혀 감지되지 않았던 존재가 갑자기 등장한 탓에 잠시 당황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걸 모르고 있는 건 아니었다.

“놈을 잠시만 묶어 주게.”

구천승은 한수호에게 짧게 부탁했고, 한수호는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했다.

쾅!

바닥을 박차고 그 자리에서 사라진 한수호.

그가 나타난 곳은 부상 치료를 위해 황급히 포션을 들이켜고 있던 문천득의 등 뒤였다.

“감히 네 놈이!”

문천득은 반밖에 마시지 못한 포션을 내팽게치며 한수호를 향해 다시 십자참도를 휘둘렀다.

퓨뤼뤼뤼뤽!

세 방향으로 날아간 십자참도는 무섭도록 빨랐고, 귀신처럼 은밀했다.

눈으로 보고 피하려 든다면 이미 팔다리가 잘려나가 있을 정도로 눈부신 속도.

하지만 한수호의 속도는 십자참도를 훨씬 넘어섰다.

파앗

좌우로.

촤악!

상하로.

마지막에는 대각선으로 벼락처럼 이동한 한수호.

그의 눈부신 속도에 놀란 문천득이 또 다시 회피기동을 시작한 순간,

콰직

한수호가 손을 움켜쥐자 문천득이 빠져나가려던 공간이 우그러졌다.

문천득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여 이동을 멈추지 않았다면, 공간과 함께 팔 한 짝이 짓이겨졌을 상황.

‘뭐 이런 괴물 같은 놈이!’

문천득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가 사대광마로 처음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건, 무려 20년 전.

그의 특성인 ‘암천일도’는 아무리 강한 마공사라 할지라도 기척도 느끼기 전에 암살할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문천득은 이날 이때까지 자신의 감지 능력을 벗어나는 적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가면을 쓴 한수호의 섬전 같은 움직임에는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었다.

‘계획에는 없었던 놈인데?’

문천득은 한수호가 손짓만으로 공간을 우그러뜨리는 걸 가까스로 피해내며 박새한을 힐끔거리며 눈짓을 보냈다.

하지만 박새한은 그의 눈짓을 알아볼 여유가 없었다.

빠지직. 빠직!

박새한은 지금 자신을 향해 날아들고 있는 강력한 전격의 힘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구천승이 지닌 벼락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박새한을 비롯해 지소연과 다른 황도13궁의 가면인들 모두를 혼자서 상대하고 있음에도 전혀 위축됨이 없었다.

온몸으로 벼락을 뿜어내며 사방을 휘젓고 다니는 구천승.

가면인들은 구천승의 벼락을 감히 맞받아칠 자신이 없었다.

제대로 된 방어 기술이나 특별한 아티팩트가 아니고서는 구천승의 벼락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가면인들이 아무리 궁급 이상의 강자라고는 해도, 구천승이 뿜어내는 벼락에 정통으로 맞으면 최소 2초 정도는 몸이 경직되고 만다.

그들에게 있어 2초라는 시간은 생과 사를 가를 수도 있는 긴 시간.

따라서 구천승의 벼락을 허용한다는 건, 죽음을 각오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저도 돕겠습니다!”

부상을 치료한 강우진이 구천승을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방태식 또한 자신이 제작한 안드로이드 황윤성과 함께 구천승을 돕기 시작했다.

5대 12의 싸움.

황도13궁의 최상위 강자 11명과 사대광마 문척득을 상대로 단 5명이 평수를 이루고 있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바로 한수호와 구천승 때문이었다.

사실상, 구천승과 1대 1로 맞상대가 가능한 유일한 인물인 문천득.

그가 한수호에게 붙잡혀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는 바람에 구천승이 자유롭게 전장을 휘젓고 다니는 게 가능했다.

방태식과 황윤성이 가면인 세 사람을 맡고, 강우진이 천살궁 소궁주인 오준하를 맡게 되면서 구천승은 7명을 상대로 오히려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그들의 싸움은 점차 치열해졌다.

