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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마공사-300화 (300/375)

300화

“늦어도 내일까지는 돌아올게요.”

브리핑이 끝나자마자 한수호가 꺼낸 말이었다.

“한 이틀 늦게 와도 되니까 아무 걱정 말고 다녀오렴.”

주태란은 한수호가 잠시 어딜 좀 다녀온다고 하자 오히려 반기는 기색이었다.

이번 작전이 아무리 단단히 준비가 된 상태라고 하지만, 혹시라도 일이 잘못될까 봐 걱정이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겨도 한수호만 없다면 비돈귀살은 마음 편히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

그 마음을 한수호도 알기에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잘 다녀오거라. 여기는 걱정하지 말고.”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한수호는 바로 SUV에 탑승했고, 차를 몰아 요새를 나간 뒤 서쪽 해안가로 향했다.

땅끝마을에서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선착장.

그곳에서 차를 인벤토리에 다시 넣어버린 한수호는 서은채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리

세 번 정도 벨이 울리자 서은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라?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뭐가 빨리냐? 9일 오후 2시에 딱 맞게 왔구만.”

-엄마야. 5시가 아니고 2시라고요?

아무래도 서은채가 시간을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

서은채의 덜렁거리는 성격은 좀처럼 바뀌질 않고 있었다.

땅끝마을 주변 10킬로 내에는 사람들이 전혀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배를 타고 어룡도로 가려면 서은채가 보트를 보내줘야 한다.

그래서 약속 시간에 맞춰 보트를 보내기로 했던 것.

한수호는 마음이 조급했지만, 보트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어룡도도 땅끝마을에서 5킬로 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게이트 위험지역에 포함된다.

하지만 바다라는 자연의 경계가 존재하는 덕분에 어룡도에는 사람이 살아갈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보트 보내.”

-헤헤. 미안해요. 한 30분 정도 걸릴 테니까 주변 경관이나 구경하고 있어요.

“구경은 무슨. 빨리 보내기라 해라.”

한수호는 통화를 끊고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바다 건너편, 먼 곳에 보이는 섬 하나.

한수호의 시력은 이제 천체망원경 수준이기 때문에 수킬로미터 떨어진 섬이어도 자세히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나무와 풀만 가득해서 다른 뭔가는 전혀 볼 수 없었다.

‘저 섬에 어머니가 계시는 걸까?’

서은채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룡도의 별장에 살고 있는 여인과 11살 여자아이는 어머니 이태희와 한별이가 맞을 것이다.

어떻게 그들이 저곳에 살게 되었으며, 왜 강우진의 기억 속에 두 사람의 모습이 남아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어머니와 동생이 저곳에 있다면 이상 직접 확인해 봐야 했다.

한수호는 보트가 도착할 때까지 멍하니 섬을 바라보기만 했다.

다른 행동은 일절 하지 않고 가족에 대한 생각만으로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러다 문뜩 떠오른 생각에 자신의 능력 수치 정보를 눈앞에 띄워봤다.

[신체외적능력] : 200(999)/999

[신체내적능력] : 71/99

[마나] : 19,530(+1,230)/99999

[육체한계치] : 1/5

지금은 신체 능력치를 철저히 제어하고 있어서, 다른 누군가가 한수호의 정보를 읽더라도 200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나력 또한 도플갱어의 생명코어 수치인 1,230로 보일 터.

혹시라도 어머니를 만났는데 엄청난 능력치로 인해 깜짝 놀랄 일이 없도록 잘 대비했다.

-보유 포인트: 298NP / 66,510,000LP

한수호는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도 확인했다.

신체 내적인 능력치를 71까지 높이게 되면서 NP는 298까지 떨어졌다.

원래는 100NP가 안 됐지만, 일일미션으로 받는 NP가 100으로 오른 덕분에 이틀 만에 200을 더 쌓을 수 있었다.

‘시간도 남는데 LP로 쇼핑이나 한번 해 볼까?’

요 며칠 동안은 이런저런 잡생각도 고, 주변에 늘 스승 부부나 구천승이 있었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다.

고작 20분 정도 남긴 했지만, 모처럼 갖게 된 자유시간을 즐겨보기로 했다.