급기야 각자가 지닌 특성을 발동시켰고, 그 여파로 안국사의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꽈과과과광!

꽈르릉!

검과 도가 난무하고, 붉고 파란 마나의 기운이 온 사방을 뒤덮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전투는 한수호와 문천득이 벌이고 있었다.

‘이자…. 백진성보다 훨씬 강하다.’

한수호는 문천득의 강함에 크게 놀라고 있었다.

자신의 신체 능력치가 999에 달하고 있는데도 문천득은 모든 공격을 거뜬히 피해내거나 막아냈다.

한수호는 그 이유가 문천득이 온몸에 두르고 있는 아티팩트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양팔에 차고 있는 팔찌는 속도와 위력을 20%나 높여주는 아티팩트였고, 목에 건 목걸이는 충격을 40%나 흡수해 주는 신묘한 효과를 지녔다.

허리에 두른 벨트는 근력을 강화시켜 주는 아티팩트요, 귓불에 달린 귀걸이는 감지 능력을 두 배로 올려주는 엄청난 물건이었다.

그 모든 아티팩트들의 효과가 아우러지며 광폭화 6단계를 사용 중인 한수호의 힘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막아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끝이 없겠어.’

구천승의 부탁대로 문천득을 붙잡아 놓고는 있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구천승 혼자서는 7명의 가면인을 물리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나한텐 시간도 없고.’

광폭화 6단계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십여 분 정도.

지금이라도 괴인혈을 발동시켜서 이 싸움의 무게추를 이쪽으로 확 끌어올 필요가 있었다.

사실, 한수호가 지금이라도 진.용마검을 꺼내 사용하거나 라그나로크의 힘을 끌어내 싸운다면 단숨에 승기를 가져오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직 이프리트의 수장이 누구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지닌 모든 힘을 노출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

단 한 명도 살려 보내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모를까, 마음먹고 도망친다면 이들 중 두셋은 필히 살아서 도망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했다.

게다가 한수호는 갑자기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강우진에게 깊은 의심을 품고 있었다.

의뢰 수업을 수행하고 있어야 할 강우진이 이런 외진 장소에서 문천득에게 쫓기고 있었다는 건 너무도 이상한 일이었다.

지금 한수호가 상대하고 있는 문천득이 조금이라도 전력을 다했다면, 강우진 정도를 사로잡는 건 식은 죽 먹기였을 터.

그런데 강우진이 여기까지 도망치는 걸 그냥 내버려 뒀다?

이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고서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게다가 저 장갑은 대체….?’

한수호는 강우진이 손에 착용하고 있는 검은빛의 장갑이 낯설지 않았다.

오준하의 검을 손으로 쳐낼 정도로 강한 강도를 지닌 검은빛의 장갑.

한수호는 저 장갑을 과거에 본 기억이 있었다.

‘어머니….’

10년 전, 지리산에서 참사가 벌어졌을 당시.

한수호의 어머니인 이태희가 저 장갑을 손에 착용하고 있었다.

그 당시엔 그저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신묘한 아티팩트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안다.

칠대 마화기 중 하나인 염마갑.

어머니 이태희가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이 염마갑이었다는 걸 한수호는 이미 확인한 상태였다.

‘어째서 저걸 강우진 선배가 가지고 있는 거지?’

한수호는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저 염마갑 또한 어머니가 지니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강우진이 착용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 중 하나였다.

어머니 이태희가 생존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목숨을 잃었으며, 그녀의 유품이 흘러 흘러 강우진의 손에 들어왔다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어머니는 살아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어딘가에 억류되어 있으며, 그녀에게 강제로 염마갑을 탈취했을 가능성이었다.

‘둘 중의 뭐가 되었든, 강우진 선배가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는 건 확실하구나.’

어머니를 찾게 되면 막내 동생인 한별이까지 한 번에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수호는 염마갑을 낀 강우진의 등장으로 인해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

그런 한수호의 심리상태를 문천득은 바로 눈치챘다.

‘이놈 봐라?’

충분히 유리한 상황인데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한수호.

문천득은 이 기회를 그냥 놓치지 않았다.

‘기회다!’

문천득의 눈에서 빛이 번쩍했다.

순간, 그의 신형이 연기처럼 흐릿해지더니 훅 하고 사라져 버렸다.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한수호의 주변을 휘감아 그의 움직임을 철저히 봉쇄했다. 그리고,

쫘아아아악!

한수호의 머리 위에서부터 수직으로 그어지는 시퍼런 빛의 검 하나.

누가 봐도 한수호의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모습이었다.

콰앙!

한수호를 반으로 갈라버린 검.

검이 바닥 깊숙한 곳에 쑤셔 박힌 순간, 문천득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느낌이 없어?’

분명 반으로 갈랐는데 손에 아무런 감각이 전해지지 않는다.

바로 그때였다.

콱!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손 하나가 문천득의 목을 움켜쥐었다.

심지어 손은 목에서부터 2미터나 떨어져 있는 상태.

차라리 육신이 존재하는 손이었다면 목을 움켜쥔 팔을 공격해 떼어냈을 터.

하지만 그의 목을 움켜쥔 건 공간 조작에 염력까지 더해진 힘이었다.

“걸려들었군.”

문천득의 목을 거머쥔 힘의 주인은 바로 한수호였다.

일부러 헛점을 내보여 문천득을 끌어들였고, 그걸 역이용해 그의 목을 움켜쥐는 데 성공했다.

한수호는 그대로 문천득의 목을 부러뜨리려고 했다. 순간,

“내 손으로 죽여주마!”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커다란 덩치 하나가 한수호 쪽으로 쏜살같이 날아왔다.

그는 짧은 단검을 내던졌는데, 목표는 문천득의 머리였다.

그런데 단검이 날아드는 위치가 굉장히 교묘했다.

분명 최종 목표는 문천득이었지만, 이대로라면 한수호의 팔을 먼저 꿰뚫고 지나갈 상황.

단검이 엄청난 살기를 품은 채 자신의 팔을 관통시키려 들자, 한수호는 염력으로 문천득을 확 끌어당겼다.

이로써 단검에 가장 먼저 꿰뚫릴 사람은 문천득이 되어 버렸다.

그때, 어느새 섬전처럼 날아든 그림자가 귀신 같은 솜씨로 단검을 낚아채더니 어깨를 뒤쪽으로 힘차게 젖혔다.

그 경로엔 한수호의 목이 위치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날 노렸어!’

한수호는 공격을 위해 팔을 젖히는 척하며 한수호에게 공격을 하고 있는 강우진을 노려봤다.

그리고, 왼손을 이용해 단검의 경로에 놓인 공간을 부욱 찢어버렸다.

따앙!

단검이 반으로 잘려 나갔다.

그 짧은 틈에 한수호의 염력에서 풀린 문천득이 강우진의 가슴을 향해 검을 뻗어냈다.

그 검에는 문천득이 지닌 또 다른 특성인 ‘격체전공(隔體傳功)’이 실려 있었다.

격체전공 특성은 자신의 마나력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 한순간에 강한 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매우 진귀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그 힘이 실린 검이 날아들자 강우진은 염마갑을 낀 손으로 검을 잡아챘다.

카가가가각!

검과 염마갑이 마찰을 일으키며 스파크가 튀었다. 그때,

쩌엉!

강력한 폭음이 터지더니 강우진의 손이 확 튕겨졌고, 그 힘으로 인해 강우진의 몸도 뒤쪽으로 날아갔다.

그곳엔 한수호가 서 있었다.

화르르륵!

염마갑이 갑자기 강한 화염을 일으켰고, 그 상태에서 염마갑을 낀 손이 한수호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피, 피하세요!”

당황한 얼굴의 강우진이 소리쳤지만, 한수호는 꿈쩍도 안 했다.

대신 얼굴을 향해 날아든 강우진의 손을 향해 왼 주먹을 뻗어냈다.