‘어디 보자…. 내 특성 중에서 아직 최종 진화가 안 된 게 뭐가 있더라?’

이젠 소유한 특성이 17가지나 되고 있어서 관리하는 것도 수월하지가 않았다.

특성 목록을 쭉 살피던 한수호.

그의 눈에 진화가 가능하지만 아직 최종 단계까지 오르지 못한 특성 세 가지가 들어왔다.

광폭화는 7단계 중에서 6단계까지 진화한 상태였고, 체질 개선은 마지막 3단계 진화를 하기 위해선 34일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돌파는 3단계까지 진화시켰는데, 아직 두 단계가 더 남아 있었다.

상처회복이나 마나회복 특성도 진화가 가능했지만, 이 두 특성은 포인트가 아니라 유사한 종류의 아티팩트로만 진화가 가능했으니 제외였다.

‘일단, 가볍게 돌파부터 가볼까?’

한수호는 방파제 끝에 앉은 상태에서 바로 돌파 특성의 진화를 시작했다.

돌파의 4단계 진화에 소모되는 포인트는 2백만.

바로 진화를 시도하자 돌파는 무사히 4단계로 상승했다.

-4단계 효과: 광속돌파. 1초 동안 빛의 속도에 준하는 빠름을 갖게 되며, 사물 관통력과 충격파를 지닙니다.

드디어 광속을 얻어냈다.

이제 돌파는 단순히 빠름만을 추구하는 특성이 아니었다.

단 1초에 불과하지만 광속이 주는 빠름은 인간의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최종 진화를 하면 어떻게 될까?’

돌파의 최종 진화에 필요한 포인트는 1천만.

한수호는 예전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엄청난 포인트를 아무 고민 없이 사용했다.

>>특성 ‘돌파’의 최종 진화가 완성되어 ‘소닉붐’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드디어 돌파의 최종 진화가 완성되었다.

한수호는 소닉붐으로 변경된 특성의 정보를 살폈다.

[특성: 소닉붐(최종)]

-가공할 속도로 시공간을 건너뛰며 발생하는 강력한 힘을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시공 돌파를 획득하여 빛의 속도를 넘어서게 되며, 사물 관통력과 반경 5미터 범위의 광역 충격파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쿨타임 50초

소닉붐이라고 해서 광속이 음속으로 다운그레이드된 건가 했더니, 이름만 그런 거였다.

소닉붐은 광속마저 돌파하는 어마어마한 속도를 지닌 특성이었다.

‘와, 씨. 소닉붐을 쓰면 바다도 건널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미 3단계 돌파 때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이 지닌 표면장력에 광속에 준하는 속도면 물 위를 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닐 거라고.

이제는 광속을 넘어서는 속도를 갖게 되었으니 몇 킬로미터에 불과한 바다 위를 건너는 건 문제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수호는 굳이 시험해 보지 않기로 했다.

마음만은 당장 어룡도로 달려가 어머니와 여동생을 만나고 싶었지만, 초대를 받아 가는 입장에서 섬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건 아니다 싶었다.

‘체질 개선은 34일이 더 지나야 쓸 수 있고…. 어라?’

오랜만에 체질 개선에 대한 정보창을 확인하던 한수호는 화들짝 놀랐다.

체질 개선의 정보가 전과 달라졌기 때문.

[특성: 체질 개선]

-특성 사용자의 신체를 스캔하여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전투에 적합한 최상의 상태로 개선합니다.

-육체한계치를 세 단계 높여줍니다.

-사용 가능 횟수: 1회

-필요 마나력: 20,000

-초월자용 최종 업그레이트 포인트: 30,000,000LP[33:13:42:28]

내용이 확 간소해졌다.

단계별 효과에 대한 내용도 사라졌고, 사용 가능 횟수가 1회로 줄었다.

게다가 사용에 필요한 마나력은 2만까지 상승했으며, 진화에 필요한 포인트도 3천만으로 크게 늘었다.

‘초월자용 최종 업그레이드?’

아무래도 며칠 전, 신체 능력치가 999를 꽉 채우게 되면서 초월자로 거듭난 것이 원인인 듯했다.

한수호는 잠시 고민했다.