화염에 불타는 염마갑을 낀 강우진의 손과 평범해 보이는 한수호의 손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꽈아아앙!

손과 손이 맞부딪치며 강렬한 폭음이 터졌다. 그리고,

“크아아악!”

강우진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거칠게 바닥을 나뒹군 강우진.

그의 얼굴이 화염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방금 전의 충격을 버티지 못한 손이 튕기면서 자신의 얼굴을 후려치고 만 것이다.

“으아아악!”

강우진은 염마갑을 황급히 벗어던지고 손으로 얼굴을 마구 털어냈다.

얼굴을 가득 뒤덮은 화염은 몇 초가 더 지나서야 간신히 끌 수 있었다.

그때, 가면인들 중 한 명의 팔 하나를 벼락으로 터트려 버린 구천승이 강우진을 향해 날아왔다.

엄청난 속도로 강우진을 안아 든 구천승은 한수호와 방태식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모두 날 따라오게!”

터엉!

구천승은 바닥을 박차며 날아올랐고, 품에 뭔가를 꺼내 가면인들 쪽으로 내던졌다.

테니스 공처럼 생긴 그것이 땅 위에 떨어지는 순간,

빠지지직-

구천승의 손에서 뿜어진 벼락이 동그란 공을 정확히 때렸다.

쿠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폭발과 함께, 주변에 희뿌연 연기가 가득 퍼졌다.

무려 반경 30미터를 뒤덮은 연기는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각과 청각을 모조리 침묵시켰다.

그렇게 5초의 시간이 흘렀을 때,

푸슈슈슈슈

연기는 빠르게 사라졌고, 다시 시야가 확보되며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 놓쳤군.”

문천득이 새빨개진 목을 주무르며 주변을 훑었다.

그 말에 박새한과 지소연이 빠르게 사방을 살폈다.

“이미 늦었다. 놈들은 벌써 내 감지 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구천승은 구천승과 한수호 일행이 귀신같이 사라져 버렸음에도 그다지 아쉬운 얼굴이 아니었다.

“문공. 어째서 놈들이 그냥 도망치게 내버려 둔 것이오? 문공이 그걸 사용했다면 아무도 도망치지 못했을 것 아니오?”

반쪽짜리 가면을 쓴 오희창이 문천득에게 따지듯 말했다.

그의 말투로 보아 이들은 사전에 이곳에서 합류하기로 약속을 한 모양이었다.

“오희창. 이곳에 또 다른 가면인이 있을 거라는 말은 왜 하지 않았지? 아까 그자의 정체는 뭐야? 어떻게 구천승보다도 강한 놈이 이곳에 있을 수 있냔 말이다!”

문천득이 호통을 치자 오희창은 찔끔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 모습에 문천득이 비릿한 웃음을 걸었다.

“사패극이라는 이름이 아깝군. 열한 놈이나 되면서 고작 구천승 하나를 상대하지 못해 빌빌거리다니.”

“문공. 일단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애초에 우리의 목적은 구천승을 죽이는 게 아니었으니 나쁘지 않은 결과입니다.”

박새한이 나서서 문천득을 진정시켰다.

“후…. 좋아. 그럼 가면인의 정체가 뭔지는 알고 있겠지?”

“그건….”

박새한이 난처해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문천득의 눈에 광망이 번뜩였다.

“네놈들. 오늘 일이 잘못된다면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문천득의 호통에 모두들 고개를 푹 숙였다.

“서둘러라. 멀리 도망치지는 못했을 테니, 천라지망을 펼쳐서 어디로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네, 문공.”

“당장 움직이겠습니다.”

이들 중에서는 문천득의 지위가 가장 높은지 그의 말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그때, 적상산 정상 쪽에서 붉은색 조명탄 하나가 터졌다.

그걸 본 문천득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머금었다.

“다행히 놈들의 위치를 찾았군. 다들 내 뒤를 바짝 쫓아오도록.”

문천득은 품에서 가면 하나를 꺼내 얼굴에 썼다.

그 가면에는 꽃잎이 무려 아홉 개나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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