33일 하고도 12일 정도 후에 체질 개선에 3천만 포인트를 쓸 것인지, 아니면 지금 당장 광폭화를 최종 단계로 진화시킬 것인가를.

답은 금방 나왔다.

‘33일이 지나는 동안 포인트를 또 구하면 되잖아?’

한수호의 선택은 당연히 후자였다.

바로 광폭화 특성의 정보창을 열어본 한수호.

-7단계 업그레이드 포인트: 50,000,000LP

무려 5천만 포인트가 있어야 최종 단계로의 진화가 가능했다.

게다가 이 7단계는 인간의 몸으로서는 아예 도전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수호는 초월자의 육체를 손에 넣었기에 마지막 진화에 도전할 수 있었다.

“가즈아!”

한수호는 다른 어떤 때보다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광폭화의 마지막 진화를 시작했다.

>>초월자의 자격을 갖추었기에 최종 진화가 시작됩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수호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온몸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시작된 뼈가 뒤틀리는 고통.

우드득. 뿌득.

온몸의 뼈가 자리를 이탈하는 것 같았다.

용광로에 빠진 듯 전신이 불타는 고통이 느껴졌고, 실제로 몸에 있는 모든 털이 화르륵 불타 없어져 버렸다.

입고 있던 옷들도.

신고 있던 신발까지도.

머리카락 한 올 없는 태초의 상태가 되어 버린 한수호.

“크으윽!”

자기도 모르게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바닥에서 30센티 정도 떠오른 상태에서 고개가 뒤로 확 젖혀졌다.

눈에서, 입에서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렇게 수 초가 지났을 때,

털썩

한수호는 알몸인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헉…. 헉….”

가쁜 숨을 몰아쉬는 한수호.

잠시 후 정신을 수습한 한수호는 머리를 흔들며 일어섰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한수호는 무의식중에 머리카락부터 확인했다.

그런데, 분명 완전히 사라졌던 머리카락이 그 짧은 시간에 다시 수북하게 자라나 있었다.

혹시나 싶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다행히 그곳에도 있어야 할 것이 다 있었다.

‘아오, 옷 아까워라.’

상당한 포인트를 투자해 개조한 특수한 옷이 몽땅 증발해 버렸다.

한수호는 일단 여분으로 준비해 다니는 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광폭화 특성의 최종 진화 결과를 확인해 봤다.

[특성: 초인화(최종)]

-인간으로서의 육체의 한계를 돌파하여 초인이 되는 단계입니다.

-초인화 발동 중에는 육체가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 무한대로 능력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단, 육체한계치를 넘기면 생명이 위험해집니다.

-타인의 능력치를 2배로 높일 수 있습니다.(24시간)

광폭화가 초인화로 바뀌었다.

이젠 광폭화 패시브 같은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육체한계치가 버텨주는 한은 몇 배가 되었든 능력치를 계속 높일 수 있게 된 것.

추가로 다른 사람의 능력치를 두 배로 올리는 것도 가능해졌다.

“허….”

감탄성이 새어 나왔다.

이제야 자신이 정말 인간의 육체를 뛰어넘게 되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한수호는 벙찐 얼굴로 한 번 더 자신의 능력치 정보를 확인해 봤다.

[신체외적능력] : 1,500/9999

[신체내적능력] : 99/99

[마나] : 32,100(+1,700)/99999

[육체한계치] : 1/7

정보를 훑어본 한수호는 기가 막혔다.

999가 끝인 줄 알았던 신체 능력치가 9999로 바뀌어 있었다.

더불어 999에 멈춰 있던 능력치 자체도 1,500까지 상승했다.

‘아직 초인화를 쓴 것도 아닌데 이렇다고?’

한수호가 놀라야 할 일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정신+30][감지+20][면역+15][초감각+20]

네 가지 초감각 항목들의 수치 또한 크게 상승해 있었으며,

[고통-90%][노화-51%][감속-53%][미끄러짐-50%]

[불-62%][물-62%][번개-88%][독-55%]

[두통-58%][구토-43%][숙취-81%][간지러움-25%]

12개 내성 항목들의 퍼센트까지도 모조리 증가해 버렸다.

한수호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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